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 막막합니다.” 귀농 7년차라고 밝힌 40대의 젊은 농부는 쓴웃음만 지었다. 애써 웃음지어 보이는 그의 모습 뒤로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하우스가 흉물처럼 버티고 있었다. 지난 주말 동안 전북 정읍 지역에 쏟아진 37cm의 기록적인 폭설에 포도 시설하우스 13동 전부가 붕괴된 것이다. 뜯기고 찢긴 비닐과 엿가락처럼 휘어진 하우스 철골 위엔 당시에 쌓인 눈이 녹지도 않고 그대로 얼어붙었다.기자가 폭설피해 농가를 취재한 지난달 26일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현장방문도 예정돼 있었다. 피해농민을 위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 신속한 복구 지원을 지시하기 위한 일정이었다.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모습이 읽히는 듯 했다. 농협이
혹한이 전국을 강타하고 폭설로 시설하우스가 무너져 내리던 지난달 25일 광주지방법원은 한 농민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사유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다.지난해 5월 농민들은 계속되는 쌀값 하락으로 인해 고심하고 있던 중 정부가 밥쌀 수입 입찰공고를 내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몰려가 항의시위와 농성을 했다. 모내기철로 농민들이 가장 바쁜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농성에 참여하는 농민들이 끊이지 않았다. 논을 둘러보고 장화를 신은 채 농성장을 들어서는 농민들은, 그 만큼 밥쌀 수입에 대해 또 그로인한 쌀값 하락에 대해 속 깊이 근심하고 있었다.2014년 9월 정부는 쌀 관세화를 선언하면서 MMA 쌀에 대한 용도제한을 폐지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수입쌀의 30%를 밥쌀로 의무수
쌀 값 폭락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초과 수요량 34만톤 중 14만톤에 대한 시장격리가 이뤄지지 않아 쌀값 반등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이미 쌀값은 10년 전 수준인 15만원 선이 붕괴됐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선거 공약 ‘쌀값 17만원을 21만원으로’라는 현수막의 글씨는 선명하게 농민들 머릿속에 남아 있는데, 21만원은 고사하고 그 당시 쌀값이라도 보장 되었으면 하는 것이 농민들이 간절한 소망이다. 대통령의 약속마저 무색해진 지금 과연 농민들이 농정에 어떠한 신뢰를 보낼까 의구심이 든다.정부는 쌀 값 하락의 원인을 생산과잉으로 보고 쌀 감산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올해 쌀 정책의 핵심은 재배면적 3만ha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지역별로 감축 목표를 제시토록 했다. 그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진심이 담긴 투쟁은 짧게 끝나지 않는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의 학교 앞 화상경마장 개장에 온 몸으로 맞서 온 용산 주민들의 투쟁이 지난달 26일로 1,000일째를 맞았다. 천막농성은 735일째다. 아이들의 교육환경과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처절한 투쟁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투쟁보다 가볍다는 말은 결코 간단히 내뱉을 수 없을 것이다. 화상경마장 인접학교인 성심여중·고교의 교장이며 주민대책위 공동대표이기도 한 김율옥 수녀를 만나 주민들의 지난 1,000일을 돌아봤다.용산화상경마장을 둘러싼 최근의 상황은 어떤가.지난해 5월 화상경마장이 정식 개장한 이래 매주 금·토·일요일마다 경마가 진행되고 있다. 주민, 학부모, 교사, 시민단
작년 12월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4차여성농업인육성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했던 여성농민 담당부서는 외면한 채 그나마 여성농민들의 공동경영주 등록이 가능해 진다는 사실로 만족해야 했다. 지난달 20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16기 2차년도 대의원총회를 열었다. 강다복 회장님이 3년의 회장 직무를 정리하고 내려오시면서 신임회장으로 김순애 부회장님이 전여농 16기 2차년도부터 회장직을 수행한다. 전여농은 인선을 할 때면 내려가는 사람도 새로운 사람도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대의원총회가 되지 않는다는 속설이 언제부턴가 생겼다. 오늘도 어김없이 김순애 회장님을 추대하면서 여성농민들은 울고 웃으며 대의원총회를 마쳤다. 지역에서 가지고 온 갖가지의 음식으로 총회가 끝난 후 풍성하게 저녁까지 먹었다.
올해도 농업전망은 어둡다. 새해를 맞으면서 올해 농사 계획을 세우는 농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뭘 심어야 할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쌀값이 20년 전 수준으로 폭락한 상황에서 어느 농사 하나 희망을 걸 만한 것이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기후로 인해 월동채소는 작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격마저 형편없다.이러한 농민들의 고심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개최한 2016년 농업전망대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2016 농업전망대회에서 예측한 올해 농업전망은 한마디로 “어둡다” 이다.올해 농업생산액은 43조7,950억원으로 2015년보다 3.3% 감소하고, 호당 농업소득은 1,041만원으로 2015년보다 3.1% 감소하는 것으로 발표됐다.결국 농가경제는
농산물 제철 꾸러미 사업의 출발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즉 전여농이 2009년 시작한 ‘언니네텃밭’이 원류다.제철 꾸러미 사업은 이름 그대로 텃밭에서 가꾼 제철 먹거리를 소비자들과 나누는 사업이다. 얼굴 있는 생산자와 생산자를 알아주는 소비자가 연대와 협력으로 농촌을 살리고 아울러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는 도농 상생의 모범 사례다.더불어 전여농의 꾸러미 사업은 여성농민이 주체로 서는 사업이다. 여성농민은 농촌사회를 지탱하는 중추다. 농업노동의 대부분을 감당하고 있으며 또한 가사 육아를 전담하며 실로 슈퍼우먼의 삶을 감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사회의 가부장적 문화가 완고해 여성농민이 가계의 주체, 농업경영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여농은 여성농민이 텃밭 농사만이라도 독립
중국경제가 휘청거린다. 단기 조정국면이란 사람도 있고 장기침체, 적어도 10년 이상 간다는 말도 있다. 중국 제조업 가동률이 60%까지 떨어졌다. 공장 10개중 4개는 논다는 거다. 설비투자가 급감하면서 한국산 철강제품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저유가로 석유화학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조선업으로 먹고사는 거제와 울산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조선업계 중 한계기업은 2015년 말 기준 18%, 거대 메이저 조선업체 노동자는 올해부터 회사마다 3,000명에서 1만명까지 구조조정 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작년 두산인프라코어라는 회사에서는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을 강요해 물의를 일으킨바 있다. 다가올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자본의 방식은 노동자를 쉽게 해고하는 것과 임금을 낮추는 것이다. 이것을 보장하기위해 만든 것이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연 대국민 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사전에 준비한 각본에 따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연출돼서다. 기자회견의 방식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내용이다.지난해 11월 수많은 농민들이 서울 한복판을 메우면서까지 벼랑 끝에 내몰린 농업·농촌·농민의 현실을 전했음에도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농민을 상대로 80kg 기준 17만원 수준이던 쌀값을 21만원까지 회복시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농민들은 지난해 11월 전국농민대회에 이어 연말까지도 밥쌀용 쌀 수입중단과 쌀값에 대한 대책을 촉구해왔다. 게다가 이상기후로 인한 병충해와 습해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지난 12일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이 선출됐다.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농협중앙회장은 농민대통령이라며 관심을 보여 왔다. 허나 농민들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철저히 소외됐고 관심조차 가질 기회가 없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의 문제로 인한 불행한 단면이다.어찌됐든 앞으로 농협중앙회를 4년간 이끌어 갈 회장은 이렇게 선출됐다. 김병원 당선인은 강력한 농협개혁을 주창했고,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의 공약권고안 전부에 서명한 두 명의 후보 중 한 명이다. 더불어 김병원 당선인은 농업경제지주를 폐지하겠다는 파격적 공약도 내놓았다.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그런데 선거 당시 내 놓은 공약이 실현되는가의 문제는 지금부터 당선인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다수 농민들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여성농민은 우리 농촌을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지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농촌사회의 여성지위는 더욱 낮다.지금 우리 농업 농촌은 여성농민들에 의해 지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성농민이 차지하는 인구비율, 농촌사회에서 여성농민의 역할을 봐도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농민은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여성농민운동의 오랜 투쟁의 성과로 「여성농어업인육성법」이 제정돼 2001년부터 시행됐다.이 법의 목적은 ‘여성농업인의 권익 보호, 지위 향상, 모성 보호, 보육여건 개선, 삶의 질 제고 및 전문 인력화 적극 지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기본계획을 5년 마다 세울 것을 법에 명시해 올해 제4차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김태환 전 농협중앙회 상무가 지난 12일 농협축산경제 새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그러나 선출 당일 아침 농협중앙회 앞 풍경은 마냥 경사스럽지만은 않았다. 이날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는 축협조합장 20인의 밀실선거로 이뤄지는 농협축산경제 대표 선출방식과, 이로 인한 비리 실태와 농민 소외 풍조를 규탄했다. 중앙회장 및 축산경제 대표 선출에 앞서 농협에 노골적으로 직격탄을 날린 것은 축산단체 중 유일한 행보다. 이날 규탄 기자회견 직후 농협중앙회 인근 카페에서 김홍길 한우협회장을 만나 좀더 자세한 의중을 들어봤다.농협축산경제 대표 선출에 즈음해 강력한 대응을 하게 된 계기가 뭔가.농협중앙회는 항상 비리에 둘러싸여 왔고 이번에도 역시나 연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