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의 어느 봄날, 개심저수지 인근의 장화리에 사는 윤용병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책보를 툇마루에 던져놓고는 헛간으로 내달아, 무엇인가 뒤지고 꺼내고 하느라 정신이 없다.-학교 댕게 왔으면 뒷산에 가서 풀이나 한 망태 비오거라. 씰 디 없는 해찰 부리지 말고.돼지 먹일 풀을 베어 오라는 말을 귓등으로 흘리고 대꾸가 없자, 어머니의 목소리가 커진다.-엄니 샘에 갔다 올 것잉께, 딴 디 가지 말고! 일하기 싫으면 밥도 묵지 말어야제.소년 윤용병은, 물동이를 이고 사립을 나가는 어머니의 등 뒤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린다.-나는 일하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Q. 듣자 하니 1940년대에도 ‘전농’이라는 농민운동 조직이 있었더라고요? 이 전농과 지금의 전농은 동일한 조직인지, 아니라면 어떤 조직인지 궁금합니다.A. 1940년대의 전농이라면 1945년 12월 8일에 결성된 ‘전국농민조합총연맹’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1940년대의 전농은 일제강점기부터 농민조합 활동을 벌이며 일제 식민지배 타도에 앞장섰던 전국 농민들이 1945년 해방 이후 새 나라 건설에 나서며 만든 조직으로, 지금의 ‘전국농민회총연맹’과는 별개의 조직입니다. 1945년 11월 말 기준으로 전농이
아름다운 봄날들이 계속됩니다. 꽃도 예쁘고 새도 지저귀는 봄날, 할 일도 참 많습니다. 쭉쭉 올라오는 참나물, 취나물 뽑고 다듬고 풋마늘 솎기를 합니다. 온 힘을 주어 뽑으면 뽑히기도 하지만 끊어지는 게 더 많은 풋마늘 뽑기를 계속하다 보니 해가 저뭅니다. 뽑은 풋마늘을 집으로 가져와 다듬고 씻고 썰어 장아찌를 담그고 나니 온몸이 으슬으슬 춥고 아파옵니다.지금 자면 참 좋겠다, 하는 바람과는 다르게 허겁지겁 노트북을 켜고 온라인 회의 주소 줄을 찾아 접속을 합니다. 매달 진행되는 농촌특화형 성평등 전문강사 자조모임이 온라인으로 열립
남동생이 왔다책이랑 공책이랑받아쓰기 공책도 보여주었다한참을 살펴보더니아이고 우리 누님참말로 장하요학교 문 앞에도 못가늘 마음 아팠는데우리 누님 장하요내 눈에도동생 눈에도눈물이 맺혔다괜찮다나는 이제 괜찮다나 이제 글 잘 읽는다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다시금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전 칼럼에서 건강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하느냐보다 무슨 운동이든 꾸준히 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여러 운동 중 걷기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필자는 포항에 근무하기에 간혹 바닷가를 걸어보곤 합니다. 해변을 걷는 기분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19년부터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연결된 동해안 해파랑길을 틈틈이 걷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대구 진밭골둘레길이란 곳을 걸었습니다. 어느덧 걷지 않으면 좀이 쑤신다고 할까 그런 상태이기도 합니다.걷기의 장점은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그걸 누가 모르랴만, 그러나 당연해 보이는 그 물리 혹은 자연법칙이 못내 원망스러운 사람들이 있었다. 저수지 위쪽에 농지를 둔 농민들이 그들이었다.봄부터 가뭄이 들었다. 하지만 충청북도 옥천의 개심저수지에는 아직 물이 넉넉했다. 저수지는 그럴 때 이용하라고 있는 시설인데, 저수지 바로 위쪽 장화리 마을 주민들은 갈라진 논바닥을 바라보며 한숨만 짓는다. 마을의 전답들이 저수지 수면보다 더 높은 곳에 자리한 탓에, 넘실대는 저수지를 턱밑에 두고도 목말라 해야 하는 것이 장화리 마을 주민들의 숙명이었다. 그
“아~ 아~ 알리겠습니다. 골프장 문제로 회의할 것이 있으니, 각 가정에서는 한 분씩 모날 모시에 마을회관에 모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민주공화제가 시작된 지 몇백 년이 흘렀고,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여성들의 참정권에서 눈부신 변화가 있었다고 하겠지요. 민주주의의 상징인 고대 그리스의 광장에서도 여성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고, 18세기 말에 시작된 유럽의 민주공화정에서도 여성들은 선거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여성들도 온전히 투표권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스위스가
Q. 하루에 한 끼 이상은 매식을 하는데, 중국산 김치가 못 미더워 국산김치를 쓰는 식당만 가고 싶습니다. 국산김치 쓰는 식당을 찾는 방법이 있을까요?A. 국내에 수입되는 김치의 99%는 중국산입니다. 맛과 식감, 특히 위생 측면에서도 국산김치는 중국산김치보다 여전히 몇 수 위로 평가되지요. 김치는 우리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반찬인 만큼, 입맛이 민감하거나 건강을 중요시하는 분일수록 국산을 찾는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김치는 기본적으로 식당 내 원산지표시 대상 품목입니다. 고객이 잘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배추’와 ‘고춧가루’의
세상의 관심사는 실종된 정치, 경제위기, 전쟁, 국가 간 갈등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자랑은 하지만 우리 국민의 삶은 나날이 각박해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 빈부격차, 고물가, OECD 최하위의 행복도·출산율, 공동체 의식의 쇠퇴, 지도자들의 무능과 일탈, 지역 간·계층 간 갈등 등 우리 내부의 구조적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그뿐이 아니다. 전 지구적 기후·환경·생태·에너지·식량위기는 결국 인류 생존의 위기로 직결될 것이 뻔하다. 그 구체적인 징후 중의 하나가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이 아닌
땅이 없어살림이 없어 어려워그때 그 시절은때거리가 없었습니다나물 먹고죽 먹는 것이사는 것이었습니다지금 생각하면옛날에 먹고 살던 것이보약이라 생각하였습니다.지금까지 일만 하다가늦게 문해공부하러 나왔습니다.글자 공부는 어렵지만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니감사합니다.시작했으니 계속해야지문해공부는 보약이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다시금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허리통증은 현대인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건강 문제입니다. 긴 시간 동안 앉아있거나 서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불규칙한 운동이나 일상생활에서의 나쁜 습관 등이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만성적인 허리통증은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주며 숙면을 방해해 몸의 기능 회복을 잘하지 못하게 만들어 악순환이 반복되곤 합니다.근육의 손상 또는 디스크의 손상이 원인이 돼 허리통증은 나타납니다. 허리의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등과 복부 근육들이 약해져 있거나,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을 때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집니다. 디스크 손상이 있을
1954년의 어느 봄날, 충북 옥천군 이원면 장화리 바로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던 평지말(평지마을)의 동각(洞閣) 마당에 아침부터 주민들이 모여있었다, 남정네들은 담벼락 아래 삼삼오오 쪼그려 앉아 한숨 섞인 담배 연기만 내뿜고 있었고, 여인네들도 수심 가득한 얼굴로 무슨 얘기인가를 두런거리고 있었는데…. 꽃피는 봄날이었지만, 분위기로 보아 경사스러운 일로 모인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이윽고 검은 양복 깃 위로 하얀 남방셔츠 깃을 펼쳐 덮은 차림새를 한 공무원이 등장하여 마을 사람들을 일별하더니, 연설인지 하소연인지를 늘어놓기 시작했
Q. 올해 산지생태 축산을 위해 방목지를 조성했는데,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요?A. 우선 초지에 가축을 풀어놓기 전에는 비료를 충분히 뿌려 목초가 잡초보다 우세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료는 일 년 동안 초지 1ha당 복합비료(20kg) 30포 정도를 4∼5회로 나눠주는데, 1차 방목 전에 30∼40%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1차 방목 후에는 30%, 여름철에 15%를 주고 그 나머지는 방목 횟수에 따라 조절하는 식이 됩니다.또 효율적인 방목을 위해선 연간 초지 이용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울타리를 쳐 5∼1
해가 길어지고, 한낮의 볕이 따가워지고, 동네 밭에 퇴비 냄새가 퍼지기 시작하면 마음이 바빠진다. 실상 밭에 나가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다른 집 밭의 동태를 살피며 머릿속으로 수없이 올해 심을 작물 계획을 세운다.바야흐로 봄이 온 것이다. 이 짧은 계절에 꼭 챙겨먹어야 할 나물이며, 두릅이며 옻순 등이 돋아나는 것을 살피고 맛보며 새삼 이렇게 살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그러면서, 슬슬 걱정이 시작된다. 밭을 갈고 두둑을 만들 때도 돌아왔기 때문이다.나는 농사 규모가 적어 기계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 웬만한 일들은 괭이와 호
커피가 마시고 싶어물끓인 주전자 식탁에 가져다놓고컵 갖다 놓고믹스 봉지 따서는 그대로내 입에 넣었다퉤퉤퉤뱉고 나서부끄러워 누구에게도 말 안 했다.갑자기치매인가 싶어 겁이 덜컹 났다.짝지에게 살짝 얘기했더니치매가 아니고 건망증이란다.우리 나이에는 다 그럴 수 있다고그런가 싶기도 하고걱정도 된다.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다시금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통증을 느끼면 거의 모든 사람이 이렇게 믿는 것 같습니다. 내 몸 어딘가에 손상이 생겨서 통증이 발생한 것이라고….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실제 요통환자의 90% 이상은 조직손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반대로 검사 시 추간판탈출이나 퇴화 등 추간판에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지만 20대는 약 37%, 80대는 무려 98%의 사람들이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고 조사됐습니다.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조직손상이 없는데도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것일까요? 우선 만성 통증이란 특정 질환의 치유에 걸리는 시간보다 통증이 오래 이어지는 것으로
‘내 고향 가는 길 뜨거운 남도길 / 저편 둑 위로 기차는 가고…’김민기가 부른 ‘고향 가는 길’의 첫 대목이다. 모르긴 해도 옛 시절의 대중가요 중에서 남녀 간의 사랑을 빼놓으면 고향(향수)을 주제로 한 노래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고향을 그리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거나 감상할 때 사람들은 대체로 눈을 감는다.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고이 담긴 고향의 풍광은 제가끔 다르다. 이 노랫말의 주인공처럼, 강둑 철로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고향 마을에 다시 찾아가서, 소년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칡뿌리를 질겅질겅 씹어보고 싶은 염원을 간직
논에 보리가 잎을 충분히 키우지 못한 상태에서 이삭부터 밀어 올렸다. 가난한 집에 아이가 많다고 봄 가뭄으로 생존의 위기를 감지한 보리가 번식을 서두르고 있다. 벌은 아직 잠이 덜 깼는데 밭 두둑에 심어 놓은 배나무와 자두나무 그리고 복숭아나무도 꽃망울을 열었다. 예년보다 높은 온도 때문이라고 한다. 도로변의 벚꽃을 시작으로 산벚나무들도 연분홍색으로 산을 색칠해가고 있다.보리 이삭이 올라오고 있는 논에서, 말뚝을 박고 얼기설기 쳐놨던 끈을 걷었다. 내가 끈을 잘라서 거두면 남편은 말뚝을 빼서 트럭에 실었다. 일은 둘이 하는데 누군가
어린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나 양육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너를 위하여’라고 한다. 심하게 학대하고서도 둘러대기로는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함’이라고 말한다는 얘기다.일본 제국주의자들과 친일 매국노들도 조선을 침탈해 주권을 빼앗아 놓고선 조선이 무능하고 부패해 국가로서의 비전이 없으니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는 것이 ‘조선을 위하여’ 옳은 것이었다고 말한다.이러한 강자들의 주장과 논리에는 본인이 얼마나 잔인하고 야만적인가를 숨기고 있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논리 중의 하나가 ‘이게 다 너희를 위하여 그러는 것’이라는 점이다
Q : 병원에서 진료 후 처방서를 받는 것처럼, 비료사용처방서가 있다구요?A : 네, 비료사용처방서는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농가에서 농경지 토양을 균일하게 채취해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하면 무료로 비료사용처방서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요, 비료사용처방서에는 작물의 재배 기간 동안 필요한 질소, 인산, 칼리질의 비료량과 퇴비 사용량이 나타나 있습니다.이는 농업농촌공익직불법에 의해 공익직불제 참여 농가는 비료사용처방서에 따라 화학비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농가에선 이를 통해 토양 화학성분 기준에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