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현장취재를 다니다 보면 농촌 곳곳에서 지역의 미래를 위해 분투하는 일꾼들을 만난다. 농사짓는 것만으로도 바쁘건만 지역 내에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찾아내고, 실천하느라 몸이 남아나질 않는 사람들이다.그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힘들다? 일이 안 풀려서 속상하다? 공무원들 때문에 답답하다? 그것도 맞다. 그러나 현장 일꾼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고민은 ‘외롭다’는 것이었다.청년농민, 또는 농사는 안 지어도 지역에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려는 청년활동가는 지역에서 또래 청년을 찾기 힘들어서 외롭다고 한다. 지
어느 해인들 곡절 없이 여유로웠던 세월이 있었을까만 2022년 한 해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울화통이 차오를 때가 많았다. 심지어 지금이 2022년이 맞는지 실감이 나지 않고 역사가 거꾸로 훌쩍 거슬러 간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것만 같다.가끔 SNS에서 과거의 오늘을 소환해줄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2015년의 기억은 올 한 해와 거의 다를 바 없는 하루하루였던 것 같다. ‘이대로는 못살겠다!’라는 구호를 들고 전국의 노동자, 농민, 청년, 학생, 빈민, 여성 등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었다. 여성농민들도 전국을
2022년 한 해를 돌아보면 농업계 중요 의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생산비(비료·기름 등 각종 농자재)와 대출금리의 폭등 문제를 비롯해 45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한 쌀값, 마늘 TRQ 수입으로 경남 창녕지역의 마늘 시장 경매 중단 사태도 벌어졌고 배추값 폭등과 배추 산지폐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발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발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양곡관리법 개정이라든가 농협의 당기순이익 최대폭 상승, 코로나로 인한 농촌인력 문제 등도 농민 시름을 깊게 했다.산적한 농업계
기후위기 시대에서 탄소중립은 최우선 과제로 손꼽힌다. 우리 사회는 저탄소에서 나아가 탄소 제로를 목표 삼았고,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어떻게 생산하고 어떻게 소비할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후악당’으로 취급받는 대한민국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실천해야만 한다. 신기후체제에서 인간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신재생에너지이며, 태양광, 태양열, 풍력, 수력 등으로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라고 말한다.하지만 현재 국내의 재생에너지 설치사
지난 1일 북한의 노동신문은 “11월 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2022년도 당 및 국가정책들의 집행정형을 총화하고 2023년도 사업계획과 현 시기 당과 혁명발전에서 나서는 일련의 중요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12월 하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또한 12월 7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 소집 결정도 발표했다. 개최 시기와 장소는 2023년 1월 17일 평양으로 알려졌다.우리가 당 전원회의에서 논의될 내용을 미리 예상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21년 말에 진행된
‘식량자급률’은 ‘사람이 먹는 곡물에 대한 자급률’이고 곡물자급률은 ‘사람과 가축이 먹는 곡물에 대한 자급률’이다.2020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5.8%이고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0.2%에 불과하며, 특히 쌀 이외 밀·대두·옥수수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식량자급률 100% 달성을 위해서는 국산 곡물이 가격과 생산량 측면에서 수입산 곡물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제14조에 따라 5년마다 식량 및 주요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황영모 전북연구원 산업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국내 농업·먹거리문제 전문가 중 ‘먹거리돌봄과 지역 먹거리체계의 연결’ 필요성을 주창해 온 대표적 인물이다. 황 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사회통합돌봄’ 사업에서 먹거리돌봄 영역을 주된 영역 중 하나로 다뤄야 하며, 지역먹거리를 먹거리돌봄 식재료로서 공급하기 위한 실행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일 전주시 전북연구원에서 만난 황 연구위원의 이야기를 정리한다.‘먹거리돌봄’의 정의는?먹거리돌봄이란 사람이 생애주기 속에서 겪게 되는 먹거리 취약성 문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러모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농민들에게 드릴 말씀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일순간 침묵이 길어졌습니다. 그러더니 눈시울부터 벌겋게 붉어지더군요. 이윽고 꺼낸 말은 “농민들에게 제대로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였습니다. 힘이 돼주고자 농민단체 대표와 함께 농성을 시작했는데 도정을 책임지는 행정관료, 농정 당국자에게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한 미안함이 커 보였습니다.5일 현재, 15일째 농성 중입니다. 그리고 지난 1일부터는 곡기까지 끊었습니다. 전북도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소개하는 전광판 아래에
인간은 누구나 배고프지 않을 권리, 따뜻하고 안전한 곳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과거에 비해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 살아가고는 있지만 경제적·사회적 양극화는 더욱 커졌고 도움이 필요하지만 도움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농촌사회의 독거 어르신, 몸이 불편해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이들, 어른의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취약계층 아동 등이 먹거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 우리 주변을 다시금 되돌아봐야 한다.수많은 먹거리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현대사회이지만 손쉽게
농림축산식품부가 10년 만에 조직을 개편한다. 정원도 13명이나 늘어난다. 그런데 신설되는 국이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이고 증원인력 상당수가 ‘동물복지’ 분야에 집중 투입된다고 하니, 새 농정조직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난망하다.농식품부는 ‘미래 농정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면서 유독 반려동물 문제에 치중한 것 같다. 농식품부의 설명에 따르면 “동물학대, 유기방지, 반려동물 산업(펫푸드, 미용·장묘업 등)에 대한 행정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이를 전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 농정 수요’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억지스러운
“농업인 공익수당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하세요!”면사무소 사거리에 농업인 수당 7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니 지역에서 사용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농업인 수당은 지자체 조례에 따라 2년 이상 계속 해당 지역에 주소를 두고 거주하면서 2년 이상 계속 농업경영체로 등록하고 영농에 종사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한다. 그렇다면, ○○시 ○○면 ○○리 ○○아파트에 주소를 두고 14년째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 나 또한 신청 대상자일까?비록 거주하는 집은 아파트지만, 걸어서 5분 정도만 가면 근처 산비탈에 텃밭이 있다. 직장에서 일을 하
그리스 신화에서 곡식과 수확과 대지의 여신인 ‘데메테르’에겐 ‘페르세포네’라는 딸이 있었는데, 어느날 지하 세계를 관장하는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하여 아내로 삼았다. 데메테르는 밤낮없이 딸을 찾아다녔지만 허사였다. 결국 거처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않았고, 그녀가 곡물을 자라게 하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자 모든 대지는 불모지가 되었다. 대지를 황폐화시키며 딸의 귀환을 요구하는 데메테르와 지하세계의 법칙을 구실로 페르세포네를 내줄 수 없다는 하데스 사이에서 고민하던 제우스는 절충안으로 페르세포네를 어머니 데메테르의 나라와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과 기후위기, 전쟁위기는 새로운 양상의 식량위기를 제기하고 있으며 실제 식량수입국들과 한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식량자급률 45%, 곡물자급률 20%인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식량수출국들의 밀 수출 중단 등으로 촉발된 식량위기는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고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질서는 이전으로 절대 회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도 트럼프, 바이든 정부가 자국중심의 보호무역으로 회귀하려는 흐름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예측은 WTO 중심의 다자간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고 겨울이라는 계절이 실감나는 차가운 날이 계속되고 있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날카로워 바깥 활동도 주저되는 날 충남지역 여성농민들은 만사를 제쳐두고 아스팔트 위에 섰다. 여성농민들이 칼바람을 맞으며 아스팔트 위에 설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바로 충청남도에서 여성농민 행복바우처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충남도의 이러한 처사는 충남지역뿐 아니라 전국 여성농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이번 충남도 여성농민 행복바우처 폐지의 문제는 단순히 충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농민 행복바우처 사업은 이미 전국 9개 광
지난해 연말 북은 ‘새로운 사회주의농촌건설 강령’을 확정했다. 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4차 전원회의를 통해 발표됐고 이의 일환으로 연초부터 농촌현대화 계획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북녘의 농촌지역에서는 수만 세대의 살림집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연말을 맞아 완공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북의 매체는 지난달 25일 “사회주의농촌건설 강령이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변혁적 실체로 뚜렷이 과시되고 있는 속에 함경남도 금야군 용원농장 농산 제1·2작업반, 북청군 문동 과수농장 농산 제3작업반, 개성시 덕암농장 소재지 마을에 수백
지난 1월 19일 국회 국민청원 5만명 동의를 받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 회부된 「농민·농업·농촌 정책 기본법(농민기본법)」이 지난 4월 26일 상정됐다. 국회 차원의 법안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 법안의 초안은 국민입법센터(대표 이정희)에서 현장 농민들의 농정 개혁 요구들과 유엔 농민권리선언을 바탕으로 만들었고 관련 설명회도 수차례 개최했다.이 대표는 설명회에서 농민기본법안은 ‘식량주권’을 기본 이념으로 제시하면서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2035년까지 사료 포함 곡물자급률 45%, 2050년까지 60
보통 일년 열두달 중 열한달이 끝나가는 이때쯤 한해 농사에 대한 결산을 어림으로 해보게 된다.2022년도 꽤나 힘들었다. 봄가뭄에 양파 농사는 겨우 반타작으로 만족해야 했는데 여름 시작과 동시에 시작된 비는 침수와 일조 불량으로 과채 작물이 주력인 하우스 농사를 자근자근 밟아놨다. 아주 애간장이 끊어지게 하드만.가을에는 또 가물었다. 가을가뭄이야 봄가뭄보다 견딜만 하지만 제때에 적당한 비가 와서 좀 편해볼까 하는 욕심은 그냥 욕심에 불과했다.농사란 게 날씨에 크게 좌지우지 되는 거라 익숙해질만 한데도 기후변화란 게 진짜 생긴 건지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지난 6월 전북 김제시에 소재한 ‘언니네텃밭 김제공동체’ 작업장에서 농산물꾸러미를 만드는 여성농민들을 만났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9세. 김제공동체를 이끄는 강다복 대표는 여성농민들에게 가장 먼저 본인들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줬다고 했다. 작업장에서 만난 김정임(81)씨는 언니네텃밭에서 일하면서 처음 돈을 ‘소유’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 소유로 돈을 직접 만지는 건 처음이었지. 손주들 용돈 주는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어.” 여성농민으로서 자부심이 한껏 묻어났다.여성농민들은 농촌 핵심 인력임에도 조력
지난해 11월 여성농어업인육성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농어촌지역 양성평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에 여성농업인단체들은 여성농업인의 날을 제정하고 여성농업인 행동지침을 선언한 바 있다. 그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지침은 과감하게 귀농을 단행하여 여성농민이 된 나에게 격한 공감의 지침이 되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1. 여성농업인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성장 중심적 사회발전을 멈추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지구 생명체들의 공생과 행복, 지속가능한 삶을 우선순위에 두는 가치관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다.2. 여성농업인은 성별, 나이,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에 따른 현행 농협중앙회장 및 지역 조합장 선거제도는 깜깜이 선거, 기울어진 운동장 등 비판 여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선관위도 2015년, 2019년 두 차례 국회에 법 개정을 권고했으나 정치권의 ‘눈치 보기’로 농민조합원 의견이 빠진 선거제도로 두 번의 선거가 끝나고 2023년 3월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지역농협 조합장 선거에 맞춰「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의 개정도 시급하다. 1,118개 조합 및 209만 조합원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