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도 서울 종로 한복판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한 농민이 쓰러졌다. 69세의 늙은 농민을 겨냥한 거센 물줄기는 초겨울 앙상한 가지에 의지해 버티던 마지막 낙엽을 떨구듯 그이를 아스팔트 위에 거꾸러뜨렸다.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놈들은 그 낙엽을 아예 치워 없앨 요량으로 거침없는 물폭탄을 잔인하게도 쏟아 부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동료들에 의해 구조된 그이는 최상의 의료진, 첨단의 의료장비로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농민 백남기, 전남 보성, 69세. 그이는 학창 시절 박정희 유신 독재에 맞선 민주화 운동의 투사로 살았고 80년대 초반 낙향하여 나머지 반평생을 땅을 일구는 농민으로, 가톨릭농민회 농민운동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물대포 직사로 의식불명 상태에 처한 농민 백남기(69)씨의 가족과 농민단체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경찰청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과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 등 농민단체 대표자들은 18일 오후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백남기 농민이 5일째 의식불명인데 대통령과 정부, 경찰은 사과는커녕 위로의 말도 한 마디 없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대회에 참여한 농민을 불법‧폭력 시위자로 매도하고 있다”며 고발 배경을 밝혔다.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69세의 농민을 전문시위꾼이라며 살인진압을 합리화 하려는 경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살인폭력진압 경찰청장 파면,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을 위한 촛불문화제가 17일 저녁 400여명의 농민과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앞에서 열렸다.촛불을 든 시민들은 백남기 농민의 쾌원을 염원하는 함성으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김현우 빈민해방실천연대 위원장은 “모든 투쟁하는 민족의 염원을 모아 백남기 동지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사람의 생명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인데 자기 국민을 죽이려하고 사경을 헤매게 했다. 이게 국민을 위한 나라냐”라고 호통쳤다.김 위원장은 “원통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기 고통스럽고 창피하다”라며 “오늘 이 촛불이 성화가 되고 온 민중의 불길이 되서 오는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에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자”고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민중총궐기투쟁본부(투쟁본부)가 17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서울대병원 앞에서 ‘경찰의 살인폭력진압 규탄,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농성’에 돌입했다.투쟁본부는 농성돌입과 함께 “박근혜 정권은 거듭되는 반민중, 반민주 실정에 분노한 민심에 ‘살인 물대포’로 진압하고, 사경을 헤매는 백 농민과 중상을 입은 국민들 앞에 ‘막말’로 대응하고 있다”라며 “국민이 죽어가고 신음하는 데 반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는 이 적반하장 정권에 맞서, 우리는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를 개최해 더 커진 민중의 분노를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쟁본부는 “14일 민중총궐기에 대한 경찰 당국의 살인적 진압이 국민의 공분을 낳고 있는 가운데, 집회 당시의 살인 진압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농민단체 대표들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백남기 농민에 대한 살인적 폭력진압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위원회에 함께해줄 것을 제안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과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17일 오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국회에서 만났다.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백남기 회장이 물대포를 직격탄으로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다”라며 “정권의 폭력에 의한 전체 국민의 분노를 살 수 있는 사건으로 다시는 폭력적인 집회 방해와 이런 공권력이 뿌리내리지 않을 수 있도록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대책위원회에 함께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농민들은 야당이 민생을 책임지고 제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김인국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신부는 16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천주교 시국기도회에서 지난 14일 벌어진 살인진압에 대한 경찰의 책임을 물었다.김 신부는 시국기도회를 시작하며 “서울에 올라온 농민이 직사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물론 경찰은 책임을 시민들에게 돌리고 있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평화시위를 가로막고 폭력을 유발시킨 책임은 전적으로 경찰에 있다. 치졸한 언론플레이로 생사의 기로에 놓인 피해자를 모욕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김 신부는 이어 “살기어린 물대포의 만행에서 보았듯이 이제 모든 국민은 조준대상이고 가차 없는 타격의 목표물”이라며 “악행을 멈추지 않는 권력자에 죄를 묻고 마음이 찢어지고 무너져 내린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가톨릭농민회는 16일 오후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백남기 농민 살인진압, 강신명 경찰청장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전국에서 모인 50여명의 농민은 “백남기 농민께서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인해 서울대병원에 누워 사경을 헤매고 있다”라며 “경찰은 살수차로 직접 쏘아 쓰러뜨리고, 쓰러졌어도 쏘아대고, 구조하는 사람들까지 쏘아대는 끔직하고 반인륜적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국민의 경찰이 이런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라며 “경찰은 농민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거리의 낙엽 물청소 하듯이 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14일 전국농민대회 및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농민들의 심정은 답답했다. 매년 이어지는 농민대회, 그러나 나아질 것 없는 현실의 반복. 수만 명이 모여 아무리 절박하게 외쳐대도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농민들은 또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얼핏 부질없어 보이는 이 연례행사의 참가가 스스로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참가 농민들은 입을 모았다.전남 영광에서 복합영농을 하는 백종수(53)씨는 “대회 참가를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소 밥을 주고 왔다. 농민들이 고생고생해서 농사를 지어 봐야 나락도 제대로 낼 수 없고, 밭작물도 팔아 봐야 생산비조차 나오지 않지만 종자값이라도 건지고자 울며 겨자먹기로 파는 현실이다. 농민대회를 통해 당장 큰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2년째 연거푸 폭락하는 농산물 가격에 시름이 끊이지 않는 경남, 경북 농민들이 가격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상경했다. 경남 경북 농민 3,000여명은 14일 서울 태평로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해 농민생존권을 외면하는 정부를 규탄하고 농산물 가격 보장을 촉구했다.경남, 경북 지역은 채소, 과수가 주산지인 지역으로 올해 채소, 과수 등 어느 품목 할 것 없이 가격이 폭락해 지역 곳곳에서 농산물 폐기 처분을 하는 등 심각한 실정이다. 올해 작황이 좋아 가격폭락이 심화됐지만 가격 폭락에 대한 요원한 정부 대책에, 농민들은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아스팔트로 나섰다.남주성 전농 경북도연맹 의장은 “전국적으로 쌀값이 폭락했지만 정부 대책은 나오지 않고, 모든 농산물 가격
[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여한 농민들은 제각기 농촌·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에서 복합농사를 짓는 유병권(59)씨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올라왔다. FTA, TPP로 자동차 팔고 나면 농민들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라며 “쌀, 고추, 과일 모두 갈수록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고추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이 똑같다. 자식들 결혼도 보내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유양희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사무처장은 “쌀 농사가 무너지면서 강원도 내 논 60만평이 하우스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며 “모든 작물은 독립적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다. 쌀이 무너져 하우스 농사가 늘어나면 결국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14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선 가뭄에 자식처럼 기른 벼가 타들어간 농민부터 매출은 억대를 올렸지만 해마다 오르는 인건비와 농약값에 빈 손만 남은 농민까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밥쌀용쌀마저 수입하는 정부의 농정실패가 여실히 드러난 대회였다.대회장 곳곳서 밥쌀용쌀 수입 개탄 봇물충남 당진시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학상씨(고대면, 56)는 논 6,000여평이 가뭄으로 인한 염해피해를 입었다. 농협 RPC도 가뭄피해를 입은 그의 논에서 수확한 벼를 수매하지 않아 벼 120톤을 고스란히 창고에 쌓은 채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 김씨는 “피해보지 않은 벼까지 품질이 안좋다고 해서 팔지를 못했다”며 “지난 7월 면사무소에 가뭄 피해를 신고했는데 내게 연락도 없이 면사무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못살겠다 갈아엎자”는 농민들의 피맺힌 절규가 서울 한복판을 점령했다.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으로 구성된 농민의 길은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3만여명의 농민들은 쌀값과 농산물값 폭락에 항의하는 뜻으로 이제 막 수확한 배추와 감, 귤, 건고추, 깨송이 등을 들고 상경했다. 또한 농민들은 벼랑끝에 내몰린 농업·농촌의 현실을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