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감자 심으려고 준비하는 겨. 줄자로 줄 띄워서 하면 시간은 좀 걸려도 (두둑을) 반듯이 만들 수 있으니께. 이 밭이 약간 비탈져서 이렇게 하면 일도 편하고 좋제. 우리(가족들) 먹고 조금씩 나눠 먹을 거라 많이 하진 않으려고. 남으면 팔기도 해야제. 옆에 하우스까지 한 200평 되려나. 씨감자는 진즉 구했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꽃매미 같은 게 껍질에 알을 까놓거든. 그냥 나뒀다가 봄에 부화하면 피해를 주니깐. 그래서 껍질을 벗겨야 돼. 해 놓으면 깨끗하지. 근데 나무가 너무 바짝 말라서 껍질 까기가 어려워. 물기가 좀 있어야 일이 쉬운데…. 이게 하루 꼬박해도 한 고랑 하기가 쉽지 않아. 가지치기야 진즉 끝났지. 나무에 물 오르기 전에 끝내야 하니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수박 모종 심으려고 준비 중이여. 예전에 20동도 넘게 농사짓곤 했는데 둘이서 하려고 많이 줄였어. 집사람하고 같이 했는데 최근에 다쳐서 쉬네. 동네에도 (일할) 사람이 없어. 우리 마을에서 나보다 젊은 사람이 둘, 셋이여. 그러니 일손 구하기도 힘들어. 인건비도 많이 올랐고. 시내 나가면 사람 쓰는 용역회사가 있긴 있는데 이런 일도 해본 사람이 하는 거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비가 하도 안 와갖고 (양파가) 다 말랐어. 밭만 보면 속이 타는 기라. 1,000평이 넘는 걸 일일이 물주기도 어렵고. 놉을 쓰기도 힘들어. 근데 모레 비 온다고 해서 서둘러 나왔지. 비료 주는 기라. 내일 하면 좋은데 치과에 이를 하러 가야 돼. 병원 갔다 오면 움직이기도 힘들어서. 6월에 다시 와요. 못난 놈이라도 한 망 줄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대파 농사만 40년이여. 작년에 한 단에 100원(최저가격)이었어. 올해도 500원밖에 안 돼. 완전 똥값이여. 생산비가 아니라 출하비도 안 나와. 이래서 농민들이 어떻게 살것어. 말이 되냐고. 그동안 농사지면서 대파 갈아엎은 것만 여섯 번이여. 올해도 6,000평 농사짓는데 다 갈아엎을 판이여. 이러니 (서울에) 안 올라올 수 있는가. 죽거나 사나 싸우는 수밖에 없어. 우리일인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어휴, 밭 가는 것보다 돌 골라내는 게 일이여. 사람 머리만한 돌이 겁나. 트랙터로 하면 날 다 망가질까봐 이걸로 하는 겨. 그러니 진도가 빨리 안 나가. 힘도 더 들고. 이렇게 한 고랑 갈면 집사람이 쫓아오면서 돌 골라내고 그러제. 그래도 날 풀릴 때마다 조금씩 해 놔서 괜찮아. 여기다 깨도 심고 감자도 심고 하려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열무(씨앗)는 이렇게 흩뿌려서 심는 겨. 그래 갖고 흙 덮고 물 주면 알아서 잘 크제. 열흘 전에 심은 건 벌써 싹이 났어. 인자 심으면 3월 말이나 4월 초엔 수확해. 바깥양반이랑 둘 다 나이 들어서 이제 큰 농사는 못 짓고 이렇게 조금씩 하제. 그래도 잘 키워 놓으면 상인들이 와서 가져가니깐 할만 해. 근데 한 번에 다 심으면 일도 많고 힘드니깐 조금씩 나눠서 심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어휴, 미세먼지가 그렇게 심한 건 처음이여. 아예 바깥에 나올 생각도 못했어. 온 동네랑 사과밭이 뿌해 갖고 보기만 해도 답답하더만. 아침부터 날이 맑아서 오랜만에 나왔어. 집도 바로 옆이라 가깝고. 좀 추워도 (가지치기) 할 만 해. 사과 3,000평 정도 짓는데 3월말까지는 해야 (가지치기가) 끝나. 추울 땐 쉬고 가끔 바깥일도 보면서 하면 그렇게 돼. 그리고 둘이서 쉬엄쉬엄 하니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어휴, 미세먼지에 콩깍지 먼지까지 아주 숨 막혀 죽겄어. 하우스 문을 다 열어놔도 그래. 원체 먼지가 많이 나니깐. 그동안 아파서 좀 쉬다가 가족들 먹으려고 천천히 터는데 콩(서리태)이 많이 깨지네. 너무 말려서 그렇지 뭐. 이 겨울에 누가 여기까지 와서 일해. 가족 아니면 못하지. 다 남매지간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해는 이상하게 경기가 안 좋소. 이거(시금치) 해도 품삯도 안 나와. 10kg 한 상자에 만원도 안 해. 서울로 가는데 박스값 1,500원, 운임 2,500원에 수수료 떼고 하면 남는 게 없어. 사먹는 사람들은 비싸게 먹어도 우리는 그래. 애들은 이제 하지 말라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 편히 살면 안 좋아. 자꾸 활동을 해야제. 여기 (백련)시금치가 달고 좋아. 겨울에 많이 먹으면 좋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가 안동호 상류지역이라. 오염원도 없고 일교차도 커서 시래기 하기에 괜찮아. 그래서 2012년부터 시작했지. 그때 열 농가가 모여서 영농조합도 만들고 애썼어. 보통 두 달 가량 말려서 1월 말께면 수확해. 학교급식이랑 식당 식자재로 많이 들어가지. 작년엔 10kg 한 상자에 7만원 정도 했는데 올핸 모르겠네. 주변에 시래기 하는 농가가 많아졌거든. 아무래도 생산이 늘면 가격이 없잖아.”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점심 먹고 나왔제. 다른 데보다 풀매는 게 늦었어. 날도 춥고 하니 일할 시간도 많지 않애. 그러니 일이 바쁘제. 이 고랑만 매고 가려고. 가을에 심었는데 아직까진 잘 크는 것 같애. 이 나이에 (새해) 바람이야 특별한 게 있나. 우리 자식들 다 건강하고 하는 일 잘 되길 바라는 게지. 이거(마늘) 수확할 때 가격이나 나쁘지 않았음 좋겄네. 고생한 보람은 있어야제. 안 그런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귀농한지 8년 됐어요. 대학 때 농촌활동이 인연이 됐죠. 올 겨울엔 (12월) 2일에 첫 출하했는데 작황은 괜찮은 것 같아요. 초기라 가격도 괜찮고요. 따로 선별하진 않고 공선회로 출하하면 거기서 포장해서 농협으로 나가요. 친환경재배라 학교급식에도 들어가고 수출도 좀 하고 있어요. 학교급식을 하다 보니 학생들 방학하는 시기가 고비죠. 추위가 늦게 올 거라고 해서 좀 늦게 심었더니 이제 1화방 따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얼음이 얼어서 땅을 팔 수가 있어야지. 그동안 꼼짝도 못했어. 날 좀 풀려서 나왔지. 남들 다 (비닐) 씌웠는데 우리 집만 늦었어. 늦었다고 쉽게 사람 얻어서 일할 수 있간디. 사람도 없고 품삯 비싸서 함부로 부르지도 못해. 겨울엔 일할 시간도 짧잖아. 밥 줘야지, 담배 사줘야지 이것저것 다하면 10만원은 우스워. 이게(양파) 나중에 가격 좋으란 법도 없잖어. 그러니깐 둘이 슬슬 하자고 나온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누가 있어야 (같이) 하지. 비닐 까는 데 일손을 얻을 수도 없고. 일곱 마지기 밖에 안 돼서 쉬엄쉬엄 하는 겨. 마늘 심을 때야 사람 사서 했지. 다섯이서 하루 종일 심었어. 진즉 심었어야 했는데 심을만하면 비가 와서 (파종이) 많이 늦었지. 마늘 한다고 콩을 일찍 정리했는데 아직도 못 털었어. 저쪽에 쌓여 있잖아. 사람들이 기계 갖고 와서 해주는데 비 때문에 자꾸 늦어지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시래기 만들려면) 50일 정도 말려야 돼. 지금 너는 건 12월 말이나 1월 초에 수확하지. 5,000평 농사짓는데 유기농이야. 한 17년 됐네. 그래서 (무청에) 벌레 먹은 게 많아. 아무래도 관행농보다는 양이 덜 나와. 그래도 우리는 계약재배라 괜찮아. 한살림에 내니깐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좋지. 올해는 1kg에 만원씩 받기로 했어. 진즉에 말려놓은 게 있어서 첫 출하는 12월 중순이면 될 듯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양파농사만 한 30년이라. 산청은 다 심었제? 여기도 이제 마무리라. 오늘이면 얼추 다 심겄네. (새벽) 5시에 나왔지. 손발 녹이라고 불도 펴놓고 해야지. 일하는 사람들이 추우면 안 되거든. 모종도 직접 키운 기라. 그래야 튼튼해. 60일 넘게 키웠지. 다 심으면 논에 물 댈 기라. 죽지마라고 해놓는 기지. 어디가나 심는 건 다 똑같애. 논이 흙탕이 돼서 들어가는 게 불편할 기라. 신발 버리니깐 조심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무를 수확해서 그냥 팔면 개당 1,000원 밖에 못 받아. 근데 ‘짠무’를 담으면 개당 2,500원은 받으니깐. 서울에서 직접 소매도 하는데 맛이 괜찮아서 찾는 사람이 많아. 이건 날 추워지기 시작할 때 담아서 겨울 내내 숙성시켜야 돼. 소금에 절여 놓으면 무 자체에서 물이 생기거든. 그렇게 한 4~5개월 정도 뒀다가 봄 되면 시장에서 팔아. 이 무가 다 ‘짠무’용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깨)농사는 그럭저럭 됐어. 좀 가물었는데 잘 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고 그래. 엿새 정도 말렸는데 자꾸 비가 와서 터는 게 많이 늦었어. 오늘도 아침에 안개가 짙어서 해 나는 거 기다리다 시간 다 보냈네. 이제야 나와서 터는 겨. 그래도 오늘 안에 다 끝나겠어. 다 털면 기름 짜서 애들도 주고 해야지. 그런 재미로 하는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해 마지막 수확이여. 비가 자꾸 와서 나흘 만에 나왔어. 1,200평인데 내 먹을 거라 수매 안하고 바로 건조하려고. 올 여름이 무척 가물었잖아. 평년작하고 비슷한데 좀 준 것 같기도 해. 쌀값? 지금 농협에 낸 거 18만9,000원 받았는데 솔직히 말해서 20만원대로 올려줘야 돼. 그래야 농민도 먹고살 거 아녀. 기계 부품값 비싸지, 기름값 비싸지. 다 올랐는데 쌀값도 제대로 받아야 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