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서리’를 경험하지 못 한 젊은 독자들의 경우, 부모나 조부모 세대가 들려주는 그 궁핍하던 시절의 치기어린 장난을, 아련한 옛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담 정도로 여길 것이다. 그러나 온전히 그렇게만 받아들이기엔 조금쯤 멈칫거려지는…‘선을 넘는 녀석들’이 있었다.가을 밤, 제법 머리가 큰 여드름투성이의 사내 녀석들이 울타리를 타넘고 들어가서 참외서리를 시작한다. 그 때 원두막에 등불이 켜지고, 참외밭 주인이 손전등을 비추며 소리친다.-이놈들, 게 섰거라!이런 경우 서리를 하던 녀석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느라 여념이 없어야 한다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김충근 전국사과생산자협회장은 요즘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민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느라 여념이 없다. 사과수확이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그를 찾아갈 수 있었다. 지난 22일 의성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사무실에서 김충근 회장을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봤다.올해 전국사과생산자협회를 만들고, 지난달 농민의길에 가입했다.모태가 된 단체인 한국사과협회를 15년 정도 운영했다. 순수하게 사과 생산자들끼리 모여 만든 자생단체였다. 농민들이 직접 변화를 만들고 농사를 더 잘 지어보겠다는 취지에서 만든 단체인데 시대적 변화에 따라
지난 15일 통계청은 2021년 쌀 수확량이 전년 대비 10.7%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정부와 농민단체는 지난해 쌀 목표가격과 변동직불금을 폐지하며 ‘자동시장격리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양곡관리법 시행규칙에 자동격리의 요건을 명시해 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수요량 대비 31만톤 가량의 쌀이 더 생산된다는 통계청 결과가 발표됐음에도 물가안정 때문에 쌀값을 낮춰야 한다는 정도의 언급만 언론에 흘리고 있다. 법에 명시된 어떤 대책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그러는 사이 농촌 현장에서는 벼 가격이 매일 떨어지고 있다. 아마도 정부 의지대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내년도 상품 판매 계획이 채 발표되기 전이지만 농작물재해보험을 비롯해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 NH농협손해보험(대표이사 최창수, NH손보) 등 관계기관을 향한 농민들의 비판이 작지 않게 터져 나오고 있다.품목 특성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보험 약관 개정을 수년간 요구해온 떫은감 재배 농민들은 미미한 수준의 개선안을 큰 혜택이라도 되는 듯 제시한 농금원과 NH손보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이상기후로 파종이 늦어져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난지형 마늘 재배 농가들의 추가 가입 요구 역시 받
‘귤림추색(橘林秋色)’이라. 제주의 가을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다. 돌담길 사이로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을 보노라면 올 한해 마무리되는 계절이 다가왔음을 느낀다.제주는 날씨가 따뜻해서 일 년 내내 농사를 짓는다. 때문에 농민들은 계절감각을 농산물의 파종과 수확으로 구분한다. 올해 24년차 감귤을 재배하는 나는 3월부터 부지런히 감귤나무 전지·전정을 시작하였다. 감귤은 2년을 주기로 전지·전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봄순 가지에 열리는 열매가 상품가치가 높기 때문에 올해의 전지는 내년을 계획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봄에 전지·전정이 끝나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환경부(장관 한정애)가 지난 16일부터 오는 12월 10일까지 가을철 농촌지역 경작지에 방치된 영농폐기물 집중수거에 나선다.민관 합동으로 진행되는 이번 영농폐기물 집중수거 기간 동안 환경부는 한국환경공단 지역본부 7곳과 지사 2곳에 상황실을 운영하며 영농폐기물 수거 현황도 지속 점검할 방침이다. 상황실에서는 영농폐기물 공동집하장을 거쳐 전국 36개 수거사업소로 반입되는 폐기물 현황을 파악하고 민간위탁수거 사업자 및 지방자치단체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영농폐기물 수거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와 새마을운동중앙회
‘서리’는 행위 주체가 우선은 아이들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장난이 관용으로 용인될 수 있다. 또한 콩이나 밀이나 수숫대나 고구마 등의 밭작물인 경우 ‘설익은 풋것’을 먹을거리로 취했을 때에야 비로소 서리라 부를 수 있다. 만일 가을철 추수기에 남의 밭에 들어가서 다 익은 옥수수나 밀이나 콩 등을 마구 채취해 온다면, 아무리 적은 양일지라도 그것은 남의 수확을 가로챈 셈이 되므로 ‘장난’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끄슬려 먹고 벗겨 먹고 하려면 역시 풋것이라야 부드럽고 맛나다.그렇다면 들판이 휑하니 비어버린 한
농민들이 또 일어났다. 제주 남원과 대정에서 트랙터를 앞세우고 거리로 나왔다. 지난 8일 겨울비를 맞으며 제주에서 출발한 농민들은 9일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 등 동·서로 나뉘어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농민들의 최종 목적지는 서울이다. 이들은 16일 경기도 평택에서 집결해 17일 전국농민총궐기 대회에 맞춰 여의도로 향한다.초겨울에 접어들고 있지만, 제주 농민들은 월동채소 농번기다. 그런데도 140여 대의 차량과 트랙터를 타고 나선 것이다. 그만큼 제주 농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들은 특히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제주지역 마늘 피해가 심상찮다. 흑색썩음균핵병과 고자리파리·뿌리응애 등 병해충 발생으로 인한 뿌리 썩음, 잎 마름 등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도에 따라 아예 뿌리가 녹아 사라진 마늘이 있는가 하면 앞으로 잘 가꾼다 하더라도 상품 수확을 기대하기 힘들 만큼 구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은 마늘도 산재한 실정이다.지난 9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일원에서 만난 김창남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정책위원장은 “이번 피해는 파종 후 오랜 기간 지속된 가을장마와 이후 30도에 가까운 이상고온이 장
[한국농정신문 윤병구·원재정 기자] 적폐농정을 갈아엎자고 떨쳐 일어난 농민들의 차량행진이 지난 8일 제주 출정식 이후 9일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로 상륙했다. 농민들은 오는 17일 서울서 열리는 농민총궐기 성사를 위해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상경하고 있다.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광주전남연맹(의장 이갑성, 광전연맹)은 지난 9일 해남군청 앞에서 ‘11월 전국농민총궐기 성사 트랙터 행진단 서군 출정식’을 갖고 결의대회를 진행했다.박흥식 전농 의장은 여는 말에서 “어제(8일) 제주도청 앞에서 트랙터·차량 140여대로 트랙터 출정식과 결의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러 나온 시민들이 지난 6일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에 자리한 은행나무를 둘러보고 있다. 높이 약 34m, 둘레 약 16m로 수령 800년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반계리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돼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7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마늘밭에서 여성농민들이 마늘순을 비닐 위로 끄집어내고 있다. 비 예보에 밭 작업에 나선 한 여성농민은 “잦은 가을비와 이상고온으로 인해 일찍 심은 마늘에 대체로 병이 왔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반적으로 ‘서리’는 사내아이들이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참외든 복숭아든 남의 것을 훔쳐 먹으려면 밤 시간에 끼리끼리 모여서 작당을 해야 하는데, 당시만 해도 부모들은 딸이 밤 마실 가는 것을 여간해서는 허락하지 않았다.하지만 경로당에 모인 농촌 출신의 할머니들이 소싯적을 회상할 때면, 어김없이 서리에 관한 추억을 빼놓지 않는다. 그들도 서리를 했다. 대신에 소녀들의 서리는 매우 소박했다.초여름 어느 날 빨래터에서 돌아오던 너덧 명의 소녀들이 뉘 집 밭 들머리의 풀밭에 앉았다.-뻐꾸기도 배고프다고 울어쌓고…우리 저 아래 춘식이네
지금 북녘은 가을걷이 전투 중이다. 북의 매체는 지난달 26일 볏단운반 실적이 90%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볏단운반이란 추수 후 들판에서 건조한 볏단을 탈곡장으로 옮겨오는 작업을 말한다. 지난달 16일 황해도와 평안도를 비롯해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볏단운반을 마쳤다는 소식을 전한데 이어 이번에 전국적인 실적을 발표하면서 마지막 독려에 나선 셈이다.볏단운반 실적은 ‘수확 후 손실’과 품질저하에 직결되는 일이다. 수확 후 들판에서 건조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건조되거나 덜 건조되면 품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제 시기에 탈곡하는 것이 중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수확기를 맞은 농촌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전국 곳곳을 다니고 있는데, 한마디로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 상태다. 농사짓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나도 농사를 지어 익히 알고 있지만, 심난하다. 지역에서 농민들한테 농식품부 장관이 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게 뭐냐 물어봤다.‘지금 농업소득으로 살기엔 너무 힘들다’는 얘기부터 시작해 가격 보장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농촌에서 농사짓고 살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무너져 이걸 되살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농촌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떠나지 않을 정책을 국가가 마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장해주는, 농작물재해보험 효용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또다시 불거졌다. 난지형 마늘 재배 농민들은 늦게까지 이어진 가을장마 탓에 한 달 가까이 파종을 미룰 수밖에 없었는데, 지난달 31일로 가입 기간이 끝나 농작물재해보험을 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최상은, 마늘자조금)에 따르면 현재 집계된 난지형 마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면적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났지만 최근 보험가입률 상승세에 비하면 다소 주춤한 실정이다. 보험 가입 면적이 더 늘어날 수 있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여성농민들이 오는 17일 여성농민결의대회를 열고 농정대전환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물결에 힘을 보탠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전국농기계순회투쟁을 발판 삼아 오는 17일 농민총궐기를 열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여성농민들 또한 투쟁을 선포하며 동참에 나섰다.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양옥희, 전여농)은 지난 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농민 권리실현을 위한 2021 전국여성농민결의대회’를 오는 17일 열리는 농민총궐기에 앞서 같은 자리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각지 여성농민 대표자들이 나서 여성농민들이 투쟁에 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늦가을로 접어들며 올해 추수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남후면 고하리 들녘에서 한 농민이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달 21일 전남 나주시 전남농업기술원 일원에서 열려 31일 폐막한 ‘2021 국제농업박람회’가 코로나19로 인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주제 ‘농업이 세상을 바꾼다’ 및 부제 ‘미래를 꿈꾸는 스마트농업’ 아래 열린 올해 국제농업박람회는 총 관람객 70만8,000명을 기록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현장 관람객 11만명·온라인 관람객 60만명으로, 온라인에선 누리집에 1만 8,751명 유튜브에 16만 2,296명, 라이브커머스에 41만6,790명이 다녀갔다. 주최 측은 “코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