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만약 가짜조합원이 ‘제대로’ 정리된다면 전국 농협 조합원 수는 최근 몇 년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도시지역이나 인구소멸 위기지역 농협의 경우 조합원 부족으로 존폐의 기로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후속 대응책은 허탈할 정도로 논의된 바가 없다. 대응해야 할 상황(가짜조합원 정리)부터가 현실성 없게 느껴지는 탓이다.왜 현실성이 없을까. 가짜조합원을 찾아내는 일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남 D농협의 사례(가짜조합원 정리, 임원·조합원 의지에 달렸다)에서 볼 수 있듯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수입 밀가루를 대체할 건식 쌀가루 산업화를 핵심 과제로 추진해 식량안보와 쌀 수급 안정 문제를 개선할 것이다.”쌀값 폭락이 현실화된 가운데 윤석열정부의 첫 농정 수장을 맡게 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이 지난 5월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실제로 농식품부는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6월 8일 ‘분질미(가루쌀)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이번 대책의 핵심은 가루쌀 재배를 통해 기존 밥쌀용 벼 재배 면적을 줄여 쌀 수급 균형을 달성하고, 가루쌀로 수입 밀을 대체해 밀 자급률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정부는 가루쌀 전문생산단지를 2026년까지 4만2,000ha(헥타르) 조성할 계획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는 2,000ha를 모집했는데, 약 3,300ha가 접수돼 농가들의 ‘가루쌀’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신동춘씨도 곡성군 내 가루쌀 재배 농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80ha를 재배단지로 지원했는데 65ha를 배정받았다. 정부는 2023년에 생산단지에서 생산되는 가루쌀을 전량 공공비축미로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산 밀이나 조사료 등 동계 작물과 이모작하는 경우 전략작물직불제를 통해 ha당 250만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 최대 화두는 단연 ‘쌀값’이었다. 197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쌀값을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정부는 45만톤의 쌀을 수확기에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함으로써 폭락한 쌀값을 회복시키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공공비축 물량 45만톤을 포함하면 총 90만톤을 수확기에 시장에서 격리하는 셈으로, 정부는 현재 80kg 기준 16만원대 초반까지 폭락한 쌀값이 13~18%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농가소득을 뒷받침하기 위한 농가공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설립하는 공공형 농가공지원시설이 늘어나는 추세다. 소규모 농가공에 초점을 맞춰 3년째 실질적인 가공 창업을 돕고 있는 한 지역농산물가공센터의 사례를 통해, 가공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된 농가의 만족과 이를 이끌어 낸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을 들여다봤다.전라북도 익산시의 경우 특정 특산품의 대량 생산보다는 다품종이 소량으로 생산되는 시 농업의 특성과 도농복합도시라는 환경 덕에 자체적인 로컬푸드 판매망이 비교적 잘 자리 잡은 지역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우리나라의 「식품위생법」은 제2조에서 ‘영업’을 ‘식품 또는 첨가물을 채취·제조·가공·조리·저장·소분·운반 또는 판매하거나 기구 또는 용기·포장을 제조·운반판매하는 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농업과 수산업에 속하는 식품 채취업’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이는 다시 말해 1차 생산을 하는 농어민이 이를 가공해 판매하는 ‘영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전통농업에서 농산물 생산과 떼려야 뗄 수 없었던 ‘농가공’은 이제 반드시 자본을 거쳐야만 하는 ‘산업’의 영역으로 넘어갔
‘잘 키운 농산물로’‘제품을 잘 만들고’‘체험문화까지 잘 즐기는’‘참 잘 하는 6차산업’정부의 6차산업 소개 누리집(www.6차산업.com)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홍보문구이자 관련 지원사업의 핵심기조다. 농민이 농사를 지어(1차) 스스로 가공을 하고(2차) 또 직접 판매와 영업까지(3차) 병행해 가치의 곱으로써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을 ‘6차산업’, 공식적으로는 ‘농촌융복합산업’으로 명명해 활성화 지원·육성을 시작한 지 벌써 8년이 흘렀다.우리 농산물을 주원료로 활용해 만든 질 좋은 가공식품을 발굴하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농민·농업·농촌정책기본법(농민기본법) 제정을 위해, 농민운동가들은 지난 수년 간 전국 방방곡곡을 뛰어다녔다. 농민들의 노력에 진보정당이 합세했고, 올해부턴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고민하는 법조인들이 힘을 합쳤다. 이들 모두의 노력으로 농민기본법 초안이 마련됐다. 농민기본법 제정운동 주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고자 한다.농민운동 주체들은 오랫동안 현행「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농업식품기본법)」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2019년 1월 7일 본지 주최로 진행된 필진 간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현재 준비 중인「농민·농업·농촌정책기본법(농민기본법)」은 기존「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농업식품기본법)」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오랜 준비 끝에 지난달 농민운동 주체들이 마련한 농민기본법 초안 속에 담긴 ‘기본’들을 살펴보자.농민기본법의 ‘농민’ 규정농업식품기본법은 ‘농업인’의 범주를 △1,000㎡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는 사람 △농업경영을 통한 농산물 연간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인 사람 등으로 한정지었다. 반면 농민기본법안은 ‘실제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농촌에 거주하는 이들 모두를 ‘농민’으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2022년 오늘, 한국의 농민들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45년 만의 최대 폭 하락을 기록한 쌀값 및 폭등하는 생산비로 인한 농가소득 위기, 기후위기 심화로 인한 농업 지속가능성 위기, 농촌 고령화 및 농사환경 악화로 인한 농촌소멸 위기까지, 농민들은 이 모든 위기를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다.그러나 국가는 농업·농촌·농민의 위기에 대해 어떤 근본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어떤 분야보다도 국가 책임성이 요구되는 농업 분야에마저 ‘시장논리’를 들이밀었다. 농업·농촌, 그리고 ‘농업인’에 대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강선일·한우준·김태형 기자]농업 망가뜨리는 CPTPP, 경제효과도 ‘미지수’농업은 농업대로 망가뜨리건만 국민경제에 딱히 보탬이 되나 하면 그것도 미지수다.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CPTPP 가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 CPTPP 국민검증단 전문가 위원 발표회’에 참가한 전문가 및 청중들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 내린 결론이다. 이러한 CPTPP를 직접 피해당사자인 농민, 그리고 먹거리 안전문제에 시달릴 시민들과의 소통 없이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강선일·한우준·김태형 기자]농업 망가뜨리는 CPTPP, 경제효과도 ‘미지수’농업은 농업대로 망가뜨리건만 국민경제에 딱히 보탬이 되나 하면 그것도 미지수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CPTPP 가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 CPTPP 국민검증단 전문가 위원 발표회’에 참가한 전문가 및 청중들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 내린 결론이다. 이러한 CPTPP를 직접 피해당사자인 농민, 그리고 먹거리 안전문제에 시달릴 시민들과의 소통 없이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눈에 보이는 태풍안 그랬던 해가 있겠나만, 2022년에도 농민들은 태풍 걱정에 밤잠을 못 이뤘다. 올해 추석 직전 한반도를 할퀸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내습 직전까지 1959년 사라,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 역대 최악의 피해를 안긴 태풍들에 비견되는 초강력 태풍이라는 관측이 제기됐기에, 농민들의 걱정은 더욱 컸다.힌남노는 남부지방에서 막대한 인명피해(11명 사망, 1명 실종)를 낳았으며 재산피해도 컸다. 농민들도 태풍으로 농작물 낙과·도복 등의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서울의 일부 호사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그간의 노고를 보상받는 기분이다. 나라에서 여성농민의 가치를 이제야 인정해주는 것 같아 참 좋다.”지난달 30일 특수건강검진을 마친 여성농민들의 반응은 예상만큼이나 뜨거웠다. 그간 정책 수혜의 테두리 밖에 놓였던 여성농민만을 위한 사업이 추진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가 하면, 정책 규모의 확대 필요성을 피력하는 농민도 적지 않았다.지난달 30일 포항의료원에서 검진을 받은 여성농민 김순이(63)씨는 “고추, 고구마, 옥수수 등 밭농사 위주로 농사지은 지도 13년이 넘었다. 포항시에 거주 중인 여성농민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 7월 25일 시작된 여성농민 특수건강검진은 그 이름에 걸맞게 일반 검진과 확실히 다른 면들을 가지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 선별검사를 위해 무릎, 어깨, 고관절 및 손 등 여성농민이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를 모두 방사선 촬영해 진찰하는가 하면 폐활량 검사 등 다소 낯선 항목의 검진이 함께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농업 경력과 재배 작목, 농약 살포 경험 및 방법 등을 묻는 문진 또한 일반적이지 않다. 이밖에 농작업 사고 예방 및 건강관리 등의 교육이 병행되고 검진 결과를 당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여느 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스스로를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 칭할 만큼 여성농민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영농을 지속하고 있다. 농촌 고령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부족이 심화됨에 따라 여성농민에게 전가되는 노동의 강도 또한 이전보다 거세지고 있으며, 생산비 증가 및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저하, 농산물 가격 불안정 등이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지자 여성농민들은 농외소득을 위한 노동에도 손을 뻗는 실정이다. 오전에 병원을 들렀다가 오후에 영농활동을 지속하는 여성농민이 현장 곳곳에 있을 만큼 여성농민의 건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오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고랭지배추 산지인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배추 10kg 도매가격이 1만원대 중반의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곳 농민들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시세는 뛰었어도 대다수 농민들의 소득은 되레 떨어지게 생겼기 때문이다.농산물 가격 상승의 이면에 작황 붕괴가 있다는 건 정한 이치다. 봄철 지독한 가뭄에 이은 여름철 지리한 장마. 생육기 내내 흙이 마를 날이 없었던 고랭지배추는 광범위한 무름병 피해를 입었다. 어느 밭이든 멀리서 봐도 30%는 허옇게 죽었고 가까이서 살펴보면 절반 가까이가 망가져 있다. 이미 지난달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의 반농(反農) 기조가 굳어지고 있다. 치솟는 생산비와 불안정한 작황으로 농업 현장의 고충이 어느 때보다 심하지만, 모든 걸 뒤로한 채 물가 억제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2021년산 쌀 시장격리는 현 사태의 시작점이자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다. 농식품부는 새로운 쌀 수급정책을 발표하면서 ‘자동 시장격리제’라 홍보했지만 이는 기만이었고, 모든 것을 ‘자동’이 아닌 ‘임의’로 결정했다. 적기를 한참 놓친 수매시기와 부족한 수매량은 시장에 아무 신호를 보내지 못했고, ‘최저가 역공매’라는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밥상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농식품부의 노력(관련기사: 농민 등진 농식품부 … 농업은 ‘국정공백’)은 과연 농업·농민을 등져야 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일일까. 그나마 국민들의 삶에 확실한 보탬이 된다면 농민들의 억울함도 반감될 수 있겠지만, 실상은 물가안정 효과조차 의문이다.일단 표면적으로 볼 때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중 농축수산물지수는 쌀값억제·농축산물수입 정책이 이뤄지기 전과 후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1년째 110포인트 안팎 유지). 일부 정책품목에서 큰 폭의 가격하락이 일어났지만 농축수산물지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