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농협이 지난 2일을 ‘농협 윤리경영의 날’로 지정했다. 11월 2일을 숫자로 보면 1,102고 이를 발음하면 ‘천백이’다. 이에 농협은 ‘청백리(淸白吏)’ 정신을 본받고자 이날을 윤리경영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농협은 이날 깨끗함을 상징하는 흰색의 백설기를 나눠주며 범농협 임직원 대상 캠페인도 벌였다.농협이 청백리 정신을 본 받아 윤리경영에 나서겠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다만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볼 뿐이다. 이런 바람을 갖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농협중앙회부터 지주, 계열사, 지역농축협에 이르기까지 각종 비리가 만연해서다. 실제로 매년 국정감사에선 농협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만 큰 변화로 이어지진 않았다.올해 국정감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림축산식품부 및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국감이 열린 지난달 30일,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국감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릴 때까지 자유한국당 의석은 모두 비어있었다.지난달 26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공영방송 장악 음모’로 규정하고 국감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까지도 국감에 복귀하지 않았다. 당연지사 보이콧 기간 동안 마사회를 비롯한 일부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은 사실상 파행에 가깝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문재인정부의 첫 국감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이전 정권에 대한 국감으로 탄핵당한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지적하고 당시 여당으로써 연대책임을 지며 통감하는 모습을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선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수확기, 농민은 가격을 보장받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다. 도시민의 하루하루가 눈코 뜰 새 없듯 농촌의 일상 역시 하루도 허투루 보낼 수 없을 만큼 할 일로 가득하다. 하지만 해야 할 일도 뒤로한 채 서울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는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기 위함이다.농민의 경우, 따로 업무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시간당 임금을 계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그 대가를 보장받지 못하는 건 더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농민은 생산한 농작물로 노동의 대가를 갈음한다. 허나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처럼 농산물 가격은 당해년도 기후에 큰 영향을 받으며 기후가 적절해 한해 농사가 풍년이라 해도 풍년의 역설, 즉 가격은 떨어지기 십상이다. 또 하한선조차 정해져 있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농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농업회의소’의 법제화가 과연 올해 이뤄질 수 있을까. 법안은 심사 소위원회에서 두 번의 회의를 거친 뒤 가까스로 수정 의결, 지난 2월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상임위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했다. 이번 정기국회 중 국정감사가 끝나면 곧바로 본회의 상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당시 농해수위의 법안심사 소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심사위원 5명 중 4명이 회의적인 의견 혹은 반대의 뜻을 밝혔는데도 결국 수정 의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적극적인 찬성의 입장을 보인 유일한 위원은 공교롭게도 발의자인 김현권 의원이다. 그나마도 반대 의사를 표명하던 동료 의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남은 의원들의 ‘져주는’
가격이 낮아지니 반응이 왔다. 올해 설까지만 해도 수입산 쇠고기에 밀려 대형마트에서 점유율까지 역전 당했던 한우가 도매가격이 고작 10% 낮아졌을 뿐인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앞두고 있다.희소식이다. 우리 농축산물이 수입산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은 충분히 사먹을 용의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매년 명절 때마다 ‘장바구니 물가 비상’이라는 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들을 수 있다. 정부는 급히 농산물 가격을 낮추려고 기꺼이 곳간을 열고 바다건너 곳간에서도 서민을 위한 식량을 공수해온다. 낮은 가격엔 ‘나몰라라’지만, 높은 가격엔 누구보다 빠른 대처에 나선다.이번에 가격이 낮아진 한우가 수입산 쇠고기보다 가격이 낮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우리 것’이니까 기꺼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기자 일하며 가장 경험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좋은 소식’을 전하는 일이다. 그것은 특히 대한민국에선 더 어려운 일이며, 하물며 대한민국의 농업전문지 기자라면 더더욱 어려운 일이리라. 남의 나라 수입 농산물 때문에, 정부의 소홀한 농업 정책 때문에 한숨짓고 분노하고 싸우는 일이 많은 농민들의 삶, 그 삶을 다루는 게 기자 본인을 비롯한 대다수 농업전문지 기자들의 일이다.그런 면에서 모처럼 ‘좋은 소식’을 전할 땐 어색하기도 하다. 그 어색함을 지난 9월 1일 제대로 느꼈다. 농촌진흥청이 옛 박근혜 정권의 농정적폐 중 하나인 GMO 농작물 생산 중단 및 ‘GM작물개발사업단’ 해체를 시민사회와 약속할 때 그랬다. 얼마 만에 전하는 ‘좋은 소식’인지 감이 안 잡
추석이 가까워 오니 ‘채솟값 폭등’, ‘장바구니 물가 비상’처럼 익숙한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정상가격 혹은 심지어 폭락가격마저 폭등이라 호도하던 예년의 기사들에 비하면, 올해는 그래도 농민들의 억울함이 덜한 편이긴 하다.배추·무 가격이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양파·대파 가격은 꾸준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고, 최근에 건고추 가격이 근당 1만2,000원선을 넘기 시작했다. 현재 주요 채소류 중 가격이 ‘높다’고 할 수 있는 품목은 딱 이 정도인 것 같다.경제지나 일간지의 독자층은 절대다수가 도시소비자들이다. 농산물에 관해선 단편적 소비가격 변동이 가장 큰 관심사일 수 있다. 하지만 농업에 대한 진지한 이해가 없이 평면적인 기사들만이 반복되는 모습엔 깊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농협 조합장 모임 정명회는 지난 2014년 2월 창립했다. 정명회는 창립취지문에서 “농협의 외형적 성장과 달리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조합원의 주인의식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농협이 ‘협동조합의 정의, 가치, 원칙을 운영과정에 구현함으로서 농업·농촌·농민이 처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정명회 탄생 이후 개혁적 성향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일종의 탄압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창립 취지에 맞게 농협 개혁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2015년 1월엔 3.11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정책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메니페스토 운동을 이끌었고, 이어 6월엔 농협중앙회장 조합장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겨울이 오고 있다. 계절적 변화만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먹거리 공포증’이 계란뿐 아니라 전 농업계를 뒤덮으려 하고 있다.국민은 먹거리 안전에 불안하고 농민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앞장서 이 불안감을 부추기기만 할 뿐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농림축산식품부 핵심 정책토의에서 “동물복지형 축산이 시대적 추세인만큼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키우고 생산하느냐로 축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라고 말했다.근본적인 대책과 거리가 있는 발상이다. 생산을 줄이면 자급률이 감소한다. 자급률이 감소해 농축산물 수입이 늘어나면 농축산물 안전성 문제도 더 깊어질 것이다.“왜 축산농가들이 이른바 ‘공장식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입추의 여지가 없이 빽빽하다. 분홍색 스카프를 곱게 두른 여성농민 700여명이 450석 정원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좌석 옆 통로와 회의실 문 앞 복도까지 꽉 메운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 와아~”, “밥쌀수입 중단 쌀값보장 와아~” 30대의 젊은 ‘언니’부터 70~80대의 늙은 ‘언니’까지 카랑카랑하고 질서정연한 여성농민들의 목소리가 사자후가 되어 대회의실에서 울려 퍼졌다.땅의 주인으로 묵묵히 살아온 세월, 밭 매는 일의 고통도 잠시 잊고 소밥 주고, 집밥 챙기는 일의 고단함도 날려버린 채 분홍색 스카프를 머리 위로 흔드는 여성농민들의 얼굴엔 예의 그 선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여성농민 권리보장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 17일 아침, 우체국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우표와 우표첩이 발행됐기 때문이다. ‘사재기 수요’까지 몰리며 온라인 사전 판매는 일찍이 마감됐고 구매를 희망했던 사람들은 밤샘까지 불사하며 우체국 앞에 줄을 섰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다. 문득 대통령이 이토록 인기를 얻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공주님처럼 일일이 챙겨 모셔야만 했던 이전의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 것 같다.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직접 의자에 걸친다던지, 본인 커피잔에 커피를 따르는 행동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권위주의에서 벗어난 모습이라 칭송받았다. 어찌보면 당연하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말이다.아무튼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최근 영화 를 봤다. 참 좋은 영화였다. 그 동안 한국 영화계에서 5월 광주민중항쟁을 다뤄왔던 영화 중 가장 생동감 있게 광주를 표현했다. 영화의 감동이 기자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졌는지, 현재 1,000만 관객 돌파가 시간문제라 한다.한편으로 본인이 기자일 하는 사람이다 보니, 이 영화의 주역들 중 기자인 두 사람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광주의 진실을 카메라에 담아 전세계에 전하고자 목숨 걸고 광주에 간 독일 기자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광주의 참상을 담은 신문이 ‘윗선’에 의해 폐기되는 참사를 겪고 힌츠페터에게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려 달라. 염치없지만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하던 최기자.‘진실’을 위해 목숨 걸고 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