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농사를 시작하는 들녘에 정부가 ‘대형마트 과일 직수입’ 불씨를 던졌다. 지난달 22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관계부처 물가안정 현안 간담회에서 수입과일 관세 인하 물량을 2만톤 추가하고, 대형마트가 과일 할당관세 물량을 직접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수입과일 가격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다. 이 자리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참석했다.지난해 기후재난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사과·배 등 국내 과일값이 예년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다. 설 명절을 기점으로 ‘
유럽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가 연일 화제가 됐다.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된 농민들의 시위행렬은 유럽연합 농업장관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로 집결했다. 유럽 농민들은 식량주권을 법에 명시하라는 요구와 함께 값싼 수입농산물로 인해 불공정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농업현실을 반영한 환경규제가 아니라면 유럽농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표출한 시위였으며, 특히 농산물 가격보장이 핵심 요구였다.유럽 농민의 집단행동은 위기를 반영한 그동안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농민들의 행동이 가장 돋보였다. 프랑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울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농지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이 고작 18%인 나라에서 대통령이 직접 식량 생산의 근간인 농지를 더 줄이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농지이용 규제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밝힌 정부의 계획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현재 농지전용 절차를 거쳐 설치하는 수직농장, 이른바 식물공장 시설을 지목변경 없이 설치할 수 있게 한다는 것, 두 번째는 농업진흥지역의 3ha 이하 소규모 농지는 규제를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농업진흥지역 내 3ha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준비로 정치권이 연일 시끄럽다. 각 정당 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재를 영입하거나 언론의 관심을 받기 위해 분주하다. 각종 감언이설이 난무하지만 선거의 핵심은 정책공약이다. 승리를 위해 어떠한 정책공약을 준비했는지, 이 공약이 가질 파급력을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선거를 앞둔 시기에 쏟아져나오는 ‘선거용’ 개발정책이 이번에도 예외 없이 등장했다. 아무리 표를 쫓는 것이 정치권의 심리라고 하더라도 기후위기 시대의 전 인류적 과업인 환경보전을 내던져 버리는 개발정책은 쉽사리
지난달 25일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끝났다. 이성희 현 회장은 퇴임을, 당선자 강호동 신임 회장은 취임을 앞두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이 교체되는 이 시기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퇴임공로금’이다.급여를 받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1년 이상 일을 하다 그만둘 때 퇴직금을 받는 게 제도화돼 있다. 장기근속 정년퇴직이라면 최대의 퇴직금을 받는 게 일반적인데, 그동안의 노력과 공로에 대한 보상이자 새 출발을 격려하는 의미 등이 퇴직금제도에 담겨있는 것이다.농협중앙회장은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지난 2005년 7월 농협법이 개정돼 농협
농지은행 사업은 2005년 도입된 정부의 핵심 농지관리 제도라 할 수 있다. 농지은행 제도는 농지법에 근거해 농지의 효율적 이용관리, 규모 확대, 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가는 생산기반인 농지를 보전, 유지시켜 안정적인 식량생산을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농민이 농지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하지만 각종 개발사업을 위한 농지전용이 만연화되고, 농사짓는 농민이 아닌 사람의 농지소유 비율은 날이 갈수록 커져 농지가 그 목적에 맞게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
전국 화훼농가들이 한국-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수입꽃은 이미 차고 넘칠 만큼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소비심리마저 위축돼 화훼농가들의 위기감이 고조돼 있는 상황인데, 화훼 수출 강국 에콰도르에까지 꽃시장을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다.지난해 10월 SECA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훼농가들은 해를 넘겨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협상 타결 당시 나온 자료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에콰도르에 ‘자동차 수출’이 유리한 반면 ‘농산물 시장’은 불리하다는 전망이다. 에콰도르산 바나나라든가 절화류 특히 장미와
새로운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됐다.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의 줄임말로 농민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 농민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 도모를 위해 설립된 농업분야 대표 조직이다. 농협은 농업·농촌에 가장 중요한 조직이지만 농협을 평가하는 농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바로 협동조합의 의미를 퇴색시켰기 때문이다. 경쟁과 효율,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일반 사기업과는 달리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장도 정부도 아닌 제3의 영역, 바로 사회적경제의 한 부분이 협동조합인 것이다. 협동조합을 주축으로 하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의미와 그 가치를 다시금
한파가 몰아치는 1월이다. 연이은 대설주의보와 강풍으로 하늘길이 막히고 매서운 한겨울을 실감하는 시간이다. 겨울이 되면 우리네 식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에 위치한 제주도의 월동채소들이 책임져준다. 무,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만감류 등 대부분 노지에서 생산되는 월동작물은 제주의 거친 바람에도 굳건히 자라난다.우리가 건강한 식재료를 부족함 없이 느낄 수 있는 것은 농민이 있기 때문이다. 농사의 주체는 바로 농민이고, 농민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먹거리 걱정 없이 일상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농업의
농산물값 폭등락의 배경은 분명하다. 가격이 오르는 건 수확량 감소가 주원인이고, 가격이 폭락하는 건 수입농산물이 주원인이다. 수확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른 농산물은 하느님의 소관이고 가격이 떨어진 농산물은 대통령의 소관인 셈이다. 2023년 수확된 쌀값이 4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하락의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지난해 10월 5일 산지쌀값이 20kg 기준 5만4,388원이었다. 하지만 한 번의 반등도 없이 쌀값은 계속 떨어졌고 새해 들어선 낙폭이 더 커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15일자 쌀값은 4만8,958원으로 넉 달 만에 무려 10%(
2024년에는 농업·농촌정책에 몇 가지 변화가 있는데 그중에서 발전적 변화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여성농민 특수건강검진이 본사업으로 확대된 것이다. 특수건강검진은 만 51~70세 여성농민을 대상으로 농작업 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2~2023년 두 해 동안 몇 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는데 올해 본사업으로 전국화됐다.오랜 세월 여성농민단체를 중심으로 여성농민 특수건강검진 사업을 안정적으로 시행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고 이는 그 투쟁의 성과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고 멈추기
농업문제가 우리 삶을 척박하게 만들고 있다.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농산물은 우리 밥상을 위협하고, 만성적인 농산물 공급과잉에 농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농민들은 수십년 간 농산물 수입반대 투쟁을 벌여왔고,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을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중이다. 또 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제도적 투쟁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방선거 때 농민들은 조례제정운동을 진행했고, 국회의원 선거 때는 법 개정 운동에 힘을 모았다.오는 4월 10일은 22대 국회를 구성할 국회의원을 우리 손으로 뽑는 선거날이다. 4년 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