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기계로 털어야 하는데 농사가 잘 안 됐어. 양도 얼마 안 돼 빌려다 쓰기도 그렇고. 서리태여. 이게 덜 영글었어도 맛은 있어. 논둑에 많이 심었는데 고라니가 죄다 뜯어먹고 별로 안 남았네. 작년엔 꽤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별로여. 진즉 털었어야 했는데 김장이다 뭐다 일이 많아서 늦었어. 한 달 가까이 말렸으니 오래 됐지. 애들은 일 때문에 바쁘고 혼자서 쉬엄쉬엄 하는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내가 열 살 때 즈음 심었으니께 한 65년 됐지. 그 옛날엔 산수유가 값이 많이 나갔는데 요즘은 별로라. 한약재로 많이 쓰는데 당시에도 600g에 3,000원씩 했으니 얼마나 비쌌겠노. 이게 돈이 된다고 소문이 나니깐 사람들이 여기에 나무를 많이 심었지. 근데 지금은 너무 많아서 다 처리 못 해. 산수유는 수확하면 일단 씨앗을 빼서 바짝 말려야 돼. 요샌 다 기계로 하는데 예전에 손으로 빼고 입으로 빼고 난리도 아녔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남들보다 출하를 일찍 시작했는데도 가격이 작년 같지 않아. 서울로 보내는데 (적채) 한 상자(16kg)에 2만원 정도라. 파종 시작할 때 태풍이 연달아 몰려와서 못해도 2번씩 심었거든. 빈자리 보이면 심고 또 심고. (출하 초기인) 지금은 최소 3만원은 나와 줘야 되는데. 그래야 생산비라도 건지지. 갈수록 (가격이) 떨어질 텐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저 나무가 50년 됐어. (감귤)농사지은 지도 50년 넘었네. 몇 년 전에 바깥양반 먼저 보내고 아들이 물려받아 하는데 일손 바쁠 땐 이렇게 같이 해. 인부도 쓰고. 한창일 땐 여기서만 수천 박스도 땄어. 사진 그만 찍고 이것부터 먹어봐. 맛을 봐야지. 해거리가 심한 밭도 있는데 여긴 (감귤)당도가 많이 올라왔어. 달고 괜찮아. 농사 참 어려운데 많이들 사 드시면 좋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키만 크고 콩이 안 달렸어. 털어도 먼지만 많지 얼마 되지도 않어. 600평이 넘으니까 못해도 너댓 가마는 나와야 되는데 두 가마 나오면 다행이여. 털고 자시고 할 게 없어. 힘만 들지. 밭작물은 땅이 질면 더 안 되는 법이여. 배수도 안 좋은데 지난여름에 (장마로) 다 쓰러졌으니…. 들깨도 반 수확이 안 나오더라고. 재미없으나 마나 사람 사는 게 다 그래. 이제 일 그만할 때지. 40년생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논둑에 콩 조금 심었는데 마저 털라고 나왔어. 얼마 안 돼. 겨우 이것 뿐이여. 올핸 비가 계속 왔잖어. 날씨가 안 좋으니께 콩이 덜 영글었어. 크기도 잘잘하고. 이렇게 (바람에) 날려도 집에 가서 한 번 더 걸려야 먹지. 키질 안하면 되간디. 콩 터는 것도 손이 많이 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서울서 잘 살다가 속아서 시집왔네(웃음). 농사지은 지 50년 넘었지. 이젠 100세 시대라며? 일할 수 있을 때까진 해야제. 논 조금 있는 건 임대 주고 들깨 좀 심었어. 따로 내다 팔진 않고 애들하고 사돈네랑 주려고. 한 300평 될까. (농사가) 잘 돼서 많이 주면 좋은데 올핸 영 아녀. 하루 종일 털어도 한 가마 겨우 될런가. 뭐, 날씨가 그랬는데 어쩔 수 있나. 적으면 적은대로 먹는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한 닷새나 말렸을까. 올핸 들깨도 안 나오고 나락도 안 나오고 뭐든 안 나와. 온 동네가 다 흉년이여, 흉년. 이렇게 두드려봐야 꼬순 향만 나제 양은 얼마 되지도 않어. 비도 많이 온데다가 (태풍에) 다 쓰러졌는디 뭐가 제대로 되겄소. 남이야 얻어서 짓는디 고생만하제 올해는 뭣이 안 나와. 촌에서 노인들이 고생하고 한께 수확이라도 잘 나와야 쓰는디 다 밑져불었어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원래 나락을 베면 포대에 담기는 건데 조금 개조했어. 포대는 수시로 갈아줘야 되니깐 일이 더디거든. 톤백에 바로 담으면 아무래도 일이 편하지. 요새 콤바인은 다 좋아서 이런 거 보기 힘들어. 올핸 (벼가) 쓰러진 논이 있어서 수확량은 평년보다 조금 떨어지는 것 같고. 이쪽은 농지가 크지 않아서 한 번 베기 시작하면 금방 끝나. 농협에서 산물벼로 수매하는데 작년보다 5,000원 더 주더라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밭)로터리 치기 전에 퇴비랑 비료주려고 나왔어. 마늘 심으려고. 이제 늙어서 나이도 들고 힘에 부치니깐 논은 다 임대 줬어. 근디 밭은 사람들이 안 하려고 해. 논이야 다 기계가 해불고 하니까. 근디 밭은 이게 다 사람 일이라. 일도 많고 힘도 들고 고생이니깐 잘 안 부치려 해. 그렇다고 그냥 놔두긴 뭐하고 우리 먹을 거 조금씩이라도 해야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벼가) 많이 쓰러진데다가 도열병까지 심하게 와서 수확량이 얼마 안 돼. 많이 줄었어.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준 것 같은데 방아 찧어봐야 알지 뭐. 이건 수매할 건 아니고 가족들 나눠 먹으려고. 요새 볕이 좋아서 건조시키는데 이렇게 사나흘은 말려야 돼. 아침저녁으로 나와서 펼쳤다 걷었다 하는 게 일이지. 이렇게 걸어가면서 겉에 마른 건 속으로 들어가라고 한 번씩 뒤집어 주는 거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그가 꽃상추로 유명한 동네여. 고기 쌈 싸먹을 때 이만한 게 없지. 맛이랑 향이 좋아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 보통 하우스에서 많이 키우는데 (난) 노지에서 조금 하는 정도라. 노지라서 서리 오기 전까진 따. 값이 좋을 땐 4kg 한 상자에 4~5만원씩 갈 때도 있는데 요즘은 안 그래. 꽃상추는 너무 크면 못 써. 딱 봐서 어른 손바닥만 하면 따야지 더 크면 상품가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