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둘러봐도 골치 아프고 한숨 나오는 기사들만 가득하다. 그러다 눈이 번쩍하는 기사를 만났다. 최신이거나 단독, 심층기사여서가 아니었다. 그 기사로 무뎌진 마음의 회로가 켜지고 용기를 새로이 얻어서다. 사연은 이렇다. 7월 9일 자로 5년을 꽉 채운 기자 생활. 제대로 하고 싶었던 것만큼 헤맸던 시간으로 일은 좀 익숙해졌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점점 쪼그라들고 있었다.이때 취재차 제주에서 만난 한 농민은 기자의 질문에 “인터뷰가 탐탁지 않다. 이미 지면에 수십 번도 더 깔렸다. 그런데도 깡그리 무시하고 가잖나?
곧 추석이 다가온다. 사과 농가들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 조생종 사과 수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수확에 앞서 돌아보면 봄철 냉해와 우박, 여름철 수해와 태풍까지 기후위기 속 극심한 자연재해를 겪었다. 또한 탄저병과 갈반병이 급속히 퍼져 농사짓기 참 힘든 한 해였다.‘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것은 사과~’ 어릴 적 흥얼거렸던 구전 동요다. 이 동요에도 나오듯이 우리는 사과가 빨갛다는 사실에 익숙해져 있다. 자연의 이치대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돌면 사과는 자연스레 빨갛게 색이 난다. 자연이 주는 빨간 사과는 맛과 향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3월 8일 치른 전국 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장의 초선·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지역 농·축협이 운영을 재정비하는 기점이 되고 있다. 본지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농·축협 여덟 곳을 격주로 소개함으로써 전국 농·축협 임직원·조합원들이 각자 조합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원전 관련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부산에 살다가 30년 전에 처가인 경주로 이주해왔다. 부산 기장에도 원전이 있는데 공사할 땐 지역이 활성화되다가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3일, 6월과 7월에 내린 극한 호우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농축산물 피해 지원금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대파대와 입식비 50% 지원을 100% 지원하고, 일부 품목은 단가도 인상할 방침이다. 농가별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최대 520만원의 특별위로금도 지원하며, 호우피해를 입은 논콩, 가루쌀 등 전략작물직불금 대상 작물은 경작이 불가한 경우에도 직불금을 지급한다. 또한 농기계와 시설에 자연재해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농어업 시설 복구 지원 보조율과 동일한 35%를 적용, 최대 5,000만원
폭염이 한풀 꺾이고 폭우가 쏟아진 지난 23일, 서울 도심 아스팔트 위에 등장한 근조와 상복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상복과 근조는 현재 우리나라 농민이 내몰려 있는 극한 상황을 처절하게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 농민과 농업이 현재 낭떠러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전국의 여성농민들이 서울에 모였다.비가 쏟아지는 아스팔트 위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여성농민들로 가득 찼다. 전날부터 쏟아진 비는 뜨거웠던 아스팔트 열기를 식혀주었지만 습한 열기는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비옷에 상복까지 겹겹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이나,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식의 책 제목을 나는 반기지 않는다. 오히려 ‘오직 사람만이 절망’이라던 어느 철학자의 글귀에 공감한다. 섣불리 ‘희망’을 입에 올리는 건, 엄중한 현실을 모르는 자의 유치한 낭만이거나, 발본적인 비판의 칼날을 무디게 만드는 알리바이에 불과하리라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절망이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수상쩍고 위험한 젊은이들이 꽉 막힌 농업·농촌의 현실을 어긋내며 탈출로를 만들어 온 내력을 되짚어보면 알 수 있다.50여년 전, 충남 홍성군에서 젊은 농민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듯 도시에서 40년을 산 나는 어렸을 때 경주에서 밀농사를 짓는 할아버지를 보았지만, 농사를 짓기 전까지 농사의 農자도 몰랐다. 귀농 첫해 고추를 심고 콩도 심었는데 고추는 모종을 사다 심고, 콩은 옆집 할머니에게서 메주콩을 얻어서 심었다. ‘하늘이 농사짓다 도망갈까 봐 첫해 농사는 잘되게 한다’는 말처럼 어설프게 농사를 지었지만, 농사가 아주 잘 되었다.특히 콩 농사가 잘 돼 당시 지인이 운영하는 평택 생협에 메주콩을 보내게 되었는데, 맛을 보더니 감칠맛이 없다고 토종콩들을 몇 가지 보내주었다. ‘콩에 무슨
농사짓겠다고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을 억누르고, 사무실 생활을 과감히(?) 정리하고 땅을 구하고 작물을 선택하고 비료 구입하고 하던 때가 2007년이었으니 벌써 17년이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들어가려던 마을은 골프장이 2개나 들어서 농지가격이 몇 배로 올랐다. 땅을 구입할 엄두도 못 낼 뿐더러 임차하기도 꽤나 힘들었다. 그러니 그 마을에는 들어갈 빈집도 구하기 힘들어 시내에서 출퇴근하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하지만 사무실 시절 운동했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시민사회단체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농민회에서 나를 찾았다. 농민회
조생종벼 수확이 시작되면서 올해 나락값 결정에 농민들 촉각이 곤두서있다. 그런데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정부소유 산물벼 5만톤을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나락값 결정에 치명적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2022년 쌀값 최대폭락으로 농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최소한 생산비가 보장돼야 하고, 일정 수준의 생활을 담보할 수 있는 쌀의 공정가격이 필요하다는 열망 속에 ‘양곡관리법’ 개정 논의가 불붙었으나, 곧 정쟁의 대상이 됐고 대통령 거부권으로 사그라졌다. 양곡관리법 거부권 이후 정부는 후속대책으로 올해 수확기 쌀값 20만원(80kg)을
서울시는 올해 초 허가를 받지 않고 증설한 불법건축물의 이행강제금을 두 배로 올렸다. 실제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더라도 불법으로 증축하거나 개축하는 게 더 이익인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제도를 보완한 것이다. 1991년 도입된 이행강제금은 농지뿐 아니라 건축물에도 부과되는 제도다. 최근 농지법의 개정도 이러한 흐름과 다르지 않다.농지투기를 막기 위한 목적의 농지법 개정 내용 중 농지 불법 사항에 대해 원상회복 명령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이행강제금을 매년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불법행위에 대해 추가로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하
인정하자. 정말 힘든 여름을 보냈다. 아니, 보내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무절제가 만들어낸 자연의 분노 앞에 전 세계가 휘청거렸다. 더 이상 기후위기가 아니다. 기후재난이다. ‘앞으로 몇 년 남았다’가 아닌 이미 다가온 미래다. 에어컨 없이 견딜 수 없는 지금은, 결국 그 에어컨으로부터 시작됐다.여기에 우린 더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다. 분노 바이러스의 확산이다. 나에 대한 원한이 아닌 이 세상에 대한, 도무지 참을 수 없고 특정할 수 없는 분노로 인해 누구라도 길을 걷다 죽을 수 있는, 그런 시대를 맞았다. 광기가 일상화돼버렸다
농촌지역은 고령화율이 높은 반면 젊은 인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인구감소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공급의 제약이 많아 전입자보다는 전출자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전출자, 특히 젊은 사람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자녀교육문제가 항상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돼 왔다. 자녀교육을 위해 주민이 농촌을 떠나면 지역 내 학생 수가 줄어들어 폐교가 늘어나고, 학교가 문을 닫으면 남아 있던 학생과 학부모도 떠나게 될 뿐만 아니라 학령기 아동을 둔 젊은이의 지역 전입을 차단함으로써 지역인구 감소를 촉진하는 악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