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평생을 농사짓고 자식 키우느라 자신을 돌볼 겨를 없이 살아온 농촌 노인들. 글을 몰라도 큰 불편함은 없이 살아온 세월이라지만, 자신의 이름조차 쓸 수 없고 간단한 간판도 읽을 수 없는 ‘까막눈’은 이들의 일상을 제한하고 마음마저 주눅 들게 했다.비문해로 살아온 농촌 노인들에겐 기초연금, 의료서비스, 여가생활 같은 복지만이 아니라 일상의 선택권을 넓히고, 지나온 삶과 현재의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해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평생교육과 노인복지의 일환으로 성인 문해교육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2017년 계란 유통업계를 강타한 ‘살충제 계란’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이듬해 산란계 산업에 새로운 규제를 적용했다. 축산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산란계의 적정사육면적을 마리당 0.05㎡에서 0.075㎡로 상향 조정하고, 기존 사육 농가에게 2025년 8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한 것이다.농가별로 케이지의 규격이 통일돼 있지 않아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현재 케이지당 8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농장의 예로 들어 이 기준을 적용하면 케이지당 5마리밖에 넣을 수 없게 된다. 산란업계를 통틀어 케이지당 평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 세계적으로 농장동물의 복지체계 확립이 강조되면서 우리나라 축산업계도 변화의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밀집도의 측면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산란계 사육은 그만큼 동물복지형 농장도 많이 탄생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가 인증을 획득한 428개의 동물복지축산농장 중 절반이 넘는 228개의 농장이 산란계 농장이다.그러나 현재 4,500만개에 달하는 국내 계란 일일 소비량을 지탱하고 있는 건 여전히 배터리 케이지에서 키우는 산란계들이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 탓에 규모화·시설화된 농가의 직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정부가 신동진을 보급종 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품종의 다수확성 때문이다. 국립종자원이 제공하는 품종정보에 따르면 신동진은 평균 10a(300평)당 596kg가 생산되는데, 일반적으로 벼는 10a당 생산량이 570kg 이상일 경우 다수확 품종으로 구분된다.벼의 수량성은 신품종 출원 전 수행하는 지역적응성검정시험의 평균값으로 결정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역적응성검정시험은 육성계통의 공시지역(3개소 이상)의 재배법에 따라 보통 3년간 치러지는데, 신품종 개발을 위해 수행되는 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품종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껏 재배하고 있다. 낟알의 크기가 다른 품종과 비교해 월등히 큰 데다 밥맛이 좋고 소비자도 이 품종을 선호하다 보니 다른 것보다 수량이 적게 나와도 재배가 쉽게 확대됐다. 품질 좋고 소비자들도 신동진을 찾으니 가격도 다른 품종보다 높게 형성됐고, 수량이 적어도 가격이 높아 소득이 유지되니 농민들이 지금까지 재배 중인 거다. 그런데 정부에선 지난해 쌀값이 폭락한 게 과잉생산 때문이고 쌀을 적정 생산하기 위해 다수확 품종인 신동진 재배를 막겠다는 얘길 하고 있다. 현장서 직접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전 국민의 화두가 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함께 최근 쌀 생산 농민들을 분노케 하는 사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신동진’ 벼 품종의 정부 보급종 퇴출 건이다.지난달 초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쌀 적정생산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고품질 쌀 생산 확대를 위해 10a당 570㎏ 이상 생산되는 다수확 품종 재배를 축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쌀 수급 안정에 부담이 되는 다수확 품종을 밥맛 좋고 재배 안정성이 높은 품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며, 다수확 품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심화되는 농촌 인력난의 해소를 위해 각 지자체에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만성적인 농촌 인력난 해결이 난망한 만큼, 정부의 근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게 현장 농민, 그리고 지자체들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선 계절근로자 제도 등 외국인노동자 관련 정책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접근’ 필요성도 제기된다.지자체 차원의 대안 모색현재 기초지자체들이 농촌인력 문제 해소를 위해 주로 활용하는 대책은 크게 △농촌인력중개센터 지원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 등으로 나뉜다.이 두 가지 제도를 효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불법체류자’를 뿌리 뽑아 엄정한 법질서를 세우겠다는 법무부(장관 한동훈)의 의도는, 결과적으론 외국인노동자 없이는 단 하루도 농사가 이어질 수 없는 농촌 지역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현장 농민들은 백번 양보해 단속을 감행하더라도, 최소한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부터 정부 차원에서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경기도 여주시의 경우, 법무부가 단행한 ‘불법체류 외국인(미등록 외국인노동자) 단속’의 주된 타격 대상 지역이었다. 농촌 인력난이 여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번호에선 최근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우리도 ‘합법’ 노동자를 고용하고 싶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 정부는 단속을 할 거면 최소한 지금의 농촌 인력난에 대한 대책이라도 마련해 놓고 단속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식으로 대책 없이 단속만 하면 농민들은 농사짓지 말라는 건가?”지난달 17일 경기도 여주시청 앞에서 ‘농업인력수급여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외국인 농업노동자 단속 중단 및 농업인력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여주 가남읍 농민 고석재(57)씨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상황을 토로했다. 졸지에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유주영 사당마을 이장은 남편 김기형씨와 함께 이 마을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다. 8년 전 이장을 맡은 이래 연로한 주민들을 규합하며 관지미의 지속을 위해 헌신해왔다. 비록 관지미는 여전히 작은 마을이지만, 주민들의 삶을 함께하고자 후손과 친지, 친구들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밝은 마을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묵묵부답으로 수용재결 심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봤다. 소감이 궁금하다.지금까지와 똑같다. 비참할 따름이다. 주민들은 합심해 마을을 지키고 싶다고, 나가지 않겠다고 늘 일관되게 얘기해왔지만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작은 마을을 푸근하게 감싸주던 뒷산이 시뻘건 흙더미로 변했다. 동식물이 죽거나 떠나버린 자리에 널찍한 길이 닦였고, 그 길로 공사차량이 들어가 매일같이 산을 헤집는다. 평생을 정들었던 새 소리, 풀벌레 소리 대신 중장비 소리가 바로 집 뒤에서 주민들을 겁박한다. 진천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사업 예정 부지인 충북 진천군 이월면 관지미마을.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령의 주민들이 3년째 한 주도 빠짐없이 군청 앞 수요집회를 벌이고 있지만, 소유권이 개발업체로 넘어간 산지부터 공사는 보란 듯이 진행 중이다.지난 21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충청북도 진천군 이월면 사당리 일대에 24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진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건설사업의 여파로 오랜 세월 이 지역에서 농촌과 농업을 지킨 자연부락 ‘관지미(사당마을)’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이들의 삶의 터전인 집과 농지를 대상으로 한 최종 강제수용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주민의 의견과 의사를 듣기는커녕 설득을 위한 노력조차 없이 마지막 순간까지 독단적 행태를 이어가고 있는 지방정부의 모습을 담는다.사당마을 주민들은 지난 21일 오후 1시 충북도청 서문으로 향해 수용재결의 기각을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