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주로 쌀 목표가격과 공익형 직불제, 농어촌상생기금,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등이 거론됐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에서는 대통령 농정공약 이행 여부, 농가소득의 감소, 스마트팜밸리와 농촌 태양광 설치사업의 문제,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 선정기준, 직불제 개편, 농지감소, 원산지표시 품목 확대, 결과 중심의 친환경인증제 등을 포함한 12가지 핵심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거론되지 않은 농정 핵심과제에 대해, 향후 농촌현장에서의 문제제기는
농촌 들녘은 수확철을 앞두고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10월에 잘 오지 않던 태풍은 수확철을 앞둔 농민들의 가슴엔 한차례 멍울을 지우고 지나갔다.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겨울작물인 마늘을 심은 저지대 논이 침수되고 수확을 앞둔 벼들이 쓰러지고 수확을 한창 할 과수농가들은 낙과 피해를 입은 곳이 꽤 있다고 한다. 갈수록 더해가는 이상기후와 자연재해 앞에서는 농민들이 아무리 대책을 세워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대목이다.지난 9월 말 국제농민운동 조직 비아캄페시나(La Via Campesina)는 17년이라는 긴
최근 쌍용자동차 사태의 해고자 문제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와 함께 전원 복직이라는 형태로 한 매듭을 지었다.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미 충분히 아는 내용이기에 생략하지만, 해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 속에 많은 농성과 안타까운 호소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았기에 현 정부 들어서서 종료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지금 현재 청와대 앞에는 또 다른 단식 농성이 있다. ‘농업·밥상 살리는 농정대개혁 촉구 단식농성단’이라는 붉은 글씨가 적힌 노란 현수막 앞에 순박한 얼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촛불
지난 8월 여당은 과거 정부시절 반대했던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규제프리존법)」을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지역별로 조율 사항이 남아 결국 통과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야합의로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규제프리존법의 역사는 전 정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규제를 철폐해 지역별 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규제프리존법을 제안했다.하지만 규제프리존법의 주요내용은 착한 규제를 풀어 민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가 올해 재개봉해 화제가 됐다. 잔혹함과 폭력적인 현대사회를 그린 영화 속에서 노인들은 그저 힘없고 쓸데없는 존재다. 제목에서 노인은 ‘오래된 지혜를 가진 현명한 생각의 소유자’로 유추된다. 노인들이 무한경쟁 세상에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데 대해, 그리고 제대로 된 세상이라면 경험이 풍부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대접받겠지만 그렇지 못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해 고발한다.오늘 우리 사회에서 ‘오래된 지혜를 가진 현명한 생각의 소유자’는 누군가. 농민이 그 중
2015년, 박근혜는 ‘대한민국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 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느냐, 중동에 갔다고’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2016년 국정감사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었던 정운천은 ‘아프리카로 가면 나이지리아, 콩고, 동남아시아에 보면 캄보디아, 이런 전 세계 오지에 우리 청년 약 10만명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한때 대통령 출마를 꿈꿨던 반기문은 2017년 해외취업, 청년인턴 등을 이야기하면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진부한 말을 내뱉었다가 청년들의 반발을 샀다.사실 청년실업에 대한 문제는 최근 몇
촛불집회를 단숨에 촛불항쟁으로 승화시킨 것은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였다. 남녀노소 모두가 축제처럼 참여하는 콘서트 현장에 나타난 트랙터는 지난 70년 쌓이고 쌓인 적폐 청산이야 말로 항쟁의 목적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으며 국민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 김기춘의 국정농단 심판이 체제와 질서에 대한 근본적 질문으로 발전했다. 이게 나라냐? 촛불 민중은 물었고 분단과 신자유주의, 대기업과 기득권만 행복한 나라는 민중의 나라가 아니라고 스스로 답했다. 체제와 질서에 도전한 전봉준 장군의 정신과 기개는 트랙터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농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대규모의 스마트한 기술과 시설을 판매하는 기업을 위한 것인가?‘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은 농업계의 4대강 사업’이라고 하는 농민단체의 입장은 정확한 지적이다. 농업부문의 수익은 농업의 특성상 대규모로 투자된 자본의 이자율을 넘어서기 어렵다. 과잉공급으로 가격폭락을 초래해 농업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대자본은 끊임없이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면서 대규모 투자처를 찾고 있다. 개방화시대에 외국자본이나 국내기업 대자본이나 공히 농민이든 중소상공업자든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이윤
“농민도 국민이다. 더 이상 농민의 숨통을 조이지 말라!”곧 치러질 8.22 전국여성농민대회 대표적 구호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구호를 내세웠을까? 그동안 우리 농민들은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정부였기에 그래도 최소한 농민들과 소통하여 농업정책을 내놓을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농민들은 분노가 하늘을 찌르다 못해 상실감까지 느끼고 있다.지난 2일 농민들은 그 뜨거운 폭염에도 문재인정부 규탄 및 스마트팜 밸리 사업저지를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하였다. 지난 1년의 문재인정부 농정에 대한 규탄대회였다. 처음으로 문재인
동남아 여행했을 때나 느껴지던 습도 높은 고온 날씨가 국내에서도 전혀 새롭지 않은 나날이다. 여름의 상징 같은 모기마저 날이 더워 숫자가 감소했다니 결코 예사롭지 않다. 특정 기후 상황에서의 유별난 폭염이라고 믿지만, 전 지구 차원의 기상 온난화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등 주요 원인을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도 분명하다.이런 기록적 폭염상황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소식마저 들려온다. 사람이 이럴 진데 가축 상황도 충분히 짐작된다. 기실 농촌 현장을 생태적 환경이나 아름다운 노동 현장으
100 대 1로 줄다리기를 하면 웬만해선 100명이 이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1명이 100명을, 소수가 다수를 이기거나 지배하는 경우가 매우 많이 발생한다. 인류의 역사도 소수의 지배자와 다수의 피지배자 사이의 투쟁의 연속이었고 제도적으로 다수의 지배가 가능한 민주주의도 최근 일이다.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기본은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유로운 경쟁과 이에 따른 공정한 거래이다. 하지만 현실 거래관계에서는 기술적·제도적 장벽 등으로 인하여 여전히 소수의 편익과 다수의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시장을 그대로 두면 소수
16일 제20대 국회 하반기 상임위원회가 구성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위원장에는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이 당선됐다.황 위원장은 당선인사에서 “300만 농어민의 든든한 친구이며 뒷배경이 되겠다”며 “여야 위원들끼리 서로 싸우는 대신 ‘농어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문희상 의장도 “협치와 민생으로 꽃피우는 국회의 계절을 만들겠다”고 했다. 하반기 농해수위는 진정으로 농어민의 민생을 꽃피우고 농정에서 민관 협치를 꽃피우며 농어민의 든든한 친구이자 뒷배경이 되길 바란다
지난달 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서 ‘씨앗에 대한 권리를 농민에게’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이미 종자회사에게로 넘어간 씨앗에 덧붙여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육묘에 관한 것까지 포함되어 상당히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이날의 주제는 씨앗과 모종에 대한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정부에서 유전자원이라고 부르는 씨앗과 그 모종은 누구의 것인가. 인간의 정착생활을 가능하게 한 것이 작물재배가 가능하면서부터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그 정착생활 중에 인간은 끊임없이 자연조건에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저항하면서 먹을거
스마트팜 사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쪽부터 저 쪽까지 만평 규모의 유리온실을 보면 조금 현기증 난다. 파프리카와 토마토, 딸기를 주로 재배한다. 최근 파프리카와 토마토는 가격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다.스마트팜밸리는 스마트팜 사업을 더욱 확장해 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 단지에 3만평 이상을 조성한다. 농사를 짓고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 150명이 필요하다. 하나의 마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4개를 조성하며 땅은 지자체가 매입하고 기반조성과 시설은 국가가 책임진다.수요자 중심 생산체계 구축, 청년농업인 육성, 농업과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당선자들이 농정공약을 이행하려면 꽤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이다. 선거 후에 남는 것은 당선자와 공약이고, 선거기간 중에 내놓은 약속은 믿지 말라는 얘기도 있다. 이제는 이런 구태에서 벗어나야 할 만큼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졌다. 어쨌든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 등 우리나라 평화를 위한 대통령과 청와대의 노력이 국민을 감동시킨 결과라고들 한다. 향후 가시적인 결실을 맺기 바라는 것은 우리 농민들도 한마음일 것이다.정부가 농민들에게도 감동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개월의
올해도 어김없이 6.13 지방선거는 농민들로서는 가장 바쁜 농사철에 치러졌다. 안 그래도 없는 일꾼에 발을 동동 구르던 농가들은 선거 때문에 더 일꾼이 없다며 선거운동원들에게 하소연까지 하였다.올해 따라 마늘수확 작업은 올 초 잦은 비로 인해 땅이 다져지면서 수확하는 일이 만만치가 않았다. 기계로 캐보지만 마늘 하나에 주먹보다도 더 큰 흙이 함께 딸려 오다보니 평소보다 2배로 일도 많고 시간도 많이 들었고 농민들은 하나같이 더운 날씨에 지쳐 있었다. 가뜩이나 예년보다 가격도 좋지 않은데 품삯도 일거리도 배로 늘다보니 모두들 이만저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국내는 미국소고기 수입 조건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미국 측에 사전 약속한 바에 따라 10년이 지난 지금도 어느 주변국도 따르지 않는 수입 개방조건으로 타결했고, 수출국인 미국은 환호했다. 다행히 당시 촛불을 들고 항의한 시민들 덕분으로 비록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국제기준에 따라 수입이 되고 있어 안전성에 그리 큰 문제는 없다.사슴류에서 소의 광우병과 같이 변형단백질의 일종인 프리온에 의해 발병하는 광록병은 그리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광록병은 캐나다로부터 수입한 엘크로
‘무슨 일이든 간절히 원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요즘처럼 부모세대 보다 가난한 자식세대에게 이 말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자신들의 사정을 너무 모르는 부모세대의 단순한 구호에 그칠 따름이다. 먹고 사는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하다간 오히려 생존조차 힘든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실패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 올 수 없는 이들에게 간절히 원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말 만큼 공허한 표현도 없을 것이다.지난 5월 24일 통계청은 ‘2018년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결과 200
촛불정부를 자처한 문재인정부가 ‘농정 패러다임의 전환과 농정대개혁’을 약속했지만 뚜렷한 청사진은커녕 농민이 체감하는 개혁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선7기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농업·농민은 지역경제·지역사회의 바탕이다. 오늘 ‘지방소멸’이 회자되는 것은 농업·농민의 해체와 쇠퇴 탓이다. 지방자치를 책임지겠다는 단체장·의원 후보들이 농업·농민을 살릴 비전과 대책을 보여주지 못한 채 지자체 살림을 맡겠다고 하면 말짱 거짓말이다. 농업·농민 없이 지역이 없으며, 전면개방시대에 고령화·과소화하는 농촌을 살리지 못하고서는 지속가능한
세상에는 승부욕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르는 도박이 있다. 바로 농민들이 어떤 농사를 지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그렇다. 그 농사가 대박을 터트릴지, 쪽박을 찰 지 모르는 선택을 농민들은 1년에도 몇 번씩 한다.5월 15일 농민들이 또 서울로 올라왔다. 대파 때문에 올라왔던 농민들이 한 달 여 만에 양파와 마늘 때문에 또 서울로 향한 것이다. 농정을 책임져야 할 장관도 없고, 청와대에서 이 대책을 맡아야 할 비서관도 사라진 마당에 농민이 아닌 누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나 하는지 걱정이다. 실제로 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