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기도 안성시에서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 A씨는 지난달 13일 민간인증기관으로부터 처분통지서를 받았다. A씨 논의 벼에서 합성농약성분이 검출돼 인증기준에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농약 검출로 인해 A씨는「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친환경농어업법)」에 따라 ‘1차 시정명령’ 통지를 받았다.확인 결과, 지난 7월 27일과 8월 10~11일 인근 일반농가 농민의 요청에 따라 지역농협이 드론 방제를 진행하던 중, A씨의 친환경 논에 드론에서 살포된 농약이 비산된 것이었다.시정명령을 받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이제는 사그러들려나 싶으면 다시 한 번 고개를 바짝 치켜든다. 코로나19 국내 창궐 22개월째, 확산세는 다시 최고조를 맞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일일 확진자가 수백명대에서 1,000명 단위로 올라섰고, 명절 연휴를 지나자 3,000명을 찍었다. 거리두기 해제도, 전면등교도 한 발짝 더 멀어졌다.온 국민이 씩씩하게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지만 그 와중에 다소 힘이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농민들이다. 정부 주도하에 서로를 격려하며 난관을 헤쳐가는 일반 국민들과 달리,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강원 횡성군 청일면의 민병무씨는 애호박·오이·브로콜리·풋고추·양상추 등 다양한 작목을 재배하는 강원도의 전형적인 복합농이다. 그런데 올해 그가 재배하고 있는 품목은 풋고추·양상추 둘 뿐이다. 면적 또한 예년의 절반에 불과하며 나머지 밭엔 사료작물 등 ‘관리 편하고 돈 안되는’ 작물들이 심겨 있다. 정상적인 농사를 감당할 인력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이 지역 농가들은 보통 매년 6개월(5~10월) 정도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한다. 밭을 갈고 작물을 심고 호박·오이 터널을 세우고 관리하고, 돌아가며 수확 작업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산물 가격 형성엔 재배면적, 작황, 재해, 수입, 여론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변수가 확실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른 외식업·단체급식 제한운영은 농산물 소비를 전에 없이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돼온 최근 3개월 동안 농산물 가격은 특히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배추·무·양배추 등 엽근채소 하락세는 이미 처참한 실정이며 풋고추·애호박·오이 등 과채류, 건고추·양파·대파 등 양념채소류까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금은 시세하락과 인력난 등으로 모든 농가가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학교급식 납품 친환경 농가들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창궐 당시부터 고역을 치른 1차 피해자들이다. 2년 동안 이어진, 남들보다 좀더 뿌리가 깊은 그 고통이 여전히 친환경 농가를 무겁게 억누르고 있다.올해 전국 교육기관(유치원, 초·중·고교 등) 등교율은 대개 학교 기준 90%대, 학생 기준 80%선을 유지했다. 코로나19가 급속 확산된 여름방학 전후에 학생 등교율이 60%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결 나아진 등교상황이다.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서는 코로나19 등 농산물 비대면 거래 증가에 대응한 온라인 거래 농산물의 출하 전 잔류농약 검사(안전성 조사) 강화를 예고했다. 기존 오프라인 거래 농산물 검사와 별개로 온라인 거래 농산물의 출하 전 안전성 조사를 확대·실시하겠단 것이다.현재 안전성 조사는 생산·유통·판매되는 모든 농산물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전수조사 개념이 아닌 데다 적지 않은 상당수 농민이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존재했다.물론 PLS 전면시행 이후 농약사나 지역농협 경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3일 도열병과 깨씨무늬병, 세균성 벼알마름병 등이 발생한 전라북도 정읍시 정우면 일원의 1,200평 논 한 필지에 농약이 뿌려지는 데 걸린 시간은 6분 남짓이었다.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드론은 삽시간에 농약을 살포했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도 방제를 목표로 한 필지 외에 주변과 인접 논에까지 미세한 입자의 농약은 흩뿌려졌다.작물별로 등록된 농약만을 사용해야 하는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는 지난 2019년 1월 1일 전면시행됐다. 이후부턴 작물에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은 경우 안전성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농진청)은 올해 추석 햇사과와 햇배의 추천 품종으로 각각 두 가지 국내 육성 품종을 추천하고 있다. 이들 품종 모두 9월 상순에서 중순 사이 숙기를 맞는다는 공통점이 있다.올해 추석은 9월 하순의 시작점에 온다. 이른 추석을 맞아 가족과 함께 가장 최상의 맛과 신선도를 지닌 사과와 배를 맛보려면 시장에 흔한 ‘부사’와 ‘신고’ 대신 숙기를 맞은 품종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시장에서는 흔히 과일의 ‘제철’을 계절 단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세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올해는 배가 별로 맛이 없네.”누구나 한 번쯤은 이 시기 맛본 명절 과일에서 맛을 찾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점 하나 없이 불꽃처럼 빨간 사과, 껍질이 아기 피부처럼 매끈한 배가 그저 그런 맛을 보여주는 명절이 종종 생긴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적어도 명절 과일의 경우엔 항상 들어맞진 않는다.그동안 사과와 배는 명절 제사상 위 홍동백서(紅東白西)를 실현하기 위한 대표 제수 과일이자, 선물용으로도 널리 쓰였다. 바로 그 용도의 특수성 탓에, 엄연히 ‘맛’을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춘진, aT)가 운영하는 현행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으로는 참된 친환경 학교급식 체계 확립, 나아가 건강한 공공급식으로의 발전이 어렵다는 지적들이 제기된다.어느덧 eaT를 도입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중간점검을 대대적으로 할 시점이 됐다. eaT 체계는 어떤 한계점을 갖고 있을까? 대안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유령’들이 도시를 떠돈다최근 전국 곳곳의 대도시에서 발생한 급식비리 사례들은, 현행 eaT 체계가 취지와 달리 급식비리를 잡아내는 데 여전히 한계가 있음을 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병사들 먹거리에 수입산 농축산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사실에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국방부(장관 서욱)가 군급식 체계를 ‘경쟁조달’과 ‘민간위탁’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과정에서, 일선 군부대가 식품대기업에 수입산 품목을 요청했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국방부는 급식체계 개편 의사를 내비치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춘진, aT)의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 도입 가능성을 피력하고 있다. 기존 학교급식에서 운영돼 온 eaT 체계의 도입을 통해, 군급식도 학교급식 못지않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지난 24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소재 오송컨벤션센터에서 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 창립 2주년 기념 ‘마늘 유통구조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마늘 유통구조 개혁은 마늘산업 발전을 위해 마늘협회가 제시한 첫 논의주제다. 마늘 유통의 문제가 주로 민간의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날 토론은 농식품부·농협·생산자단체 협력을 통한 공적 기능 확대로 고민이 수렴됐다.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개선 방향에 공감대가 이뤄지면 남은 것은 개선을 실행하는 것뿐이다. 이날 쉽지 않은 주제로 다양한 관점의 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2018년 마늘 수급위기와 2019년 대폭락 사태를 계기로 탄생한 조직이다. 다른 어느 품목조직보다 자기 품목 산업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며 그 개선과 개혁은 이들에게 숙명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다.창립 후 불과 2년, 마늘협회는 마늘의무자조금을 발족하고 벌써부터 재배면적 실사, 재배의향 조사, 경작신고제 도입 등 괄목할 만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아직 모든 것이 만족할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양파와 함께 농정사상 최초의 생산자 자율 수급조절 체계를 가시권에 들였다 해도 과언이 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영농활동을 통해 발생하지만 영농폐기물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 눈 밖의 문제다. 농식품부는 환경부 사업 중복 우려 등을 핑계 삼아 영농폐기물 수거·처리 문제에 쉬이 발을 들이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공익직불금 의무준수사항에 ‘영농폐기물 적정 처리’ 항목이 추가됐음에도, 이행점검 지침 마련에만 골몰할 뿐 실질적인 현장 실정 파악과 폐비닐류·폐농약용기류 이외의 영농폐기물 수거·처리 방안 등에 대해선 미약한 의지조차 보이질 않고 있다.아울러 간헐적으로 농촌환경 보전 차원의 수거 활동, 캠페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전라북도 OO시에서 시설하우스 딸기를 재배 중인 농민 정권호(60)씨는 얼마 전 영농폐기물 처리를 위해 하루 날까지 잡고 인접한 타 시·군으로 차를 몰고 다녀왔다. 이는 영농폐기물 처리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로, 다른 지역 농민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다.영농폐기물 중에서도 폐비닐류와 폐농약용기류의 경우 공동집하장 등에 이를 배출하면 한국환경공단 또는 민간위탁 사업자가 수거한 뒤 전표를 발행해 수거비를 지급하는 구조가 갖춰진 상태다. 특히 폐비닐류의 경우 하우스용 비닐과 멀칭용 비닐 등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영농폐기물이요? 그 범위가 구체적으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모르긴 몰라도 관리는 거의 안 된다고 봐야죠. 비닐이랑 농약병은 가끔 가져가긴 하는데, 많이 쌓여있지 않으면 불러도 안 가져가요. 그 덕에 농촌은 아주 쓰레기와의 전쟁이라니까요, 지금.”이처럼 현장 농민들에게 영농폐기물은 ‘처치 곤란 애물단지’ 그 자체다.일반적으로 영농폐기물은 ‘영농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일컫는다. 고추·토마토·가지 등의 작물을 지주대에 고정하는 끈에서부터 오이·호박 등의 재배에 사용되는 그물망, 시설하우스에서 주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농업은 국제노동기구(ILO)에 의해 광업, 건설업과 함께 가장 위험한 업종으로 지정된 산업이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전국 1만여 농가를 표본으로 삼아 실시한 ‘2020년 농업인 업무상 질병 조사’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 유병율이 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 100명 중 5명은 영농활동으로 인해 얻은 병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다. 직업적 특성과 유병률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 및 높은 사고율에도 불구하고 농민 대부분은 지난 1964년 처음 도입된 사회보장제도 ‘산업재해보장보험’의 적용 대상에서 50년 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충청북도 괴산군의 중심지 괴산읍의 어느 여름날 아침. 오일장이 열리는 날도 아닌 데다 강한 비가 예고된 터라 거리는 사람 구경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하다. 읍내 상점 대부분이 문도 열지 않은 그 시각, 문을 활짝 열어둔 정형외과가 눈에 띈다. 진료 시작까지는 아직 한참 남은 시점이지만 대기실은 이미 열 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한 사람의 남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령의 여성들이다. 가족이 태워준 차량에서 내려, 택시에 실려, 혹은 불편한 걸음걸이로 제법 먼 거리를 걸어 들어오는 방문자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