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는 이 집 말고 아파트로 이사 갔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말한다. 단독주택이니 겨울에 너무 춥고 보일러 기름값도 너무 들어가고 옛날에 지은 집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나는 싫다. “꼭 가고 싶으면 가렴. 나는 이 집이 좋다”고 하니 이해가 가지 않는지 고개만 갸우뚱 했다. 작지만 앞마당에 잔디 깔렸고 꽃밭도, 텃밭도 있으니 삶의 즐거움이 여기에 있는 것을 젊은이들은 모르나보다. 텃밭이래야 기껏 한 80평쯤 될까 말까 하지만 고구마, 옥수수, 마늘, 오이, 고추, 가지, 토마토, 부추, 상추, 쑥갓, 호박, 울타리콩에 참 여러 가지를 심었다. 그도 농사라고 퇴비도 사고 씨앗에 비닐에 살 것이 꽤 된다. 며느리에게 시장 가는 길에 무, 배추 씨앗 사오라고 했더니 “거기서 몇 푼 나온다고요. 힘들어요. 그만
존스타인벡의 출세작 소설 ‘분노의 포도’는 1930년 대공황시기 민중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묘사하여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후 ‘분노의 포도’는 가난한 농민들을 트렉터로 밀어버리는 자본의 비인간적 처사를 고발하여 사회주의리얼리즘의 진수로 곧잘 인용됐다. 농산물의 잉여가치를 올리기 위해 농장주와 자본가들은 포도를 농장에서 썩게 만들었고 배고픈 농민들의 인건비를 갉아먹었다. 이에 항거하는 농민들은 맞아죽거나 감옥으로 보내졌다. 그가 본 미국의 농업은 자본의 우악스런 힘으로 땅을 강간하는 수준이었다. 80년이 지난 지금 뭐가 변한 게있나? 여전히 자본의 착취는 여기저기서 음험하게 노동자, 농민들의 골수를 빨아대고 있으니…. 세계 식량 위기를 말하고 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바로 소설 ‘분노의 포도’무
최근 올림픽과 유난히 더운 날씨 때문에 밤잠을 설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약 이외에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면증의 증상은 사람에 따라 다양한데 잠들기가 어려운 경우, 잠을 길게 못자고 일찍 깨버리는 경우, 잠을 깊게 못 자서 잠을 자도 피곤한 상태가 계속 되는 것 등이 있습니다. 불면증이 일시적으로 있는 경우도 있고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시적인 불면증은 입원, 시험, 발표 등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잘 생기고 만성 불면증은 우울증, 불안증 같은 정신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경우, 다른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기능부전, 갑상선 기능항진증, 류마티스 관련 질환, 파킨슨병, 위식도역류, 천식, 두부 손상,
방학도 다 끝나가는 중학생 아들이 아빠와 함께 할 숙제가 있다고 했다. 공부며 숙제며 모두 아내에게 미루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무심한 내게 함께 할 숙제가 있다니 의아한 일이었다. 들어보니 얼핏 수긍이 가면서도 이상한 숙제였다. 아빠의 직업을 체험하고 그 느낌을 적어오기라는 것이었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숙제였으니 요즘은 교육이 좀 달라졌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공무원이면 거길 따라가서 체험하고, 택시운전사면 옆자리에 타고 체험한다는 말인가. 직업에 따라서 체험할 수 없는 아이들도 있을 텐데 일률적으로 그런 과제를 내준다는 게 우습기도 했다. 아버지의 직업 현장에서 찍은 사진도 첨부해야 한다고 했다. 아들은 보통 남이 아빠의 직업을 물
우리나라의 술은 술을 빚는 방법 외에 술을 익히는 기간에 따라 술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그 예로 하룻밤 사이에 술이 되는 일야주(一夜酒)를 비롯하여 일일주(一日酒), 삼일주(三日酒), 칠일주(七日酒), 십일주(十日酒), 시급주(時急酒), 급시주(急時酒), 백일주(百日酒), 일년주(一年酒), 천일주(千日酒) 등 수 많은 술이 술의 발효기간에 따른 명칭이다.가정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빚어 마실 수 있는 속성주를 추천하지면 칠일주(七日酒)가 있다. 칠일주는 두 차례에 걸쳐 술을 빚는 이양주인데도 7일이면 술이 익는다는 얘기다. 두 차례에 걸쳐 술을 빚는 데도 7일 안에 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첫째 발효온도를 높이거나 둘째 밑술이 괴어오를 때 덧술을 해 넣든지, 고두밥 또는 죽이 더울
채식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들도 사 보고, 언젠가는 채식을 하리라 결심만 앞세우는 내가 정작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파스타, 한우, 엠티나 워크숍 가서 먹는 바비큐, 떡볶이, 빵, 면 등이다. 이십대 후반에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면서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진 이유도 엉망인 내 식습관 탓이 크다. 뭘 해먹을 여유도 없을 만큼 바쁘기도 했지만 워낙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다보니 천 원짜리 김밥과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날이 많았다. 회복이 어려울 만큼 건강이 나빠지고 나서도 끝내 못 끊은 음식이 피자와 빵, 떡볶이였을 정도로 나의 식습관은 이상과 현실이 동떨어져 있었다. 그런 내가 언니네 텃밭 꾸러미 회원이 된 것은 올해 4월의 일이다. 회복되었나 싶었던 건강이 다시 한 번 나빠지면서 결국 식습관을 바꿔야할
요즘 영유아들의 필수예방접종은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르긴 하지만 거의 무료화가 되었지요. 그 만큼 주요질환에 대한 예방은 국가적인 사업이 될 정도로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아이들만 접종을 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빠지지 말고 챙겨야 할 접종이 있습니다. 알아보도록 하지요. 첫째는 파상풍 예방 주사입니다. 우리가 흔히 다쳐서 상처가 생겼을 경우 병원에 가게 되면 맞는 주사는 예방 백신(병이 걸리지 않았을 때에 균을 넣어주어 몸에서 항체가 생성되도록 하는)이 아니고, 이미 균에 감염이 되었다고 보고 그걸 막아낼 수 있도록 항체를 넣어주는 주사(항파상풍 면역글로불린)입니다. 어려서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를 맞고 10년에 한 번씩 성인용 파상풍(Td)을 맞도록 돼 있습니다. 그동안 주사액이 보편화
네팔사람들은 순하고 느긋하며 욕이라는 것을 모른다. 그들에겐 특별하고 절대적인 신이 있다. 모든 것은 신의 뜻이다. 힌두교는 삼라만상이 모두 신이다. 길거리에 개나 소나 모두 신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신이 바로 ‘시바’다. 비슈누와 브라흐마신이 힌두교의 삼주신이며 이들은 각기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그중 ‘시바’는 파괴의 신이다. 그러나 속성을 알고 보면 파괴와 동시에 창조를 담당해 모순 관계에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창조는 다른 것의 파괴로부터 일어나고 파괴는 새로운 창조의 모태가 된다. 바로 ‘시바’가 가진 속성은 자연주의라 할 수 있다. 대체로 서양의 경험주의가 현대문명의 바탕이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보듯 인간중심의 세계
칠월 초에 장맛비라고 한 번 퍼붓더니 소나기 한 줄금 없는 불볕이 연일 내리쬐고 있다. 수십 년만이라는 폭염이 계속되자 아니나 다를까, 과수나무가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보통 33도 이상의 고온이 며칠만 이어지면 과수는 위협을 느낀다. 그리고 과일을 키우는 대신 씨를 여물게 한다. 후손을, 오직 후손을! 위협을 느낀 나무는 아직 익지도 않은 사과 속의 씨에 전력을 쏟는다. 하여, 구월 중순에야 수확하는 홍로가 칠월 하순부터 붉은 색이 나기 시작하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아직 반도 자라지 않은 사과가 익어가는 것이다. 나뿐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과 과수원에 비상이 걸렸다. 조금이라도 과수원 온도를 내려보려고 저녁마다 SS기에 찬 물을 담아 뿌려보지만 온종일 달구어진 대지의 기운을 얼마나
덥고 끈적끈적한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곰팡이가 기승을 부리는데, 밖에 내어놓은 음식에 곰팡이가 피는 것을 흔히 봅니다. 곰팡이는 피부에도 병을 일으킵니다. 피부에 병을 일으키는 피부 사상균은 곰팡이균의 한 종류입니다. 피부사상균은 피부 표면에 있거나 손톱 및 모발에 살고 있으며 피부를 뚫고 침입을 하지는 않지만 손상된 조직을 통해 침입하며. 피부각질에서 자랍니다. 피부의 곰팡이 병은 피부의 각질을 녹여 영양분으로 삼아 기생하고 번식하는 피부병으로서 곰팡이가 좋아하는 각질이 풍부하고 축축하며 따뜻한 신체부위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곰팡이 피부병은 발생하는 신체부위에 따라 다르게 부릅니다. 발에 발생하면 발 무좀, 손에 발생하면 손 무좀이라고 부르는데, 발은 땀이 많이 나고 신발로 밀폐되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날, 친한 작가들 몇이 가까운 월악산의 송계 계곡에 모였다는 소식이 왔다. 다른 일을 보고 모인 터라 거의 네 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했단다. 굳이 먼 발걸음을 하여 사람을 만나지는 않더라도 찾아오는 벗은 몹시도 반기는 터라, 서둘러 계곡으로 차를 몰았다. 30분 남짓 걸려 도착해보니 너럭바위에 음식을 펼쳐놓고 술잔이 돌고 있었다. 모두들 도시에서 살다가 물소리 청청한 계곡에 왔으니 흥겹기만 한 모양이었다. 나도 올 들어 처음 찾은 계곡이었다. 모인 사람은 나까지 열 명, 모르는 얼굴도 서넛 있었으나 다들 글을 쓰는 사람들이었다.시간이 늦어서인지 계곡에는 우리뿐이었다. 허긴 월악산은 국립공원임에도 한적한 곳이다. 나들이 철이 아니면 주중에는 거의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 경치와 물소
뜨거웠던 청년 시절 오익선은 1936년 생, 올해 우리 나이로 77세다. 여든이 가깝지만 건강은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그리고 정말 보기 드물게 큰 키였다. 186cm라니, 지금도 큰 키지만 예전에는 거의 보기 드문 거인에 속했단다. 키가 너무 커서 군대도 가지 못했다. 상당히 준수했을 용모와 더불어 지금 같으면 축복에 속했을 큰 키는 사는 동안 내내 불리하게 작용했다. 5.16 쿠데타 후 박정희 정권은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들을 거의 범법자 수준으로 여겨서 각종 불이익을 주기가 일쑤였다. 합당한 이유로 면제받은 사람까지 공직에서 몰아내는 판이었으니 오익선은 공직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에서도 적잖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오익선이 태어난 발안은 땅이 비옥하고 저수지의 물이 마르지 않아 가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