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결산을 하고 새해를 맞이한 농민들은 그저 허탈하다고 말한다. 이미 예견된 농가경제의 위기상황은 아무리 아우성쳤어도 공허한 메아리였다. 300명 국회의원 중 어느 한 명도, 농림축산식품부의 수많은 공무원 중 어느 한 명도, 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누구도 농민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인 이가 없었다.2022년 3/4분기 통계청 조사 결과 농가의 경영조건이 전년대비 21.2%가 악화됐다고 한다. 농가 판매가격지수는 1%로 상승했고, 농업 투입재가격지수는 28.3% 상승하는 등 경영조건이 악화됐다는 수치가 발표됐다.그
도시와 농촌이 인연을 맺어 보편적 먹거리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이 위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핵심사업이었던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기하려는 시도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특정감사로 자치구 공공급식센터를 집중 타깃으로 삼으면서 관련 업무를 위축시킨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사업의 지속성을 위협하며 공공급식이 갖는 의미를 훼손시키려 한다.농촌의 기초자치단체가 서울의 자치구와 협약을 맺고 농산물을 공급하는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2개 구가 참여하고 있다
각 지자체 먹거리보장기본조례에 따르면 먹거리 기본권은 모든 사람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안전하고 영양이 풍부한 먹거리를 연령, 성별, 물리적·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른 차별 없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권리라고 볼 수 있다.이는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와 제34조 제1항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제37조 제1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윤석열정부가 대대적으로 내건 ‘탈원전 폐기’에 그간 방심하다가 한 방 제대로 얻어맞은 느낌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4일 발표한 태양광 이격거리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덧붙여 산자부는 지자체별로 상이한 이격거리 조례가 재생에너지 보급에 주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라고 이격거리 가이드라인 발표 이유를 밝혔다. 풍력은 이번 이격거리 가이드라인에서 빠졌지만, 언제 다시 물밑에서 논의가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대부분이 농산어촌에 집중되고, 주민이 아닌 외부 업자 주도로 시행되는
‘상급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 직원의 무리한 업무지시와 인신공격으로 숨이 막힙니다. 과도한 업무지시로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개인 생활도 다 포기하고 살고 있습니다. 새벽에도, 주말에도 전화해서 자료를 당장 달라고 해 사무실에 나가는 일의 반복입니다.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자료의 질이 떨어진다,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격 모욕 발언까지 들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부장님께도 반말은 기본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자괴감이 들고, 부모님이 저의 이런 모습을 알면 얼마나 슬퍼하실지 걱정됩니다. 갑질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의 심정을 알 것
제주 하면 생각나는 게 감귤, 파란 바다, 그리고 그 바다에서 작업을 하는 해녀가 대표적일 것이다. 해녀분들이 바다에서 작업하는 것을 제주에서는 물질이라고 한다.요즘 귤 철에는 해녀분들이 감귤밭에서 일하는 게 흔하다. 필자도 이번 감귤 수확을 해녀분들에게 부탁해서 일을 했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이번 감귤 수확은 큰 낭패를 볼 뻔했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에 12월 폭설을 맞게 된 것이다. 인력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다가 2,000평 정도 되는 감귤밭을 포기해야 할 뻔했다. 2년 전에도 폭설이 와 귤이 전부 얼어 수확도 못 하고 모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우리나라의 식량안보 정책은 어디까지나 식량 수입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이는 ‘식량자급률 향상’을 농정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석열정부에서도 변함이 없다. 당장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새해 들어서도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 나서며 양곡관리법 개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한편, 언제든 필요한 만큼 식량을 수입할 수 있는 공급망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이를 정리한 기자가 잘못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해당 인터뷰에는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 내 유통망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등장한
그린벨트 해제 논의가 또 시작됐다. 그린벨트는 도시 주변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도시의 무질서한 확대 방지 등의 목적으로 지난 1971년 도입됐다. 하지만 ‘개발’ 논리 앞에서 번번이 흔들리고 있다. 규제 완화를 선언한 윤석열정부 역시 그린벨트 해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비수도권 지자체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과감한 규제혁신과 협업 강화로 지방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명분을 밝히면서 그린벨트 규제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비수도권 지자체에 그린벨트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가 태양광발전시설 이격거리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산자부는 현재의 이격거리가 태양광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을 앞세우면서 지역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전국에 무분별하게 난립해 있는 태양광 시설로 인한 문제를 개선해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해주기보다 그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이번 조치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피폐해진 농촌주민들의 삶을 내팽개친 격이다. 또한 태양광 관련 기업을 위하는 조치라고 밖에 볼 수 없으며 지방분권을 무력화시키려는 조치이기도 하다.현재 농촌에는 수많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밝았다. 부디 꽃피는 봄이 오면 움츠러든 마음과 함께 평화의 기운도 활짝 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국내외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올해 경제를 다소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세계 경제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역시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북한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봉쇄 등의 철저한 통제와 가뭄·홍수 등 기상 악화, 북중교역 차질에 따른 비료 부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거기에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국제제재는 북한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물이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24절기 중 마지막인 대한(大寒)이다. 겨울의 큰 추위라고 하는 대한이 지나면 설을 맞이하게 된다. 실제로 대한보다도 더 춥다는 소한도 지났지만 영하의 추운 날씨는 여전히 몸을 웅크리게 한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새콤달콤한 귤과 군고구마를 먹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힘겹게 길을 나서야 하는 계절이다. 따뜻함이 더욱 그리워지는 겨울은 우리 주변을 한번 더 돌아보게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겨울철은 특히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따뜻한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부자연스럽고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논의 전개 과정이나 논리 하나하나가 다 결함투성이지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개인에게 막대한 이권을 안겨준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일찌감치 논의가 종결됐어야 할 사안이다.생각해 보자. 단임제인 선출직을 연임제로 바꾸려 한다면 당연히 현직은 배제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번 연임제 논의는 기괴하게도 ‘현직 소급적용’을 처음부터 못 박아두고 시작했다. 게다가 농협중앙회장 선거 구조상 현직 회장이 타 후보들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놓여있음
몇 해 전에 필자가 사는 곳 주변 옥출산 자락에 대규모 퇴비공장이 들어선다고 하여 급히 면 대책위를 꾸려 막아낸 적이 있다. 그 이후 대책위는 활동을 접고 해체되었지만 우리 면 지역사회에 환경 관련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에 쓸 요량으로 대책위 통장은 총무였던 필자가 관리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 개인이 장기간 관리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느껴져 지역사회에 이월하겠다고 이장단 회의에 제안했다. 의견이 분분했다. 면 이장단협의회에서, 면민회에서, 혹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관리하자는 의견들이었다. 만약 ‘주민자치회’가 설치·운영되고 있었더라면
쌀과 한우는 우리 농업을 대표한다. 지난해 쌀값 폭락의 고충이 한우농가에서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 농업이 처한 위기를 마치 쌀과 한우가 함께 짊어진 듯하다.쌀과 한우의 공통점이라면 첫째, 농민들이 그동안 다른 농사에 비해 해볼 만한 농사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젊은 후계농이 농촌에 많지 않은데 그래도 쌀농가와 한우농가는 후계농이 있다.둘째, 쌀농가와 한우농가 모두 생산비가 안 나온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책임을 진다면서 국내 농축산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할당관세로 수입을 확대한다.
2023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정치개혁’이라는 아젠다가 선두에 서고 개혁이슈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농업계에서 반드시 개혁해야 하는, 매년 최우선 개혁순위에 포함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농협 개혁이다. 농협은 농민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중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늘 적폐로 불리고 있다. 그 이유는 농협의 행태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2021년, 2022년 국정감사에서도 농협의 돈잔치는 질타와 비판의 대상이었다.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성장하면서 큰 수익을 올렸다니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있다. 2021년 농
지난해 12월 30일 나주시 우시장을 갔다.소를 키우고 있던 농민회 후배가 “형님,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란 말이요. 겁먹은 한우농가들이 얼마나 많이 소를 팔라고 올까 무섭소”라는 말에 새벽같이 우시장을 찾았다.평소에 3분의 1도 안 되는 나주축산농협 우시장이 비육우, 한우, 송아지로 완전히 꽉 들어찼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오전 8시부터 비육우 암소 경매는 대부분 1kg 최저가 7,000~8,000원대로 한 달 전만 해도 9,000원대 가격이 10% 이상 하락한 장세였다. 한우와 송아지는 더욱 심각했다. 40개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숫자의 힘이 이렇게 큰지 몰랐다. 그저 오늘의 해가 지고 내일의 해가 뜨는 것일 뿐인데 2022년에서 2023년이 된다는 규칙을 만들어 놓으니 그동안의 힘든 일은 뒤로한 채 무언가 새로운 출발점에 선 듯 가슴이 뛴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세상이 어디로 갈지 미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투쟁하는 동지들이 있고, 지역에서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짜내는 희망일꾼들이 있기에 우리의 새로운 1년에 기대를 품게 된다.‘전남교육실천회의’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최근 몇 년간의 전남 22개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지난해 어려운 농업 현실에서도 김치사업으로 농가의 판로를 열고, 상생을 위해 지역공동체 활동을 모색하는 농민회가 있다. 한겨울이 새봄을 품고 있듯 고단한 현실일수록 더 가치 있는 희망을 혼자가 아닌 함께 일궈가는 가톨릭농민회 원주교구 평창백오포분회(평창가농). 유난히 겨울이 긴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평창가농영농조합법인에서 백승진 분회장(60)을 만나봤다.지난해 생산비 폭등·쌀값 최대폭 하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었다. 평창가농은 어땠나?우리는 김치사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해였지만, 농자재값이 너무 올라
2023년이 시작됐다.현실이 답답해도 미래가 밝다면 우리 농민들의 얼굴엔 희망이 가득 차오르게 된다. 제도가 속속 바뀌고 새로운 시스템과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먹고사는 방식이 변해도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국민들이 먹고 사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지난 1998년 IMF 시절 많은 회사가 문을 닫고 농민들이 빚더미에 오르는 등 고물가·고금리·고환율(3고)로 어려움이 생길 때도 그랬고, 지난해 똑같이 반복된 3고 위기 속에도 국민들이 먹고 사는 생명 창고를 굳건히 지키는 그 든든한 버팀목은 언제나 농촌이고 농민들이었다.이제 농촌과 농업
법정기한을 훌쩍 넘긴 2023년 정부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확정됐다. 2023년 정부 총예산은 638조7,000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5.1%(31조원)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 2023년 예산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789억원 증액돼 17조3,574억원으로 확정됐다. 국가 전체 예산 규모가 늘어나는 것처럼 농업예산 규모도 늘어나고는 있지만 농업예산 비중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2023년 농식품부 예산은 정부 총예산의 2.72%를 차지한다. 이는 역대 가장 낮은 비중이다.국가 총예산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