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연탄이 가장 많이 팔렸던 최대 성수기는 1986~87년도였다. 이 시기의 전국적인 연탄 수요는 2,400만톤이었다. 산업용은 제외하고 가정용만을 집계해서 그러하였다. 그런데 서기 2000년도의 가정용 연탄 소비량은 120만톤으로 줄었다. 기름보일러와 도시가스의 보급 확대로 13~14년 사이에 무려 95%가 감소한 것이다.내가 연탄 때던 시절의 얘기를 취재해보겠다고 나섰던 때가 2001년 9월 어느 날이었는데, 그땐 이미 ‘연탄의 시대’가 저만치 과거 속으로 물러난 뒤였다.-자, 모처럼 우리 집에 놀러 온
Q.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금실’이라는 딸기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부모님께도 사 드리고 싶어 시장엘 갔는데, 세상에 2kg에 5만원이 넘네요. 이 딸기는 뭔데 이렇게 비싼 건가요?A. 금실 딸기를 대접받다니, 좋은 친구를 두셨군요. 국내에서 재배·유통되는 딸기는 설향 품종이 80% 이상이지만 근래 들어 금실·킹스베리·비타베리·메리퀸 등 다양한 품종들이 조금씩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금실은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이 2017년에 설향과 매향을 교배해 개발한 품종입니다. 생산성이 월등한 설향에 비해 수확량이 떨어지는 반면 당도와 외관, 보관
이번 겨울은 한파와 쌓인 눈을 여러 차례 만났다. 장독대의 장독마다 백설기 같은 눈을 한 뼘 넘게 이고 있다. 그 옆에 무명 솜이불 속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있는 듯한 애기동백꽃이 앙증맞다. 핸드폰으로 찰칵! 색이 바래거나 찢어지고 구멍 난 곳들을 가려서 화장하듯 온통 하얀 눈으로 덧씌워 놓은 풍광, 이쁘네! 는 잠깐이고 불편한 수고는 길어진다. 조만간 배달될 난방비고지서까지 눈에 어른거려 금세 움츠려진다.라디오를 틀어 놓은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넣고 눈을 쓸었다. 쌓인 눈으로 비닐하우스가 폭삭 내려앉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아이고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약 두 달 반 동안은 그야말로 나에게 농한기였다. 작은 과수원에서는 이 기간 동안 별로 할 일이 없다. 그저 가끔 둘러 보기만 하면 된다. 바람이 세게 분 다음 날이라든지 눈이 엄청 많이 온 다음 날에는 무슨 일 없는지 살펴보곤 한다. 특히 나무가 부러지지는 않았는지, 농막은 괜찮은지, 철망이 넘어지지는 않았는지, 멧돼지나 고라니가 들어오지는 않았는지 두루두루 살피기 위함이다.이제 지난주부터 동계 전정을 시작으로 금년도 작은 유기농 사과 농사 8년차가 시작됐다. 앙상했던 가지에 물이 오르고, 연푸
다음 주 일요일(2월 5일) 정월대보름 풍년기원제를 위해 어제, 오늘 달집을 지었습니다.적량면농민회, 청년회의 참여로 멋진 달집이 세워졌습니다.
무릎 관절 통증에는 맥켄지운동이 효과적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특히 많은 중년층 분들이 호소하는 통증 중 하나가 바로 무릎 통증일 텐데요, 한의원이나 병원에 가면 대부분 “무릎 주변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세요”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무릎이 아파서 운동을 하기 힘들거나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맥켄지운동법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맥켄지운동은 무릎 관절 가동범위를 증가시키고 통증을 줄이며 균
1960~70년대에 독일에 파견되었던 간호사와 광산노동자들이 애당초 약정한 근로계약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계약이 만료됐다 해서 미련 없이 짐을 챙겨 귀국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드물었다. 어떻게든 체류 기간을 연장하려고 궁리를 했다.파독(派獨) 시기별로 독일당국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책이 조금씩 달라지기는 했지만, 광부들에게 엄격했던 것과는 달리 간호사들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의 연장 신청을 받아주기도 했다. 1973년에 출국하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한 광산에 투입됐던 김원우 씨의 얘기를 들어보자.“우리가 갔을 때는 계
나에게는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큰 조카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작은 조카가 있다. 도시에서 어린이집 교사로 살던 시절, 결혼한 오빠 집에서 3년 정도 함께 살면서 아침밥 먹여 어린이집 출근길에 등원하고, 퇴근길에 같이 하원해서 씻기고 함께 잠들던 애틋한 조카들이다. 내가 귀농한 뒤론 매년 여름방학, 겨울방학 그리고 조금 긴 연휴마다 내가 사는 시골에 온다.이번 명절 연휴는 조카들과 함께 화천 신랑 집에서 보냈다. 화천의 겨울은 홍천보다 더 하얗고, 더 춥다. 신랑 집은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데, 집에서 하우스로 가는 경사길에
Q. ‘조합장 선거’, 늘 비리투성이라는데 우리나라 선거법이 적용되지 않는 건가요?A.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민간 부문의 공정하지 못한 선거문화를 지적합니다. 불법행위와 불공정선거가 만연해 있던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보자는 방향성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윽고 2004년 노무현정부는 그 이듬해 7월부터 실시되는 조합장 선거를 선관위에 위탁하도록 각 협동조합 관련법을 개정했습니다.하지만 금품이 오가고 고발이 난무하는 부끄러운 문화는 전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2014년에는「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겨울농사 대봉곶감을 완판으로 한 해 농사가 마무리되었다. 올 겨울은 눈도 많이 내리고 춥다가 봄처럼 따뜻한 날씨에 어리둥절, 겨울비도 해갈이 될 만큼 많이 내렸다.한 달을 그냥 쉬다가 농사를 시작한다. _()_
해마다 연말이면 입시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며 점수발표 후 원서를 내고 당락이 결정됩니다. 수학능력시험의 점수가 발표되면 으례히 만점자들의 인터뷰가 있기 마련입니다. 만점자들의 인터뷰에서는 공부의 비결을 묻는 것이 필수처럼 되어 있습니다. 2022년 수학능력시험에서는 만점자가 3명 나왔으며 예전처럼 어떻게 공부했냐는 인터뷰가 있었습니다.위 3명 학생들의 인터뷰에서 밝혀진 공부의 비결은 ‘꾸준히’였습니다. 그래도 뭐 본인만의 다른 방법이 있지 않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굳이 말하자면 그래도 꾸준히”였습니다. 다소 생뚱맞지만 이런
1960년대 말 혹은 70년대 초,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州)의 뒤셀도르프 시립병원 안에 있는 기숙사에는 1966년에 파견된 63명의 한국인 간호사들이 기거하고 있었다.어느 주말 오후, 마침 퇴근 시간이라 근무를 마친 간호사들이 하나 둘 기숙사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그들보다 먼저 삼삼오오 몰려와서 기숙사 입구를 지키고 있는 남자들이 있었다. 인근 광산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이었다.간호사들의 퇴근행렬이 기숙사 앞에 이르자, 어슬렁거리던 광부 사내들의 움직임이 제법 기민하고 용감해진다. 뭐, 그래봐야 그들의 프러포즈는
자세히 오래 보아야 대상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고 어떤 시인이 말하더니, 그것이 사람이나 사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요즘 지역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쨍한 햇살입니다. 육지에서는 흔하디흔한 가을 아침의 안개도 자주 보기 어렵습니다. 이 강한 햇살을 받고 자란 농산물들이 그 어디보다 맛나고 탐스럽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으니 참 뒤늦은 깨달음이지요. 게다가 사람들도 이 강한 햇살의 기운을 받아서 씩씩하고 힘이 넘칩니다.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가는 추운 겨울 아침에도 물옷을 입고서
얼마 전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의 유튜브 방송 중 식량문제를 다룬 동영상이 있어서 들어 본 적이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생물학자는 인류의 식량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고, 그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말하는지 궁금했다.그의 결론은 소비자가 많이 사는 서울과 같은 도시에 식물공장을 짓고, 농민들로 하여금 농산물을 생산하게 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 기후·환경이 급변하니 안정적인 식량생산을 위해서 식물공장이 답이라는 취지였다.한마디로 실망이었다. 도시에 식물공장을 짓고 농민 누구를 농사짓게 한다는 것이며, 이들이 도시에서 살 집은 또
Q : 맛있는 제철과일 딸기, 과연 몸에도 좋은가요?A : 상큼하고 달콤한 딸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970년대 후반 대부분 노지에서 재배되던 딸기는 봄에만 맛볼 수 있었지만, 1980년대 이후 비닐온실이 보급되며 지금은 한 해 생산액이 1조4,757억원(2021년 기준)에 달하는 겨울철 대표 ‘열매채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제철이 늦은 봄에서 겨울로 바뀌며 겨울 대표 과채류가 된 딸기는 맛도 좋지만 몸에도 아주 좋습니다.딸기는 몸에 좋은 생리활성 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특히 설향 품종은 겨울철 많이
A. 한국인이 설날에 꼭 챙겨 먹는 떡국. 새해에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뜻으로 먹는 떡국은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합니다. 떡국떡의 주재료인 쌀에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외에도 미네랄과 비타민B군이 들어 있습니다.떡국의 맛은 깊은 육수 맛에 달려있습니다. 육수를 내는 주재료는 원래 꿩고기가 으뜸이었으나 꿩을 구하기 쉽지 않아 보통은 닭고기로 국물을 냈습니다. ‘꿩 대신 닭’이란 속담도 여기서 나왔습니다.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요새는 보통 맑은 소고기 육수나 사골국물을 씁니다. 굴·멸치 등 해산물도 많이 쓰입니다. 한우육수에는 감칠맛을
무려 대통령의 업무를 본다는 사람들이 잘못된 주소, 라벨을 다시 뽑을 정성도 없이 오기를 볼펜으로 찍찍 긋고 연하장을 발송했다.(대통령의 무게 따윈 없는 것을 많은 걸 바란 건가.)또 농민들의 삶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라는 자는 듣도보도 못한 본인의 신년사를 무려 책으로 제본까지 하여 무슨 교서라도 되는 양 수권을 사무실로 보냈다. (후략)
아름다움을 위해, 건강을 위해 식단 조절을 하다 보면 단맛이나 짠맛처럼 자극적인 맛이 당기기도 하고, 양이 부족해 음식을 더 먹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식욕을 참는 것도 한두 번이지, 반복되는 식욕은 한밤중에 비빔밥을 비비게 만듭니다. 식단 조절을 하고 싶은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당기는 입맛은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요?식욕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포만중추와 허기중추가 주로 조절합니다. 포만중추는 배가 채워짐을 인식하고 음식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게 하고, 허기중추는 허기짐을 느끼고 입맛이 당기게 합니다. 식욕 억제 호르몬으로 알려
1973년 1월 29일에 김포공항을 이륙한 김원우 씨(당시 30세) 일행은 장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쾰른의 본 공항에 착륙하여, 다음 날인 30일 저녁에야 독일 중서부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있는 한 탄광촌 기숙사에 도착했다. 함께 비행기를 탔던 전체 인원은 100명이었으나 절반은 다른 지역으로 가고, 나머지 50명이 그곳에 배치된 것이다. 전남 강진 출신의 김원우는 같은 또래의 박완채, 조계석과 기숙사의 같은 방을 배정받았다. 그 둘은 모두 우리나라 서남부지역의 유일한 탄광인 화순광업소 출신이었다. 바로 옆방에는 강원도 팀이
어느새 겨울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동지를 전후로 경남 거창 시골 마을은 오랜만에 겨울다웠습니다. 예로부터 농민에게 눈소식은 봄가뭄이나 병충해 시름을 미리 덜어 주기도 했습니다. 펑펑 내린 눈으로 제일 신난 건 동네 아이들이었지요. 학교 운동장에서 손이 시린 줄 모르고 크고 작은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들 덕에 저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눈 구경을 지레 포기해서인지 논밭에 소복이 쌓인 눈 풍경이 더 반갑고 아름다웠습니다.그러나 같은 땅덩이임에도 전라도는 17년 만에 가장 큰 폭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