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호 기자]“우리가 동네에서 제일 늦었어. 둘이서 하니까 아무래도 일손이 부족하지.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고. 그래도 오늘 마늘 캐면 작업 끝나. 한 1,500평 했는데 올해는 작황이 작년만 못한 것 같애. 봄에 가물어서 물 잘 준 곳은 좋고 아닌 곳은 별로고 그래. 근데 밭떼기 가격은 좀 올랐드라고. 주변에 보니 작년에 5,000원 하던 마늘(밭)은 만원씩 받는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맛 하면 단양 마늘이 최고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장마비가 쏟아지던 지난 6일 충북 옥천군 안내면 현리삼거리 부근에 마련한 간이판매대에서 고유복(59, 오른쪽)씨가 갓 삶은 옥수수를 솥에서 꺼내 3개씩 비닐봉지에 담고 있다. 3,000여 평 규모로 옥수수 농사를 지은 고씨는 “아무래도 한 철 장사다 보니 이렇게라도 팔아야 생산비를 건질 수 있다”며 “당분간은 매대 운영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하우스에서 호박 기르다가 노지로 바꾼 지 한 4~5년 됐지. 하우스가 아무래도 힘들더라고. 근데 노지에서 기르면 맛은 좋은데 수확하기가 힘들어. 이렇게 일일이 이파리를 들춰봐야 되니…. 이게 숨바꼭질이여. 시장에는 20개씩(약 10kg) 담아서 파는데 지금은 1만2~3,000원씩 해. 우리가 600원에 팔면 소비자는 1,000원에 사 먹는 꼴이여. 수확은 장마 지기 시작하면 끝인 겨. 그러다 헐값 되면 내버리는 거지. 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망에 담는 것만 해도 오늘이 7일차여. 뽑고 자르고 한 것 치면 더 오래됐지. 양파 한창 수확할 땐 잠도 잘 못자. 오늘도 3시에 인나서 밥 먹고 여기 왔응게. 그래도 이 밭은 양파가 아주 좋네. 알도 굵고 잔 양파도 별로 없고. 안 좋은 밭에선 일해도 흥이 안 나. 사람 마음이 다 그런 겨. 양파가 우리 몸에 최고라고 꼭 써 줘.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고. 우리 양파 많이 먹어야 농민들도 살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본격적인 장마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 충북 괴산군 감물면 이담리의 한 담배밭에서 외국인 농업노동자들이 수확한 담배를 어깨에 짊어지고 나르고 있다. 50여 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담배농사를 지어온 김종태(70)씨는 “군에서 알선해주는 인력이 부족해 사설업체를 이용하다 보니 한 사람당 소개비로 30만원, 한 달 인건비로 180만원씩 들어간다”며 “정부가 농번기 일손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농민들 부담만 자꾸 늘어갈 것”이라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단양 육쪽마늘로 유명한 충북 단양군 매포읍 도곡리의 한 마늘밭에서 매포읍사무소 직원 10여명이 고령농 일손부족 농가 지원활동의 일환으로 고영복(77)씨 농가의 마늘 수확 일손을 돕고 있다. 고씨는 “장마를 앞두고 일손이 부족해 걱정이었는데 사무소 직원들이 와줘서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바다와 맞닿은 비탈진 밭이 끝없이 펼쳐진 곳, 밭과 밭이 만나 이루는 완만한 곡선이 꼭 야트막한 산 능선처럼 이어진 곳에 농민들이 점점이 서 있다.농민들의 노동의 흔적이 오롯이 남은 자리엔 빨간 망들이 촘촘히 놓여 멀리서 보기엔 빨간색 대형 그물을 밭 전체에 펼쳐놓은 것 같다.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지난 14일 우리나라 양파 주산지 중 한 곳인 전남 무안군 현경면 일대는 막바지 양파 수확에 온 고장이 부산했다. 현경면을 가로지르는 2차선 국도엔 빨간 양파 망을 가득 실은 트럭이 수매장 또는 판매처를 향해 쉴 새 없이 오갔고 국도변 갓길에는 막 수확한 양파를 직접 팔기 위해 농민들이 세운 ‘점방’ 또한 군데군데 설치돼 있었다.운전을 하며 시선이 가닿는 곳 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퇴비용으로 쓰려고 콩 심는 게야. 사실 심는 게 아니고 뿌리는 거지. 콩 뿌려서 트랙터로 로터리 한 번 치고 막 자라나게 둬. 원래 양파밭인데 양파 수확한 뒤에 콩 심고 퇴비로 활용하면 양파농사가 더 잘 돼. 알도 굵고 맛도 좋고. 함평도 양파 많이 짓제. 이렇게 평생 농사지었으니 믿을 만 하지? 사진 찍으려면 트랙터도 나오게 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