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밭 만들어놓고 첫 골 심는 겨. 시금치랑 쪽파 좀 해보려고. 여긴 시금치 심어. 이거(씨앗파종기)에 씨앗 넣고 천천히 밀면 끝이여. 예전엔 일일이 다 심었는데 (지금은) 크게 힘 안 들이니깐 좀 낫지. 나이도 있고 수술도 해서 (농사) 많이는 못해. 이게 한 800평이나 될까. 40여일 정도 키워서 내려고. 그때 값이나 있으면 좋겠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참깨)농사가 그럭저럭 잘 됐어. 볕이 좋아서 일주일 정도 말렸지. 이건 한 번씩 털었고 저쪽은 이제 해야 돼. 바짝 말라서 금방 끝나. 못해도 두세 번은 털어야지. 그래야 일한 것 같고 속이 시원해. 다 털면 (참)기름 짜야지. 애들도 주고 뭐, 보낼 때야 많지. 남아서 팔면 더 좋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논 2만평 중 조(생)벼만 한 만평 심었는데 태풍(링링)에 절반은 넘어갔어. 잘 한다고 해도 바닥에 깔린 게 많아서 양도 좀 줄 것 같아. 수확 앞두고 비가 너무 자주 왔어. 아무래도 일하는데 지장이 생기지. 바닥이 너무 질어서 기계도 잘 안 나가고. 농협에서 (산물)벼로 수매하는데 명절 전엔 40kg에 6만5,000원이었거든. 근데 명절 후엔 어떻게 될지 아직 몰라. 기다려봐야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복숭아)값이 없으니깐 일손이 안 잡혀. 한 상자(4.5kg)에 못해도 만 원은 받아야 하는데 4,000~5,000원 받기도 힘드니깐. (열매를) 안 따고 놔두자니 썩고 따자니 값이 없고…. 생산비는 나와야 하는데 답답하지 뭐. 지난 비엔 낙과도 많이 생겼어. 매번 좋을 순 없지만 이러면 농사가 재미가 없어. 값이라도 좋으면 괜찮은데…. 복숭아 좀 많이 드시라고 써 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오늘도 새벽에 작업했는데 내일 장맛비가 내린다고 해서 (오후에) 또 나왔지. (담배)잎이 성할 때 좀 더 따 놓으려고. 비가 세차게 내리면 잎에 상처가 나거든. 그럼 아무래도 상품가치가 떨어져. 좋은 놈 일등품이 1만50원(1kg) 정도 받는다고 하니깐. 잘 해놔야 값도 잘 받지. 어느 정도 수확하면 잎을 엮어서 하우스에서 말려. 한 45일은 말려서 손질해야 상품이 되니깐 손이 많이 가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30년 넘게 농사졌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 예전에도 (가격이) 떨어진 적은 있었지만 올해처럼 엉망일 때가 있나 싶을 정도여. 한 6,000평 심었는데…. 지금 작업하는 것도 당장 팔 곳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정리를 해놔야 다음이 있으니깐. 저기 양파도 있지만 값이 없어서 그냥 갖고 있는 거라. (마늘) 수매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받아줄 지도 모르고. 답이 없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취나물 밭인데 김매느라 정신이 없어. 뽑고 돌아서면 또 풀이여. 약 하나도 안 치고 친환경이지. 작년에 심은 것도 있고. 올해 심은 것도 있고 그래. 한 번 심어 놓으면 계속 나거든. 1월이면 수확(시작)해서 5월이면 끝나. 잎이 억세지면 못 먹거든. 한 밭에서 4번 정도 캐요. 지금은 내년 농사 준비하는 거라. 집에서 쉬다가 (오후) 3시부터 나왔지. 한 낮엔 뜨거워서 일 못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고추 줄 작업하고 있어. 이렇게 한 바퀴씩 돌리면 돼. 아침 대충 먹고 나와서 지금껏 이러고 있네. 하도 날이 뜨거우니깐 점심 전엔 끝내려고. 아직까진 잘 크고 있어. 병도 없고. 수확할 때 와야 고추라도 좀 줄 텐데. 다음에 다시 한 번 꼭 와요. 뭐, 바람이야 수확할 때 가격 좋은 거 말곤 없지. 요새 뭐 하나 (가격) 좋은 게 없다고 하니깐. 걱정이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오늘 저녁에 비 온다고 해서 심고 있어. 이 동네는 들깨 모(종)를 한창 심을 시기여. 요새 날이 좀 가물다 싶었는데 비가 제때 올 것 같아서 다행이네. 해갈이 좀 될 것 같아. 없는 사람이 사 먹으려면 그것도 다 돈이여. 이것저것 조금씩 일 삼아서 심었지. 감자, 옥수수, 수박…. 1,000평정도 될까. 그래도 둘이 같이하니 훨씬 낫지. 손발도 잘 맞고 힘도 덜 들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콩, 팥, 옥수수, 감자, 고추 … 집에서 먹는 거 위주로 심느라고 이것저것 많이 했지. 한 2,000평 심었어. 이게 하늘이 도와서 먹게 해줘야지. 안 그럼 힘들어. 작년엔 하도 가물어서 팥은 겨우 서 말 나왔을까. 또, 고라니가 와서 다 뜯어먹고. 그러니 농사짓는 게 쉬운 게 아냐. 매번 그만두고 싶다가고 올해 안 되면 내년에 잘 되겠지 하니깐. 농사꾼은 속고 살기 마련이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영감님이 계신데 몸이 아파갖고 혼자 나왔지. (마늘은) 어제 다 뽑아 놓고 말려놨다가 이제 집에 가져가려고. 한 단씩 (지푸라기로) 묶어서 흙 좀 털면 끝이여. 그래도 둘이 하면 편한데 어쩔 수 없지.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 하다가 영감님이 싫다고 해서 (19)71년도에 내려왔어. 그 때부터 농사지었지. 그럼 몇 년이여? 50년 다 됐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게(보행이앙기) 오래돼 나서 모가 잘 안 심겨. 심고 나면 꼭 이 빠진 듯이 빈 곳이 보이네. 손으로 다시 심고 하려니깐 아무래도 힘도 들고 시간도 더 걸려. 그래도 600평 정도라 반나절이면 될 거야. 바람이야 뭐 있나. 병 없이 잘 크고 올 가을에 쌀값 잘 받는 거지. 작년에 좀 올랐으니 올해도 기다려봐야지. 우리 농민들 마음이야 다 똑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