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일단 아이들이 늘 집에 있고, 집에 마련해 둔 식량이 빠른 속도로 소비되고 있으며 애들은 낮에 일 나간 엄마 대신 먹기 위해 할 수 있는 음식 조리의 가지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미세먼지가 덜 한 것 같은 올해 유독 맑은 날씨와 피어난 꽃들을 보자니, 사람세상 말고는 자연은 평온한 듯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기후이다. 예전 같으면 3월 중하순 진달래가 먼저 피고, 벚꽃이 피고 그렇게 봄꽃이 이어졌는데, 올해는 벚꽃과 진달래가 같이 피고 지고 있다.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냉해가 왔다. 올 겨울
대체 이놈의 세상은 끝도 없이 추접 속에 빠져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옛말에 자고로 남자는 아랫도리 단속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 성착취! 돈을 버는 그 잔인함의 정도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착취의 대상은 여성! 노예녀를 보면서 느끼는 남성들의 즐거움! 매스껍다. 그것이 남성의 본성인가! 절대 아니다.쾌락과 행복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쾌락을 추구하면서 상대인 누군가의 인간성을 말살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는 없다. 대체 그놈의 죄를 짓는 성산업의 권력은 죄다 남성들이다. 물론 남성 전부가 그러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n번방에서 희희
“다 죽여 버려야 해.” 딸들의 SNS엔 분노에 가득 찬 글이 넘쳐납니다. 다양한 국민청원엔 수백만명의 사람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단죄할 수 있을까?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소름끼치는 범죄가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났습니다.아니 그전에도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 했습니다. ㅇ양, 장자연, 버닝썬 등 당장 기억하는 사건들입니다. 힘 있고 돈 있는 자들은 그 어떤 죄를 지어도 권력만 있으면 용서가 되고 면죄부를 받고 처벌받지 않은 것에 대한 결과는 더욱 더 은밀하고 잔혹하게 범죄의 소굴을 만들고 있었
38가구가 사는 우리 마을에 단 한 명의 어린이인 은서는 책가방까지 사놓고 오매불망 입학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체계적인 공적 사회에 편입하게 된다는 소속감이랄지, 젖내나는 유(乳)자를 떼고 배움길에 나서는 학생이 되는 경건함이랄지 아무튼 어린 마음이 일렁이겠지요. 그런 입학과 신학기 개학이 코로나19 사태로 전례 없이 미뤄지고 있으니 아이들도 어른들도 적잖이 당황스러운 것입니다.학교가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사회적 돌봄을 받는 공간이기도 하다 보니 이 갑작스런 사태에 대한 대처가 막막한 것이지요.
우리집 아이들은 2월 둘째 주부터 시작된 봄방학 그리고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연기돼 한 달째 집에서만 살고 있다. 한적한 시골집 아이들에겐 가장 안전한 자가 격리이자 본인들에게는 생애 더 없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생각해보면 돌쯤부터 시작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그리고 학원까지의 사회생활은 꽉 짜여 있었고 소위 멍 때릴 시간도 없던 아이들의 시간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놓여져 버렸다.지루하고 답답할 것 같은 아이들은 그저 한적한 이 시간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집에서 한없이 뒹굴고, 마당에 나와 서성거리고, 주변에서 냉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권력은 참으로 신의 권력보다 높게 여기던 건물주보다 더 막강파워를 구사했다. 때가 때인 만큼 마스크 구입 행렬에 줄을 서지만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어쩌라는 건지 오후 2시부터 팔고 있다. 이미 오전부터 줄을 선 행렬에 그저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인류는 바이러스 때문에 멸종할 수도 있다고 한 말이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그런데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지는 사람이 유독 집안에 여성만 있는 건지 마스크 사려는 행렬을 보거나 매장을 보면 여성들이 훨씬 많다. 그러면서 가족 것을 챙기다 보니 좀 많이 사야 한다
막내딸은 여행 중이다. 한국인 입국 금지국들이 늘어나는 추세라 한다. 이러다 ‘지구촌 미아’ 되는 거 아니겠지? 어머님은 입원 중이시다. 그 병원은 코로나19 거점 병원으로 지정돼 당장 모든 환자들이 퇴원해야 했다. 둘째 시숙님은 식당을 하신다. 하루에 두세 팀의 손님이 전부다. 일하는 분을 그만두게 했어도 월세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 하신다.동네엔 때 아닌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개학을 연기하고 개원을 못 하는 곳이 생기면서 마땅히 돌봐줄 이가 없는 아이들이 농촌마을로 오게 된 것이다. 마을회관이 폐쇄되고 경로
농산물 가공법인 운영을 앞두고서 농업기술센터에서 법인설립 교육을 여러 날 동안 진행했습니다. 사실 법인이라는 것이 5인 이상 구성만 해놓고서는 운영은 개인이 알아서 하면서 형식적인 이사회 운영구조가 허다하니 설립에서부터 운영 전반에서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고자 여러 날의 교육과정을 잡았나봅니다.그 과정에 자기소개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꾀 많은 강사가 주문하기를, 자기소개를 하되 농사작목은 무엇이고 어떤 식의 농가공을 희망하며 얼마의 소득을 기대하는지를 중심으로 하라고 했습니다. 상대의 요구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중심으로 말하는
휘영청 밝고 둥근 보름달이 떴다. 대보름달이라 역시 크고 밝다. 대보름은 농촌에선 농사의 시작, 마을공동체에는 한 해 동안 몇 안 되는 큰 행사이다. 달집을 만들어 태우고, 지신밟기에 풍물소리까지 들리는, 그리고 마을에 설거지를 하러 가야 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살짝 들뜨기도 하는 등 대보름을 기다리는 감성은 여전하다.풍물소리와 마을 어른들의 어깨춤을 지켜보다 흥에 겨워 얼렁뚱땅 어깨춤을 따라 해보기도 하고 달집태우기, 쥐불놀이에 대한 아득한 기억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빨갛게 달아오른 숯을 넣은 찌그러진 깡통을 손에 쥐고 싶었던 때였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성격 좋고 무던하고 물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사람일까? 모나지 않고 둥글게 사는 게 나쁘지는 않지만 때로는 성격 좋은 사람 때문에 여럿이 힘들 때가 있다. 상대적으로 무엇을 하려면 성격 좋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이 밀고 나가야 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 마련이다. 성격 좋은 사람은 그냥 따라오거나 별말 없이 가면 된다.그래서 성격 좋지 않은 내가 종종 억울해지는 일도 있지만 나는 내가 맘에 든다. 악착같이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지난날도 잘 살았다고 얘기할 수 있고 앞으로도 나는 잘 살 것이다. 할 말 다하고
내 나이 쉰셋의 설은 태어나 처음으로 차례상 없는 설이었다.어릴 적 종갓집이었던 우리집은 일 년 열두 달 제사가 없는 달이 없었다. 없는 살림에 배를 곯던 날이 허다했지만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제삿날이나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몇 해 이후 맏며느리인 엄마는 제사를 하나로 줄이겠다고 선언하셨다.작은아버지와 고모님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제사상을 준비해야 하는 이의 선언을 누구도 막지 못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도 지금까지 엄마는 며느리가 없는 덕에 혼자서 제사와 명절 차례상을 차리신다.신혼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서 농업·농촌의 대내외적 여건과 주요 현안들을 고려하여 2020년 10대 농정이슈를 선정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농경연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우리 농정의 방향을 끌어간다고 보면 가장 적절할 것입니다. 농정당국이 농경연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농정을 수립하거나, 농정당국이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의 내용을 농경연이 연구 조사해서 사업의 타당성을 뒷받침해주기 때문이지요.그렇다면 정작 최대의 이해당사자인 농민들은 매년 발표하는 농경연의 농정이슈를 찾아보느냐?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간 농정당국의 정책이 현장의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