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가 임박해 오면서 지난 2월 무산된 농업회의소 법 제정이 일부 지지자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농업회의소 법은 국회심의 과정에서 누더기가 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법이 됐다. 그럼에도 무조건 법부터 만들고 보자는 주장이 계속 되고 있다.지금 논의되는 농업회의소는 농민들을 대표할 수 없기에 여기서 중단해야 한다. 농업회의소는 지난 7년간 시범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곳이 거의 없다. 한 두 지역 사례를 모범이라고 하지만 그 지역 내에서도 긍정과 부정의 평가가 혼재한다.그렇다면 왜 시범사업의 성과가 이렇게 미미한가를 살펴봐야한다. 이는 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농업회의소에 대한 농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없기 때문이다. 농업회의소의 필요성을 느끼는 농민이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바빴다. 계란 때문이다. 기실 정초부터 계란 때문에 바빴다. AI가 산란계를 휩쓸면서 계란 값이 올라가자 그때부터 시장이, 아니 세상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질 필요도 없다. 역시 계란이 먼저다. 고기닭인 육계에 내려친 벼락보다는 산란계에 내려친 벼락이 더 셌다. 계란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1961년에는 한 사람이 일 년에 31개 정도의 계란을 먹었지만 지금은 256개 정도를 먹는다. 생활의 진보는 섭취한 계란의 양만큼 이뤄낸 것이다.팔당 두물머리에 다녀왔다. 이명박의 4대강 싸움으로 유명한 그곳 맞다. 살충제 계란 사태에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농민들도 시달리고 있었다. 양계 농민이 아니어도 ‘친환경의 배신’ 이란 말이 여기저기에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입추의 여지가 없이 빽빽하다. 분홍색 스카프를 곱게 두른 여성농민 700여명이 450석 정원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좌석 옆 통로와 회의실 문 앞 복도까지 꽉 메운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 와아~”, “밥쌀수입 중단 쌀값보장 와아~” 30대의 젊은 ‘언니’부터 70~80대의 늙은 ‘언니’까지 카랑카랑하고 질서정연한 여성농민들의 목소리가 사자후가 되어 대회의실에서 울려 퍼졌다.땅의 주인으로 묵묵히 살아온 세월, 밭 매는 일의 고통도 잠시 잊고 소밥 주고, 집밥 챙기는 일의 고단함도 날려버린 채 분홍색 스카프를 머리 위로 흔드는 여성농민들의 얼굴엔 예의 그 선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여성농민 권리보장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에
지난 23일 전국 곳곳에서 모인 여성농민들의 함성이 여의도와 국회를 가득 메웠다. 도시에 비해 모든 것이 열악한 농촌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농업노동과 가사노동의 부담에 짓눌린 자신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서다.많은 주장과 의견이 나왔지만 그들이 가장 힘주어 말한 것은 여성농민 전담부서를 설치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성농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여성농민에 맞춤형인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라는 것이었다. 국회에 울려 퍼진 그들의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간절했다. 그만큼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현행 여성농어업인육성법에 의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성농민에 관한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필요한 재정 지원을 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되어 있다. 하지만 여성농민에 관한 종합적인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에 붙여질 예정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지난 17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분명히 밝혔다. 헌법 개정 일정은 이미 확정된 셈이다. 국회 개헌특위는 지난해 구성돼 개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각계에서는 새로운 헌법에 자신들의 요구를 넣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농업계에서는 아직도 가시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지난달 18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이 개최한 ‘농정개혁 농민 대토론회’에서 헌법에 농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에 대한 발표가 있었고, 국회에서는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이 개헌특위에 의견을 제출했다는 점 정도가 확인되고 있다.개헌하면 권력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
내가 내린 결론은 사람이 가장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아이가 더 억울하다.아침 밥상에 제아무리 맛나고 좋은 반찬을 내놓더라도 아이는 항상 말한다. “엄마! 계란후라이 해줘!” 솔직히 말하면 엄마가 분주하게 출근해 버린 후, 아빠가 차려주는 아침 밥상의 빈약함을 애써 감추는데도 “아빠가 오늘은 계란후라이 해줄게!”라고 호기롭게 말을 던지면 아이들은 환호를 한다. 더더욱 냉장고에서 비울 수 없는 식재료이고, 장바구니에선 절대 뺄 수 없다. ‘아빠는 요리 실력이 별로’라는 억울함에서 구제해줄 식재료는 라면 다음으로 계란이 유일하다.지난 조류독감 파동 때 피해를 비껴간 우리 지역 산란계 농가의 최근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물론 이번 살충제 사건도 피해갔다. 지난번에는 상대적인 계란값의
소위 ‘살충제 계란’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계란에서까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여러 가지 비판 중 주목할 것은 정부가 친환경 인증을 민간에 맡기는 바람에 인증 자체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실 국민의 먹거리 혹은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에서는 특정 제품의 기준을 정하거나 판매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생산자와 소비자는 그 입장이 서로 다르다. 생산자는 제품의 자격요건을 최대한 완화된 상태로 비싼 가격에 공급하려고 하고 소비자는 깐깐한 기준을 세우고 이에 부합하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하려고 한다. 따라서 정부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에서 생산자의 입장과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해
현재 국내 축산업은 FTA체결로 인한 국제무역개방, FMD 등의 질병발생, 축산정책 강화 등으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렇듯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 축산농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차별화된 우수한 품질을 만드는 것이다. 고품질로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량’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개량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인내가 필요하다.그렇다면, 개량은 어떻게 해야하는가?개량의 첫 번째 단계는 혈통을 확립하고 근친을 방지하기위한 등록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는 혈통을 확립한 가축에 대한 외모심사(선형심사)를 통해
요즘 농촌에서는 유해조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라니가 제 집 드나들 듯이 인가에 내려오고, 대낮에도 멧돼지가 도로를 건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고라니 때문에 콩이며 채소는 심을 엄두를 못 내고 애지중지 키운 과일나무의 새순을 몽땅 갉아먹어버려 고사시키기도 한다.귀농 초년생들은 고라니며 멧돼지를 원수처럼 이야기하는 농사선배들의 표현에 인상을 찌푸리다 막상 본인들이 당하고 나면 더 흥분해서 난리도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귀농의 꿈을 꾸면서 온갖 교육을 받았을 거고 귀농과정까지 또 얼마나 힘겨웠겠는가? 그렇게 힘든 고비를 넘기고 드디어 내 땅을 구해 나무를 심었으니 또 얼마나 밤낮으로 지극정성 돌봤겠는가? 이제 막 피어난 연노란 새순이 내 귀농의 희망이라 여겼을 텐데 하루아침에 고라니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기대했던 남북관계는 여전히 개선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북-미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문재인 정부도 대화와 협력을 통한 관계개선 보다는 한미동맹을 내세워 북측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 더욱 중점을 두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이 바라는 통일 쌀 교류도 별다른 진전이 없고 실현가능성 여부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이런 와중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최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쌀 지원에 관한 원론적인 언급을 한 바 있다. 이 인터뷰의 행간을 꼼꼼히 살펴보면 통일 쌀 교류와 관련하여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 어떤 것인
새 정부의 농정과제에 고령농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농업인력 고령화율이 40%를 넘었지만, 고령농은 우리 농업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농업주체이다. 고령농에 대한 대책이 복지정책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고령농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경제주체로서 농업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전통문화와 역사를 전수해 농촌사회를 보전 발전시킬 수 있는 주체이다.농산물가격과 소득 등 농업여건의 악화와 농업기술 습득에 요구되는 기간 등으로 보아 젊은 귀농인이 우리 농업의 핵심주체가 되는 데에는 많은 세월이 걸린다. 그래서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고령농이 우리 농업의 핵심주체로서 농산물을 생산·공급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작년에 충남 어느 지역의 고령농과 청년
문재인정부 출범 100일이 지났다. 그간 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대체로 소통과 협치 그리고 신속한 개혁정책에 국민들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러나 농업부문에서는 홀대를 넘어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100대 국정과제에 겨우 3개 뿐 대통령도 장관도 농업개혁에 대한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김영록 장관은 농식품부 산하에 농정개혁위원회를 조직해 농정개혁의 틀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지난 17일 1차 회의를 열었다.김영록 장관이 농민들에게 던진 ‘농정개혁위원회’ 제안은 신선했고 기대도 품게 했다.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의 제1의 과업은 누가 뭐라 해도 적폐청산이다. 농업부문에도 예외없이 적폐청산은 이 정부의 과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