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양파농사만 한 30년이라. 산청은 다 심었제? 여기도 이제 마무리라. 오늘이면 얼추 다 심겄네. (새벽) 5시에 나왔지. 손발 녹이라고 불도 펴놓고 해야지. 일하는 사람들이 추우면 안 되거든. 모종도 직접 키운 기라. 그래야 튼튼해. 60일 넘게 키웠지. 다 심으면 논에 물 댈 기라. 죽지마라고 해놓는 기지. 어디가나 심는 건 다 똑같애. 논이 흙탕이 돼서 들어가는 게 불편할 기라. 신발 버리니깐 조심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무를 수확해서 그냥 팔면 개당 1,000원 밖에 못 받아. 근데 ‘짠무’를 담으면 개당 2,500원은 받으니깐. 서울에서 직접 소매도 하는데 맛이 괜찮아서 찾는 사람이 많아. 이건 날 추워지기 시작할 때 담아서 겨울 내내 숙성시켜야 돼. 소금에 절여 놓으면 무 자체에서 물이 생기거든. 그렇게 한 4~5개월 정도 뒀다가 봄 되면 시장에서 팔아. 이 무가 다 ‘짠무’용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깨)농사는 그럭저럭 됐어. 좀 가물었는데 잘 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고 그래. 엿새 정도 말렸는데 자꾸 비가 와서 터는 게 많이 늦었어. 오늘도 아침에 안개가 짙어서 해 나는 거 기다리다 시간 다 보냈네. 이제야 나와서 터는 겨. 그래도 오늘 안에 다 끝나겠어. 다 털면 기름 짜서 애들도 주고 해야지. 그런 재미로 하는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해 마지막 수확이여. 비가 자꾸 와서 나흘 만에 나왔어. 1,200평인데 내 먹을 거라 수매 안하고 바로 건조하려고. 올 여름이 무척 가물었잖아. 평년작하고 비슷한데 좀 준 것 같기도 해. 쌀값? 지금 농협에 낸 거 18만9,000원 받았는데 솔직히 말해서 20만원대로 올려줘야 돼. 그래야 농민도 먹고살 거 아녀. 기계 부품값 비싸지, 기름값 비싸지. 다 올랐는데 쌀값도 제대로 받아야 되지 않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해 워낙 가물어서 잘 안 됐어. (고구마가) 평균적으로 한 뿌리에 서너 개씩은 달려야 하는데 안 달린 데도 많고…. 많이 나올 땐 2평에서 한 상자는 나와. 근데 올해는 양이 많이 줄어서 힘드네. 시장에 내는 것보다 좌판에서 직접 파는 게 많지. 10kg에 3만원씩 받고. 우리한텐 아무래도 직거래가 좀 나아. 맛이 괜찮아서 찾는 사람도 꾸준하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오늘 집 어른들이 마늘이랑 양파 숭군다 해서 (관리기로) 두둑 만드는 겨. 두 양반 일하기 편케는 해놔야 제. 식구들끼리 먹고 나눌 거 조금씩 하는 거라 양은 얼마 안 돼. 두둑 만들고 비닐 깔고 흙 덮고 하면 되니깐 좀만 기다리세. 흙 많이 튀니깐 멀찌감치 있고. 수십 명이 큰 밭에서 숭구는 거 보다가 이거 보니 암것도 아니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콤바인으로) 세 바퀴 돌면 한 백(800kg)은 충분히 나와야 하는데 한 바퀴 더 가잖어. 저 위에 저수지 큰 게 있어서 가물 때도 물 걱정은 안했는데…. 지난 태풍 때문인가 나락이 많이 떨어졌나봐. 농사야 하늘이 짓는다고도 하지만…. (수확)양이 얼마 안 될 듯 해. 어휴 어쩌겠어. 나중에 가격이나 잘 받으면 좋겠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브로콜리) 열매 잘 맺으라고 비료 주는 거여. 8월 중순 쯤 심었는데 아직까진 (생육상태가) 괜찮아. 이게 월동작물이라 11월이나 돼야 수확 시작하지. 계약재배는 아니고 개인적으로 키워서 가락(시장)에도 내고 직거래도 하고 그래. 우리들 마음이야 수확할 때 가격 좋게 받는 거지 뭐. 농사야 평생 지었고. 나이도 많아. 그런 걸 왜 물어. 7학년….”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아짐들 일하기 편하게 씨마늘 나르는 겨. 한 덩이씩 갖다 놔야 아짐들이 두 번 일 안하제. 일부러 날 잡은 것도 아닌디 비가 내리는구먼. 여그가 논 매립한 데라 밭이 질어. 질어서 딴데 보다 심는 것도 늦었제. 이제 심으면 (내년) 5월이나 수확하지. 풋마늘은 3월이면 캐고. 여그가 100평에 한 마지기니깐 여덟 마지기나 될 것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달(9월) 초부터 한 달 가량 수확하는 겨. 오전엔 따고 오후엔 포장해서 택배 보내지. 지난 주말엔 오미자 축제도 열렸어. 사람들도 꽤 왔지. 여기가 고랭지라서 오미자가 괜찮아. 맛도 좋고 품질도 좋고. 올핸 폭염 때문에 고생 많이 했지. 수확량도 좀 준 것 같고. 그래서인가. 작년엔 1만원(1kg) 정도 했는데 올해는 1만2,000원까지 올랐어. 그래도 축제 땐 많이들 사가시라고 1만원에 팔았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옥수수를 갈고 심어야 하는데 몸이 아파서 기계를 못 썼어. 밭이 작아서 남에게 부탁하기도 그렇고 그냥 (배추와 무) 심었지. 한 열흘 됐어. 이따 거름 주려고 준비하는 겨. 이제 동네엔 농사짓는 사람도 별로 없어. 손꼽을 정도여.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펜션이나 민박하려고 하지 농사 안 해. 먹고 살아야 하는데 농사지어선 타산이 안 맞으니깐. 남의 땅 얻어서 하려면 더 힘들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0)11년에 시설 짓고 시작할 땐 괜찮았어. 지금보다 (토마토) 가격도 좋았지. 그래서 시설도 조금 늘리고 시스템도 갖추고 했는데…. 기업들이 대규모로 최첨단 농사짓겠다고 해버리니 우리 같은 소농은 힘 많이 잃었지. 수출한다고 하지만 수출길 막히면 다 국내로 들어오는 거 아녀. 가격이 안 떨어질 수가 있냐고. 스마트팜 밸리도 말이 안 돼. 우리가 볼 땐 기가 막힌 거여. 1조가 넘는 돈으로 농장 만드는 게 말이 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