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올 한 해도 농민들은 코로나19와 기후변화로 어느 때보다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농촌과 도시 간의 양극화는 농민을 전염병과 기후변화같은 재난상황에 전방위적으로 노출시키고 있음을 이번에 확인했다.하지만 정부가 올 초 제출한 4차 재난지원금 계획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농민’이 없었다.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3월 4일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등에게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국민에게 지
2021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고 내년을 설계해야 할 농민들의 애간장이 타들어 가고 있다. 산지 쌀값이 연일 하락하고 있는데 당연히 해야 할 ‘쌀 시장격리’를 정부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10.7%가 늘었다. 내년 신곡 수요량의 8%가 초과 생산된 셈이다.양곡관리법을 적용하면 당연히 시장격리를 해야 하지만 정부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당 대표도 공히 27만톤 시장격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 사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2021년, 시민들의 먹거리기본권 및 도농상생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안녕치 못했다. 시장경쟁 논리는 먹거리 영역에까지 침범했다. 농민·먹거리 시민사회의 지난 1년은 먹거리분야에 쏟아진 ‘시장논리’의 맹폭격을 막아내기 분주했던 시간이었다.비판 쏟아진 ‘절망급식 바우처’다시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던 올해 5월, 서울시교육청은 원격수업 학생 56만명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희망급식 바우처’라는 걸 내놓았다.이 희망급식 바우처 사업은 시민사회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다. 희망급식 바우처 사업은 학교급식 파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문재인정부가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본격적으로 표방하면서, 올 한 해 친환경농업은 농업분야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농업으로서 과거보단 좀 더 정책적으로 주목받았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탄소중립에 대비해 친환경농업지구 조성과 산지 유통망 확충, 깨끗한 축산농장 조성도 적극 지원하겠다”며, 방향성과 별개로 직접적으로 친환경농업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그러나 현장 친환경농민들은 기후위기, 코로나19로 인한 급식 중단 등 위기 속에서 힘겹게 버텼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농민들이 청와대 앞 단식까지 하며 얻어낸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파행된 것은 문재인정부의 오점으로 남는다. 초대 박진도 농특위원장이 출범 1주년 기념사까지 작성했다가 돌연 중도사퇴했고, 이후 농민운동가 출신 정현찬 농특위원장이 임명장을 받아 농정개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그러나 농특위원장 사퇴라는 ‘내상’을 입은 농특위가 위상을 재정립하기엔 여러 난관이 있었다. 특히 2기 농특위 출범으로 ‘인적쇄신’을 기대했던 농업계는 농특위원장 의사와 무관하게 인선이 추진될 뿐 아니라 농특위조차 모르는 ‘깜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세계는 ‘탄소중립’이라는 새 질서에 줄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에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농업분야 탄소중립은 농촌을 파괴하는 형태로 실현돼 지역마다 갈등을 양산하는 상황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핵심주제로 ‘디지털·저탄소·지역뉴딜’을 꼽았다.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해 농식품부는 △축산과 벼농사 중심 탄소저감 실시 △농촌에너지시설 단지화 △영농형태양광 세부기준 마련 △노후 수리시설 개보수 △재해보험 요율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올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가 ‘농지투기’였다. 혹자는 1949년 농지개혁 이후 지금처럼 농지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자리하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농지투기사태로 농지문제가 촉발됐지만 그 심각성은 농민들에겐 이미 오래된 이슈였다. 다만 공론화하기엔 권력층까지 건드려야 하는 사회적 파장, 사유재산이라는 방어막에 ‘농지상속’ 문제까지 얽혀있어, 임차농이 절반을 넘어설 때까지 손을 대지 못했을 뿐이다.정부가 지난 3월 말 ‘농지투기 방지를 위한 농지관리 개선방안’을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해에 이어 전 세계는 코로나19 전염병 위험과 이상기후 피해에 노출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식량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농업·농촌·농민 정책은 올해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세계적 추세에 따라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 등이 농정 키워드로 등장했으나 현장의 평가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냉소로 일축됐다.지난해 최악의 흉년 여파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양곡 18만톤(신·구곡 합산) 방출을 발표하면서 한 해를 시작했다. 쌀수급 안정화에 대해 농민단체와 협의를 지속해 오던 정부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협중앙회장 선거제 개선은 농협개혁의 최우선 과제였다. 그것이 개혁의 근본적 열쇠라기보다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대수술을 필요로 하는 여타 구조·사업개선과는 달리 문제와 해법이 비교적 명확하게 눈에 띄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정부 주도 설립이라는 농협의 태생적 결함과 함께 농협중앙회장은 줄곧 정부 임명 방식을 유지했다. 그러나 민주화의 물결을 타고 1990년부터 회원조합장 직선제가 시작됐으며 한발 더 나아가 2000년대부터는 전국 조합원 직선제에의 열망까지 높아지고 있었다.이 시점에서 돌연 민주농협을 퇴보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세밑을 앞둔 지난 13일,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선 아주 생경한 광경이 연출됐다. 정부의 쌀 시장격리 보류와 그로 인한 쌀값 하락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전국 농협 조합장 300여명이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를 연 것이다.조합장들이 농민들의 집회에 개인적으로 얼굴을 비추거나 후방에서 차량·비용지원을 해주는 건 흔한 일이지만 조합장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여 집회를 연 것은 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반대투쟁 이후 처음, 그러니까 약 30년만이다.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농협은 농민들의 조직이며, 적어도 대규모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촌은 도시에 비해 인간관계가 단순하고 전통적 가치가 폭넒게 공유되며 최근엔 극심한 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사회 변화에 대한 감수성이 도시에 비해 무딜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농촌에서 드물게 자본과 인재가 집중되는 농협은 지역에 사회적 감수성을 확산시키는 중요한 구심점이 될 수 있지만, 상당수 농협들은 오히려 폐쇄적·위계적·강압적 조직문화를 유지하며 지역의 인식변화를 가로막는 적폐로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도시에 소재한 농협조차 전체 농협 조직문화에 동화돼 도시 속에서 그들만의 ‘이상한 사회’를 유지하는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해 8월 발생한 수해에 대한 배상 문제가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참사’라고 불릴 만큼 큰 수해 이후 어느덧 1년 하고도 5개월째 접어들었으나 삶터를 잃은 수해민에 대한 배상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실정이다.합천·남강댐과 용담·대청댐, 섬진강댐 하류지역에 집중 발생한 수해는 원인 조사부터 난항을 겪었다. 댐 운영 적정성 조사를 위해 ‘댐관리 조사위원회’가 지난해 9월 꾸려졌으나, 피해지역 주민들이 배제돼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조사위원회는 주민대표를 포함하는 ‘댐하류 수해원인 조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업재해 발생 빈도는 갈수록 잦아지고 있지만,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그 규모를 줄일 근본대책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올해 역시 한파에 이어 봄 냉해, 집중호우와 이상고온이 농경지를 덮쳤고, 이상기후의 여파로 창궐한 병해충은 여느 때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큰 피해를 남겼다.가장 먼저 1월 한파로 농작물 8,886ha에 동해가 발생했고, 4월 이상저온으로 인한 경북·전북·충북 등의 농작물 피해면적은 4,511ha에 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파와 이상저온에 의한 농작물 피해 규모는 약 3만1,59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올해 8월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유로 농협 계통구매 무기질비료(비료) 판매가격이 한 차례 인상됐다. 이어 호주와 무역분쟁을 치르던 중국이 10월경 비료·요소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함에 따라 요소수, 요소비료 대란이 촉발됐고, 당시 시기적으로 동계작물 재배가 한창이었던 만큼 농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렀다.현재 단편적으론 급한 불을 끈 것처럼 보이나 농산물 생산량과 직결된 비료 수급 문제에 있어 정부의 대처가 상당히 미온적이었던 점과 원자재 자립 및 비료 가격 인상 후속조치 등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올해도 농촌주민과 농민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취급하는 민간 업자들과 대립했고, 그들 편에 선 행정을 규탄하며 지역에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발전·송전시설을 막아내느라 여념 없었다.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산은 정부 정책 우선순위 맨 꼭대기에 자리 잡았지만, 풍력·태양광 발전시설 입지를 공공 차원에서 계획·논의하지 않은 채 확산에만 주력하다 보니 민간 기업체를 주축으로 한 발전사업 대부분이 땅값 저렴하고 발전효율 좋은 농산어촌에 쏠리며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유문철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사무처장은 최근 인근 강원도 영월군에서 추진되는 산업폐기물처리장 사업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대활동을 지원하며 ‘연대’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한다. 이 싸움의 성과를 토대로 전국 단위 대책위 설립을 주도한 그를 통해, 지난 9일 발족한 ‘전국산업폐기물처리장대응대책위’의 목표를 들어본다. 전국대책위 발족을 제안한 이유와 경과를 듣고 싶다.작년 쌍용C&E(구 쌍용양회)산업폐기물매립장 건설을 막고자 하는 강원도 영월군 주민들의 반대활동을 쭉 지켜보고 있
‘산단 찬양’ 지속하는 충북·충남, 올해 새로 지정한 계획만 ‘350만평’2010년대 이후 공장을 짓기 위해 갈려 나가는 녹지의 면적은 매년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농지는 기후위기 시대 식량 생산의 기반이자, 현장에서 생산을 담당할 농촌 마을공동체의 주요한 토대라는 점에서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가치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공장만 지으면 돈 벌기 좋은 땅’이라는 자본주의적 논리 앞에 무차별적으로 파괴되고 있다.통상 임야 다음으로 지가가 저렴해 건설사가 분양 차익을 남기기에 매우 용이할 뿐만 아니라, 일정 면적 단위로 경지정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탄소중립 실현이 선택 아닌 의무가 된 시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들이 실생활 영역에서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각종 권고를 만들고, 필요한 경우에는 규제를 강화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런데 다른 한 손으로는 탄소중립 실현에 있어 보존이 마땅한 농지를 매년 수도 없이 파괴하고 있다.최근 사회적 화두로 등극한 ‘농촌 태양광발전소 난립’과 더불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커다란 언행불일치가 하나 더 있으니, 지금 이 순간에도 건설기업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열렬한 환대를 등에 업고 농촌에 조성하고 있는 산업단지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설상가상’의 시대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라는 양대 위기는 인간들을 봐주지 않고 있다. 이런 ‘위기의 중첩’ 속에서, 한국 농업정책의 ‘전환’에 대한 농민들의 갈망도 더더욱 쌓이고 있다. 이 갈망에 발맞춰,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대회의실에선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이원택 국회의원 주최, 주관으로 ‘전환의 시대, 농업정책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비록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토론장에 많은 인원을 모시지는 못했으나, 인근 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