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렸을 때 칫솔은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색이었습니다. 푸른색은 아버지, 붉은색은 어머니, 노란색, 분홍색…색깔만 다양하게 고르면 되는 일 이었기에 슈퍼에 칫솔을 사러가도 고민 없이 칫솔을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마트에 가면 칫솔의 종류가 그야말로 많습니다. 칫솔대가 반듯한 것, 구부러진 것, 칫솔모가 부드러운 것, 빳빳한 것, 섞인 것, 무슨 단계별, 어린이용, 독특한 디자인과 고성능을 자랑하는 ***브랜드의 칫솔까지 따지면 줄잡아 5~60가지의 칫솔이 선택을 기다리며 진열대에 서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칫솔 앞에서 선택을 하기란 이제는 쉽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혹시 가격으로 결정을 하지는 않는지 아니면 하나 더 덤으로 준다는 광고 때문에 칫솔을 사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입
하루 종일 거름을 냈다. 올해는 포대에 담긴 거름 칠백 포를 샀다. 전에는 주로 축사에서 나온 짐승 똥을 받았다가 발효시켜 썼는데,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봄에 받아놓은 거름에 발효제를 섞어가며 두어 번은 뒤집어주어야 하는데, 몇 해 전부터 힘에 겨워 포기하였다. 포대에 담긴 거름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정부 보조금이 절반쯤 되어 큰 부담이 아니게 된 연유도 있다. 운반차에 서른 포대씩 싣고 과수원에 부리고 펴는 작업도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겨우 이십 킬로밖에 안 되는데도 얼마 안 가 팔이 아파왔다. 왼쪽 어깨에 오십견이 와서 시원찮은 탓도 있지만 전보다 힘이 많이 떨어진 게 확실했다. 요즘은 많이 기계로 하지만 여전히 사람 힘이 필요한 게 농사다. 그러고 보니 나뿐 아니라 예전보다 힘을
11월 9일! 수능 때문에 8일날 진행하기로 한 야적투쟁을 9일로 하루 미뤘다. 야적투쟁 중 계획 되어 있던 11시30분 아산시청 앞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오늘의 주인공인 벼를 쌓는데 하루 종일 보냈다. 우리 동네형들 모두 다 같은 심정일거라는 생각에 그저 묵묵히 톤백 줄을 지게차에 메면서 그렇게 벼를 쌓았다. 기자들은 좋은 사진을 만들려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왜 기자회견은 안하냐며 질문도 하고 회장님이 야적 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니 뭐니 하면서 마치 장날처럼 시끌벅적 했다. 지게차의 후진소리에 삐~삐~삣! 소리가 나고, 터진 톤백 자루를 청테이프로 막으면서 쏟아진 벼를 주워 담기도 하면서 야적투쟁을 했다. 어떤 기자가 “총무부장님!” 하고 부르면서 “왜 해마다 같은 일을 되풀이
나는 고발한다. 에밀졸라의 지극한 심정보다 더 붉은 피를 쏟아내는, 목 놓아 울어도, 울다가 피를 토하고 죽을 심정으로 고발한다. 이 나라 이 시대 농민들의 짊어진 천형에 대해, 또한 나는 고발한다. 농식품부 장관의 농민 죽이기 농업말살기도를 고발한다. 그렇게 하찮은 것이었나? 아니면 그렇게 하찮은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가? 입으로는 생명을 말하지만 머리 속에는 반생명의 그 무엇이 지배하는가? 무엇이 그리 만들고 있는가? 시대인가, 사람인가, 자연인가, 섭리인가? 이해가 가지 않는 내가 머저리인가, 바보인가, 덜떨어진 놈인가? 곤두박질치는 삶을 머리카락 같은 한 가닥에 희망을 붙들어 맨 농민들이다. 더 이상 농사 질 수 있을까. 매일매일 곤죽이 되는 삶이다. 농식품부 장관의 중요한 일은 농민들이 안전한
전통술을 빚는 법 가운데 그 원료인 쌀을 가루로 빻은 뒤 시루에 쪄 낸 무리떡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매우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인류가 화식(火食)을 하게 되면서 터득한 식사형태 가운데 하나가, 위의 방법처럼 시루를 이용한 증숙(법蒸熟法), 또는 증자법(蒸煮法)이기 때문이다. 쌀을 비롯한 곡물의 도정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원시시대에는 갈돌을 이용한 도정법이 이루어졌고, 점차 문명이 발달하면서 토매나 맷돌, 절구를 이용한 도정을 하여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도정과 가공기술은 곡물의 껍질을 벗겨내는 것과 동시에 낱알의 파쇄를 초래하게 되어, 결국 싸라기와 같은 갈은 곡식가루가 생겨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끓여 먹거나 쪄 먹는 방법의 식생활을 영위해 왔을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지역 농민회 중 최고의 활동력과 조직력을 자랑한다. 22년의 연륜이 쌓이는 동안 제주도 농민회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활동을 해왔다. 그리하여 비단 농민운동단체가 아닌, 제주도를 대표하는 민족민주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제주도의 농민운동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다른 지역과 달리 80년대 후반까지 농민운동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제주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4.3의 기억과 무관하지 않다. 빨갱이, 혹은 부역자로 몰려 수만 명이 집단 학살당한 기억은 모든 제주도인들에게 참혹하게 남아있다. 반민족적인 이승만과 단독정부 반대를 외치며 일어났던 항쟁이 집단 학살로 막을 내린 후, 기나긴 세월 동안 제주도는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먹구름에 덮여 있었다. 정부정
‘언니네 텃밭’을 통해 꾸러미를 처음 받던 날, 아이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꾸러미 상자에서 보물을 꺼내듯 하나 하나 꺼내어 보던 기억이 난다. 쇠똥을 발견한 나는 “아! 쇠똥이라는 나물이 있었지!” 언젠가 고추장에 쇠똥을 한 움큼 넣어 너무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트에서 보던 계란과 두부와 반찬, 나물이 상자에서 나오는 것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든 꾸러미 상자 꾸러미로 저녁을 차리고 아이마냥 마냥 신난 나는 “이 두부 진짜 맛있지? 이건 쉽게 먹을 수 없는 두부야. 이건 특별히 우리를 위해 국산 콩으로 농민회 분들이 직접 만들어서 보내주시는 두부야. 진짜 맛있다. 최고야! 너무 맛있다!” 연신 떠들어 대며 먹는 엄마가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이다. 한문을 세로로 쓰면 11이라는 숫자가 흙토(土)자와 닮았기에 그리 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농업인의 날은 엄청난 작위로 지내기 일 수다. 아니 모르고 넘어가는 농민들이 절대다수라 봐도 틀리지 않는다. 농민들이 잘 모르고 별 의미도 두지 않는 농업인의 날은 양념 없이 먹는 도토리묵 맛이다. 이유는 이렇다. 몇몇 농민이 상을 받고 동원된 사람들은 성의 없는 박수를 치고 누구의 치사를 듣고 그리고 끝이다. 부대행사가 있으나 즐겨야 할 농민들은 거의 없고 물건을 팔아보려는 측과 싸게 사보려는 일부 소비자가 있을 뿐이다. 일 년 농사를 마치면 상달(음력10월)에 떡을 치고 돼지를 잡아 하늘에 고사를 지냈다. 천신, 지신과 성주신, 조왕신은 물론 오만 잡귀들에게도 술과 고
▩ 식중독은 여름에만? 여름철도 아닌데, 무슨 식중독이람?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물론 여름에 식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겨울에도 주의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여름철 식중독의 주요 원인은 주로 세균이나 세균에서 만들어지는 독소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어야 살아서 번식할 수 있고, 상당한 수의 병균이 체내에 들어와야 식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겨울에도 장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의 주범이 바로 노로바이러스입니다. ▩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에만 식중독을 일으키나요? 일년내내 일으킬 수 있지만, 추운 겨울에는 다른 세균들의 번식이 억제되어 식중독을 잘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딸아이가 수능 시험을 치르는 날, 전날 술을 꽤 마시고 잤는데도 다섯 시 전에 잠이 깨었다. 아직 동이 트려면 한참을 더 있어야 하는데 정신은 말갛게 개어 그저 누워있을 수가 없다. 밖으로 나와 떨면서 담배 한 대를 끄고 아내를 깨웠다. 아내 역시 깊이 잠들지 못했는지 금세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밥을 안치고 도시락 쌀 준비를 한다. 그럭저럭 아이가 깨워달라던 여섯 시가 되었다. 방으로 들어가 보니 벌써 일어나 있다. 평소에는 꼭 깨워야 일어나더니 저도 꽤 긴장이 되었나보다. 아침으로 죽을 먹겠다더니 그나마 몇 술 뜨지 않는다. 애써 밝은 표정을 짓는 아이의 속내가 보이는 듯하다. 무려 십이 년 동안 학교를 다니며 공부한 게 오늘 하루로 결정되는 말도 안 되는 교육 시스템에 잠시 울화가 치민다. 일곱 시
우리나라의 전통주들은 대개 봄 가을과 겨울철에 이루어지고, 특히 겨울철에 빚어진 술이 명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온도와 습도가 높기 때문에 술의 발효에 부적절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소개한 주품들과 과하주와 같이 주로 여름철에 빚는 술이 따로 존재하는 것을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여름철이 꼭 술빚기에 적합하지 못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그도 그럴 것이 일년 열두 달 그 어느 때라도 빚을 수 있다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의 술이 있어,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사시주(四時酒)란 이름 그대로 ‘사철술’이란 뜻인데, 을 비롯하여 , 등의 문헌에 술 이름과 함께 빚는 방법이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상당히 대중화 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1년 전, 도시에서 올빼미생활을 하던 내가 이곳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왔을 때에는 한 겨울이었다. 어느덧 봄과 여름을 지나 낙엽이 지는 가을에 서있다. 굳이 정확하게 따지자면 가을과 겨울 사이 길목에 있다. 요즘 낮은 12시간이 안 된다. 해는 아침 6시 30분쯤 일어나고, 게으른 나는 그보다 1시간 후에 일어난다. 어기적어기적 점심 도시락을 챙기고 밖을 나서면 하루가 다르게 입김이 선명해진다. 일터에 거의 다다랐을 때 즈음, 2차선 도로에 콩을 널어놓아 영락없는 1차선이 된 길을 보는데 참 재미있다. 사람만큼이나 자동차가 많은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감히 도로를 점거할 수 있냐는 말이다. 벼 말린다, 콩 말린다 해서 한 달 가까이 1차선 도로였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
가로에 놓인 가판대 아주머니는 벌써부터 겨울 차림새로 바뀌었다. 사람들도 햇살이 넉넉해지는 점심시간대에 가판대 앞을 어슬렁거린다. 가판대장사가 북적이는걸 보면 장사가 잘되는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 주로 사는 것이 물건이 아니라 복권이다. 로또나 연금복권 스포츠복권 같은 것들이다. 즉석복권이라고 현장에서 긁어서 확인하는 것도 팔고 있다. 로또에 당첨돼 인생대박을 터뜨렸다는 이야기나 그 돈으로 패가망신했다는 이야기들이 인터넷 가십거리로 많이 등장한다. 패가망신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꽤나 많은 금액의 복권을 사고 또 바꾸기도 한다. 복권의 역사는 길기만 하다. 성경에도 복권이 나오고 중국의 만리장성을 축조하기위해 복권을 발행했다는 기록도 있다. 서양에서 최초의 근대식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암 질환이며 2위가 뇌혈관 질환, 3위가 심혈관 질환이다. 그러나 암은 수십 가지의 암을 모두 합한 숫자이므로 사실 단일 장기의 사망원인으로는 뇌혈관 질환과 심혈관 질환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할 때 암에 대한 두려움으로 암 조기 검진에 관심이 많고 기꺼이 고가의 검사를 시행하지만, 정작 중요하고 흔한 심뇌혈관 질환 즉 동맥경화증에 대한 조기 검진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심뇌혈관 질환, 발병 전 예방 필수 심뇌혈관 질환은 소위 중풍이라 불리는 것으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경색과 뇌출혈이 있고, 심장 혈관이 막히는 협심증, 심근경색이 있다. 또한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치매도 결국 이런 뇌혈관 질환과 관련
오래 전 잡지를 뒤적이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칼럼 하나를 발견했다. 1989년 연초에 발간된, 당시에 뜨거웠던 노동문제를 문학적으로 다루는 잡지였다. 새해를 맞아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인사 형식의 글이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노동자들은 가혹하게 자본과 구사대에 얻어터지고 있었다. 노대통령의 칼럼 제목은 ‘새해 복 많이 쟁취하십시오’였다. 지금 들으면 좀 우습기도 하고 막 초선의원이 된 국회의원으로서 치기조차 느껴지면서 노동자에 대한 애정과 친밀함이 배어있는 제목이기도 하다. 짧고 당시의 노동문제를 몇 가지 짚고 있었지만 내용이 뛰어난 글은 아니었다. 다만 글의 마지막 문장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다 함께 나아갑시다’ 였다. 새삼 그의 대선구호였던 ‘사람 사는 세상’이 대선에 임박해서 만
한국농정신문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맞아 대선후보로 나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 농정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학자들을 만나 향후 한국농업에 대한 비전을 들어보고 있다. 지난 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게 농업정책 제안을 한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 원장에 이어 이번호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농정제안을 하고 있는 성진근 한국농업경영포럼 이사장을 지난 24일 만났다. 〈대담=한도숙 사장, 글=최병근 기자〉 고품질·고부가가치 농산물 생산해 수출 농지제도, ‘농지농용’ 원칙으로 전환 한도숙=한국농업이 양적, 질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1980년대 수립된 개방농정을 지향하면서 농민들이 이농, 탈농을 많이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한중FTA 협상
내가 마지막으로 고기를 먹은 건 1년 전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 결혼식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듯이 육식의 증가에 따라 대량 공장식 사육방식, 약물투여 등으로 환경은 오염되어 가고 인간의 체내에는 건강함이 축적되지 않는다. 주변에 채식을 하는 지인의 권유도 있었지만 환경에 대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생각에서 일단 고기만 끊었다. 지난 1년 동안 자그마한 변화라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음료수를 살 때도 어떠한 성분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보고 가능하면 합성착향료가 들지 않은 것을 선택하려고 했다(정말 거의 없었다.). 고기를 안먹으니 패스트푸드점은 갈 수가 없었고 바쁜 현대인들이 끼니를 떼우기 위해 허겁지겁 흡입하듯먹는 습관에서 벗어나
청공관에셔죠회기를우리나라동쥬부중성호가해삼위에잇셔영공관호죠를엇어소곰을싣고청국달력으로구월이십삼일에황해도해쥬광석포에도박하야소곰을팔지음포점쥬인박민형이가혐의를먹고포민들을만허더리해염샹을구타하야피상한자 -하략 1904년11월 26일자 대한매일신보에 난 기사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봤다. 내용인즉 황해도 해주 광석포라는 곳에서 청국상인 손연방이 소금을 팔다가 중매점포를 운영하는 박민형과 다투다가 급기야 청국상인과 조선상인의 집단난투극이 벌어져 손연방이 죽었다. 이 문제로 청국공관과 조선의 갈등이 불거졌으며 영국공사가 사건에 끼어들면서 외교문제로 비화했다는 것이다. 1876년 강화도 조약으로 조선은 많은 나라들과의 무역이 늘어났다. 바야흐로 신문물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즉 화장품, 도자기, 바늘, 성냥, 기름 등
환자분들 중 한약은 장기적으로 복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고 많이 오십니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하고, 생활습관에서 주의할 점을 단 며칠이라도 지키면 짧은 시간에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감기는 일상에서 늘 볼 수 있는 병인데요, 아직까지 한방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환자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감기야 말로 적절한 한방치료를 받는다면 짧은 기간에 몸에 큰 무리가 없이 치료가 잘되는 병입니다. 특히 감기 초기에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는 느낌이 들면서 두통이나 몸살기처럼 근육이 여기저기 아픈 경우, 한방치료가 아주 빠른 효과를 보입니다. 대표적인 한방 감기약으로 계지탕과 마황탕이 있습니다. 계지탕은 평상시 몸이 약한 사람, 추위를 잘 타며, 소화기가 약한 사람들이 잘 듣는 처방입
올해 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큰 딸이 수험생이다. 나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이나 공부에 대해 짐짓 모른 체하지만, 아이들이 겪는 비참한 학창시절을 모르지 않는다. 세상과 삶에 대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눈뜰 시기에 오직 교과서와 문제집, 학원 따위에 매어진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고 3이 제일 상전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날마다 겪은 한 해였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아이는 별 것 아닌 일에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렸다. 어느 대학을 가라거나 공부를 하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건만 아이는 스스로에게 지운 짐에 비틀거리곤 했다. 그럴 때는 공부하지 말고 쉬라는 말도 하지 못한다. 모든 말이 비위를 거스르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화가 나고 짜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