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뭄에 농사일이 일찍 마무리되었습니다. 또 한 번의 가을을 어찌 맞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어찌어찌 가을이 넘어갑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봄가을 농번기가 훨씬 정신이 없었는데, 작년 다르고 올해는 또 다르게 느껴집니다. 어느새 집 앞으로 경운기가 3단 기어를 넣고 전속으로 달리던 풍경이 사라지고, 마을 분들의 나이와 반비례해서 농기계들의 속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당연히 농사일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또 자주 보이던 분이 잘 보이지 않아서 안부를 여쭈면 낙상사고가 일어났다거나 가벼운 시술을 하러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
해는 뜨고나락은 익었고벼베기 출동은 한다만농민값이 개값이라오호 통재라.
비만에도 좋고 당뇨에도 좋으며 암 예방 효과까지 있는 성분이 있습니다. 바로 ‘저항 전분’입니다. 저항 전분은 저항성 전분이라고도 합니다. 소화효소에 저항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요, 소화효소에 저항해서 소화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갑니다. 대장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식이섬유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소화가 안 되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열량이 낮습니다. 이런 이유로 비만에도 효과적입니다.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급격하게 혈당이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를 상당히 조
옹기를 만드는 공정에서 가장 우선적이고도 중요한 사항은 당연히 옹기의 재료가 되는, 질 좋은 점토를 확보하는 일이다. 봉황마을이 옹기 굽는 마을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던 일차적인 배경은, 질 좋은 점토가 주변에서 지천으로 생산되었기 때문이다.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옹기 공장의 주인이 설령 자기 소유의 논이나 밭이라 해도, 그 속에 묻힌 점토를 제 마음대로 파다 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광업권(鑛業權)이라는 말이 나온다. 광업법(鑛業法)에 의하면, 토지의 소유와는 별개로 땅속에 묻힌 광물은 원천적으로 국가에서 관리한다. 철
Q. 노점에서 무화과를 사가는 길에 노래를 흥얼거리다 궁금해졌습니다. 가수 김지애씨의 가사 중에 “너랑 나랑 둘이서 무화과 그늘에 숨어 앉아”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왜 하필 무화과며 왜 숨어 앉는다는 표현을 썼을까요?A. 김동원 시인의 시에 가수 이용씨가 곡을 붙이고 김지애씨가 부른 명곡이죠. 저도 유치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즐겨 부르고 있는 애창곡입니다.무화과는 다른 나무에 비해 키가 작고 한 뿌리에 여러 줄기가 퍼져 올라가며, 잎이 넓은 데다 우거져 있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연인들이 나무 아래 바짝 붙어 앉아
첫서리를 앞두고 수수밭을 정리하면서 늦게 열린 풋호박들이 주렁주렁 많아서 깜짝 놀랐다. 너희들은 왜 인제 열리고 있는 거니? 초가을에 여름처럼 뜨거웠던 날씨의 영향인 듯했다. 흰동부의 꼬투리도 예년보다 때늦게 여물고 있어서 소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아마 올해 지독했던 봄 가뭄과 길었던 장마에 넝쿨만 길게 자란 탓인가 싶었다.자연에 대한 감각은 수년간 농부가 길어 올린 삶의 지혜일진대 이제는 소용이 없어지고 있다. 매년 조금씩 커지는 날씨 변화 폭에 24절기를 따르는 농사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풋호박을 비
2주만에 만난 아주까리밤콩.꼬투리가 달렸고 가만히 영글어가고 있다.가지며 호박이며 탄력을 잃어가고대부분의 작물은 자취를 감춘 가을이건만아마 가을은 콩의 계절인 듯.
지난 칼럼에 이어 아토피와 음식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누구나 꼭 피해야 할 음식도 분명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몸에 염증을 심하게 만드는 음식들입니다. 아토피는 알레르기 질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피부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입니다.염증을 유발하는 음식들은 아토피만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식도염·위염·과민성 대장염·비염·방광염·관절염 등 모든 만성 염증성 질환들을 악화시킵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만성 염증이 심해지면 비만·심혈관계 질환·당뇨·암, 심지어는 우울증까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염증을 유발하고 만성 염증을
지붕 위에서는 두어 통, 박이 익어간다. 닭들은 모이를 찾아 마당을 종종거리고, 토방마루 한 쪽 절구통 옆에서 강아지가 졸고 있다. 초가집 기둥과 마당가의 감나무 가지를 연결한 나일론 줄에 빨래가 널려 있다면야 좋겠지만, 이미 걷어낸 뒤라면, 대신 참새 몇 마리가 조르라니 앉아서 재잘거린다 해도 어색할 것은 없다. 초가집과 조금 떨어진 곳에 변소가 있고, 변소와 나란하게 붙어 있는 외양간에서는 누렁소가 마당 쪽으로 머리를 내밀고서 게으른 입놀림으로 되새김질을 한다. 아, 싸리 울타리에 드문드문 나팔꽃이 피어 있다면 금상첨화겠다.자,
태풍 힌남노를 맞고 드러누웠던 대파가 아직도 일어나는 중이다. 파밤나방 벌레와 굴파리가 대파 잎을 극성스럽게 뜯어먹고 있어서 너덜너덜했다. 농약을 하는 김에 배추밭까지 하려고 일꾼 한 명을 불렀다. 인력소개소에서 김혁씨가 왔다. 남편은 앞에서 농약을 뿌리고 김혁씨와 나는 농약줄을 잡아당겼다. 농약줄을 끌어주는 김혁씨가 바쁘게 뛰어다녔다. 밭가에서 농약줄을 끌어당기는 내가 힘을 덜 쓸 수 있도록 김혁씨는 최대한 멀리까지 끌고 갔다가 내 가까이 와서 끌어당겼다.“오빠! 그렇게 뛰어다니지 않아도 돼요.”남편과 둘이 하던 일을 셋이 하니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평생 생명 곳간을 지키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통해 자연과 환경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고, 농촌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농부들을 이 땅의 진정한 애국자라고 늘 생각해 왔다. 이들 때문에 그나마 우리의 농업과 농촌이 이 정도라도 유지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말로만이 아니라 삶 전체로 이 어려운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가슴에 끌어안고 농사지으시는 분들이다. 그래서 난 그들을 늘 마음속으로 지지하고 진정으로 존경한다. 그런 농부들이 우리의 농촌 곳곳에 계시지만, 많지는 않은 것 같다.그런 분 중 한 분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Q. 농기계에 방향지시등을 달아야 보험 가입이 된다는데, 왜 필요한가요?A. 농기계 교통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농기계는 물론 농지에서 주로 활용합니다만, ‘문전옥답’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민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 임차농의 경우 경작지가 거주지와 멀리 떨어진 경우가 많은 데다, 그 농지들이 한 데 모여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농로뿐만 아니라 일반도로를 종종 오르내리는데 농기계는 대개 속도가 매우 느린 데다 엔진 소음, 주행 소음이 커, 특히
정미소 앞마당 대추. 올해도 대추가 풍성하다.가을 볕이 좋아 때깔 좋게 건조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일상이고 불안한 감정 또한 수시로 일어납니다. 불안은 경제적·사회적 요인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지면 나타나는 감정입니다.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명상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명상이 서양에 비해 익숙한 개념이라 그러려니 하기도 하지만 한때 서양에서는 동양의 이런 명상류 정신활동이 엄청 유행하기도 했었습니다.명상은 마음을 안정시켜 심장기능 장애를 호전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많습니다. 심장 관련 학회지는 환자를 명상그룹과 비(非)명상그룹으로 나누어 8주간의 명상 프로그램 시행 후 명
경로당의 할머니들에게서 시집살이 얘기를 듣는 동안 내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던 의문점은 당연히 ‘시어머니는 왜?’였다. 시어머니는 그 자신이 모진 시집살이를 겪었고, 자신의 딸들이 또한 누군가의 며느리가 되어서 같은 처지에 놓일 터인데…그런데 대체 무엇 때문에 아들의 배우자에게, 요즘으로 치면 가히 ‘범죄적 수준’이라 할 그런 가해를 자행했던 것일까?할머니들은 당신들이 부당하게 당하고 겪었던 시집살이의 억울함과 설움을 절절히 토로하면서도,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몰라. 그땐 시어머니들이 그냥, 다들 그랬어”라고 얼버무렸다.또 한 가지의
나는 우리 마을에서 윗말 사는 상을씨랑 순자, 도화, 순덕씨 그리고 아랫말로 가면서 찬규, 봉순씨랑 복순씨까지 이분들 외에도 성함은 잘 모르겠지만 오매가매 매일 보는 80대 할머니들과 함께 살아간다. 내 나이 서른아홉이니 나는 아직도 그분들 인생의 반도 못 살아본 셈이다. 이제와 몇 년이나마 할매들과 나의 삶을 공유하고 있다.상을씨와는 매주 일요일이면 잠깐이나마 드라이브를 하는데 다리가 아픈 상을씨가 멀리 못 다닐 것을 생각해 일부러 뒷말, 건너말로 돌고 돌아 오곤 한다. 그러면 누가 여든 넘었다 할까 싶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어머
Q. 구입한 지 얼마 안 된 고구마에 싹이 났어요. 먹어도 괜찮나요? A. 네. 감자와 달리 고구마는 싹이 나도 먹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싹이 난 부분만 제거해서 먹으면 됩니다.감자의 경우 햇빛을 받아 싹이 나게 되면 엽록소와 함께 솔라닌이라는 독성을 함유하게 됩니다. 솔라닌은 식중독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감자에 싹이 나 있다면 솔라닌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싹과 씨눈, 껍질을 깔끔히 제거하는 등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고구마는 이와 무관합니다.휴면기간이 수개월 정도인 감자와 달리 고구마는 휴면기간이 짧아 온·
풍년의 역습.대지와 농부의 노고에 감사보다 역습에 대비해야 한다.벼가 익는 모습 아름답다.
날씨가 선선해지며 공중보건 사업으로 마을회관 경로당으로 출장 진료를 다니고 있습니다. ‘여기에 버스는 들어올까?’ 싶은 산골짜기 마을로 찾아가 진료를 하다 보니, 평소 거동이 불편하시고 교통편이 없어 읍내로 치료받으러 가지 못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한 마을당 여섯 번으로 진료가 정해져 있어 아쉬워하시기도 합니다. 저는 이 여섯 번의 진료 사업을 1주일에 2회씩 총 3주간 진행할 계획에 있습니다. 이렇게 사업 기간을 잡은 이유는 효과적인 침 치료 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이 아니더라도 많은 환자분들이 평소
참 곱다. 우리 집 마당가에도 해마다 여름이면 이 꽃이 핀다. 길쭉한 통 모양으로 늘어진 이 붉은 꽃은 끝부분이 위아래로 벌어졌는데, 얼핏 보면 입술연지를 바른 여인이 입을 벌리고 화사하게 웃는 모양이다. 더구나 아랫입술에 해당하는 곳에 두 개의 하얀 이(치아)도 나 있어서 요염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꽃의 이름을 알고 나면 ‘화사’니 ‘요염’이니 하는 상상은 턱없는 사치임을 깨닫는다. ‘며느리밥풀꽃’이다. 그렇게 보면 아랫입술 위에 난 두 개의 하얀 그것은 이가 아니라 밥풀이 된다. 그 꽃에 얽힌 전설이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