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거의 시내에 나와 지내는 날이 많다. 도서관이 있고 도서관 한 쪽에 지역문인들을 위한 집필실도 마련되어 있어 주로 거기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며 지낸다. 시내에 있는 셋집은 아이들 학교 때문에 얻어놓았는데, 상가 건물의 사층이다. 양쪽 살림에 가랑이가 찢어지지만 나로서도 시내에 거처가 있어 여러 모로 요긴하게 쓰는 편이다. 그런데 셋집에서 자다보면 늘 새벽 네다섯 시쯤에 잠을 깨게 된다. 바로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리 때문이다. 그 집은 중국음식점인데 홍합을 잔뜩 넣어주는 짬뽕은 꽤 소문이 나서 늘 손님으로 북적거린다. 새벽에 들려오는 소리는 다름 아닌 홍합을 씻는 소리이다. 겨울철이라 창문을 꼭꼭 닫아두는데도 홍합 씻는 소리는 퍽이나 크게 들린다. 마치 동해안 어느 바닷가의 자갈 해변에
농민을 위한 일, 그러나 농민 스스로 할 수 없었던 영역. 이태근 흙살림 회장은 유기농업을 통해 농업을 살리고자 했다.그리고 지금은 그 유기농업을 토대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포괄하며 농민을 위한 일에 힘쓰고 있다. 유기농 불모지였던 우리 농업에 유기농을 정착시키고,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꾼 이태근 회장. 그에게 우리 농업의 미래를 물었다. 물론 답은 유기농업에 있었다. - 현재 하고 있는 꾸러미사업 등의 유통 사업은 흙살림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실제 나타난 벽이기도 하다. 농민들은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유통 문제에서는 항상 뒷전이다. 흙살림의 유통사업, 앞으로의 농촌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유력하게 작용할 수 있을
연말연시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해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나도 금연이니 운동이니 하는 소소한 것들과 싸우며 과도한 결심과 처참한 실패를 해마다 반복해 왔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지난 한해 내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지키지도 못할 무모한 새해 계획조차도 세우지 못하고 지금까지 와버렸다. 온 국민을 멘붕으로 몰아넣었던 작년 대통령선거에 대한 후유증이라고 애써 둘러대지만 그게 전부가 아님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어느날 갑자기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졌다. 우리집엔 아내가 어릴때 치던 피아노가 있다. 아이들 교육에 필요할 듯해서 몇해전 처갓집에서 공수해온 것이다. 하지만 애초 목적과는 다르게 각종 살림살이로 포위당해 피아노 주변은 발디딜틈도 없을 지경이다. 애써 가져온 피아노가 집한구석에 방치된
판소리 흥부가 중 한 대목에 놀부가 화초장을 지고가는 대목이 나온다. 흥부가 박을 타고 갖은 금은보화로 부자가 됐다는 소문을 들은 놀부는 흥부네 집으로 간다. 놀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안색을 확 바꾸고는 형제간 우애를 강조한다. 엊그제까지 흥부야 얼어죽건 굶어죽건 제 타고난 팔자소관이라며 들은 척도 않던 형 놀부가 형제간우애가 있어야 함을 강조함은 속보이는 짓이다. 그러나 흥부는 형이 요구하는 갖은 재물을 나누어준다. 급기야는 흥부 등 뒤에 있던 고급스런 화초장을 요구했다. 물론 흥부는 사람을 시켜 가져다 드리겠노라 했지만 놀부의 욕심은 직접 지고 가겠다고 나섰다.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처음 보는 화초장의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계속 이름을 부르며 가는 것이다. 그
OX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맞춰보세요.“종양에는 양성 종양과 음성 종양이 있는데 양성 종양이 암이다”위의 문장이 맞으면 O, 틀리면 X 해보시기 바랍니다. 죄송하게도 상품은 없네요.최근 어떤 분을 만나 건강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수십년 전부터 발에 암이 있었는데 최근 더 아프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암이 수십년간 커지거나 퍼지지도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요? 일부 갑상선 암 등을 제외하고는 그러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양성 종양이라는 말을 암으로 이해하고 계셨더군요. 용어에 대한 오해로 한참동안을 마음이 불편하게 지내시지는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자, 그럼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볼까요? 종양은 양성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나누는데 악성
올해가 결혼한 지 꼭 이십 년째다. 햇수를 헤아리며 무슨 기념 같은 걸 해본 적이 없어, 남들이 짜장면이라도 먹는다는 결혼기념일조차도 챙겨본 적 없었는데, 올해는 우연히 먼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아내와 함께 하룻밤이라도 묵고 오는 여행은 신혼여행 이후에 처음이었다. 요즘 세상에 드문 일일 것이나 시할머니와 시부모 모시고 농사지으며 아이 셋을 키우다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대학입시 끝나고 놀기에 바쁜 큰 애는 빼고 네 식구가 제주도 행 비행기에 올랐다. 처음 타보는 비행기에 신이 난 아이들과 달리 나는 비행기 타는 게 그다지 마음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몇 해 전 저가 항공이라는 소형 비행기를 탔다가 난기류를 만나 얼마나 비행기가 흔들리는지 저승 문턱까지 갔다 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마을에 가까워지면서 ‘달고개 모시마을’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띄었다. 흔히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마을 이름이었다.그때만 해도 그 이름을 지은 이가 오늘 소개하는 양만규 선생인 줄을 몰랐다. 선생을 만나기 위해 서천군 화양면 월산리 마을회관에 도착했을 때, 역시 같은 이름이 걸려 있었다. 그러니까, 월산리라는 마을 이름을 우리말로 풀어 달고개라 하고 지역의 유명 산물인 모시를 보태 지은 이름이었다. 회관에서는 마침 그 날 있었던 마을 잔치가 막 파하고 있었다. 선생도 막걸리를 몇 잔 하신 듯, 조금 불콰한 얼굴이었다. 잔치 끝의 어수선함을 피해 회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선생의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생을 찾는 전화가 연신 울려 인터뷰가 힘들 지경이었다. 선생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년에 처음으로 매실액기스를 담궈 보았다. 우연히 매실액기스 맛에 반해서 충동적으로 항아리까지 사서 매실액기스 담그기를 시도한 것이다. 저농약으로 농사지은 매실을 구입하고 같은 양의 설탕을 사고, 매실을 씻어 물기 빼고 설탕과 일대일로 켜켜이 재어놓고 때때로 저어주며, 마음졸이고 설레는 기다림의 시간 석달을 보냈다. 그리고 처음인데 나름 ‘성공!’이라는 뿌듯함, 찬바람 부는 날 따끈한 매실차 한 잔의 여유도 쏠쏠한 즐거움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든 생각은 ‘이거 참 보통 일이 아니구나!’라는 거다. 매실 손질과 재는 작업에 하루가 꼬박 걸린 것은 물론이고 숙성될 때까지 계속 신경을 써주어야 하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나온 매실액기스의 양을 보니 그냥 사먹는 게 더 싸다는 타산이다. 순간 ‘뭐하
정조 때 문장가로 이름을 날리던 이덕무와 박지원사이에 오간 편지속에 나오는 벌레이름이다. 이덕무가 耳目口心書란 글을 썼다. 연암이 이를 보려고 세 번이나 청을 하고서야 글을 보았다. 그러나 이덕무는 빌려준 지 하루 만에 책을 찾아오려고 "귀와 눈은 바늘구멍 같고 입은 지렁이 구멍 같으며 마음은 겨자씨만 하니, 세간의 웃음을 자아낼 뿐이다"라는 척독(짧은 편지)을 보낸다.이에 박지원이 그 척독에 “이 벌레의 이름은 무엇인가?”라며 답변을 채근하였다. 이에 이덕무는 "한산주 조계종 본탑 동쪽에, 옛날부터 이씨가 벌레 한 마리를 길렀는데, 벌레의 이름은 섭구이며, 성질은 겸양을 잘하고 숨기를 잘 한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이덕무는 자신을 '섭구'와 같다고 겸손한 말을 한 것이다. 그러자 박지원은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강추위가 지속되는 날이 많습니다. 추운 겨울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인플루엔자(독감)를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오늘은 이 추위에 우리가 조심해야 할 다른 한가지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바로 동상과 동창에 대한 것입니다. 동상과 동창영하의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어 과도한 혈관 수축으로 혈액공급이 부족해지고 피부 조직이 얼어서 세포 내에 얼음 결정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조직 손상이 일어나는 것을 동상이라고 합니다. 반면 동창은 섭씨 5~10도의 비교적 저온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피부의 혈관이 마비되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입니다. 동상이나 동창은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신체 부위와 추위에 노출되는 표면적이 넓은
며칠 전, 후배 작가가 쓴 글을 읽다가 곰곰 생각에 빠진 적이 있다. 그는 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써서 발표하는 르포작가인데, 자신이 사랑에 중독되었다고 했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말한 사랑이 남녀 간의 그런 사랑은 아니다. 그 사람의 삶, 혹은 인간미를 뜻하거나 어쩌면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애정을 뜻하는 것이리라. 꼭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도 나쁜 덕목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나는 그런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어느 날 그가 내가 사는 충주에 와 이른 시간에 술집을 가게 되었다. 평소에 안면이 있는 술집 여주인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누고 앉았는데, 후배는 주인의 인상이 범
서울에서 우리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며 30년을 살았다. 그리고 지난해 현장을, 현실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고향인 안동으로 귀촌해 ‘생명창고 지역순환형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2의 인생을 꾸려가고 있다.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농어연) 전 소장의 발자취다.
여기 저기서 자살했다는 우울한 이야기가 들린다. 그리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많이 보게 된다. 우울증과 자살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울한 느낌은 누구나 한 번쯤 앓아 봤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해서 '마음의 감기'로도 불린다. 그러나 임상적인 우울증은 심각하고도 흔한 기분 장애로 몸과 마음을 동시에 악화시키는 광범위한 질환이며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우울증의 첫 발병 평균연령은 20대 후반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많으나, 50세를 넘으면 비슷해지고 노인이 되면 함께 늘어난다.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에 따라 나타나는 질환으로 개인의 기질에 사회적, 심리적 요인이 더해져 우울증이 발병하게 된다고 한다. 즉, 스트레스와 가족관계, 경제적인 문제 등이
연일 한파주의보가 계속되다가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갔다. 영상이라야 3~4도를 오가는 정도이지만 워낙 추웠던 끝이라 제법 포근하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하여, 사다리와 가위를 챙겨들고 사과 과수원으로 들어섰다. 아직 급할 건 없지만, 언제 또 맹추위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웬만한 날씨면 그 때마다 가지치기를 할 요량이었다. 처음부터 좀 무리이긴 했다. 과수원에는 아직도 10센티미터 정도로 눈이 그대로 쌓여있고 나무에 낀 서리는 점심참이 지나도록 녹지 않았다. 양말을 두 켤레나 신고 털 장화로 무장했어도 금세 발이 시리고 손가락이 곱아왔다. 게다가 알루미늄 사다리를 눈 묻은 발로 오르내리다 연신 미끄러지기도 해서 꽤나 위험스럽기도 했다. 두어 나무를 끝내기도 전에 미끄러지며 얼굴에 작은 상처를 입기
뼈마디 시리게 추운 겨울을 푸릇한 단호박과 보내고 있는 저는 ‘바람의 노래 소리를 들어라(바노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하우스 새댁’입니다. 눈이 침침한 분들은 ‘바보들’이라고 부르기도 하시는데 상관없습니다. 단호박에 미친 바보들도 맞는 표현이니까요. 저는 바보스럽게 보일지언정 먹을거리를 가지고 장난 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습니다. 저는 충북 진천에서 3,000평의 하우스 시설 농사를 지으면서 수박과, 단호박으로 먹고 사는 결혼 11년차 된 주부입니다. 꽃다운 나이에 수박 농사짓는 신랑을, 아니 제가 선택한 신랑을 만났습니다. 저의 ‘백색혁명’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하우스에서 일하는 모습을 10년 넘게 봐온 우리 농장의 아주머니들은 저를 아직도 새댁이라고 부르십니다. 수박순을 칠 때도
개미지옥이라는 것이 있다. 모래밭에 깔때기 모양의 구덩이를 파고 그 꼭짓점에 숨어 있다가 구덩이로 굴러 떨어지는 개미를 잡아먹는다. 한번 깔때기 안에 발을 들여 놓으면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빠져 들어가 목숨을 잃게 된다. 자연의 법칙이지만 무서운 생각이 든다. 인간도 인간보다도 우월한 생물체에 의해 개미지옥 같은 것이 만들어 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인간은 언제부턴가 인간들 끼리 개미지옥을 만들어 놨다. 자본주의, 돈이 그렇다. 끝없이 이윤을 내야 하는 것이 자본이다. 이윤이 없는 자본은 단지 교환수단으로 작용할 뿐이다. 그렇지, 원래 교환수단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없던 화폐가 스스로 몸집을 불리는 이윤을 만들어 내면서 개미지옥은 더욱 교묘한 구조로 완성되었다. 그것은 수탈과
취재를 위해 여러 원로 농민운동가들을 만나며 안타까운 점 하나는 많은 분들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연세가 있으니만큼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남들보다 훨씬 더 치열한 삶을 살아온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더하곤 했다. 오늘 만나볼 정용기 선생 또한 3년 전에 뇌졸중이 와서 두 번에 걸친 뇌수술을 받았다. 긴 투병 생활에 우울증까지 겹쳐 인터뷰를 하는 동안 감정이 심하게 일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의도 농민 대투쟁 때 함께 KBS 차량에 불을 지르고 소방차의 호스까지 뽑아버린 이야기를 들려줄 땐 아득한 젊은 날을 떠올리는 듯 아련한 눈빛이 되었다. 기억력이 많이 쇠퇴하고 표현할 단어를 찾느라 한참씩 말씀이 끊어지기도 했지만, 두어 시간 넘게 선생은 안간힘으로 자신의
나름 열심히 이를 닦는다고 생각하는데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종종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를 닦아야 하는 거예요? ” 하루에도 수십명의 입 안을 들여다보고 때로 닦이지 않는 부위에 직접 잇솔질을 해 드리다 보니 이 문제에 대해 드리고 싶은 답변이 생겼습니다. 10대까지, 1분 젖니는 작고 듬성듬성합니다. 삐뚤어진 이가 없습니다. 젖니가 모두 나도 스무개입니다. 1분이면 충분하지요. 문제는 1분 동안 제대로 닦느냐는 것인데, 부모님이 정기적으로 닦아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4세까지는 매일 6세까지는 3일에 한 번 9세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부모님이 제대로 치과에서 잇솔질 교육을 받으신 후 닦아 주는 게 좋습니다. 또한 치과에서 잇솔질 교육을 제대로 받게 하여 스스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서 터미널로 향했다. 충주에서 하루 다섯 번 왕복하는 광주행 버스는 첫 차가 여덟 시다. 한 시까지 5.18기념공원에 도착해야 하는 약속이라 조금 초조하기는 했다. 평상시 같으면 넉넉한 시간이지만 눈이 많이 온 끝이라 제 시간에 닿지 못할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남도로 가는 길은 시원스레 뚫려 있었다. 광주에 도착한 게 정오였다. 긴 시간 동안 참았던 담배를 피려고 하니, 웬걸 터미널 안팎이 모두 금연구역이었다. 갈수록 설자리가 없어지는 끽연가 신세를 면하려면 결국 담배를 끊을 수밖에 없겠다는 한탄을 하며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역시 어느 곳과도 비교가 안 되는 맛난 한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곧바로 택시를 타고 공원으로 향했다. 길가에는 내가 타고 갈 전세버스가
내가 일하고 있는 곳에서는 상근자들이 돌아가면서 매일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많은 시민단체들이 그렇듯이 살림이 그렇게 넉넉치 않기에 10명의 사람들이 저렴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관건! 그래서 당일 당번은 ‘단 몇 가지 재료로 반찬과 국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메뉴는 무엇이 있을까?’ 늘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점심을 먹으면서도 ‘요즘은 고등어가 가격이 많이 올라서 집었다가 놔뒀네.’, ‘정해진 점심 값으로 마트에 가서 살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등 치솟는 물가 탓을 늘어놓게 된다. 어쩌다가 마트에서 세일을 하거나 몇 팩으로 묶어 싸게 파는 식료품들을 발견하면 ‘와~ 횡재했네!’ 다들 좋아라 한다. 얼마 전에도 느타리버섯이 3팩에 2천원이라며 기뻐했다. 우리는 점점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