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결실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황금빛 나락이 들녘에서 물결치는 풍경을 떠올리는 수확철이 다가왔지만 지금 농촌현장은 재해 피해복구에 시름하고 있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지으려면 때에 맞춰 수확하고 제값에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50일간의 긴 장마가 끝나고 뒤를 이은 4개의 태풍으로 농작물은 속수무책 피해를 입었다. 생계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농사현장에서 농민들은 앞날이 그저 막막할 따름이다.8월부터 9월초까지, 며칠사이 연이어 발생된 태풍은 피해복구의 시간도 주지 않았다. 8월초에 시작된 태풍 ‘장
2021년 정부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재정이며 역대 최대 확장재정이다. 지금도 여전히 활개치고 있는 코로나19는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역중심으로 온 사회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 속에 내외부적인 위협요인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지출 증가가 필요하다.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1차 확산 때와는 또 다른 양상의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사라질 것만 같던 바이러스는 인간의
지난달 초부터 의사들이 의과대학 증원문제로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농촌에는 의사가 없어 병원이 사라지고 있다. 긴급한 상황이 벌어지면 최소한 30~40분 이상 차를 타고 가야 응급실에 갈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사수를 늘리고 취약지역에 공공의료기관을 늘리는 것이 당연하다.특히 올해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수준은 아주 낮다. 이는 농어촌지역의 의료공백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어촌여건을 생각하면 의료인력 증원은 시급한 과제다. 이 문제
2020년은 고난의 시간이 연속적으로 휘몰아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사회재난에서, 냉해, 수해, 이제는 초강력 태풍까지 올해 농사는 거의 망쳤다고 말할 정도로 농업의 피해는 막심하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공급될 농산물 물량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른다면 농민들은 어느 정도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농산물값이 조금만 들썩해도 등장하는 수입산이 있기 때문이다. 수입농산물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 잡았다. 더 이상 수입농산물을 빼놓고 국내 생산
지난 15일 광복절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예배가 불씨가 됐다. 연일 200~3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제2차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것이다. 정부는 이에 지난 19일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단행했다.그리고 지난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경기·인천시교육감 등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 소재 유·초·중·고·특수학교에 대해 오는 26일부터 9월 11일까지 고3을 제외한 전 학년 학생들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학
여성농민을 우리는 이 땅의 어머니라 부른다. 여성농민의 굵은 손마디에는 농민으로서의 삶과 농촌여성으로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성농민은 농업생산의 주체이면서 농촌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의 리더이나 과거에도 현재에도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며 의무만을 강요받은 채 살아가고 있다.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에서 지난 6월부터 조사한 여성농민 성평등 실태조사 결과는 여성농민들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농민으로서 직업적 지위, 여성농민의 노동가치, 여성농민의 의사결정 권리, 직업적 역량 등은 농업현장에
친환경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2000년도부터 시작된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이 20년째를 맞았다. 제4차 5개년 계획도 올해로 종료되는데 이에 따라 정부는 제5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년간 친환경농업은 부침이 있었지만 많은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친환경농업이 인증제 중심, 자재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자성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지난 4차 5개년 계획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마침 지난 19일 친환경 농민단체와 소비자단체인 생활협동조합 관계자
유례없던 긴 장마는 전국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다. 중부지방에는 50일 동안 긴 장마가 이어지며 집중적으로 비를 쏟아냈고 인간이 만든 구조물들을 파괴해나갔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500년에 한 번 올 만한 규모의 비였다. 문제는 이번 폭우와 같은 예측불가능한 이상기후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예측이 불가능한 이상기후는 너무나 위협적으로 인간을 무력화시켰다. 지난 8일에는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주변마을이 물에 잠겨 큰 피해가 발생했다. 섬진강은 100년에 한 번 내리는 비를 견딜 수준으로 설계됐
농협중앙회가 2012년 사업구조개편을 하기 전까지 농협 개혁의 핵심은 신경분리였다. 농협중앙회는 신용사업, 경제사업 그리고 교육지원사업을 중앙회라는 단일조직체계에서 운영해 왔다. 이런 구조는 돈이 되는 신용사업에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경제사업과 교육지원사업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 각각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농협 개혁의 본질이었다. 농민들은 참으로 오랫동안 신경분리를 요구했고 이명박정부 들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협개혁위원회에서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안이 마련됐다.문제는 농
며칠 동안 계속된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자연 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날들이 계속되고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등 그 피해는 심각하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도 농업재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전국에서 많은 농민들이 참석해 농업재해 대책마련이 농민들에게 얼마나 절실한지 보여주는 시간이었다.농사는 하늘이 도와줘야 가능하다. 그래서 농민들은 기상상황이 변화해 일어나는 일들에 상당부분 수긍하며 그 변화에 누구보다 잘 대응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상기후
정부가 지난 3일부터 농지이용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오는 11월 30일까지 4개월간, 26만7,000ha(178만 필지)의 농지가 대상이 된다. 농지이용실태조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년 실시하는 것으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올해는 조사 대상 면적을 대폭 확대하고 불법임대차 의심농지와 농업법인의 불법소유 의심 농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아울러 농식품부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5년 간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소유권이 변동된 농지도 조사한다고 밝혔다. 관외경작자의 농지원부와 농업경영체 등록정보의 임대차
농민들의 기나긴 투쟁 역사 중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쌀이다. 농산물 수입개방 시대에서도 마지막까지 지켜내고자 했던 것이 바로 쌀이었다. ‘쌀값은 농민값’이라고 말할 정도로 쌀은 농업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쌀은 점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쌀은 잡곡류와 함께 밥이라는 형태로 국민들 식탁에 오른다. 코로나19 확산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소중하지만 잊고 지냈던 식량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는 고통 속에 살고 코
지난해 7월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염도가 높아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염해간척지에는 20년간 태양광 발전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태양광발전업자들에게 간척지가 태양광발전의 새로운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의도 면적의 20배 규모의 염해농지에 안정적인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만들어졌다며 환영하고 있다. 이미 태양광발전업자들에 의해 멀쩡한 간척지를 염해간척지로 둔갑시켜 태양광발전부지가 만들어지는 중이다.농지법을 개정할 때 우려했던 일이 훨씬 빨리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악용해 사익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 발표됐다. 미국의 뉴딜정책에 버금가는 한국판 뉴딜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야심차게 준비된 자료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와 저성장·양극화의 문제에서 빠져 나갈 강력한 돌파구가 필요했고 이전 정부처럼 미국의 뉴딜정책을 가져왔다. 5년간 일자리 190만개를 만든다는 구상인데 농사지을 사람이 없는 농업에서의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디지털과 그린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듯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 사회안전망 확충도 더해졌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활성화되고 우리의 일
올해 첫 시행하는 기본형 공익직불제 신청이 지난달 30일 마감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0월까지 지급 대상 농지·농민 등 지급요건에 대한 검증과 준수사항 이행점검 등을 거쳐 직불금 지급대상을 11월 경 확정한다. 그러나 지난해 직불제 관련 법률 개정 과정에서 제기됐던 문제가 접수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특히 직불금 지급대상 농지를 2017년~2019년 사이에 1회 이상 직불금을 받은 농지로 제한한 것에 농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면적이 작아 직불금을 신청하지 않거나 새로 임차한 농지를 이전에 농사지은 농민이 직불금을 신청하지
지난 4.15총선 결과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역대 유례 없는 여당의 압승이었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헌법 개정을 빼고 단독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의지만 있으면 개혁입법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과 같다.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에 국민들은 촛불혁명을 완수할 토대를 만들어 주었다. 문재인정부 임기가 2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그간 미진했거나 야당의 반대로 이루지 못한 개혁입법을 처리할 절호의 기회다.농정개혁도 마찬가지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농정은 언제나 뒷전이었다. 지난 3년간 문재인정
최근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지은행의 발전을 위한 농민단체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30여년간 변화 발전돼 오고 있는 농지은행 사업에 대한 역할을 재정립하는 자리였으며 농지은행의 중장기비전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농업생산 기반인 농지가 줄어가는 현실에서 농지은행의 역할은 막중하다. 초기에 농지은행은 농지의 중개 기능만을 담당하다가 2000년대 들어 농지의 수신과 여신 및 수탁 기능도 담당하게 됐다. 농지은행은 임대수탁사업을 통해 임차농민과 농지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하지만 과도한 이자와 수수료로 농민들의 부담을 가중시켜
지난달 30일 정현찬 신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취임했다. 농특위는 문재인 정부의 농정개혁 청사진을 만드는 것이 그 임무일 것이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와 대통령의 무관심으로 새 정부 출범 2년이 다 돼서야 겨우 첫발을 내딛었다. 뒤늦은 출범으로 농민들은 과연 농특위가 농정개혁의 청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농특위가 농정개혁안을 만들어 낼 시점이 되면 문재인정부는 임기가 끝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다수 농민들은 농특위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
얼마 전 대서마늘 주산지인 경남 창녕, 합천지역에서 대서마늘 첫 경매가 열렸다. 농협 산지공판장에서 올해 처음 실시한 대서마늘 경매가격은 1kg당 평균 2,500원~2,600원으로 지난해 1,500원보다 상승했다. 창녕과 합천의 경매가격은 농협의 수매단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 지난해 마늘 가격 대폭락 속에서 무너져가던 마늘생산자들에게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이다.1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면 마늘생산자들에게 참으로 힘든 나날이었다. 1년 전 창녕 농협공판장에서 열린 첫 마늘 경매에서는 한때 경매가 중단되는 사건이 발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잠 못 이루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또 다시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추가 행동 경고에 접경지역 주민들은 혹시나 군사충돌이 발생될까 긴장감에 사로잡혀 하루하루를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 농번기로 농사일이 한창인 접경지역 농민들은 코로나19에 이어 휘몰아친 위협 속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민들이 소망하는 통일은 또 다시 한걸음 더 멀어져가고 있다.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불어온 따뜻한 평화의 바람은 우리를 잠시 단잠에 빠뜨렸다. 단잠은 한반도에 일상적으로 도사리고 있던 전쟁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