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GM 작물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GM 작물연구개발단도 해체하기로 했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서가 농촌진흥청과 ‘GMO 개발반대 전북도민행동’ 사이에 체결됐다.이로써 농촌진흥청이 GMO 작물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GMO 개발반대를 요구하는 농민단체 및 시민사회 사이에 불거졌던 갈등이 일단 수습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북도민행동이 GMO 개발반대 천막농성을 시작한지 132일 만에 이뤄낸 성과이다.정부가 GM 작물의 개발 및 상용화를 매우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농민단체와 시민사회가 연대해 이를 막아낸 것이다. 생산자 농민과 소비자 국민이 힘을 합쳐 GMO 반대운동을 벌였고 작지만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국내에서 GMO 작물이 개발돼 상용화되는 것을
문재인정부 출범 4개월이 지났지만 농민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촛불민심으로 만들어진 이 정부는 농민들에게는 정권이 바뀌었다는 것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달 17일 야심차게 출범한 농정개혁위원회에 작은 희망을 걸어보고 있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은 767호에서 올바른 개혁을 위해서는 개혁 세력을 중심으로 한 농정개혁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금의 농정개혁위원회는 위원 다수가 개혁적이지도 못하고,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이러한 농정개혁위원회는 발족 후 처음으로 열린 식량분과위원회에서 실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주제는 현안인 ‘수확기 쌀 대책’이었다. 그런데 두세 개 농민단체 위원들만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고 나머지 위원들은 전혀 자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놓고 고창과 영광, 전남북 반핵(탈핵) 활동가들이 토론회를 열었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핵발전소에서 쓰고 남은 사용 후 핵연료를 말한다.2003년 고창에 핵폐기장을 건설하려던 정부 계획이 백지화된 지 14년, 나로서는 실로 오랜만에 핵발전 관련한 가장 거창한 토론회에 참여한 셈이다. 고창 핵폐기장 건설 계획이 백지화되기까지 3~4년간 고창 사람들은 참으로 빡세게 싸웠고 그 앞장에 농민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간 이 문제와 담을 쌓고 살아왔다. 어쩌면 잊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문재인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공론화를 통해 사용 후 핵연료 정책을 재검토”하겠다 밝혔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이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실 박근혜정부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겨울이 오고 있다. 계절적 변화만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먹거리 공포증’이 계란뿐 아니라 전 농업계를 뒤덮으려 하고 있다.국민은 먹거리 안전에 불안하고 농민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앞장서 이 불안감을 부추기기만 할 뿐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농림축산식품부 핵심 정책토의에서 “동물복지형 축산이 시대적 추세인만큼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키우고 생산하느냐로 축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라고 말했다.근본적인 대책과 거리가 있는 발상이다. 생산을 줄이면 자급률이 감소한다. 자급률이 감소해 농축산물 수입이 늘어나면 농축산물 안전성 문제도 더 깊어질 것이다.“왜 축산농가들이 이른바 ‘공장식
‘먹거리 포비아’란 말까지 등장했다. 살충제 계란에 이어 간염 소시지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대중의 불안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표현까지 등장한 것이다. ‘안심하고 먹을 것이 없다’는 식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이 난무하는 이 상황이 정상적인 모습인가의 여부는 일단 따지지 않기로 한다.여기서는 계란, 소시지 등의 파문이 우리에게 농업과 먹거리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현실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먹거리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정부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축산물의 친환경 인증제도를 개선하고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단계별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는 것이
정기국회가 임박해 오면서 지난 2월 무산된 농업회의소 법 제정이 일부 지지자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농업회의소 법은 국회심의 과정에서 누더기가 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법이 됐다. 그럼에도 무조건 법부터 만들고 보자는 주장이 계속 되고 있다.지금 논의되는 농업회의소는 농민들을 대표할 수 없기에 여기서 중단해야 한다. 농업회의소는 지난 7년간 시범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곳이 거의 없다. 한 두 지역 사례를 모범이라고 하지만 그 지역 내에서도 긍정과 부정의 평가가 혼재한다.그렇다면 왜 시범사업의 성과가 이렇게 미미한가를 살펴봐야한다. 이는 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농업회의소에 대한 농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없기 때문이다. 농업회의소의 필요성을 느끼는 농민이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바빴다. 계란 때문이다. 기실 정초부터 계란 때문에 바빴다. AI가 산란계를 휩쓸면서 계란 값이 올라가자 그때부터 시장이, 아니 세상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질 필요도 없다. 역시 계란이 먼저다. 고기닭인 육계에 내려친 벼락보다는 산란계에 내려친 벼락이 더 셌다. 계란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1961년에는 한 사람이 일 년에 31개 정도의 계란을 먹었지만 지금은 256개 정도를 먹는다. 생활의 진보는 섭취한 계란의 양만큼 이뤄낸 것이다.팔당 두물머리에 다녀왔다. 이명박의 4대강 싸움으로 유명한 그곳 맞다. 살충제 계란 사태에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농민들도 시달리고 있었다. 양계 농민이 아니어도 ‘친환경의 배신’ 이란 말이 여기저기에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입추의 여지가 없이 빽빽하다. 분홍색 스카프를 곱게 두른 여성농민 700여명이 450석 정원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좌석 옆 통로와 회의실 문 앞 복도까지 꽉 메운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 와아~”, “밥쌀수입 중단 쌀값보장 와아~” 30대의 젊은 ‘언니’부터 70~80대의 늙은 ‘언니’까지 카랑카랑하고 질서정연한 여성농민들의 목소리가 사자후가 되어 대회의실에서 울려 퍼졌다.땅의 주인으로 묵묵히 살아온 세월, 밭 매는 일의 고통도 잠시 잊고 소밥 주고, 집밥 챙기는 일의 고단함도 날려버린 채 분홍색 스카프를 머리 위로 흔드는 여성농민들의 얼굴엔 예의 그 선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여성농민 권리보장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에
지난 23일 전국 곳곳에서 모인 여성농민들의 함성이 여의도와 국회를 가득 메웠다. 도시에 비해 모든 것이 열악한 농촌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농업노동과 가사노동의 부담에 짓눌린 자신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서다.많은 주장과 의견이 나왔지만 그들이 가장 힘주어 말한 것은 여성농민 전담부서를 설치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성농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여성농민에 맞춤형인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라는 것이었다. 국회에 울려 퍼진 그들의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간절했다. 그만큼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현행 여성농어업인육성법에 의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성농민에 관한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필요한 재정 지원을 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되어 있다. 하지만 여성농민에 관한 종합적인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에 붙여질 예정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지난 17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분명히 밝혔다. 헌법 개정 일정은 이미 확정된 셈이다. 국회 개헌특위는 지난해 구성돼 개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각계에서는 새로운 헌법에 자신들의 요구를 넣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농업계에서는 아직도 가시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지난달 18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이 개최한 ‘농정개혁 농민 대토론회’에서 헌법에 농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에 대한 발표가 있었고, 국회에서는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이 개헌특위에 의견을 제출했다는 점 정도가 확인되고 있다.개헌하면 권력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
내가 내린 결론은 사람이 가장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아이가 더 억울하다.아침 밥상에 제아무리 맛나고 좋은 반찬을 내놓더라도 아이는 항상 말한다. “엄마! 계란후라이 해줘!” 솔직히 말하면 엄마가 분주하게 출근해 버린 후, 아빠가 차려주는 아침 밥상의 빈약함을 애써 감추는데도 “아빠가 오늘은 계란후라이 해줄게!”라고 호기롭게 말을 던지면 아이들은 환호를 한다. 더더욱 냉장고에서 비울 수 없는 식재료이고, 장바구니에선 절대 뺄 수 없다. ‘아빠는 요리 실력이 별로’라는 억울함에서 구제해줄 식재료는 라면 다음으로 계란이 유일하다.지난 조류독감 파동 때 피해를 비껴간 우리 지역 산란계 농가의 최근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물론 이번 살충제 사건도 피해갔다. 지난번에는 상대적인 계란값의
소위 ‘살충제 계란’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계란에서까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여러 가지 비판 중 주목할 것은 정부가 친환경 인증을 민간에 맡기는 바람에 인증 자체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실 국민의 먹거리 혹은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에서는 특정 제품의 기준을 정하거나 판매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생산자와 소비자는 그 입장이 서로 다르다. 생산자는 제품의 자격요건을 최대한 완화된 상태로 비싼 가격에 공급하려고 하고 소비자는 깐깐한 기준을 세우고 이에 부합하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하려고 한다. 따라서 정부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에서 생산자의 입장과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