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때는 부지깽이도 한몫 거든다는 바쁜 농번기다. 새벽부터 일꾼들의 새참 챙기느라 눈곱 뗄 새 없이 하루를 시작하는 여성농민들의 이야기를 하려한다.얼마 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농민농업의 시대가 온다’는 토론회가 열렸다. 네덜란드의 와게닝겐대학 플루흐 교수는 ‘21세기 농민층과 농민농업의 의미’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경영자형 농업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민농업(가족농 포함)의 부활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경영자형 농업(기업농)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표현했다.10년 전만 해도 46마력짜리 트
국내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6개 농산물 도매법인 가운데 하나인 동화청과가 771억원에 신라교역으로 넘어간다. 2015년 사모펀드인 칸서스자산운영이 540억원에 인수한 이래, 불과 5년 만에 230억원이나 오른 것이다. 2016년에는 한일시멘트가 단 1년 만에 60억원을 얹어 6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가락시장 청과 5개 도매시장 평균 영업이익률(2013~2017년)은 16.65%로, 업종 평균 대비 6.6배, 현금배당 성향은 평균 33.2%에 달한다.2018년 6월
들판엔 모내기가 한창이다. ‘모내기철에는 부엌의 부지깽이도 한몫한다’는 옛말이 있듯이 농부들에게는 몸도 바쁘고 마음도 바쁜 계절이다. 하늘의 거울이 되어버린 무논에 부지런한 이앙기가 돌아가고 하얀 구름 사이로 여린 모들이 100m 운동장처럼 줄지어 자리를 잡는다. 언제나 그렇듯 이만한 평화로운 풍경이 또 있을까 싶다.지금이야 모내기하면 이앙기가 먼저 떠오르지만 어릴 적 모내기에는 마을 사람들이 줄지어 모를 심는 풍경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또 하나의 풍경, 모내는 사람들이 함께 먹는 새참이다. 어머니는 모내기 날 하루에 5번의 밥
농민들은 밥 한 공기 300원을 요구하며 지난해 9월부터 6차례의 상경투쟁을 전개했다. 눈비 맞으며 1박 2일 투쟁을 전개한 것도 모자라 2019년엔 유례없는 3월 농민대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쌀 목표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야당은 장외로 나갔고 여당은 속수무책이다. 조롱과 막말과 철 지난 색깔론이 난무하고 있다. 정치판을 개판으로 만드는 것이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술이라니 할 말이 없다. 대통령은 애초에 농업에 관심이 없고 여당은 이제 자리가 바뀌었으니 정부 편에 서야 하고 야당은 변변한 전투력과 대안도 없이 무작정 정부 정책
공익형 직불제로의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목적과 법적 근거가 서로 다른 8개 항목의 농업직불제가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는 공익형 직불제로 개편되며, 기본형과 가산형 등 2개 항목으로 간소화 된다고 한다. 기본형에는 논·밭작물 직불제가 포함되고, 상대적으로 공익적 기능이 높다고 평가되는 친환경·경관보전·조건불리 직불제가 가산형으로 포함될 예정이다.공익형 직불제는 시장실패 때문에 시장에서 적절한 보상을 받기 어려운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공공편익에 대한 대가를 공공에서 지불하는 것이라고 한다. 농업인의 활동이 다원적 기능을
지난 3일 유엔은 자연 재해와 국제 제재로 인해 북한에 최근 10년 중 가장 심한 흉년이 들 것으로 크게 우려했다. 대북제재가 계속되면서 농업용 석유와 비료가 부족한 점이 생산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긴급히 식량 지원을 받아야 할 숫자가 북한 사람들의 약 40%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북한 사람들의 삶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모순이다. 유엔헌장 55조는 유엔의 목적으로 더 높은 삶의 질을 규정했다. 국제법에 의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경제제재라고 하더라도, 지켜야 할 한계가 있다
경쟁과 효율 중심의 농정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공익형 직불제 개혁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7일 농민단체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소농에 대한 배려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 중심 농정개혁을 목표로 직불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올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공익형 직불제 개편 추진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러나 예산증액에 대한 기재부의 지속적인 반대와 여야의 정치적 셈법으로 인해 내년도 시행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지금이라도 현장 농민과의
지난해 개헌논의 과정에서 농협이 추진한 ‘농업의 공익적 가치 헌법반영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라는 용어가 농정개혁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쌀 목표가격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반영해서 목표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공익형 직불제와 관련해서는 공익적 가치를 반영한 직불금 인상이 있어야 한다고 했고, 최근 농민수당 논의에서는 공익적 가치를 반영해서 농민수당을 도입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쯤 되면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농업생산에서 매우 중
인권이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이자 인간으로서 존엄성의 보장이다.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요즘 아이돌들의 성폭력사건, 미투운동을 보면서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매일 똑같이 들에 나가 힘들게 일하고 들어와 남편은 발 뻗고 쉬며 밥을 재촉하고, 아내는 씻지도 못한 채 부엌에 들어가 종종거리며 밥을 하는 풍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농촌문화를 보며 인권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평생을 손이 갈퀴가 되도록 일군 전답을, 일도 안했던 자식들은 당연한 듯 상속받으면서 정작 그
언제까지 풍년의 역설, 농부의 역설(Farmer’s paradox)을 말하며 생산지 폐기에 의한 농산물 수급조절을 되풀이할 것인가! 지금은 집단지성의 시대이다. 농촌·농업·농민의 뼈아픈 현실이 유통인과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생산지에서 소비지 관점으로 바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본다면,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해결 방법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진도에서 생산된 대파의 1㎏ 한 단 특품(1등) 경매가격이 500원 하던 날, 은 ㎏당 2,000원이라는 ‘공정가격’을 지불, 총 200㎏을 구매해서
올해는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서 범정부 차원의 기념사업과 활동들이 추진되고 있다. 필자는 역사 전공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근현대사, 특히 독립운동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이를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단체인 조선의용대(군)의 중국 내 활동 지역을 탐방하고 그 내용을 동료들과 책으로 펴낸 적이 있고, 김구 선생의 비서이자 김원봉의 동지였던 불굴의 여성독립운동가 이화림 지사의 삶도 발굴해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필자가 이렇게 우리 근현대사에
‘세기의 핵 담판’은 ‘세계적 줄행랑’으로 끝났다. 외교적 결례는 차치하고 성급히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자국으로 도망가는 미국 대통령을 보는 우리의 심정은 한반도 통일의 당사자로서 실망스럽고 황당하다. 미국은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았다. 미국은 다만 북의 제안을 거절하는데 급급했다.미국은 이미 실무단계에서 검토된 내용을 북미정상회담 막판 ‘강도적 요구’를 들이밀며 합의사항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미국이 말하는 일괄타결 방식은 내용상 선 핵 폐기이다. 이는 싱가폴 정상회담 합의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과 맺은 핵 협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