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가톨릭농민회가 약 30년전 처음 ‘생명농업’을 실천하기로 결정한 이래, 가톨릭에 몸담은 농민들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가치의 존중이라는 원칙 아래 영농하려 노력하고 있다. 가톨릭농민회의 생명농업은 국가에서도 인정하는 무농약농업이나 유기농업과 일부 공통점이 있지만 그것과 완벽하게 일맥상통하는 것은 아니다.생명농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순환’의 완성으로, 인증의 획득이나 시장에서의 결과를 넘어 실질적으로 자연의 순환을 가능케 할 ‘순환농업’의 실현에 가장 무게를 둔다. 예컨대 경종농사는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일반 사육농가라면 축사 곳곳에 쌓여 있을, 사료업체의 이름과 상표가 찍힌 사료포대가 축사 내부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건 각종 톤백이며 자루, 고무통 등에 한가득 담긴 보릿겨·쌀겨·잡곡과 그 가루 등이다. 보통의 축사였다면 큰 소 서너마리는 들어가 있을 공간에 두 마리의 조그만 암소만 자리한 광경 역시 익숙지 않다. 트랙터가 자리한 퇴비사는 협소한 크기에도 별로 냄새가 나지 않고 색깔도 좋은 편이다.글로 담은 ‘가농소’ 사육농가 이태식씨가 돌보는 축사의 모습이다. 이곳의 소들은 배합사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역 풀뿌리언론을 만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매체 제작을 위한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체를 만드는 원동력은 사실상 뜻 있는 사람들의 열정과 헌신, 재능기부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풀뿌리언론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지리산 기슭 전북 남원시 산내면 주민들은 2013년 이래 지역민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매체 제작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3년 월간 을 발간한 이래 지역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시의성 있는 정보를 소개해 왔고, 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역 풀뿌리언론은 지역사회에서 권력을 감시·견제하는 역할과 함께, 기성언론에선 소외되기 쉬운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지역 풀뿌리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북 옥천군의 사례를 살펴보자.지난해 9월 25일, 지역 거주 장애인을 포함한 다수의 시민이 충북 옥천군청 앞에 모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주최 ‘옥천군 한가위 맞이 장애인권리 쟁취 직접행동’에 참가하고자 모인 시민들은 옥천역에서 출발해 옥천군청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옥천군청에 진입하려다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수도 서울의 기성 언론들은 할 수 없고, 오직 지역 풀뿌리언론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일부 사례를 통해서나마 풀뿌리언론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마을신문 창간호, 쭉정이는 날리고 알곡만 남기다지난 1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 주민들은 마을신문 창간호를 발간했다. 풍구는 ‘풍산 친구’의 약자이자, 곡물 쭉정이를 날려 알곡만 남게 하는 농기구 ‘풍구’의 이름을 본딴 것이기도 하다.풍구는 풍산면 주민자치위원회와 풍산작은도서관 명의로 발행했으며, 제작은 ‘풍구 발간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뉴스 사막화. 농민을 포함한 지역 주민의 목소리와 생각이 그 어느 보도매체에서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상황을 뜻한다.중앙언론의 초점은 항상 대통령실과 국회 등 극히 일부의 정치적 공간 또는 기업의 활동에 맞춰져 있다. 지역 이야기가 나오는 때는 특정 지역에서 심각한 사건·사고가 날 때, 또는 그 지역에 유력 정치인이 방문해 뭔가 발언할 때가 사실상 전부다.이미 심각한 수준이던 지역뉴스 사막화 현상이 심화되리라는 우려가 최근 강해지고 있다. 이 문제는 특히 방송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16년, 당시 임기를 마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제21~22대)의 퇴임공로금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농협중앙회장 퇴임공로금 5억7,600만원에 농민신문 회장(농협중앙회장은 당연직으로 농민신문 회장을 겸한다) 퇴직금 5억4,200만원. 합계 11억원이 넘는 과도한 퇴직급여 액수와 이중직책·중복수령 행태에 농민은 물론 국민들까지 지탄을 쏟아냈다.2020년,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제23대) 퇴임 당시에도 퇴임공로금은 뜨거운 이슈였다. 김병원 회장은 최원병 회장보다 재임기간이 짧았던 만큼 중앙회장 퇴임공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협중앙회장 퇴임공로금은 회장 교체 시기마다 불거지는 고질적인 논란거리다. 2016년 최원병 전 회장 퇴임 땐 11억1,800만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에 질타가 쏟아졌고, 2020년 김병원 전 회장 퇴임 땐 편법·위법의 여지가 있는 지급으로 구설에 올랐다(관련기사: 농협 ‘퇴임공로금’에 대하여). 퇴임을 앞둔 이성희 현 회장에겐 두드러지는 이슈가 없지만, 매번 문제가 되고 있는 농협중앙회장 퇴임공로금제 자체가 과연 정의로운가에 대해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회장 개인의 특별한 이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퇴임공로금은 농협중앙회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협중앙회장이 몸소 보여주는 ‘표본’에 따라 전국의 지역농협 조합장들도 이를 똑같이 영위하고 있다. 규모만 다를 뿐, 중앙회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관련기사: ‘비상임·선출직’ 농협중앙회장, 퇴직급여만 7억원?).지역농협 조합장은 상임과 비상임으로 나뉜다. 임기를 마치면 상임조합장은 퇴직금을, 비상임조합장은 퇴임공로금을 지급받게 된다. 액수는 상임·비상임 모두 대략 재직 1년당 한 달치 급여로, 재직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1억~2억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전국 화훼농가들이 사활을 건 총력 투쟁에 나선 이유는 한국-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으로 발생할 손해가 막심해서다. 에콰도르가 2020년 기준 세계 3위 화훼수출국인 만큼 농민들은 피해가 화훼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날 거라 전망하고 있는데, 물론 SECA로 얻게될 자동차와 건설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의 이익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SECA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농민들마저 이번 SECA가 국회 비준을 얻어 낼 것이라 당연히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0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12월 17일부터 1월 17일까지 한 달 전기요금만 1,411만원이 나왔다. 인건비는 말할 것도 없고, 평균적으로 일주일마다 주는 양액비료도 한 번에 150만원씩 들어간다. 그런데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 1월 중순엔 장미 한 속(10송이) 경매가가 3,000원 정도로 떨어져 생산비는 감히 거들떠도 볼 수 없는 지경이 돼 버렸다. 일부 농가는 SECA 대책으로 생산비 지원 같은 걸 요구하던데, 지금 상황에서 농가가 요구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대책은 ‘폐원 지원’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한 손엔 꽃을, 또 다른 손엔 피켓을 든 채 화훼농민 500여명이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 앞에 모였다. 지난해 10월 타결된 한국-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의 폐기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이날 모인 화훼농민들은 집회 시작에 앞서 한 송이씩 포장된 장미를 나누며 화훼산업과 농가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알렸다.세종서 열린 집회에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화훼농민들은 SECA가 타결되는 과정에서 생산자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고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지난해 8월 계절근로제로 입국해 전남 해남군 배추밭에서 5개월간 일한 필리핀 노동자 두 명이 지난 9일 한 한국인을 ‘노동력 착취 목적 약취유인(형법 제288조 제2항)’과 ‘예비적 인신매매(형법 제289조)’로 전라남도경찰청에 고소했다. 고소당한 한국인은 필리핀에서 인력업체를 운영하는 이른바 인력 중개 브로커다.피고소인이 “노동력을 착취할 목적으로 필리핀에 사는 고소인들에게 한국에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말하며 모집해 해남의 배추농장에서 일하게 한 뒤, 그들의 취약한 지위를 이용, 중개수수료를 착취하고 종전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계절이주노동자의 여권 보관이 ‘불법’인지조차 명확히 알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 구조에 의존하는 시군 단위만으론 계절이주노동자 문제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주노동자 없이 굴러갈 수 없는 농업 현실에서 모두가 상생할 수 있으려면 윤석열 대통령 표현대로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큰 틀로 보면 △민관 파트너십 강화 △기초지자체 역량 강화 및 지원 확대 △광역지자체와 중앙정부 역할 및 책임 확대다.먼저 이번 해남군 사태를 공론화한 이주노동운동 진영의 목소리다. 류지호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외국인 계절근로자제도(이하 계절이주노동)는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우리 농업에 맞춤한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2015년~ 시범사업, 2017년~ 본사업). 주로 특정 시기 단기 인력이 필요한 농업 특성에 부합하고, 장기간 정규직 고용이 어려운 중소 규모의 농가 경영체엔 안정적 인력 공급 체계다(최대 8개월 고용 가능).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인력 대란을 넘긴 지 얼마 안 됐고, 고령화와 인구절벽까지 겪는 농촌에서 일손은 귀하디귀하다. 폭등한 생산비 환경에서 인건비 역시 농가 경영을 옥죄지만 그나마 가용 인
보수언론·경제지를 중심으로 물가안정을 위해 사과 수입을 추진하자는 주장이 고개를 들면서, 우리나라가 식물위생조치(SPS) 규범을 단순히 의도적으로 활용해 수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과수산업이 현재 외래 병해로 입고 있는 극심한 피해를 생각하면 이를 그저 ‘전형적 비관세장벽’으로 치부해 그 필요성을 평가절하하기엔 큰 무리가 있다.과수산업 외래 병해를 이야기하자면 역시 과수화상병을 빼놓을 수 없다. 과수화상병은 배와 사과나무에 발병해 나무를 고사시키는 세균성 병해로, 지난 18세기 북미 지역에서 처음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식량주권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할당관세 및 시장접근물량(TRQ) 확대조치에 대한 정부의 의존도는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 더욱 높아졌다. 농가를 울리는 것은 물론이요, 무엇보다도 국내 먹거리 생산기반의 영구적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 추가 개방조치가 ‘세수 펑크’ 압박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젠 전통과수 산업을 지켜왔던 식물위생조치(SPS)까지 스스로 포기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오고 있다.양경숙 국회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할당관세로 인한 세수 지원 규모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식량주권’은 세계농민연대체 비아캄페시나가 지난 1996년 총회에서 처음 발표한 개념이다.어디서 왔으며, 누가 생산·가공했는지를 따지지 않고 오직 먹거리에 대한 접근권 및 보장성만을 중시한 기존의 식량안보 개념은 그간 초국적 농업기업들이 이윤을 창출하고 몸집을 불릴 수 있었던 근간이었다.이와 달리 식량주권은 우리에게 필요한 먹거리와 그 생산을 뒷받침할 농업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말한다. 자국 농업이 엄연히 기능하되, 자급률에 있어 미진한 한국 같은 나라는 식량안보를 바탕으로 식량주권의 실현을 모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오는 25일은 농협과 농민의 4년을 책임질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날이다. 하지만 대다수 농민조합원들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관심이 없다. 조합원에게 투표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조합원의 의사를 투표에 반영할 길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운명이 달린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조합장들의 손에만 맡겨둔 모순적 구조는,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농민들의 관심을 거두는 모순적 결과를 양산하고 있다.농협중앙회장, 혹은 중앙회장이 되고자 하는 자에게 중요한 건 당연히 농민조합원이 아니라 유권자인 조합장이다. 농업·농
오는 25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다시금 농협중앙회의 민주적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굳건한 연대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셀프 연임’ 시도를 좌절시킨 농민과 농협 노동자들이, 이제는 농협중앙회의 미래를 놓고 지혜를 모으는 중이다. 지난 10일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및 이개호·신정훈·윤준병·강은미·윤미향·강성희 국회의원 주최, 주관으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 공정·정책선거를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