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식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식량을 무기화하고, 자국의 식량 공급 보호를 위해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면서 세계 곡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곡물가격지수는 지난 5월 173.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8월 145.6까지 하락세를 거듭했지만, 지난달에는 152.3포인트로 전월 대비 3% 상승했다.흑해 곡물 수출 협정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망도 밝지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쌀값 폭락에 항의하는 표시로 수확을 앞둔 논을 갈아엎던 농민들이 다시 아스팔트 위에 모였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규모 농민대회가 열린 지난 16일, ‘내년에도 농사짓게 해달라’는 농민들의 외침이 서울 한복판에 울려 퍼졌다.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양옥희, 농민의길)·식량주권사수-CPTPP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전국먹거리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윤석열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정부에 폭등한 농업생산비 대책과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주최 측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요소값은 kg당 8천원에서 2만원으로, 면세유는 L당 650원에서 1,580원으로 생산비는 다 폭등했는데, 정부에서는 마늘·양파를 수입한다고 하니 앞으로 가격 폭락할 것을 생각하면 살기가 막막하죠”지난 16일 전국마늘생산자협회와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2022 전국마늘양파 생산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서 만난 마늘·양파 농민 고점석(69, 전북 부안)씨는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배우자와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며 이렇게 말했다.이날 대회에 참가한 마늘·양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 수년 동안 수출 증가 추세를 보여온 제주 감귤. 내외정세의 악화로 올해 감귤 수출에 악영향이 생기리라는 전망은 현실화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해외판로가 다변화되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보인다.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의 제주도산 감귤류 수출통계에 따르면, 2019년 2,402톤이었던 제주 감귤 수출량은 2020년 5,823톤, 2021년 6,251톤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또한 2019년 333만9,000달러(한화 약 45억8,745만원)였던 제주 감귤 수출액은 2020년 644만달러(한화 약 88억4
[한국농정신문 한우준·권순창 기자]중국산 감귤 수출이 활성화되면서 한동안 침체상태였던 우리나라 감귤 수출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러시아에서 갑자기 우리나라 감귤을 대량으로 수입한 덕이다. 러시아는 곡물 생산에서는 ‘큰 손’이지만, 과일의 경우 국내 시장의 85%가량을 수입산으로 채울 정도로 국내 재배 여건이 열악하다. 급증하는 겨울 감귤 수요를 주로 중국·중동산으로 대처하던 러시아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산 감귤에서 ‘귤과실파리’가 검출되자 바로 다음 달부터 전면 수입금지조치를 취했다.이에 힘입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제주 감귤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첫 수출이 시작된 이래 말 그대로 전 세계를 돌며 판로를 찾았다. 예컨대 지난 2000년 무렵까진 캐나다에만 한해 최대 5,000톤에 가까운 물량을 보냈으나 수송 중 품질 저하 문제와 중국산 감귤의 부상을 극복하지 못해 오늘날 캐나다로 향하는 감귤의 양은 1/1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어 2012년엔 이역만리 영국에 1,500톤을 보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지만, 검역 문제로 인해 현재 영국으로 향하는 감귤은 없다.최근에는 중국산 감귤의 수입이 막힌 러시아 시장을 확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러시아와 캐나다를 대상으로 하는 제주 감귤 수출은 농가 소득 향상과 내수 조절 등 그 효과가 여러모로 입증됐다. 수출 물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캐나다 등이 무엇보다 ‘감귤의 크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에 국내에서 등한시되는 표준규격 2L 이상인 큰 감귤의 굳건한 소비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국내 소비가 저조한 큰 크기의 감귤을 가공용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수출할 경우 kg당 더 높은 단가를 수취할 수 있어 소득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아울러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소농의 판로를 제공하고 대안농업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알림으로써, 생산자-소비자 간 ‘연결짓기’ 작업을 계속하는 '농민친화적 기업'들도 눈에 띈다. 대표적 사례 중 하나가 친환경 소농들의 친구로 자리잡은 ‘둘러앉은밥상(대표 한민성)’의 사례다.둘러앉은밥상은 친환경농사를 짓는 중소농가의 물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기업이다. 물품 취급과 관련해 한민성 둘러앉은밥상 대표의 기준은 확고하다. △친환경농사를 짓는 소농가 △판로 확보에 현저한 어려움을 겪는 농가 △같은 재배방식으로 생산한다면 상대적으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만남은 과거부터 농민과 도시민 간에 진행된 도농교류의 핵심 활동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래 도시민-농민 교류활동은 과거보다 줄어들었고, 만난다 해도 1년 1~2회 정도의 일시적이고 단발적인 만남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상시적 만남’은 21세기형 도농상생의 핵심 동력이다.괴산-용산 주민들이 만나다충북 괴산군 웅골협동조합(이사장 박형백)과 서울 용산구 다사리협동조합(대표 남기문) 간 만남엔 특징이 있다. 양측 모두 부담 없이, 소소하게, 계속 만난다는 점이다.괴산-용산 주민들의 첫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1960년대 이래 한국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기반으로 중공업 발전정책을 펼쳤다. 모든 경제정책은 ‘수출 확대’라는 지상목표에 복무했다. 도시엔 공장들이 들어서며 산업화가 본격화됐다.그 과정에서 노동자에 대한 저임금 정책, 농민에 대한 저곡가 정책이 동반됐다. 국가는 노동자에 대한 저임금을 유지하기 위해(그럼으로써 기업 이윤 확대와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자의 주식인 곡물 가격도 낮은 상태로 통제했다.이러한 정책은 이후 한국사회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저곡가 정책으로 농사짓고 살기 어려워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한 달 전 죽창을 들고 나락을 불태웠던 정읍시 농민들이 이번엔 벼가 가득 담긴 톤백을 읍·면사무소 15곳에 적재했다. 지난 25일 오전 8시 무렵 신태인읍사무소 앞 주차장에는 이미 스무개 남짓한 톤백이 쌓아 올려졌고, 이날 하루 끝엔 100여개의 톤백이 거대한 벽을 이뤘다.죽창을 든 지 한 달여 만에 농민들이 다시 나락을 쌓아올린 이유는 쌀값 폭락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묻기 위해서였다. 정읍 농민들은 ‘쌀 소비가 줄고 있는데 농민들이 벼를 많이 심어 시장 논리에 의해 쌀값이 폭락했다’는 정부 논리를 새빨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봉산면 일원에서 농민 이봉구(50)씨를 만났다. 새벽부터 논밭에 나와 밥 챙겨 먹을 시간조차 없다는 가을걷이철, 바쁜 와중에 짬을 내 만난 이씨 또한 지게차로 수확한 벼가 담긴 톤백을 옮기고 건조기에 벼를 쏟아붓느라 여념이 없었다.이씨는 인근 논에서 수확해 건조장 앞으로 가져온 벼를 옮기기까지 지게차와 트럭에 몇 번이나 타고 내리기를 반복했고, 건조기 투입구에 맞춰 지게차로 톤백을 이동시킨 뒤에는 쏟아지는 벼를 이리저리 힘줘 조정하기도 했다. 쉽지 않아 보이는 작업의 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