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12일 전남 곡성군 죽곡면 당동리 한 농로에서 농민들이 새참을 먹고 있다. 이날 논 10마지기 추수에 나선 한상순(74)씨는 “농사는 그럭저럭 잘 됐는데 올해 쌀값이 없다고 하니 걱정이다. 우리 동네 (곡성) 백세미가 향도 좋고 맛도 좋아서 유명한데 많이들 드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12일 전남 곡성군 죽곡면 태평리 한 들깨밭에서 김병태(77)씨 부부가 잘 말려놓은 들깨를 타작하고 있다. 김씨는 “비가 시기를 맞춰서 와야 한디 가물어서 양이 좀 준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들깨를) 터니까 향은 구수하니 좋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비가 왔다가 오랫동안 가무니까 땅이 딱딱하게 굳었어. 비가 좀 오면 땅콩 캐기가 쉬운데 굳어서 힘이 더 들어. 허리도 아프고. 일 맡기고 싶어도 사람도 없고 (쓰면) 남는 게 없어. (인건비) 엄청 올랐지. 일해야 오래 산다니깐 그냥 하는겨. 고구마도 좀 있는데 둘이서 다 캤어. 200상자. 작년엔 알콩 한 말(8kg)에 15만원인가 받았는데 올해는 어떨지 몰러. 농사는 잘 됐는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5일 충남 청양군 화성면 장계리 들녘에서 콤바인이 찰벼를 수확하고 있다. 이날 추수에 나선 한 농민(70)은 “찰벼라 수확이 좀 이르다. 일반벼는 15일 즈음 시작할 것 같다”면서 “추수를 해도 기분이 안 난다. 기름값, 자재비는 다 올랐는데 쌀금(값)은 없다고 하고 양도 줄었다. 여기서 (톤백으로) 3개 반은 나와야 하는데 3개도 힘들 것 같다. 보기에만 멀쩡하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참외 (모종) 심으려고 준비 중이여. 비료 뿌리고 나서 로터리도 쳐야 하고 두둑도 만들어야 하고 일이 많지. 하우스에 비닐도 씌워야 하고…. 일은 많은데 인건비가 너무 올라서 이런 일엔 사람 쓸 수도 없어. 모종은 내달 중순께 심으려고. 그때 심으면 내년 1월이면 수확 시작해. 주로 참외랑 메론 농사짓는데 한 35년 됐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달 27일 전북 고창군 공음면 칠암리의 한 비탈진 밭에서 농민들과 외국인노동자 20여명이 황토에서 키운 고구마를 수확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제때 안 따면 물러져서 비가 많이 오더라도 따야 하니껴. 이게 다 시기가 있어서…. 아직 첫물인데 평년에 비하면 5분의 1 가까이 양이 줄었으예. 양이 줄면 고추금(값)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내 욕심껏 바라면 되니껴. 근 당 만원 정도만 나오면 괜찮은데…. 인건비가 비싸서 일손 주곤 못하고예. 내 인건비 보고 하는 거라예. 말려서 건고추로 낼 건데 (농협) 계약 물량보다 많으면 주로 안동공판장으로 가지예.”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0일 오후 경기 여주시 강천면 이호리 원윤희(82)씨 논에서 품앗이에 나선 마을주민이 콤바인으로 추수를 하고 있다. 이날 여주의 대표 벼 품종 중 하나인 ‘진상’ 수확에 나선 원씨는 “진상쌀은 밥맛이 정말 좋다”며 “꼭 한 번 드셔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0일 오전 강원 원주시 문막읍 대둔리 땅콩밭에서 원운희(80)씨 부부가 따스한 가을 햇볕 아래서 땅콩을 수확하고 있다. 원씨는 “밭이 단단히 굳어 땅콩을 캐는 데 힘이 더 든다”면서도 “농사가 잘 돼 좋다. 값도 잘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19일 오후 강원 횡성군 청일면 갑천리 고추밭에서 한 농민부부가 고춧대를 정리하고 있다. 지주대를 경운기에 싣던 남편은 “논이던 곳을 밭으로 만들어 고추를 심었는데 올여름 장마에 빗물이 잘 빠지지 않아 탄저병이 왔다”며 “1,500주 정도 심었지만 첫물도 제대로 따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19일 오후 강원 평창군 용평면 용전리 감자밭에서 농민들이 감자를 캐 바구니에 담고 있다. 한 여성농민은 "농사가 잘 돼 작황도 괜찮고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격도 괜찮은 편"이라며 "전라도 도매시장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태풍 '난마돌'의 영향으로 19일 오전 강원도 일부 지역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가운데 강릉시 왕산면 송현리 한 배추밭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이 비를 맞으며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게 신동진(벼)이여. 밥맛이 좋제. 피 뽑으려고 아침밥도 안 먹고 나왔어. 시원할 때 하려고 새벽에…. 시방 바람도 선선하니 일하기 딱 좋아. 피가 많으면 나락 빌 때 안 좋으니까. (피) 크는 건 금방이여. 날 뜨거울 땐 쉬었다가 아침저녁으로 나와. 농사야 스물 댓부터 지었응게 오래 했지. 한 60년 다 됐겠네. 이제 힘들기도 하고 아들이 왔길래 (내가) 도와줄 테니 농사지으라고 했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한쪽에선 콤바인이 나락을 벤다. 한쪽에선 트랙터가 논을 갈아엎는다. 결실의 계절, 콤바인이 있어야 할 자리에 놓인 트랙터는 그 존재만으로 매우 위압적이고 이질적이다. 게다가 트랙터 로터리에 짓이겨지는 나락을 속절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 농민들. 자식같이 키우는 게 농사라는데 이들의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45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하는 쌀값에, 게다가 비료·농자재·인건비 등 하늘 모르고 치솟는 영농비에 추수에 나선 농민은 마냥 기쁘지 않다. 또, 같은 이유로 “이대로는 못 살겠다”며 알곡이 익어 고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15일 경남 함안군 가야읍 묘사리의 시설하우스에서 농민들이 참외 모종 심기를 앞두고 밭에 비료를 주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참깨가) 그럭저럭 잘 됐는데 지난 바람에 쓰러져서 별로여. 많이 쓰러진 덴 미리 벴는데 익지도 않고 시원찮고 그래. 다 키웠는데 헛일했어. 여긴 덜 쓰러져서 그나마 난 겨. 이제 한 보름쯤 말렸다가 털어야지. 말리면서 세 번은 털어야 싹 빠져. 기름 짜서 애들하고 나눠 먹고 남으면 팔기도 하고. 이제 얼마 안 남아서 (베는 건) 오늘 끝내려고. 그래도 오늘은 선선하니 다행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