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태어나 자라났지만 농촌은 제게 식물도감 이미지로만 있었습니다. 농촌에 살게 되리라는 생각은 해 보지도 않았는데 어린 아들의 사고와 농사짓고 싶다는 남편 덕에 농촌에 내려왔습니다. 한 3년 울고 나니 농촌이 달리 보이더군요. 농촌이 생명을 키우는 곳이라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삶을 되새김질하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이 농촌이구나 싶었습니다.1997년 농촌에 내려와 18년째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처음 내려왔을 땐 남편이 농사를 전혀 몰라 친정에서 1년 동안 농사를 배웠습니다. 그 즈음 광주에 사시는 선배님이 안완식 박사님의 등 농촌에 사는 데 길잡이가 되는 좋은 책들을 몇 권 두고 가셨습니다. 책 속의 방법으로 몇 년 동안 심어
오늘은 어머님과 들깨 수확을 했습니다. 들깨 수확 후에는 양파나 심을 수 있을까, 마늘이나 시금치는 심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들깨를 털면 가을걷이가 마무리 되어가는 셈입니다. 들깨는 어정쩡하게 남은 논밭의 귀퉁이에 심습니다. 어디에 심어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이지요. 올해는 들깨가 풍년인가 봅니다. 큰 키를 하고서도 마디마디에 들깨씨가 들어있어서 촐촐 흘러내리는 모양새가 사랑스럽습니다. 들깨를 터는 어머님의 표정이 한없이 밝습니다. 들깨나 참깨, 토란 같은 작물은 주로 어머님의 농사입니다. 파종과 수확을 돕기는 하지만 대부분 당신께서 돌보십니다. 갈무리를 잘 하셔서는 가끔 시간이 나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찾는 즈음을 기가 막히게 아시고는 때를 맞춰 인근의 오일장에서 내다팔곤 하십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이곳 남해는 농지가 좁아서 농가당 경지면적이 육지의 절반 수준입니다. 허나 다행스럽게도 겨울날씨가 따뜻해서 월동농사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밭이든 논이든 이모작을 합니다. 하다 보니 봄에는 마늘수확과 모심기가 겹치고, 가을에는 나락 수확과 마늘파종, 시금치파종으로 전쟁을 치르다시피 합니다. 지금은 딱 그 막바지입니다. 그러니 요즘의 하루는 참으로 귀하디귀한 시간입니다. 그 중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은 날씨입니다. 윗지방은 가뭄이 극심하다던데 이곳은 모자람 없이 비가 내렸습니다. 아니 추석 전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집집마다 논을 말린다고 고생을 했습니다.겨우 논을 말렸는가 싶은 며칠 전에 또 비예보가 있었습니다. 다들 비가 내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일을 마치려고 전쟁을 치르다시피 했습니다. 덜 마른
▲ TPP-FTA대응 범국민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TPP 가입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 TPP-FTA대응 범국민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정부가 연내 예비협의를 시작하겠다는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일본의 무관세 쌀 추가개방 등의 여파로 국내 농업계는 한목소리로 TPP반대에 힘을 쏟고 있다.TPP가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타결됐다. 지난 7월 하와이에서 열린 각료회의 무산 이후 연내 타결이 어렵다는 일각의 전망을 미국과 일본의 주도적 역할로 3개월만에 반전시킨 것이다.TPP 타결 이틀 후인 7일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TPP 가입여부와 관련 “연내 예비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또 다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정부는 높은 수준의 새로운 글로벌 통상 규범이 될 TPP 타결을 환영하며, 앞으로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
지형적으로 늪지대인 법수, 논농사가 주업이었던 이곳에 시설재배가 하나 둘 생겨가면서 지금 법수의 풍경은 하얀 비닐하우스 파도 같단 느낌이다. 단작화 되어가는 농촌의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도 토종을 지키고 가꾸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 박미선(48세)씨는 여성농민회 회장으로 토종에 대한 책임으로 하우스 옆 논두렁을 이용해 황색얼룩콩과 보리콩을 심어 가꾸고 있다.첫해에 황색얼룩콩의 수확은 좋았다고 한다. 논두렁에 드문 드문 심어야 된단다. 황색얼룩콩을 수확해서 잡곡세트를 만들었다. 황색얼룩콩은 검은콩처럼 밥에 넣어 먹는다. 밥에 넣어먹으면 밤색이 약해진다. 늦콩으로 서리가 오고 나서 수확을 해도 된다.보리콩은 보리심을 때 심는다고 해서 보리콩이다. 늦가을 심어서 땅 속에서 겨울을 나고 이름봄에 올라온다.
이 바쁜 가을날, 일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틈에도 세상 사람들은 또 어찌 알고 또 각종 놀이를 잘도 만들어 놨습니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입니다. 봄축제가 주로 꽃잔치 라고 한다면 가을은 역시 열매의 잔치, 결실의 잔치가 주를 이룹니다. 그러니 봄보다 훨씬 풍성한 지역축제들이 많습니다. 때마침 마을인근에서도 맥주축제가 있습니다.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하는 축제를 본 따서 남해의 독일마을에서도 축제를 하는 것입니다. 나 같은 맥주 마니아들이 절친한 벗들을 초청해서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며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노라면 더없이 재미있을 것을, 안타깝게도 일 년 중에서 가장 바쁜 농사철인지라 엄두를 못 내고 쿵쾅거리는 음악소리에 마음만 출렁입니다. 가을축제를 즐기는 것도 역시나 농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왜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행복바우처 제도를 도입한 배경이 궁금하다.농촌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영농활동에서 여성의 역할과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여성농민들의 사기진작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신규 추진해왔다. 경기도는 올해 2년차 사업으로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개선해 경기도만의 정책으로 특화시켜 나갈 것이다. 평소 누리기 어려운 여가활동의 기회를 제공하여 바쁜 농사일로 지친 심신을 힐링(healing)해주는 생산적 복지정책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또 행복바우처 제도는 카드사용으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올해 2년차인 경기도는 지원대상과 지원금액 등을 더 확대했다. 그간 사업비 증액 건의가 꾸준히 있었던 바, 지난해 10만원 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강원도는 올해 처음 복지바우처 제도를 도입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 현재 농업분야에서 여성노동력은 농업의 유지·발전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복지혜택에 있어 다양한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소외된 여성농민의 권익 향상 및 늘어나는 문화·레저 등의 수요에 부응하는 사업을 마련하고자 고심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농민을 위한 바우처 사업을 도입하게 됐다. 반복되는 가사와 노동에 지치고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기 힘든 농촌지역 거주 여성농민에게 문화와 여가생활 기회를 제공해 영농의욕을 북돋아주고 삶의 질 향상에 미력하나마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현장에선 여성농민에게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홍보 부족과 전달체계 미흡을 원인으로 꼽는데, 강원도의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여성농민의 문화적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행복바우처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여성농민들은 대체적으로 여성 농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단 목적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정된 대상이나 비용 등 내용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존재하는데다, 자칫 시혜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여성농민의 문화복지정책이란 방향이 흐려진다는 우려도 존재한다.행복바우처 제도는 지난 2012년 지자체 중 충북도가 처음으로 시행한 후 현재 경기, 강원을 포함해 3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성농민의 사기 진작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세 군데 모두 10~20만원 수준의 일정금액을 바우처 카드 형식으로 지원한다.이에 지역 여성농민들은 행복바우처 제도의 의의에 공감하고 시행을 환영하는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 농진청)이 개발한 GM벼가 안전성 평가를 마무리짓고 ‘일단은’ 산업용으로 심사 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쌀에 대해 민감한 시국인 만큼 농민들은 GM벼 산업화 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심사 신청이 확정 안 된 상태에서 계획을 발표한 것은 재배용으로 가기 위한 ‘간보기’가 아니냔 우려도 있다.농진청은 지난 9일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에서 ‘2015 유전자변형작물(LMO) 개발 안전성 포럼’을 열고, 기능성 강화 벼(GM벼) 개발과 안전성 평가에 대해 발표했다.이번에 발표된 GM벼는 레스베라트롤 성분을 포함한 벼로, 포도에서 레스베라트롤을 만드는 유전자를 추출해 벼에 주입시킨 것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포럼에서 약 5년여간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농업과 농촌이 위기를 맞았다. 급격한 고령화로 노동력이 급감하는 실정인데다 시장개방, 기후 변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올해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 농진청)의 국정감사는 농진청이 과연 농촌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농기계, 농자재, 종자 개발 등 질책과 현장 중심의 개선 요구가 쏟아졌다. 국감을 통해 농진청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본다.‘현장 맞춤형’ 농기계 개발·보급해야최근 농촌이 급속하게 고령화됨에 따라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고 농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기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도작은 기계화율이 98%로 대부분 기계화됐지만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는 밭농사는 아직도 기계화율이 절반에 그치고 있다.새정치민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