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소농이 지구를 식힌다.’ 국제 농민운동 조직인 비아 캄페시나가 내걸고 있는 이 구호는,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할 열쇠를 농민이, 그중에서도 소농이 쥐고 있음을 보여준다. 친환경농업은 소농이 지구를 식힐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업은 여전히 정부 농업정책에서 낮은 비중이며,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도 여전히 미진해 보인다. 내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는 제5차 친환경농업 5개년계획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본지는 ‘기후위기 시대, 친환경농업이 나아갈 방향은’ 기획을 통
2년 전, 기고했듯이 가락시장은 나의 청년 시절에 영향을 끼쳤다. 1980년대 후반 무렵 나는 전남의 상업농 지대, 그곳에서는 ‘개간지’라고 불렀던 농촌에서 잘나가는 청년 일용직이었다. 내가 특별히 일을 잘해서가 아니다. 당시 출렁이던 가락시장 가격을 지켜보고 출하를 할지 말지 고심하던 대농이 마침내 가락시장에 내자고 결정을 하면 신속히 작업할 인부들이 급히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생산지 현지 마을에 거주했기 때문에 별도의 수송 없이 즉시 현장 투입이 가능했다. 한밤중이나 새벽에 나를 찾는 집 전화 소리 중 열에 아홉은 가락시장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소유·이용 실태에 대한 농지 전수조사 실시, 상속·이농 등 농지법 상 소유 예외 삭제, 선매권 등 임차농 보호규정 마련, 농민과 농업법인 의미 재정립 등 다소 급진적이라고 할 만한 농지법 개선방향이 농민들과 전문가의 입을 통해 포괄적으로 논의됐다. 지난 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경자유전의 원칙 확립을 위한 농지법 개정방향 토론회’를 통해서다. 이날 토론회는 김호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조병옥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지소분과장과 임영환 법무법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대대적인 가입 거부 운동이 언급될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농민들의 시선이 더욱 곱지 않은 실정이다. 보험 가입자조차 몰랐던 적과 전 보상 삭감(80%→50%)으로 올해 NH농협손해보험은 농민들을 저버렸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배 이상 높은 493억원을 기록했다. 농업계 일각에선 아예 보험제도를 없애버리자는 얘기까지 심심찮게 나오고 있지만 농협손보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손해율에 따른 할증 폭 확대’라는 또 다른 개악에 손을 뻗고 있어 논란은 더욱 가중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시장도매인제 도입’으로 상징되는 도매시장 개혁은 최근 10년 이상을 지루하게 끌어온 농업계의 묵은 과제다. 불합리한 가격결정과 비효율적 유통구조, 도매법인들의 과도한 수익과 이로 인한 공공성 훼손 등 경매제의 숱한 폐단들은 그간 본지를 필두로 한 언론매체들에 의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기득권 도매법인의 저항과 결정권을 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의 완고한 반대로 개혁은 한 발짝도 진행되지 못했다.다만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전국양파·배추·마늘생산자협회와 제주도품목별생산자연합회 등 품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올해 농협 개혁은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가 그 중심에 섰다.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올해 4월 미래 농협의 청사진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을 주요 사업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농협 조직구조 개혁과제’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과 함께 △농·축협 판매사업 활성화 △농협 지주회사 체제 점검 △조합원제도 개선 등을 주제로 한 공개포럼을 통해 농협 개혁 의제화에 나섰다. 더불어 도시농협 판매 활성화 방안 마련, 계통구매사업 개선 등 23개 과제를 종합한 농협중앙회 1, 2차 자체혁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토론 1 / 양정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수입농산물, 국내 농업 교란WTO가 출범하고 FTA가 추진되면서 우리 농민들의 숱한 저지투쟁이 있었지만, 정부는 FTA 확대 전략으로 직진했다. 농축산물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우리 농업의 구조도 변화됐는데, 2000년 403만1,000명이던 농가인구는 2019년 224만5,000명으로 20년만에 절반가량 줄었다. 또 65세 이상 고령 농민은 2000년 87만6,000명에서 2019년 104만6,000명으로 늘어났다. 이제 국민 전체 인구 중 농민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제1대 박진도 위원장이 지난 5월, 취임 1주년 인터뷰를 끝으로 전격 사퇴했다. 그 배경에 여러 ‘설’들이 분분하지만, 농정개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어디서도 끌어올 수 없었다는 점은 분명하다.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은 “농특위는 권한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 농특위가 대통령자문기구로 위상을 갖추려면 최소한 그 뒷심은 청와대가 맡아줘야 한다. 청와대-농특위-농식품부가 농정개혁이란 한배를 타고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도 쉽지 않은 과제를 ‘관심 없는’ 청와대와 ‘복지부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올해 농민들을 괴롭힌 건 코로나19, 이상기후 말고도 ‘농림축산식품부’가 있다. 우리나라 농업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가 현안마다 농민 정서를 외면해서다.쌀 수확량이 급감한 올해 흉년을 대처하는 농식품부의 자세만 봐도 주식의 생산기반 유지 의지가 있는지 물음표가 붙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악의 흉년을 맞는 농민들의 심경을 가장 절절하게 대변한 의원으로 꼽힌다.서삼석 의원은 지난 11월 상임위 회의 때 “지금 농사를 잘 지었다는 분들 모니터링해 보니 20%
조용한 들녘에 마을방송 앰프가 수시로 코로나19 상황의 위험성을 알리며 정적을 깹니다. 노동 외의 시간이면 무언가를 소비해야 생활할 수 있는 도시의 삶과는 다르게 자연에 기대어 무언가를 생산하는 생산자의 일상은 코로나든 아니든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사실 동구 밖을 나가지 않고도 그럭저럭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면, 뭐 그리 나쁜 삶도 아닐 것인데, 소비가 삶을 윤택하게 하고, 경제만이 우리 삶을 승급시킬 수 있다는 신화에 갇혀 모두가 아우성이지요. 코로나19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염려스럽고, 그만큼 도시 사람들이 더한 고생에 애
2020년은 코로나19가 지배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했던 질서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감염병 위기로 인해 교류가 단절되면서 세계적 분업체계를 기반으로 한 자유무역은 한계를 드러냈다. 각국에서는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것은 자급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생필품과 식량의 자급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농업에 대한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됐다.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식량자급률에 관한 발언이 정책당국에서도 자주 나오고 있지만 변화되는 것은 없다. 농산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도매시장 개혁을 가로막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로 인해 서울시(시장 권한대행 서정협)의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과 전라남도(지사 김영록)의 ‘공영 시장도매인제 추진’이 모두 벽에 부딪혀 있다. 하지만 도매시장 개혁은 진보적 농업계에서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로 손꼽히고 있다. 22일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공영도매시장 유통혁신 방안’ 토론회는 시장도매인제, 특히 공영 시장도매인제의 식량자급률 제고 효과를 공식적으로 논의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