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장맛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던 지난 11일, 충남 논산시에서 만난 20대 초반 대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목에 두른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아내기 바빴다. 서로 물을 뿌리면서 물장난을 치기도 했다. 공연 도중에 가수와 관객이 서로 물총 싸움을 하는 ‘워터밤’ 행사장도, 객석을 향해 물을 뿌리며 공연하는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장도 아니다. 3년 만에 돌아온 농활 현장 풍경이다.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회장 이민지, 한국외대)는 학생 114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대학마다 ‘농활’을 재개하고 있다. 참여하려는 학생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달 농활을 진행한 성균관대는 12팀을 모집하는데 100팀 이상이 몰려 면접 절차를 거치는가 하면, 건국대는 50명을 모집하는데 200여명이 지원을 해 랜덤 방식으로 선발했다.지원 동기도 각양각색. 최근 농활을 다녀온 대학 측 취재를 종합하면 봉사활동 의무시간을 채우거나 학점 취득을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농민과 연대 또는 농촌 인력난 해소, 먹거리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학생들이 참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면세유값이 나날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정부의 유일한 ‘기름값 안정 대책’인 유류세 추가 인하는 농민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유류세 인하 확대 조치는 일반 유류와 면세유 가격의 간극만 좁힐 뿐 기름값 그 자체를 안정시키는 데 어떠한 역할도 하고 있지 않아서다. 정리하자면 면세유값이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려면 정부의 세금 인하 대책과 무관하게 유류 가격 그 자체가 하락해야 한다는 의미다.지난 4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기반해 분석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주유소 갈 때마다 기름값 오르는 게 눈에 보인다. 그런데 뭐 어쩔 방도가 없다. 소달구지를 끌 수도 없는 노릇이니 기계를 쓰긴 써야 할 것 아닌가.”요즈음 농업 현장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얘기다.한국석유공사가 운영 중인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면세유(자동차용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1,673.11원이다. 지난해 7월 4일의 평균 판매가격은 822.82원으로, 1년 새 850.29원이 올랐다. 따지자면 가격 인상률은 약 103.34%다. 두 배가 넘게 올랐다는 의미다.한편 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초고유가가 농민을 짓누르고 있는 시기, 농협주유소만큼은 면세유 판매 마진을 줄여야 하지 않느냔 목소리가 나온다. 면세유에 붙는 소매 단계 판매마진이 일반 과세유와 다르다는 사실은 종종 논란거리가 돼 왔는데, 특히 농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지역농협의 주유소조차 면세유 취급을 달리하는 점은 국회에서도 이미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한국석유공사의 석유제품가격정보제공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의 과세 경유 평균가격은 2,150.78원, 면세 경유 평균가격은 1,674.25원이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의도. 충남 태안 신진항으로부터 3km가량 떨어진 면적 2.19㎢의 섬이다. 인근에서 제법 큰 섬이라 해도 면적의 대부분은 산지다. 항구에 내리면 보이는 고개 하나를 중심으로 그 주변 얼마 안되는 땅에 마을과 농지가 밀집해있다. 이 한적한 섬이 농업적으로 특별한 이유는, 섬 전체 농지 4.3ha(30농가)가 단 하나의 예외없이 모두 마늘로 채워져 있고 이 마늘의 용도가 전량 ‘씨마늘’이라는 것이다.가의도는 농사를 짓기엔 너무 척박한 땅이다. 과거로부터 주민들은 이 비좁고 척박한 땅에 보리·고구마·콩·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의도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씨마늘을 재배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걸림돌은 판로였다. 품질이 좋은 만큼 거래되는 물량엔 적지 않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생산한 씨마늘 전량을 처분하기가 수월찮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가의도 씨마늘을 전량 약정수매하기 시작한 게 태안유황마늘영농조합법인(대표 이을래, 유황마늘)이다.애당초 가의도 씨마늘의 가치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구입하기 시작한 게 바로 유황마늘 회원들이었다. 개별구매 시절에도 가장 많은 물량을 구입해온 이들이지만, 2010년을 전후해 가의도 씨마늘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가의도 씨마늘이 우수한 형질을 갖는 이유에 대해 명쾌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워낙 지엽적인 사례다 보니 학자들의 연구가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하나, 전용달 태안군농업기술센터 지도기획팀장이 2004년에 작성한 공주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이 그나마 가의도 씨마늘을 깊이 있게 연구한 자료다.논문에 따르면 가의도의 토양은 육지보다 확연히 강산성을 띠며 유기물 함량이 매우 불균형하다. 마늘이 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없어 구가 제대로 굵기 힘든 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국마늘생산자협회(마늘협회) 창립 당시부터 충남지역 회원들의 구심점이 된 이을래 마늘협회 충남도지부장. 가의도와 씨마늘 수매계약을 맺고 있는 태안유황마늘영농조합법인의 대표가 바로 이 사람이다. 마늘협회 일각에서도 흥미로운 얘깃거리가 되고 있는 가의도 씨마늘에 대해, 이 지부장으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어봤다.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어떤 계기로 가의도 마늘을 씨마늘로 사용하게 됐나.태안유황마늘영농조합법인 초대 대표가 최문우라는 분이었다. 가의도 사람들에게서 쪽파 등을 수매하느라 종종 왕래했는데, 그곳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위기가 가중되면서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정할 정도다. 모든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이러한 국제 정세의 흐름이 우리 농민들을 휩쓸고 있다.모든 농자재값이 급등하고 있다. 비료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기름값은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은 벌써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사료값 상승과 더불어 조사료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은행 금리 또한 여지없이 오르고 있다.정부는 비료값 상승 대책으로 전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두 개의 해일이 들이닥친다. 이름하여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다. 이 해일들로 인해 한국농업이 완전히 끝장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농민들 사이에서 팽배하다.CPTPP와 IPEF의 공통 표적, 사과지난 21일, 경북 예천군 반서울금당실체험마을에서 열린 (사)전국사과생산자협회(회장 김충근, 사과생산자협회) 신세대 육성교육 현장에서 권혁정 사과생산자협회 정책실장의 이야기를 듣는 농민들은 심각한 표정이었다.“그동안 한국이 FTA에 가입하면서도 사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속절없는 쌀값 하락에 농가의 개인 보유물량 처리도 막막하지만, 덩치가 큰 농협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게 아니다. 재앙 수준의 쌀값 폭락이 닥친 지금, 전국의 농협들도 창고에 쌓인 쌀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시세에 따라 어느 정도 탄력적 운영이 가능한 민간 도정업자들과 달리 농협은 다량의 쌀을 상시적으로 취급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과 벼건조저장시설(DSC)은 자연히 쌀값 폭락의 피해를 직격으로 받게 된다.해남 산이농협(조합장 김애수)은 6기의 사일로에 순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소먹이에 쓸 조사료를 주로 외부에서 공급받는 경기·강원 등지에선 요즘 ‘아랫녘에서 조사료가 올라오질 않는다’라는 말이 걸핏하면 들려온다. 현재 상황에 대해 소를 키우는 농민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이 대답은 빠지지 않을 정도다. 값을 치르면 구매는 가능한 배합사료와 달리 조사료 수급은 이제 ‘돈을 떠난 문제’가 돼 가고 있다. 그 원인과 함께 생산자들의 생각도 들여다보기 위해 조사료 생산단지 한 곳을 찾았다.최고 수준의 축산업 집중도로 유명한 충청남도 보령시 천북면에선 낙농 역시 다른 축종 못지않은 밀집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작금의 농업 현실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 한 마디였다.코로나19 이후 두 배 넘게 급등한 인건비를 비롯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비료·농약 등의 농자재와 유류비 인상에 대한 현장 목소리는 이미 수차례 다양하게 보도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수확을 마친 마늘 재배 농가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속속들이 더욱 깊숙이 그 실상을 드러냈다. 과정별로 소요되는 농기계 작업비에 운반비, 엔진 양수기 가동을 위한 유류비, 건조기 사용으로 인한 전기료까지. 이상기후로 전국이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지난 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처장들이 전남 고흥에 모였다. 누구나 ‘농촌이 힘들다’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농촌에서 삶을 일궈나가는 이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밭을 갈면서 농정을 주시해온 목소리들을 부족한 지면에 옮겨본다. 정리 김한결 기자, 사진 원재정 기자 농촌 현실, 어떠한가고제형 현재 농자재들을 외상으로 가져오고 있어 가을 수확철이 돼야 인상분에 대한 압박을 느낄 것 같다. 농번기라 실제로 체감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평택은 중기제초제 반값지원이 되는데 개인당 6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던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만난 박형용(45)씨는 자신의 논 물꼬를 살펴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라북도 정읍시 입암면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경과 임대로 친환경 농사 3만8,000평과 관행농 2만8,000평 규모의 쌀농사를 짓는 그는 “가뭄이 있었지만 나름 순조롭게 모내기를 끝냈다”고 안도했다.하지만 박형용씨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기름값과 자재값 등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데, 쌀값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 수확한 벼의 일부 물량을 지난해 11월 정부 공공비축미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농민·전문가들이 그토록 CPTPP 가입반대 이유를 이야기했음에도, 13일 토론회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이 CPTPP에 가입해야 하는 ‘당위성’부터 거론했다.제조업 분야의 수출 증가를 위해 CPTPP 가입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게 정부측의 확고한 입장이었다. 예의 “농업계와 충분히 소통하겠다”, “피해대책 마련하겠다” 등 원론적 발언만 반복하면서, 정작 구체적인 농가 피해대책 방안 마련 및 농민 우려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토론회에 참석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김한결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토론 1] “CPTPP로 과수산업 절반 무너진다”권혁정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정책실장2015년 과수화상병이란 듣도 보도 못한 전염병이 퍼졌고 현재 충청도 쪽은 사과 과수원이 거의 다 사라졌다.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주산지 안동까지 내려왔고, 올해도 여러 곳에서 번지고 있다. 한번 걸리면 전체 과원을 폐원해야 하는 심각한 병이다.이를 통해 알 수 있듯 위생검역은 매우 중요하다. 수많은 FTA를 체결하면서도 신선과일은 동식물위생검역조치(SPS)를 통해서 수입을 막고 보호해왔다. CPTP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해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이었으며, 올해는 한-미 FTA 발효 10주년이다. 당시 농민·시민사회의 수많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한민국은 개방형 통상국가로서 무역 확대를 통해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하에 FTA를 강행했다.그로부터 10년 뒤인 지난 3월 15일, 정부·국회 대표단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무역대표부 등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함께 한-미 FTA 체결 1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CPTPP, 국내 농업·먹거리에 미치는 영향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서삼석·이개호·신정훈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본지가 주관했으며 이근혁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이 발제를 맡았다.정부가 올해 4월 가입을 목표로 추진해왔던 CPTPP는 현재 농민들을 포함한 전 국민적 반발로 국회 보고를 남겨놓고 일시중지된 상태다. 바쁜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농민들이 일손을 내려놓고 토론회에 참석했다. 먹거리단체 등 여러 시민들도 자리를 함께했다.그간 CPTPP는 국내 농업·먹거리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