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 풍성해야 할 농촌 들녘이 아우성 속에 익어간다. 올해 쌀값 폭락은 농민들에게 폭력적이었다. 쌀값은 1년 내내 떨어지더니 지난달 15일 기준 45년 만에 최대 폭인 24.9%까지 하락하고 말았다. 쌀값이 이처럼 연일 폭락하고 있지만 생산비는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했다. 농민들이 생산비도 못 건진다고 울분을 터뜨리는 이유다.한 해 농사를 거둬들이는 수확기에 소득은커녕 빚만 남는다면 어느 누가 농촌에 살고 농사를 짓겠다고 하겠는가.정부는 수확기 대책으로 지난달 25일 45만톤을 시장격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라는 설
기후재난의 시대,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사람들의 외침이 거대한 물결을 이뤘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기후정의행진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이 다채로운 모습으로 참여했다. 평화, 비폭력 시위인 ‘다이-인(die-in)’ 시위를 펼치며 죽은 듯 도로 위에 누워 우리의 지구가 죽어가고 있음을 표현했다. 서울시청 일대에 가득 모인 3만5,000여명의 사람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우리의 미래였다.산업혁명 이후 급속하게 도시화, 공업화가 진전되면서 너무나 빠르게 많은 것을 생산하고 소비해왔다. 이제는 수많은 물질이 넘쳐나는 세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을 위한 농협법 개정안이 심의법안으로 상정됐다. 해당 농협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국회에는 농협중앙회장 임기연장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4건 발의돼 있는 상태다.농협중앙회장의 임기가 현재와 같이 중임할 수 없도록 한 것은 2009년 농협법 개정 이후다. 정부가 단임제로 농협법을 개정한 것은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이후 역대 농협중앙회장의 비리가 계속되자 회장의 권
최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한 농업 계절근로자 관리체계 개선방안이 눈길을 끈다. 지난 2년간 더욱 심화된 농업인력 부족 문제를 일부나마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농업노동 인력의 상당수를 외국인근로자가 차지하면서 이들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졌다. 개별농가 단위나 지자체 차원에서 관련된 정책지원을 요구했고 일정 부분 반영돼 만들어진 것이 이번 개선방안이다.지자체를 대신해 전문기관이 MOU 체결업무를 대행하고,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을 조기확대 하는 등 현장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2023년 정부 예산안이 발표됐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 정부 예산안은 639조원이다. 2022년 예산에 비해 5.4%로 증액된 규모다. 이 중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안은 17조2,785억원으로 2022년 대비 2.4% 증액됐다. 이는 최근 3년간 농식품부 예산증가율 4.8%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올해 예상되는 물가인상률과 비교해 보면 농식품부 실질 예산은 사실상 삭감됐다.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비자물가는 4.9% 인상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대
지난달 29일 전국의 농민들이 서울에 모였다. 아침까지 내리던 비도 농민들을 맞이하기 위한 듯 그치고 선선한 바람까지 분 초가을의 시원한 날이었다.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에서부터 강원도 철원에서 농사짓는 농민, 비행기를 타고 서울 땅을 밟은 제주도의 농민들까지 합류했다. 농민들의 답답한 심정,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 농민대회는 농민들의 피맺힌 절규가 서울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기에 충분한 날이었다.농민들은 농사 전문가다. 세계 그 어느 농민들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농사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지난 19일 전북 김제에서 농민들이 황금 들판을 갈아엎었다. 일주일 후에 수확할 논 1,200평이 트랙터에 으깨졌다. 작년 수확기 이후 쌀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사이 산지 쌀값은 23.6%나 하락했다. 문제는 햅쌀 수확기를 맞아 쌀값 회복 조짐이나 대책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양곡관리법 개정’, ‘쌀값 보장하라’, ‘변동직불금 부활’, ‘쌀을 지키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죽 답답하고 절박하면 농민들이 애써 지은 농사를 갈아엎겠는가. 그뿐만 아니다. 강원도 춘천에서는 도청에 벼 가마를 쌓는 적재
8월, 여름의 끝자락에 전국 여성농민들이 서울 여의도에 모였다. 생산의 주체이며 지역사회 돌봄을 책임지는 이 땅의 어머니들이 여성농민의 권리를 알리고 보장받기 위해 모인 것이다. 농촌사회에서 여성농민은 농민이면서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등 수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전히 온전하지 못한 여성농민의 법적 지위를 보장받기 위한 그들의 피맺힌 절규가 여의도에 울려퍼졌다.2021년부터 제5차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이 시행되면서 성평등을 통한 여성농민의 행복한 삶터, 일터, 쉼터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많은 여성농민은 농사짓는 농민이면서도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농지투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동산 투기의 실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특히 토지 개발 주체인 LH 직원들이 개발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자행했다는 것에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사실 지난해 겉으로 드러난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농지를 대상으로 하는 투기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현행 농지법은 사실상 누구나 농지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농업법인을 통한 농지 취득은 농지투기의 대표적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매년 수백 개의 농
쌀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5일자 쌀값이 20kg에 4만3,918원으로 전회대비 1.9% 하락했다. 단경기 쌀값 하락으로 가장 큰 하락폭이며 정부의 3차 시장격리 발표가 너무나 뒤늦은 조치였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현장 농민들의 위기의식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해법 모색을 위해 열린 국회토론회를 많은 농민들이 예의주시했다. 토론회장을 가득 메운 농민들의 울분이 터져나왔고 현장에서 겪고 있는 위기의식과 불안이 얼마나 큰지를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첫 업무보고라 농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국정과제를 발표했으나 농업 분야는 3쪽에 불과해 윤석열정부의 농정방향을 자세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지금 농민들은 농자재값 폭등과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안에 대해 정부가 어떤 대책을 준비하는지 농림축산식품부의 대통령실 업무보고에 관심과 기대가 컸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농정에 대해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도 관심이 집중됐다.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하반
2008년 이명박정부 시절 대표적인 토건사업이 바로 한강, 영산강, 낙동강, 금강 유역을 정비한 4대강 정비사업이었다. 당시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규모 토목사업을 거행했었다. 환경오염, 인공적인 시설관리 등으로 인한 예산 낭비 등의 문제가 우려됐고 이는 곧 현실로 다가왔다. 낙동강에서 발생한 녹조가 최근 들어 인근지역 농지에까지 유입됐다는 소식은 문제의 심각성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당시 정부는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 수량확보 등의 목적과 함께 일자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