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의 더 나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두 번째 TV토론은 후보자 본인과 그 가족이 얼마나 ‘더 나쁜 과거’를 갖고 있는 지를 폭로하는 선전장이었다. 미국인들이야 자신들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이니 관심이 우리와는 다를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 캠페인은 그 추잡하기로만 따져 역대급이라 한다. 선거때만 되면 공정공명이니, 정책선거니 하는 말들이 마타도어 못지않게 난무하지만 우리는 이게 그저 해보는 입에 발린 소리란 걸 경험칙으로 안다.하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에 따라 초강력 태풍급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우리로서야 지켜보는 마음이 결코 편치가 않다. 더군다나 북한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가 그야말로 풍전등화 신세인지라 더욱 그렇다. 글로벌 평균으로 보자면 우
꼭 3년 전 이맘때, 2013년 11월 22일 농민 2만여 명이 농민운동 연대체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 깃발 아래 서울 시청광장을 가득 메웠다. ‘쌀 목표가격 23만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등 10대 요구안을 내걸고 “쌀값은 농민 값, 쌀은 곧 민주주의!”를 외쳤다.그 3년 뒤 오늘, 어김없이 쌀값대란이 일어났다. 정부는 과잉재고와 가격폭락을 뻔히 내다보고도 뒷북에 생색만 내다 이젠 아예 과잉을 빙자, 농업진흥지역(절대농지) 해제에 나서는 등 투기꾼에게 국민 생명줄을 던져주는 데 혈안이 된 듯하다.한번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비극적으로 반복된다 했던가. 4대강 사업 국민사기, 자원외교 사기, 법인세 인하 부자감세 등 국민을 기망한 MB 정부의 흑역사는 ‘민생대통령’ ‘약속을 지키는 대
직접 농업을 챙기겠다고, 쌀값 21만원 보장한다고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이 됐다. 대통령이 되고는 TPP하겠다고 그나마 간신히 버티는 농업을 온전히 망하게 하려고 온갖 미사여구를 남발했다. 과로로 쓰러져가면서(!)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온통 경제대박을 외치면서 큰소리를 쳐댔다. 전국민이 세월호 아픔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지도 못하는 사이 WTO에 쌀시장을 전면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쌀시장 개방되어도 농민들 살 길 만들어준다고 발표한 ‘쌀산업육성대책’은 10년 전 쌀협상 때 내놓은 대책과 별반 다르지 않았음에도 무슨 쌀을 살릴 비책이라도 되는 양 떠들어댔다.기능성 쌀 종자를 개발해 벼농가에게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더니 결국 한다는 짓이 호남평야 한 가운데로 옮긴 농촌진흥청에 유전자조작벼 시험재배장
‘천벌 받을 놈’, ‘호랑이가 열두 번을 물어 갈 놈’인간이 만든 형벌로도 어찌 할 수 없을 때 튀어 나오는 말이다.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악하거나 법위에 군림하는 자에게 내려지는 형벌인 셈이다. 그런데 천벌을 받았다는 사람도 찾기 힘들고, 또한 천벌이 어떤 것인지 딱 부러지게 말하는 사람도 없다. 다만 최근 들어와서 천벌이 내려질 것이라 확신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일차 대상은 쌀 문제로 청와대다. 쌀값이 폭락하여 30년 전 가격으로 되돌아갔음에도 쌀 수입을 강행하고 있다. 우리 농민이 생산한 쌀은 내팽개치고 외국 쌀은 고분고분 잘도 사주고 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천벌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쌀을 짐승 사료로 쓰면서도 수해 입은 북측 동포에게 쌀을 보내지
충남에서 일부 농업보조금의 지원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전농충남도연맹과 한농연충남도연합회, 쌀전업농충남도연합회 등 9개 농민단체·농업인단체와 충남도가 합의를 이뤄 낸 성과다. 충남도 조례에 의해 지급해온 ‘벼 경영안정 직불금’ 287억 원과 지난 14년간 시행해온 ‘맞춤형 화학비료’ 지원예산 198억 원 등 485억 원을 농가단위로 균등 지불하기로 한 것이다.개선안의 핵심목표는 농업·농촌의 다원적이고 공익적인 기능에 대한 보상이다. 지원방식은 벼 재배여부 및 재배면적과 관계없이 충남도 전체 농가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지불조건은 마을공동체 유지를 위한 회의에 참여하고 고령농 돌보기, 깨끗한 마을 만들기, 폐자재와 농약병 등 쓰레기 수거 등 농촌 환경의 개선과 농촌다움의 유지, 경관보전 활
‘나락값 폭락’이라는 단어가 고유명사가 되었다. 같은 선상에서 ‘나락값 대책’ 역시 고유명사다. 지난달 29일 전남 강진군농민회는 나락값 폭락에 항의하는 장날 선전을 진행했다. 트랙터가 강진읍내 아스팔트를 누볐으나 하루에 천원씩 떨어진다는 나락값을 진정시키지는 못했다. 4만3,000원에서 4만원까지 떨어지는 데 정확히 3일 걸렸다. 추석을 보름 앞둔 시점, 예년 같으면 5만5,000원선에서 형성되던 가격이 이렇게 추락한 이유는 수입쌀 때문이다. 정부창고에 저장된 45만톤의 수입쌀이 250만 농가인구의 숨통을 조인다. ‘재고수입쌀, 대책이 없으면 차라리 바다에 버려라’ 강진읍내에 걸린 농민회 명의의 플래카드 내용이다. 앞으로 한 달 뒤, 농협곡물담당 관계자의 예상대로 작년보다 가격이 20% 떨어지면 시중시세는
전공하는 분야의 국제학회가 마침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게 되어 호주를 방문했다. 해외 여행할 때 비용 절감의 지름길은 외식을 줄이는 것은 분명하다. 어느 나라나 인건비가 나날이 올라가는 추세이기에 어쩔 수 없고, 숙소도 단기 체류 아파트형을 선택한다. 어차피 관광 목적이 아니라 학회 참가이기에 한 곳에서 일주일 가량을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이번에도 자연스레 식사를 위한 먹거리 장만으로 멜버른 시내에 있는 식료품 가게에 들렀다. 빵과 치즈나 야채 등을 구입하면서 느낀 점은 늘 접하는 가격의 저렴함과 더불어 무엇보다 이곳의 먹거리 맛이다. 농산물 맛의 차이가 현저하다. 크기만 하지 아무 맛도 없는 한국 토마토에 비해 호주산은 어린 시절에 먹던 토마토의 그 맛이 살아있다.한국에서 집안 행사 등으로 쇠
시간강사로 있던 학과의 이름이 조금 복잡했다. 환경, 자원, 생명 이런 이름이 들어간 학과는 예전에 ‘농대’ 소속의 학과였지만 IMF 이후 많은 농업대학들이 이름을 바꿨다. 그래서 주로 강의를 하는 학과가 어떤 곳인지 부연을 하곤 했다. 농업고등학교도 이제는 바이오나 생명, 하이테크 같은 말을 맨 앞에 붙여서 언뜻 들으면 대체 뭘 배우고 가르치는 학교인가 싶을 때가 있다. 인척 중에 농고에 진학을 한 학생은 학교 이름에 ‘과학’이란 말이 붙는 바람에, 자기를 과학고에 간 수재로 오해를 해서 자기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를 괜히 해명하곤 한다.지난 7월, 지역에서는 ‘홍농’이라 더 잘 알려진 홍천농업고등학교의 학생들, ‘농고생’을 만났다. 농업이란 이름 붙이기가 면구스러워 곳곳이 ‘신분세탁’을 완료
얼마 전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언뜻 언니들과 GMO에 대해서 우연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한 언니가 요즘 여성농민회에서 농촌진흥청에서 GMO 벼와 다른 작물들도 시험재배를 한다고 반대하고, 소비자들과 아이들에게도 안 좋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게 뭐꼬? 농사짓는 우리들도 피해가 있는기가? 설마 정부에서 우리가 농사짓는 것까지 훼방을 하고 건강에 안좋다는 것까지 수입해서 우리들에게 먹이겠나? 농사짓고 매일 밥을 하는 우리들도 알아야 되지 않겠나? 도대체 이게 뭔지 니가 한번 설명해봐라. 들어는 봤는데 좀 알아야 우리도 조심하고 손자, 손녀들에게도 안먹일꺼 아니가? 하면서 GMO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됐다.언니들도 들어봤을 거예요. GMO는 우리들에게 GMO 농산물, GMO 식품으로 널리
사례 하나, A씨는 토마토를 하우스에 대량으로 재배해 농가소득을 극대화 시키고 싶었습니다. 운 좋게도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비닐하우스에 ICT(정보통신기술)를 도입하여 소위 스마트팜 형태로 농사를 짓게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A씨가 가장 고마웠던 것은 마을 어르신 B씨가 당신이 소유하고 있던 농지 1만평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무려 7년 동안 임차해준 것입니다. A씨는 혹시나 몰라 어르신 B씨와 해당 토지에 대한 임대차계약서까지 꼼꼼히 작성했습니다. 사실 비닐하우스 설치를 위해 5억원의 빚을 졌지만, A씨는 그나마 주위의 도움으로 쉽게 농사를 짓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A씨가 토마토를 재배한지 2년이 지났을 때 어르신 B씨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때부터 A씨는 하루하루가 불행의 연속이었습니다. 돌아가
1930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요한 갈퉁 박사는 ‘평화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이다. 평생을 평화연구에 헌신했으니, 전 세계 분쟁을 연구하지 않은 것이 없고 또 실제 분쟁을 중재하기도 했다. 그 갈퉁 박사가 일전 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1월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면 북미 간에 전쟁이 일어날 겁니다.”잠시 내 귀가 멍해 졌다. 2차 한반도 전쟁이 나면 어찌 될까. 미국이 앞장서 개전하면 우리야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뒤쫓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리 되면 전면전이다. 그래서 어림잡아 남북 공히 1,000만 정도는 죽거나 다치지 않을까 싶다. 통계만 놓고 보자면 내 주변 20% 전후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사지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될 거란 말이다. 나는 주변에
한국에서도 ‘지방소멸’이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2014년 말 기준으로 기초지자체 228곳 중 79곳이 소멸의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2년 전 일본에서도 이라는 책이 출간되어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적이 있다. 현재 일본의 인구감소 추세면 30년 안에 지자체 절반 896개가 소멸한다는 연구결과는 일본 전역을 충격에 빠뜨리며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은 가임 여성의 90% 이상이 속한 20~30대 여성인구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을 인구소멸의 중요 변수로 본다. 즉, 아이를 낳을 20~30대 여성인구가 전체 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을 경우 이 상대비가 0.5에도 못 미칠 때, 이를 인구소멸 위험의 기준점으로 잡는다
지난 6월 25일, 며칠 간의 폭우에도 불구하고 약 1,000여 명의 사람들이 전주 농촌진흥청 앞에 모였다. 이유는 한 가지, 우리 땅에 GMO를 심게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작년 말, 분명 지나가는 사람들 눈에도 잘 띄던 GMO 시험재배장에 써붙여 있던 위험표시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렇다고 GMO 시험재배장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겨졌을 뿐일 것이다. 물론 국민들의 눈이 무서워서일 게다.GMO 시험재배장으로 인해 위기를 느낀 국민들의 관심은 작년 식약처가 자랑스럽게(?) 내놓은 GMO 표시제 개정안을 놓치지 않았다. 엄청나게 많은 반대의견들이 접수됐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식약처는 의견수렴기간을 한달 연장했다. 사람들은 이 연장이 찬성의견을 조직적으로 모으기 위한 기
수입쌀 사료화,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아니다. 속살을 들여다보면 씁쓸하고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수입쌀 재고가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수입쌀은 46만톤으로 전체 재고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도 41만톤의 수입쌀이 들어온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처리대책에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늘어나는 수입쌀은 우리 쌀을 밀어내고 있다. 아예 정부는 팔을 걷어붙이며 우리 쌀 감축에 나서고 있다. 내년에는 3만ha를 감축할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앞두고 2015년부터 수입쌀 처리 대책의 하나로 사료화가 이야기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수입쌀에 대한 용도 제한이 풀렸기 때문에 가능한 주장이었다.일본만 하더라도 2010~2014년 동안 수입쌀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한-중 FTA 발효를 위해 여야가 합의한 결과물이다. 농업계가 실망을 금치 못하였고 허탈감에 빠진 타협이었다. 공산품 수출을 위해 농업을 희생시킨 대가로 주어진 것이어서 더 그랬다. 수 년 동안 농업계에서 요구해 온 수익자부담의 원칙에 기초한 무역이득공유제는 묵살하고,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라는 자발적 기부금을 10년 동안 매년 1,000억원씩 모두 1조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민간기업과 공기업,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등이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부족분은 정부가 출연하게 돼있다.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조성·운용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자유무역협정 농어업법)이 개정돼야 한다, 또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천수답 논, 귀리 경작논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남의 경우 전체 농지의 95%는 모내기를 끝낸 것 같다. 이른 나락은 벌써 새끼거름을 주고 있다.지난 보름, 치열했고 많이 가벼워졌다. 봄은 다 왔고 가을까지는 멀다. ‘금방이여’. 금방이 쌓여 세월이 되었는데 그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모내기는 끝났고 다른 모내기가 기다린다. “뒤도 안 돌아본다”고 말하고 실지 뒤를 돌아보지 않은 농민은 거의 없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 손놀림하는 가식(加植) 얘기다. 기계 조작에 능한 이앙기 기술자는 사각형 논을 인절미 썰듯 나누어 거의 대부분 심고 말지만 그래도 기계 발자국에 씹혀버린 모는 있게 마련이다.모내기하고 남은 모를 논 여기저기에 나누어 던져 넣는다. 사각형의 사각지대,
요즘 우리사회에서 드러난 집단 참사의 하나로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사고가 있다. 그것도 5세 이하 영유아 및 임신부 중심으로 발생한 사망자를 포함해 폐 손상자가 200여명이 넘었다. 또 호흡기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정확한 피해 상황의 규모 파악은 아직 멀기만 하다. 첨가제에 사용돼 사망을 불러일으킨 주요 원인물질들은 이미 독성이 알려져 있었던 물질들이었음이 밝혀졌고, 그 점에서 이번 국내 참사는 이윤에 눈 먼 기업과 무책임한 정부로 인한 전형적인 인재로 보인다. 더욱이 많은 피해자들의 문제제기로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1년에 피해자 구제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5년을 끌면서 그냥 묻힐 뻔한 과정에는 기업과 유착한 연구자들이 있었다. 한편, 최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와 ‘
생일날 아침(그것도 주민등록상 생일), 제일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곳은 카드회사다. 그리고 값싼 경품이나 서비스에 팔린 내 정보를 활용하는 상업회사들이다. 내 건강과 행복을 어찌나 정성스럽게 기원을 하는지. 그런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삭제와 동시에 스팸처리를 해버리곤 한다. 그래도 잘 간직해 두는 메시지는 농민들이나 영농조합이 운영하는 쇼핑몰 문자다. 그 메시지를 보고 있으면 대략 어떤 작물들이 한꺼번에 출하되고 가격이 폭락하는지도 알 수 있어서 지금의 농산물 가격 등락폭을 가늠해 볼 수 있어서다. 하지만 늘 ‘가격폭락, 소비촉진’을 외치는 메시지를 받으면 형편 안 펴는 친정 소식을 듣는 것 같아 마음이 쓰리다. 얼마 전부터 종종 날아오는 문자는 ‘앉은뱅이밀 라면’ 에 대한 홍보다. 지난 2월 앉은
내가 농촌에 들어온 지 20년이 지난 지금 언제부턴가 농촌에서는 농한기가 사라져 버렸다. 20년 전만 해도 농민들은 비록 삶은 풍요롭지 못했지만 이웃들과 함께하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겨울이면 이집 저집 다니면서 제삿밥을 나눠먹기도 하고 여름에는 인근 시원한 계곡에 모여서 단합대회도 하고 밤이면 인근 농민들끼리 한집에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합천 온 들판에 심어져 있는 양파, 마늘 때문에 논에서 겨우내내 종종걸음 치는 농민들을 보면서 지난 20년 동안 합천의 농업환경도 정말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물가는 올라가는데 농산물 가격은 바닥을 치니 아이 키우고 살림하려고 농사규모를 늘리다 보니 어느새 합
한국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농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들어 이제는 특정 대기업의 그것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일까. 정부의 농업정책은 규모화와 기업화를 통해 농업을 육성·발전시키는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통계만 보더라도 바로 알 수 있다.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농업인과 농업법인으로 나누고 이를 합쳐 농업경영체라고 지칭한다. 이에 따라 경쟁력 있는 농업경영체를 육성하고 그 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 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업인은 통상 농민으로 이해하면 되고 농업법인은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으로 나누어지는데, 영농조합법인은 우리가 주위에서 많이 보는 협동조합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