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대파 껍질도 도시에서 하려면 다 쓰레기 아닌교. 그러니 우리가 손질 다 해가지고 넘기지. 작업비를 따로 바랄 수 있나. 상인들이 잘 사주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해야 될 판인데. 엊그제 옆 동네서 경매 넘겼더니 1키로(kg)에 700원도 안 나왔다고 하더만. 글면 농민들은 작업비도 안 되거든. 그니깐 데모도 하는 거지. 인건비도 안 되고 농약값도 안 되고 제일 답답한 게 농민이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소 좀 키우다보니 퇴비가 제법 나와. 그럼 모아뒀다가 일 년에 한 두 번씩 주변에 나눠. 요새들 많이 가져가지. 오늘도 몇 집에서 가져갔어. 로터리 치기 전에 뿌려놓으면 땅심 기르는데도 좋잖어. 경운기 끌고 올 때도 있고 트럭 올 때도 있고. 양이 좀 되니깐 트랙터로 한 번씩 퍼 담으면 금방 끝나. 우리 논에도 이따 뿌릴 거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취나물 씨앗 뿌리는 중이요. 하얀 게 씨앗이라. 흙이랑 섞어서 이렇게 뿌려야지. 흙을 덮으면 싹이 안 나요. 흩뿌리듯 뿌린 다음에 안 마르게 물을 자주 줘야 돼요. 그래서 이게(스프링클러) 필요해요. 뿌리 내릴 때까지 마르면 안 되니깐. 지금 뿌리면 7월 즈음 수확해요. (취나물은) 한 번 뿌려 놓으면 여러 번 수확할 수 있어서 괜찮아요. 여기가 제주서도 취나물 많이 하는 동네라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서울 살다가 귀농한 지 20년 넘었지. 고향은 충남 홍성인데 공기가 좋아서 여기까지 왔네. 지금은 이것저것 다해서 만 평 정도 농사짓고 있어. 이 밭엔 고추랑 감자 심으려고. 모종이랑 씨감자는 다 준비해놨고. (관리기로) 두둑 만들고 비닐 씌우면 준비는 얼추 끝나. 심는 건 다음 주 쯤 하려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제초기가 고장 나서 왔어. 기술센터에서 이렇게 동네까지 와서 수리해주니 우리야 너무 좋지. 수리비도 안 들고 시간도 절약하고. 잘하는 거야. 이걸 갖고 시내까지 (수리하러) 가려면 30분은 나가야 되는데. 그것도 자기 차가 있을 때 말이지. 우리 같은 사람은 버스 타고 가면 (시간은) 배로 걸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토란도 심고 감자도 심고 이것저것 심어 불라고. 이따 로터리(작업) 부탁했는데 사람 오기 전에 퇴비라도 얼른 뿌려 놔야제. 혼자서는 힘든께 우리 언니 불러서 같이 하는 겨. 자식들이 힘들다고 (농사) 못하게 혀서 논밭 싹 내놔 불고 많이 줄였어. 먹을 만큼만 짓제. 그래도 겨우내 가만히 있다가 움직이니까 살 만 허네. 아파싸도 자꾸 움직여야 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대추나무는)심은 지 20년 넘었죠. 아버지 일 이어받아서 하는 거라 농사지은 지는 한 5, 6년 됐나. 가지를 깔끔하게 정리해줘야 대추가 잘 자라요. 정리가 안 되면 싹이 덜 나와서 열매를 적게 맺으니깐. 400주 정도 있는데 나무에 물오르기 전에 마쳐야 돼서 이달 말이면 가지치기는 끝나요. 이쪽이 생대추로 유명한데 (소비자들이) 아직 잘 몰라요. 그래서 체험농장도 운영하고 많이 알리려고 하죠. ”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캐 놓으면 상인들이 와서 사가. 요새는 관(4kg) 당 7,000원씩 주더라고. 날이 따뜻해지니까 값이 많이 떨어졌어. 냉이도 이제 끝물이라 (값이) 절반 이상 떨어졌지. 한창 좋을 땐 1만6,000원까지 받았나 그랬어. 처음 캘 땐 날도 춥고 손도 시리고 고생 많이 했지. 그때 생각하면 지금이 일하기야 편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며칠 전까지 쌀쌀하더니만 날이 금세 풀렸어. 슬슬 일해야지. 거름 좀 뿌리고 이제 로터리 치려고. 감자 심을 건데 두둑도 만들고 비닐도 쳐야 해서 아직 할 게 많아. 사람 좀 구해서 같이 하면 좋은데 요샌 동네서 일손 찾는 것도 어려워. 품삯도 부담이고. 아프면 아픈 대로 혼자서 천천히 하는 거지 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양파 심는 거 도와주러 나왔구먼. 모종이 많이 자랐지. 진즉에 심었어야 했는데 올 겨울에 눈이 워낙 많이 왔어. 이 동네가 겨울에도 따뜻한 곳인데 날도 무지 추웠제. 미리 심었다가 다시 심는 데도 있다더만. 어휴, (월동)배추도 꽁꽁 얼었다니 말 다했지. 아직 바람이 차. 그래도 땅이 좋아서 지금 심어도 잘 자랄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쪽파 끝내고 봄배추 심으려고 로터리 쳐. 거름 주고 땅을 한 번 솎아줘야 모종이 잘 크제. 원래 오늘 심으려고 했는데 한파 때문에 며칠 미뤘어. 요새 날이 워낙 추웠잖어. 날 조금만 풀리면 바로 심을 겨. 로터리 치고 두둑 만들고 일이야 끝이 없지. 수확할 때 값이나 좋으면 좋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민통선에서 농사짓다 보면 평화가 왜 소중한지 알게 돼. 지난 정권 땐 보수단체들이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한다고 난리를 치니깐 막아보겠다고 몸싸움도 엄청 했지. 대북 (확성기) 방송은 또 얼마나 시끄러운데.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골이 아플 정도야. 남북관계가 안 좋다 싶을 땐 농장(임진강6.15사과원)에 출입하는 것도 쉽지 않아. 제발 이번 정권에선 남북이 평화롭게 지냈으면 좋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젊어서부터 했으니 30년 넘게 했어요. 농사가 잘 돼도 (고추) 시세가 예년만도 못하니까 속이 상하죠. 요샌 인건비도 안 나오는 형편이라예. 물어보면 다들 힘들다고 해요. 가락으로도 가고 대전으로도 가고 하는데 어디 가나 값이 다 그래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값이 오르질 않아요. 일한 보람은 있어야 하는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로컬푸드) 매장에 거의 매일 나오다시피 해. 뭐가 잘 팔리고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도 할 겸해서 나와. 오늘은 무를 많이 가지고 왔구먼. 개당 1,000원씩 받으려고. 아무래도 소비자들하고 직접 만날 수 있으니까 그 때 그 때마다 뭐가 더 필요한 지 알 수 있어서 좋지. 한 품목을 많이 갖다 놓는 것 보다는 여러 품목을 조금씩 돌아가면서 내놓으니까 좋더라고. 우리 같은 소농엔 매장이 한 몫 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봄 감자 심으려고 준비 중이여. 이 줄을 두둑 위에 놓고 표시된 곳마다 구멍을 파. 그러면 간격이 일정하지. 지금 심으면 이르면 4월 말, 5월 초에는 수확해. 이미 심은 집도 많은데 뭘. 요샌 날이 춥고 땅이 어니깐 볕만 좀 나면 이렇게 수증기가 올라와. 안이 뿌옇지? 바깥은 추워도 안에서 일하다 보면 땀 나. 가끔씩 (하우스) 밖에 나오면 시원해. 감자는 일요일쯤 심으려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뭐든 그렇지만 경험이 없으니 실패 확률이 높더라고. 처음에는 몰라서 엄청 헤맸지. 또 친환경으로 하려다 보니까 고생 많이 했어. 주변이 다 논이라서 약 번질까봐 신경 많이 썼지. 풀 뽑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이것(부직포)도 풀 나지 말라고 (블루베리)나무 밑에 깔려고 준비하는 겨. 인삼밭에서 쓰고 남은 거 있다고 해서 얼른 가져왔지. 수확할 때나 와야 맛이라도 보는데…. 여름오기 전에 한 번 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강낭콩, 찰옥수수, 마늘, 방아, 오이, 갓, 무, 동부, 호박 … 어른들한테 물려받기도 하고 얻은 것도 있고 토종(씨앗)이야 많지. 씨앗은 다 저 냉장고에 있어. 먹고 살려니 이것저것 다 했지. 굳이 가릴 것도 없고. 심고 거두는 게 재미지, 뭐. 여기저기 나눠주는 것도 좋고. 이젠 농사 많이 못 지어. 힘들어서 먹을 것만 조금씩 하제. 우리 아들은 토종으로 한 게 제일 맛나다는디 안 할 수야 있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백로 즈음 지나서 심었제. 수확 시작한 지는 좀 됐고. 비닐에 담아 놓으면 장사꾼이 와서 가져가. 시세는 별로여. (뒤에 보이는) 저 비닐봉지(4kg)가 5,000원이여. 얼마 안 돼. 그래도 이 동네가 시금치로 알아주는 고장이라 상인들이 많이 와. 맛도 좋고 품질도 좋으니께. 시금치만 40년이여. 눈 내린다더니 바람이 매섭게 불구만. 바람이 많이 불면 아무래도 손발이 시려. 일이 더 힘들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십수 년 농사졌지만 올해 (대봉감) 가격이 젤로 안 좋아. 참말로. 좋은 놈만 추려서 내도 6,000~7,000원이여. 말 다했제. 박스값에 싣고 간 택배비도 안 나와. 7만원 놉 주고 따면 뭐할 것이여. 남는 게 없는 디. (산지)폐기는 폐기대로 해도 나무에 달린 것이 문제여. 감을 다 털어내야 내년에도 농사를 지을 것 아녀. (감) 안 딴 나무가 수두룩한디 돈 주고 놉을 쓸 수도 없고. 속상하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협에 내는 건 양이 정해져 있어. 농가별로 순번도 있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돌아오니까 상인들한테 많이 나가지. 요즘엔 좋은 놈이 한 관(3.75kg)에 8,000원씩 해. 보통 아침 6시 반에 나와서 (수확을) 시작하는데 한 열 댓 명이 들러붙어서 작업해야 돼. 그래야 상인들이 가져갈 물량을 맞춰. 이제 파지 정리하고 또 다른 밭으로 가야지. 일단 한 번 먹어봐. 그래야 맛있다고 쓸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