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국내는 미국소고기 수입 조건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미국 측에 사전 약속한 바에 따라 10년이 지난 지금도 어느 주변국도 따르지 않는 수입 개방조건으로 타결했고, 수출국인 미국은 환호했다. 다행히 당시 촛불을 들고 항의한 시민들 덕분으로 비록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국제기준에 따라 수입이 되고 있어 안전성에 그리 큰 문제는 없다.사슴류에서 소의 광우병과 같이 변형단백질의 일종인 프리온에 의해 발병하는 광록병은 그리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광록병은 캐나다로부터 수입한 엘크로
‘무슨 일이든 간절히 원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요즘처럼 부모세대 보다 가난한 자식세대에게 이 말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자신들의 사정을 너무 모르는 부모세대의 단순한 구호에 그칠 따름이다. 먹고 사는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하다간 오히려 생존조차 힘든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실패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 올 수 없는 이들에게 간절히 원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말 만큼 공허한 표현도 없을 것이다.지난 5월 24일 통계청은 ‘2018년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결과 200
촛불정부를 자처한 문재인정부가 ‘농정 패러다임의 전환과 농정대개혁’을 약속했지만 뚜렷한 청사진은커녕 농민이 체감하는 개혁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선7기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농업·농민은 지역경제·지역사회의 바탕이다. 오늘 ‘지방소멸’이 회자되는 것은 농업·농민의 해체와 쇠퇴 탓이다. 지방자치를 책임지겠다는 단체장·의원 후보들이 농업·농민을 살릴 비전과 대책을 보여주지 못한 채 지자체 살림을 맡겠다고 하면 말짱 거짓말이다. 농업·농민 없이 지역이 없으며, 전면개방시대에 고령화·과소화하는 농촌을 살리지 못하고서는 지속가능한
세상에는 승부욕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르는 도박이 있다. 바로 농민들이 어떤 농사를 지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그렇다. 그 농사가 대박을 터트릴지, 쪽박을 찰 지 모르는 선택을 농민들은 1년에도 몇 번씩 한다.5월 15일 농민들이 또 서울로 올라왔다. 대파 때문에 올라왔던 농민들이 한 달 여 만에 양파와 마늘 때문에 또 서울로 향한 것이다. 농정을 책임져야 할 장관도 없고, 청와대에서 이 대책을 맡아야 할 비서관도 사라진 마당에 농민이 아닌 누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나 하는지 걱정이다. 실제로 대파
문재인정부는 촛불로 탄생했다. 촛불 항쟁이 4.19혁명과 87년 항쟁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민주정부를 탄생시켰다는 점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부터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까지 지난 4년 동안 우리가 묻고 답한 것은 ‘이게 나라냐’와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미래로 가기위해 과거를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세상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 ‘우리는 백남기 선생의 죽음을 잊지 않는다.’ ‘촛불 항쟁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것도 ‘과
문재인정부의 농정개혁이 실종되었다는 평가가 농업계의 정설이다. 농업 적폐 청산도, 농정개혁도 물 건너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농정개혁은 정권 초기에 농정철학과 방향을 제시하면서 곧 바로 시작해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농정개혁의 적정시기를 놓치고 있다. 대선 농정공약 ‘살기 좋은 농산어촌’, 국정운영 5개년 계획(소위 100대 과제)의 ‘사람이 돌아오는 농산어촌’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번 양파 파동만 봐도 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대통령 공약의 첫 번째는 농어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었다. 농어
6.13 지방선거철인 요즘, 최대 이슈는 고령사회로 인한 노인복지 공약이다. 특히 농촌사회는 전체 인구 중 80~90%가 고령의 유권자이기에 어르신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낙선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는 농촌 초고령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내가 살고 있는 우리 마을도 겨우 20농가 정도에 우리 부부와 2~3명을 제외하면 거의 80~90세 이상의 어르신들만 거주하고 계신다. 해가 갈수록 아프신 분들은 많아지고 집에서 요양보호 서비스를 받으시거나 매일 노인유치원에 가시는 몇 분들을 제외하면 이제는 하나 둘씩 정든 집을 떠나 요양원이나
예부터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표현이 있고,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표현 역시 낯설지 않다. ‘먹거리와 약은 그 뿌리가 같다’와 ‘몸 건강과 먹거리는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건강을 유지하고 병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약과 먹거리가 같이함을 말한다.동물성이건 식물성이건 식(食)이라 하는 먹거리의 근간은 땅이며, 또한 먹거리에서의 땅이란 단순히 건물을 짓고 길을 내는 토지 개념보다는 그 땅에서 숨 쉬고 생활하는 생태계를 의미할 것이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작은 텃밭이라도 키워본 사람들은 땅의 소산물이 기상 등 자연조건만이 아니라 주변 환경의 영향을 얼마나 받는지 잘 안다.현대사회에서 사람 건강을 다루는 분야는 의학이고 먹거리는 농학이나 축산학 그리고 생태계는 환경학 내지 생
한-미 FTA 개정협상이 타결됐다. 주요 내용은 미국의 철강 관세부과 조처에 대해서는 관세면제, 화물자동차의 수입관세 철폐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 투자자 소송 남용 방지를 협정문에 반영, 마지막으로 미국 농산물의 추가 개방 없음 등이다.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막아낸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국제 통상협상에서 그것이 양국 간이든 다자간이든 상대 국가에게 우리의 농업은 인질처럼 보이는 것이 과한 생각일까. 협상 상대는 우리 농업을 인질로 해서 표면적으로 농업의 추가 개방을 요구하며 실제로는 다른 산업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소위 수출 효자 산업이 볼 때 농업분야는 썩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농
GMO에 대한 국민 불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는 이 사안으로 시민사회는 지난달 12일부터 청와대 청원운동을 시작했다. 온 국민이 가슴 아파했던 세월호 사건이나, 비교적 단기간에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눈앞에서 생명이 죽고 사는 일은 아닐지 몰라도, 천천히 전 국민을 재앙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기에 GMO는 상용화돼 식탁에 오른 지난 20년간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앞선 정부들처럼 이 정부도 ‘안전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취하고 있다.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GMO를 학교급식에서 퇴출하고, 표시제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하고 시민사회진영과 협약한 바 있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농업을 고민해온 시민사회의 요구가 반영된 약속에 기대가 커진
농식품부 장관도 떠나고 대통령 농어업 참모들도 떠났다. 모두 1년을 채우지 않았다. 농민의 머슴을 자처하며 농정적폐청산과 농정대개혁을 다짐한 약속의 도장 자국이 마르기도 전이다. 무슨 청산을 하고 어떻게 개혁했는지 아는 사람이 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대통령은 공약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국가 농정의 기본 틀을 바꾸겠다’, ‘소비자·농민이 참여하는 도농상생 종합계획을 수립하겠다’, ‘안정적 농가소득 보장을 위한 과감한 직불제 중심 농정으로 전환하겠다’, ‘농어민의 농정참여를 제도화하고 자치농정·협치농정을 실현하겠다’, ‘품목별 생산자조직을 육성하고 유통개혁을 하겠다’, ‘과감한 친환경 생태농업 전환을 이루겠다’, ‘GMO 표시제와 식품표시제도 강화에 의한 건강한 우리 농산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제가 헌법에 정해져 있는 것은 노동자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주어져야 한다는 믿음에 기초한다. 물론 그로인해 실제 시행되고 있는 최저임금이 현재 정당한 대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의 최저임금이 절대 정당한 대가일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헌법에 천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지금 개헌 논의가 한창이다. 정부는 아마도 통치구조에 중심을 둔 개헌을 준비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미 많은 계층에서 각각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헌법에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이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앞서 자신들을 위한 개헌안을 마련한 사람들이 바로 농민들이다. 몇 년 전부터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
북은 2012년 정전협정 선언 이후 2017년 화성 15호 발사성공과 핵실험으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남은 2016년 촛불항쟁과 2017년 선거를 통해 독재정권을 물리치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했다.남과 북은 외세와 독재세력과의 투쟁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완강한 투쟁을 통해 새로운 정세를 열었다. 정세에서 일대 도약과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북의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질 정세에서 전농은 전국농민 통일문화제를 강원도 강릉과 고성에서 열 것을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했다. 이 사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데 가장 크게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1,000여명을 수용할 숙소를 구할 수 있는가, 과연 북에서 전농이 제안한 통일문화제와 통일밥상에 참여할 것인가가 사업 성패의 가장 큰 문제였다.
개정 헌법에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포함돼야 한다. 대통령의 지시로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국민헌법자문특위가 구성됐다.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해 국민여론을 수렴해 대통령이 직접 발의하는 개헌안을 만들겠다고 한다. 국민참여재판제, 대통령 결선투표제, 지방분권 강화, 기본권 강화 등 22개의 주요 안건을 미리 선정해 찬성 반대 설문을 하고 댓글 의견을 받고 있다. 농업분야는 22개의 주요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토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의제는 추가해 간다고 한다. 농민헌법을 추진하고 있는 농업계에서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많은 의견을 내야 할 것 같다.농협중앙회, 농민단체, 농업인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결성한 ‘농업가치 헌법 반영 범농업계 추진연대’가 1,154만 명으로부터
요즘 두 단어로 된 해시태그가 언론지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투(#MeToo)’다.권력 있는 자들이 힘 없는 자들에게 자행한 성희롱, 성폭력에 대해 검찰에서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이 문화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성추행, 성폭력 피해자들이 오랜 시간 묵혀온 고통이 전 사회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말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제는 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하나 둘씩 용기를 내면서 특히 40~50대 여성들의 제보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그동안 권력에 의해 자행된 많은 성폭력과 성희롱 등은 폭로하면 오히려 약자인 개인의 문제로 치부돼 왔기에 사회적 신뢰가 그만큼 없었다는 것이 최근의 ‘#미투’운동으로 증명되고 있다.40~50대는 그동
요즘 세간은 권력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들 간에 벌어지는 소위 갑과 을의 관계로 인한 부조리한 소식으로 한창이다. 갑을 관계에 의한 불평등 내지 착취 구조가 우리사회에 전 방위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불행히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은 심지어 검찰 조직 내에서도 성폭력으로부터 수사 외압까지 여러 유형으로 횡행하고 있었다.더욱이 그런 갑질에 대한 증명조차 힘든 문단계에서도 유명 시인의 파렴치한 행동 폭로를 계기로 새삼 재조명되는 상황이다. 결코 조직폭력배나 불법 사업체도 아닌, 사회 정의를 수호해야할 집단이자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을 다룰 문인들까지 약자에 대한 폭력이 그처럼 일상적이었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병들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다행히 이런 상황이 공론화된다는 점에서 그
“농민 한 명이라도 친하게 지내는 것뿐입니다.”기후변화와 초고령화 문제가 제일 먼저 들이닥친 곳이 농촌이다. 지금 수준의 생산마저도 어려워지면 도시 소비자들은 지금처럼 국내산 농산물을 먹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대비를 하자는 주문을 나름 저 말에 녹인다. 생협 운동과 급식 운동의 방향 설정은 결국 농민들의 지속가능한 생존의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는 소견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대안에 대한 내 제언은 저 한 마디 뿐.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지금 농민들과 친한 척이라도 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농민인 큰아버지, 외삼촌 모두 돌아가시고 ‘과수댁’ 큰어머니, 외숙모께서 고향에 남아 힘겹게 농사를 이어가신다. 하지만 이분들마저 떠나고 나면 이런 알토란들을 받아먹을 수
숫자 8, 19, 31은 무엇을 나타낼까. 바로 임차인 보호를 위한 개별법의 법 조항 개수이다. 큰 숫자부터 보면 31개 조항으로 이뤄진 것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고, 19개 조항으로 이뤄진 것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며, 제일 적은 8개 조항으로 이뤄진 것은 농지법 중 임대차 관련 조항이다. 같은 부동산이라도 상가와 주택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지만 농지는 공간 제공뿐만 아니라 농사를 짓기 위한 중요한 생산수단이기도 하다. 농지는 단순한 생산수단의 일부를 넘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그래서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소요되는 농업의 불가결한 요소이다. 하지만 부동산이자 생산수단으로써 주택과 상가와 비교해 그 중요성이 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농지법의 농지 임대차 조항의 수는 다른 법률의 4분의 1 내지
공영도매시장의 거래제도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비상장품목 지정과 시장도매인제 도입의 문제이다. 비상장품목 지정은 1994년 농안법 파동을 겪으면서 경매제의 보완으로 가락시장 등 몇몇 도매시장에서 20년이 넘게 시행되고 있다. 시장도매인제 운영도 여야 합의로 1999년 농안법 개정으로 시장도매인제가 입법돼 강서시장에서 10년이 넘게 시행되고 있다.비상장품목 지정과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무조건 반대하는 측은 제도의 운영성과와 문제점에 대해 찬반을 논하기보다 논리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는 일방적인 주장과 심지어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편향적으로 왜곡해 해석하고 있다.위와 같은 편향적인 주장은 지난 8일 ‘공영도매시장 제도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적나라하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 정도 지났다. ‘중간고사’가 될 수밖에 없을 지방선거도 6개월 정도 남았다. 이 시점에서 평가하기엔 이르다 할지 모른다. 그러나 농업·농촌·먹거리 정책분야를 생각하면, 대통령과 정부는 농정공약이라도 제대로 이행되는지 돌아보고 신발 끈을 고쳐 매야 한다.후보 시절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국가 농정의 기본 틀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래서 △소비자·농민이 참여하는 도농상생 종합계획 수립 △안정적 농가소득 보장을 위한 과감한 직불제 중심 농정 전환 △농어민의 농정참여 제도화와 자치농정·협치농정 실현을 공약했다. 이외에도 △쌀값 문제 해결 △품목별 생산자조직 육성과 유통개혁 △과감한 친환경 생태농업 전환 △GMO 표시제와 식품표시제도 강화에 의한 건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