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4일 회의에서 230억원 규모의 수급안정사업을 확정했다. 지난해 대폭적인 정부 지원에 힘입어 417억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아쉬움이 큰 가운데 회의 이튿날인 15일 정부가 발표한 1500억원 규모의 물가안정대책으로 한우고기 소비 촉진에 약 130억원의 추가 지원이 가능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체적으로 약 360억원의 소비 활성화 재원을 확보해, 주로 소비자가를 낮추는 할인행사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소비자 할인행사의 목적은 그동안 경기침체로 생산비보다 하
[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농사는 어떻게 짓게 됐나?대학 다닐 때 학생운동을 좀 했었다. 이때 고민이 졸업 후 ‘사회변혁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이거였다. 결론은 내가 하고 싶은 농사를 지으며 농민회 활동을 해야겠다 싶더라. 그런데 아버지가 농사는 절대로 안된다고 말리셔서 일단 직장을 다니며 때를 기다렸다. 농민회부터 가입하려 했는데 농민이 아니어서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때 성주군농민회에서 농사에 진심인 마음을 받아줘 1997년에 가입하고 고향 성주군으로 내려와 아버지 허락을 받았다. 그렇게 농민운동
지금부터 49년 전인 1975년 9월, 일본인 손님 한 사람이 우리 집에 왔다.일본의 유기농업 단체인 ‘애농회’를 만든 고다니 준이치 선생이었다. 그 2년 전에 나의 아버지는 일본으로 고다니 선생을 찾아갔다. 그분이 내는 잡지를 감명 깊게 읽고 계셨기에 한 번 만나고 싶으셨다고 했다. 두 사람은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다니 선생은 “이제까지 많은 한국 지인들이 초청했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당신을 만나서 이야기하니까 한국에 가고 싶어졌다. 당신이 초청해 주면 열매 있는 한국 방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농부인 그분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모두가 ‘지역소멸’ 문제를 이야기한다. 관료와 학자, 언론을 막론하고 “이대로 지역에서 사람이 줄어든다면 결국 지역도 소멸하리라”라는 진단을 제기한다.물론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줄어들고 소멸위기가 심화되는 건 심각한 문제가 맞다. 그러나 이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인과관계 설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소멸위기’의 근본 원인으로서 양극화, 불평등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먼저라는 뜻이다.2024년 현재, 수도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과 비(非)수도권 간 불평등 문제는 심각하다. 비수도권 주민들은 결코 수도권 주민들
윤석열 대통령이 농축산물 물가점검에 나섰다가 되레 ‘물정 모른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지난 18일 윤 대통령은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방문해 과일, 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농협유통 인재개발원에서 민생경제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물가점검과 민생경제 점검회의엔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의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민생경제를 관장하는 정부 주요 인사들이 함께한 것이다. 이들의 대책
주요 정당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 정책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비례대표를 노리는 비례정당이나 위성정당, 새로이 창당한 신생정당 등 50개가 넘는 정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등록됐고, 이 중 29개 정당(3월 20일 기준)이 정책을 등록·발표했다. 선관위 정책공약·마당에 등록된 정당·정책에서는 정당별 정책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농업과 관련된 정책공약을 살펴보니, 더불어민주당 정책목록 세 번째로 농림해양수산 정책이 제출됐고, 농림축산업을 탄소중립 선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정책 목록에 농업을 포함하
최근 사과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 정부가 일본산 사과 수입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후쿠시마산 사과가 수입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논란이 있었다. 가뜩이나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로 일본산 농축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보도라 우리 국민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는 일이다.며칠 전인 지난 15일 일본 농림수산성이 ‘2023년도 후쿠시마현산(産) 농산물 등 유통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폭발사고 이후, 후쿠시마산 농축수산물의 판매부진 원인을 분석하고,
얼마 전 파리 도심에 트랙터가 가득 찼다. 그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프랑스 농민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즉석에서 토론하는 모습은 더 기억에 남는다. 농민과 대통령의 즉석 만남이 이뤄졌다는 점이나, 즉석 토론이 2시간 동안이나 이뤄진 점 등은 우리나라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트랙터 시위로 시작된 유럽의 농민투쟁은 농산물 가격 대책에 대한 대통령의 약속과 엘리제궁 초대까지로 이어졌다. 유럽 농민의 트랙터 시위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는 무엇일까?몇 달 동안 이어졌던 유럽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로 그들이 말하고자 하
지난달 27일 농민신문 이준원 전 차관 칼럼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 협상과 협정 이행을 담당했던 이로써 비판하며 가격지지정책이 국제무역 규범인 WTO 규정상 문제가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제사회 흐름에 역행하기보다 공익직불금을 내실화해 농가소득 보장을 강화하자고 했다.이준원 전 차관의 주장은 맞는 말일까? 해남 땅끝에서 농사짓는 내가 보기엔 20년 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3월 11일, 농협 2층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주민토론회 시작하기 1시간 전, 100여 개가 넘는 의자를 보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0분을 남기고서야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절반의 자리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오늘은 참석자 수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주민토론회이기에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참가하신 주민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데, 오후 2시가 되었을 때 주민토론회 참석자는 100여 명이 넘어갔다. 부족한 참석자 명부를 추가로 복사해서 한 사람도 빠짐없
거액의 돈이 움직이는 농협 금융계열사들과 농협상호금융은 합법적으로든 불법적으로든 농협중앙회 혹은 몇몇 고위 인사들의 자금줄이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 이후만 봐도 이들 금융부문에 얽힌 불법 선거자금 루머가 물밑에서 요란하게 번지고 있는 중이다.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에 검사팀을 상주시키며 고강도 검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지난 한 주 농협이 떠들썩했다. 금감원이 이를 부정하면서 소란이 잦아드는 모양새지만, 소란이 발생한 타이밍은 여러 가지로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의도성이 있다 해도 지금으로선 그게 뭔지 알 길은
최근 전남지역 농민들이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의 ‘농지임대위탁 수수료’가 부당하다며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농지임대위탁’이란 농지소유자가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경우 농지를 다른 농민에게 임대하는 일을 맡기는(위탁) 것이며, 농지은행은 이 농지임대차를 맡아 운영한다. 농지임대차를 중개하면서 농지은행이 받는 비용이 ‘농지임대위탁 수수료’로 1년 임대료의 5%다. 임차농민이 임차료를 선입금하면, 농지은행은 이 임차료 중 5% 수수료를 떼고 농지소유자에게 후불제로 임대료를 전달하는 방식이다.2023년 기준 농지은행의 임대위탁 계약유지건
언론이 연일 비싼 사과값을 언급하며 사과 수입을 강요한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로, 수십년 간 검역문제로 수입하지 못했던 과일을 하루아침에 갑자기 들여온다는 것은 불가하다는 사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값이 올라 불편하니 다른 품목처럼 수입해서 해결하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이번과 같은 일은 비단 사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양파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의 문제에서도 확인했듯 수입산 확대 문제가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무조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한다. 당장 눈앞에 문제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파생될 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매년 초 을 발표한다. 이 문건은 중국공산당과 각급 정부가 그해에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업무를 위한 지시서다. 올해도 이 문건의 핵심 주제는 ‘삼농(농업·농촌·농민)’이었다. 후진타오 정부 집권 초인 2004년부터 이 문건의 핵심 주제가 삼농이었으니 올해까지 21년째 계속되고 있다.지난 21년 동안 이 문건의 주제는 다양했다. 그 핵심 주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식량의 안정적 생산, 농민의 소득 증대, 농업기술의 현대화가 그것이다. 그 외 농지개혁, 수리개선, 농촌관광,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 행보를 하고 있다. 그 많은 후보 중 농민의 호소에 제대로 응답하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문득 34년 전 한 농민이 밝힌 심정이 떠오른다. 지금과 다를 바 없는 호소다.“우리가 무지하거나 게을러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가. 우리 주변에는 남달리 부지런히 일하여 전답을 사고, 새집을 짓는가 하면, 돈을 얼마만큼 저축해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그런 그들은 무지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아서 그런가. 사
아빠는 왜 그렇게 살아?시골 마을에 살다 보니 농사 이외에 다른 일도 조금씩 한다. 그중에는 동네 병원의 이사장이라는 직함도 가지고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이 이야기를 들었나보다.딸 : 아빠! 아빠가 동네 병원 이사장이라며?아빠 : 응, 이사장이지.딸 : 우와, 아빠 대단한데. 그럼 거기서 돈 얼마나 받아?아빠 : 돈? 안받는데. 도시의 의료사협(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약간의 활동비를 받는가 몰라도 우리는 안 줘. 오히려 내 돈 쓰면서 다니는데.딸 : 뭐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병원 대표가 돈을 쓰면서 다
올해 전기요금 지원정책이 어민에겐 있고 농민에겐 없다. 농업과 어업은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는 1차 산업의 두 축인데, 전기요금 지원정책에선 이렇듯 격차가 생긴 것이다.해양수산부(장관 강도영, 해수부)는 지난달 13일 경영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들의 부담경감 차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전기요금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양식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이 대상이 된다. 지난 2022년부터 농사용(을) 전기요금이 급격히 인상돼 24시간 배수펌프를 가동하는 등 전기 사용량이 많은 양식업 어민들 경영비 문제가 심각하다며 해수부가 예산
얼마 전 경북 상주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던 농민이 농가부채의 고통 속에 시름하다 스스로 목숨을 저버린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 발생했다. 20대 후반부터 복숭아 농사를 지으며 성실하게 살아왔던 농민이기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농민으로서 꾸었던 꿈을 모두 펼쳐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상주 농민의 죽음은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농업의 실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이번 죽음은 우리 주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고, 한국농업이 직면한 위기에 더욱 경각심을 갖게 한다. 현장에서 농민이 짊어지고 있는 농가부채가
북한의 ‘통일 지우기’, ‘한반도 지우기’가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가(國歌) 가사에서 기존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바꿨고, 북한의 공식 무역·투자 전용 사이트 ‘조선의 무역’ 누리집의 한반도 이미지도 사라졌다. 외국문 출판사 ‘조선의 출판물’ 사이트의 한반도 이미지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조선중앙TV는 한반도 전체가 표시돼 있던 기존 날씨 프로그램 그래픽의 배경 이미지 대신 북한 지역만 확대한 이미지를 사용 중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평양 지하철 노선도의 ‘통일역’이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이 대략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선거 정국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공천문제도 어느 정도 마무리돼 아마 다음주면 모든 정당들이 본격적으로 총선을 향해 박차를 가할 것이다.입법부의 구성원을 뽑는 선거이므로 무엇보다 어떤 정책을 주요 의제로 삼아 법률을 제정하고 개정할지가 중요한 공약이 될 것이다. 이에 각 정당들은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공약도 당연히 제시할 것이다. 이에 시민단체와 농민단체들은 지난달 20일 위기에 몰린 3농 현실 앞 서로의 다른 점을 내려놓은 채 모두의 염원을 담아 정당들을 향해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