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밭은 거의 다 심었어. (양파 모종) 심은 지 벌써 6일째여. 내일까지 심으면 얼추 끝날 것 같은데…. 육묘도 직접 다 했지. 하우스 아니고 노지에서 키워서 옮겨 심는 거라. (모종을) 포대에 담아서 밭 중간중간에 놔둬야 할매들이 많이 움직이지 않지. 힘도 덜 들고. 수확은 내년 5월이라. 올겨울 잘 나서 병 없이 크면야 좋지. 내일모레 칠십이라. 농사야 오래됐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밭에 심은 건 거의 다 집에서 쓸 거여. 김장에 쓸 거. 배추, 쪽파, 생강, 갓 이것저것 많이 심었제. 들깨도 좀 있고. 12월 중순 전에 (김장) 할 건데 우리도 좀 쓰고 주기도 하고 그러제. 생강은 캐서 흙 털어내고 손질하는 게 일이여. 일부는 김장에 쓰고 일부는 내년(에 심을) 종자로 쓰고. 다른 밭은 딸이 감나무를 심었어. 지주대 보이지? 감나무용 지주대여. 이름은 뭐 하려고. 성씨여. 성춘향이 할 때 성, 알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촌이 정말 힘들어. 뭐든 다 올랐어. 비료, 농약값에 소금값, 박스값도 올랐어. (절임배추에 쓰는) 속 비닐값도 올랐어. 절임배추 가격은 거의 그대로니까 남의 도지 부치는 사람은 헛일이여. 그러니 힘들다고 하지. 들깨는 그럭저럭 된 것 같어. 보통이여. 한 20일 가까이 말렸지. 들깨가 터는 건 금방인데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허리랑 다리가 아파서 수술해야 하는데 벌여 놓은 게 있으니까. 절임배추까지 끝내고 (병원) 가려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여름에 비가 몽땅 와 버렸잖어. 침수 피해가 컸는데 다행히 이 근방은 논이 높은 편에 속해서 물이 잘 빠졌어. 한 2~3일씩 물에 잠긴 곳도 있는디 여긴 빨리 빠져서 다른 논보다 피해가 덜한 편이여. 괜찮으니께 이렇게 수확도 하지. 피해가 정말 심한 논은 풀밭이여. 뽑지도 않어. (논콩이) 제대로 자라질 않으니까 아예 (농사를) 포기해버린겨. 침수가 워낙 많이 돼서 같은 논이라도 (작황이) 편차가 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가 우리 논 옆이라 논둑 따라서 (들깨를) 심었지. 아무것도 안 하면 풀만 많이 나고 아주 보기 싫어. 관리하기도 쉽지 않고. 그러니께 심지. 말하자면 가외 수입이여. 들기름 짜서 식구들 나눠 먹고 주위에 선물도 하고 그러제. 남으면 팔기도 하고. 밥때가 한참 지나서 점심 먹고 하려는데 통 안 오네. 아들이 점심 가지러 진즉 갔는데…. 일철이라 식당 주문이 밀려서 그런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팥 아니냐고? 이거 녹두여. 팥보다 씨알이 좀 더 작아. 밭에서 꼬투리가 까맣게 변하면 꺾어서 일주일에서 보름 가까이 말려. 여긴 도리깨로 한 번 털었는데 덜 마른 게 있어서 기다렸지. 원래 옥수수를 심었는데 올여름에 (밭이) 침수됐어. 물에 싹 잠겨서 다 내버리고 땜빵으로 녹두 심은 겨. 저 하우스 중간까지 물이 찼어. 흔적 보이지? 요 앞마을도 물에 잠겼으니 뭐. 올해 정말 농사 어렵게 지었어. 어휴, 말도 못 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풀 매는 중이여. 심은 지 한 20일 됐나. 여름에 (쪽파) 씨를 받아서 말려놨다가 올가을에 다시 심은 겨. 김장철에 시장에 내려고. 집에서 이 많은 걸 어떻게 다 써. 11월 초부터 수확한다고 보면 돼. 비닐 씌우면 풀도 잘 안 매고 좋은데 웃거름 주기가 어려워서 그냥 이렇게 키워. 비료도 줘야 하고. 나락도 150마지기 정도 있는데 찰벼 먼저 베고 나면 (본격적으로) 추수 들어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들깨) 타작은 다 했고 채에 거르면 끝이여. 스물넷에 시집와 갖고 시어머니께 (채를) 물려받아서 썼응게 못해도 60년은 넘었지. 평소엔 잘 안 쓰고 보관해 뒀다가 이거 할 때만 한 번씩 꺼내 써. 조금씩 금도 가고 깨졌어도 쓰는 덴 암시랑토 안 해. 평생 그렇게 썼어. 올해는 (들깨가) 흉년인 것 같애. 날씨가 비도 많이 오고…. 생각보다 양이 얼마 안 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여름에 비도 많이 오고 날이 너무 뜨거워서 (나무) 밑가지에 달렸던 대추가 다 빠졌어. 양으로 따지면 한 20~30%는 준 것 같애. 작년보다 더 못해. 저 산 밑에 하우스(대추)가 한 1,000평 있고 여기 하천 둑방길 따라서 200주 정도 있지. 밭으로 치면 600평 정도 될 거야. 노지에서 키우면 이렇게 갈라지는 게 있는데 이게 비를 맞으면 그대로 썩어. 오늘은 이 녀석들 골라내느라고 나왔지. 따 갖고 말려놓으면 괜찮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일곱물째 따는 중이에요. 명절에 쉬었더니 일이 좀 밀려서 오늘은 하루종일 따야 할 듯해요. 고추도 품종이 여러 가진데 이건 ‘돌격탄’이라고…. 탄저병에 강하다고 ‘탄’자가 붙었는데 키워보니까 (수확)양도 많고 과도 괜찮아서 이 품종을 고집하고 있죠. 아마 10월 하순, 서리 내리기 전까진 수확하려고요. 하우스도 조금 있는데 하우스(고추)는 한 달 정도 더 가더라고요. 건고추로 많이 내는데 건조기에서 사흘 정도 말려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순무 김치 먹어봤어? 강화 순무가 유명하잖아. 이게 순무밭이여. 이 밭이 1,300평 정도 되나. 일반 무(밭)하고는 생긴 게 좀 다르지. 원래 오늘 고구마를 캐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순 솎으러 나왔어. 순도 그냥 버리지 않고 먹지. 파종한 지는 한 30일 됐어. 수확은 10월 20일 즈음이면 할 것 같은데…. 순 좀 더 솎으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들어가야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밭이 한 3,000평 될까. 들깨여. 내달이면 타작하는데 최근에 몸이 별로 안 좋아서 못 나왔더니 풀이 겁나게 자랐어. (들깨가) 쓰러진 것도 많고. 풀 매러 나왔지. 농사? 내년이면 팔십이여. 못해도 60년은 됐지 싶네. 이거 다 털려고 하면 사나흘은 걸려. 기계를 써도 하루에 500평씩 (타작)하면 힘들어서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