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악의적이지 않아도 조합장을 하면서 듣기 거북한 이야기 중 하나가 “농협이 돈장사만 하는거 아니냐?”였다. ‘장사를 한다’는 말도 듣기에 따라 거북한 어감인데, ‘농협이 돈장사를 한다’고 하니깐 상당히 비꼬는 느낌도 들고 듣는 순간순간 기분도 좋지 않았다.‘농협이 농민에게 돈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돈장사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협동조합의 돈장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현상은 풀어서 재해석 하는 버릇이 있는데 주변에서 비아냥거리는 투로 ‘농협이 돈장사나 하고’ 하니 그 ‘돈장사나 한다’는 사업을 정리해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자주했다.‘농협이 돈장사하는 거 빼고 하는기 뭐가 있노?’조합장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김순재 전 조합장]농협, 이름에 담긴 의미농협은 농협마다 그 이름이 있다. 내가 조합장으로 있었던 농협의 이름은 ‘동읍농업협동조합’이고 줄여서 통상 동읍농협이라고 부른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농협이 지역마다 있어, 그냥 ‘농협’이라고 부르니 이름에 관심이 적을지 몰라도 각 농협의 이름은 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농협으로 분류되는 동읍농협은 그 이름에서 정확히 모든 사업의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동읍농업협동조합은 지역적으로는 동읍이라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산업적으로는 농업에 기반을 두고, 사업방식은 협동조합으로 수행하라고 역할을
대개의 지역 농협들이 지난 1월말을 기준으로 2016년의 결산을 위한 정기총회를 했을 것이다. 거의의 농협은 회계 기준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정하고 있음으로 해마다 정초가 되면 일 년을 결산하고 1월말이나 2월초에 결산을 위한 정기총회를 한다.지역농협의 일부 대의원들은 자기농협의 결산서를 보면서 이리저리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고, 제 경험으로 볼 때 대다수 대의원들은 자기농협의 결산서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정기총회에 참석했을 것이다. 각 농협은 정기총회서 참석한 대의원에게 실비와 함께 상당한(?) 품위의 총회 기념품을 증정했을 것이다. 그리고 2016년을 결산하고 배당도 했을 것이다.농협은 차기년도가 시작하기 거의 한달 전에(대개 11월 말경) 다음해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
[김순재 전 조합장]세상에는 좀 많이 배운 사람이 있고, 놀기를 좋아해서 안 배운 사람도 있고, 형편이 어려워서 못 배운 사람도 있는 법이지요. 저는 꼭 그 가운데 쯤에 있는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농협이라는 곳에 통장도 하나 없던 제가 스물여섯에 농협 통장을 처음 만들었습니다.스물여덟쯤에 농협의 조합원이 된 것은 오로지 외상으로 박스도 사야했고, 농약도 사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농협의 조합원이 되면 외상으로 농약도 구입이 가능하고, 박스 같은 자재도 일정기간 외상 구매가 가능 했으니까 우리나라에서 ‘많이 배운 사람들이 만든 농협’에 조합원이 된 것이었지요.1990년, 제가 농사를 직업으로 시작했을 무렵의 농촌에서는 많이 배운 사람이나 안 배운 사람들은 좀 잘사는 편에 속하고,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