우울증이란 단순히 우울한 상태의 반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신체에 극심한 통증이나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계속될 때 그 고통을 끝장내기 위해 사람들은 자살을 생각하듯, 우울증이란 바로 그러한 정신적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연속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따라서 흔히들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건네지는, 마음을 굳게 먹고 가능한 한 즐거운 마음을 가지라는 이야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바로 그 마음먹기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그렇다면 이 마음먹기의 어려움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그 시절, 시집살이하는 며느리들에게 가장 힘든 노역은 빨래였다. 집안에 우물이 있는 경우야 그래도 고생이 덜한 편이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빨랫감을 가지고 마을 공동 우물이나 냇가로 나가야 했다. 열여덟 살에 괴산에서 진천으로 시집 간 새댁 유정윤의 시집에는 다행히 앞마당에 우물이 있었다. 그 우물에서 유정윤이 맏동서와 함께 빨래를 한다.-뭣 하고 있어. 물 다 길었으면 두레박 내려놓고 빨래 헹궈야지. 할아버님 두루마기하고 아버님 저고리부터 먼저 헹궈서 빨리빨리 내다 널자구.-아이고, 손 시려라. 성님, 손이 기냥 얼어서 깨지는
귀농인들이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생산수단은 단연코 질 좋은 농지입니다. 농기계는 임대소에서 빌릴 수도 있고, 농기구는 정보만 알면 어디서든 구할 수가 있고, 씨앗이나 모종도 그런대로 구할 수 있지만, 농지를 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것도 그냥 농지가 아니라 우량농지 말입니다. 우량농지와 박토의 생산량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또 그 농사를 지을 때 남부러운 그 재미가 얼마인지, 현지에서 농사를 짓고 살지 않으면 잘 모릅니다.물론이거니와 박토를 옥토로 만드는 데는 평생의 노력이 들어갑니다. 용수공급도 좋아야 하고, 동시에 물 빠짐
아마 3~4년전으로 기억한다. 당시 정부는 고정직불금을 올리는 대신, 변동직불금은 없애는 쌀소득보전직불제 폐지를 위해 여론을 수렴했다. 그때 당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쌀 관련 농민단체 대표를 개인적으로 만나, ‘다른 건 몰라도 목표가격이 없어지는 변동직불제 폐지만큼은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그 단체를 비롯한 다수의 농민단체들은 처음에는 반대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무슨 연유에서인지 정부의 쌀 제도 개편안에 동의해 줬다. 거간의 사정을 알 수 없는 나는 몹시 의아했고, 지금도 그렇다.아무튼 정부는 직불금이 쌀에 집중된다는 소위
Q. 연두색의 아오리 사과, 시간이 지나면 빨개지나요? A. 지난 17일 YTN 유튜브 채널 ‘돌발영상/뉴있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하나로마트 추석 성수품 판매 현장을 찾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전남 영광군에서 생산되는 쌀 ‘새청무’ 포대를 들어 보이며 “이거는 밥을 지어서 고추장, 보리굴비하고 딱 먹으면 (맛있겠네)”라고 말한 뒤 “쌀 가공식품들을 많이 개발하고 판매가 돼야 쌀값이 좀 안정되지. 국수도 만들고 빵도
8월 2일 심은 멜론 모종이 10일 만에 처음으로 해를 봤다.다음 주에 또 폭우 온다는데….얘들아. 잘 버텨다오~.
지난 시간에 이어 아토피의 원인 두 번째, 환경적인 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아토피는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즉 아토피가 있더라도 항원, 즉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되지 않으면 아토피가 덜 생깁니다.알레르기 유발물질, 줄여서 항원(抗原)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항원은 보통 3가지 경로에서 우리 몸을 자극합니다. 첫째, 코와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오는 경로, 둘째, 피부를 거쳐 미세한 혈관들로 들어오는 경로, 셋째, 입과 식도, 위와 장을 거치는 경로입니다.먼저 폐와 피부를 자극하는 물질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항원들은 직접 피
서기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매주 일요일에 라디오 전파를 탔던 60분물 「일요다큐멘터리 이제는 그리운 사람들」(KBS제1라디오)은, 대체로 1970년대 이전까지의 우리 민중생활사를, 매주 주제를 달리해서 다큐드라마 형식으로 방송했다. 주제를 정하고, 대상을 선정하여 취재를 하고, 취재한 녹음물을 기초로 극본을 쓰고…하는 일체를 내가 혼자 맡아서 했다.서기 2003년 6월 첫째 주에 방송할 이야기의 주제를 우선 ‘시집살이’로 정했는데, 그러고 나니 취재를 어디로 갈 것인지가 난감했다. 취재대상을 찾기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오히려
Q. ‘농업기술명인’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선발되나요? A. 농촌진흥청은 ‘농업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후계 농업인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농업기술명인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이라고 하는데요, 농진청은 지난 2009년부터 △식량 △채소 △과수 △화훼·특작 △축산 등 5개 분야에서 매년 각 1명씩을 선정해 지난해까지 총 60여명의 농업기술명인을 지정했습니다.농업기술명인 후보 신청자는 현재 농·축산물을 생산하며 전체 영농 경력이 20년 이상이며, 동일 영농 분야에 15년 이상
말복이 지나 처서가 코앞이다. 호박 넝쿨이 밭을 뒤덮다 못해 자꾸 이웃 밭으로 번져나간다. 고운 목화꽃은 진분홍빛으로 피고 지다 목화 다래가 소담스럽게 열리고 있다. 추석 명절에다가 가을철 농번기가 다가오니 마음부터 분주한데, 다행히 여름 방학에 끝이 보인다. 농번기에는 농사일이 몰아쳐 바쁘다면, 농한기인 한여름과 겨울에는 아이들 방학이 곧 엄마에게 개학이라 쉴 틈이 없었다.요새 초등학교는 방학에도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지역 돌봄센터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아이들이 온종일 집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폭우의 위력이 어마합니다. 남한산성 농막 가는 길이 폐허로 변했네요.마을 농부님들의 속이 말이 아니겠네요.열심히 놓은 다리는 다행히 떠내려가지 않고 걸려있네요.모두 조심하세요.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진통제를 먹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랫동안 아프게 됩니다.지난 5월 11일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은 아플 때 스테로이드나 비(非)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를 복용하면 장기적으로 더 통증이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급성 요통 환자 98명을 관찰해보니 절반은 통증이 사라졌고 절반은 통증이 남아있었습니다. 왜 그런지 연구해 봤더니 염증의 초기 단계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가 조직손상을 수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초기에 아플 때 스테로이드나 소염진통제로 염증을 없애주면 이런 회복과정이 일
사립문이 열리고 열예닐곱 살 처녀 윤희가 마당에 들어서더니 부리나케 부엌으로 달려간다.-엄니, 오늘 웃마을로 시집간 작은집 분희 형님 다니러 오는 날 맞지유?-그래. 시방 고개 너머 어딘가 오고 있을 거야. 누가 마중이래두 나가 봐야 할 것인디….-그러면 지가 마중 다녀 올게유.폴짝폴짝 뛰며 동구 밖으로 나가고 있는 윤희가, 이런 노래를 흥얼거린다면 제 격이다. 형님 온다 형님 온다 / 분고개로 형님 온다 / 형님 마중 누가 갈까 형님 동생 내가 가지…. 시집 간 새색시가 처음으로 친정에 다니러 온다. 이십 리 길을 걸어, 이윽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Q.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시드볼트’라는 시설이 있던데,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씨앗을 보관하는 곳인 듯한데, 일종의 종자은행인가요?A. 시드볼트(Seed vault)는 직역하면 종자금고입니다. 종자 관련 연구나 증식을 위해 중·단기적으로 씨앗을 저장하고자 만들어졌고, 원한다면 언제든 씨앗을 저장고에서 꺼낼 수 있는 종자은행(시드뱅크)과 달리, 시드볼트는 말 그대로 ‘금고’라 씨앗을 넣어놓고 영구적으로 저장합니다.시드볼트는 왜 만들어졌을까요? 있어선 안 되는 일이지만, 지구에 대재앙(핵전쟁, 기후위기로
들녘이 충만하다. 분얼을 마친 벼 포기에서는 좁쌀만 한 이삭이 만들어지고 있다. 무엇이라도 심을 수 있는 작은 땅뙈기마다 참깨가 꽃을 피워대면서 여물어가고 콩이며 들깨도 영역을 넓혀서 빈 땅을 채웠다.밭농사로 대파가 많은 이곳은 고추를 심은 농가를 제외하면 비교적 느슨한 시기이다. 가을농사, 겨울배추 파종하기 전 틈새인 셈이다.해마다 작목반에서 피서를 가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각 가정의 온 식구가 다 모였다. 바닷가에서 물놀이도 하고 씨름이나 사람 업고 달리기 시합 같은 경기를 하면서 오랜만에 많이 웃곤 했다. 올해는 다리 밑에
지난 주 서울에는 115년만의 큰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는 물론 인명피해가 속출했다.이곳 내가 사는 영동지역도 호우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 그 후로도 많이 무덥고 비는 매일 오다시피 하고 하늘은 늘 흐려 있다. 예전에는 7월 중순이 지나 8월이 되면 장마도 끝나고 햇볕이 따가워 온갖 곡물이며 열매가 영글어 가는 성하의 계절이었다.그러나 내가 사는 곳, 좀 더 나아가면 한반도, 그리고 지구 전체에 이르기까지 지구 환경은 변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 지
Q. 시중에 ‘참송이’·‘맛송이’·‘꽃송이’ 같이 이름에 ‘송이’가 붙은 버섯들이 많이 보이는데, 어떤 버섯들인지 궁금합니다.A. 송이버섯이 워낙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다 보니 다른 버섯들에도 왕왕 그 이름을 차용하는 것 같습니다. 공식 명칭인 것들도 있지만 농가나 지자체에서 마케팅 목적으로 이름을 자체 부여한 것들도 있는데요. 시중에 많이 보이는 이름들로 몇 가지를 추려 보겠습니다.가장 유명한 건 양송이겠죠. 송이와는 아무 연관이 없지만, 동그란 갓 모양이 송이를 닮아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선 양송이를 더 크게
성준, 성욱이와 토마토 하우스 차광망 씌우고, 단호박밭 정리 후 들깨 심습니다. 아들들과 함께 일을 하니 억대농부 부럽지 않습니다.
올여름 더위는 평년기온보다 더 높을 확률이 50%라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해마다 여름 기온이 더 올라가니 찜통더위에 땀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질병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고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의료기술이 발달해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질병은 끝도 없고, 따라서 먹어야 할 약들도 늘어만 가는 추세입니다.질병도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약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약의 경우 간혹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빠져나가 효과가 없다는데”라고
우리가 깜박 잊고 있는 흑백사진 시절의 삽화 중에는, 그 시절을 건너온 사람이라면 누구 할 것 없이 “아, 그 때 그랬었지”하고 공감할 대목이 또 하나 있다. 1960~70년대의 어느 주말, 이상훈 사진사가 ‘사진 영업’을 하는 용두산공원으로 가보자.-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됐습니다. 다음 일요일에 공원에 나와서 찾아가시면 돼요. 혹시 내가 안보이거든 ‘1번 사진사’를 찾으세요.-아, 참, 아저씨! 중요한 걸 빠뜨릴 뻔했네요. 사진에다 글씨도 넣어줄 수 있지요?-그럼요. 뭐라고 써넣을까요? -음, 고향 친구하고 용두산공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