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대파 농사만 40년이여. 작년에 한 단에 100원(최저가격)이었어. 올해도 500원밖에 안 돼. 완전 똥값이여. 생산비가 아니라 출하비도 안 나와. 이래서 농민들이 어떻게 살것어. 말이 되냐고. 그동안 농사지면서 대파 갈아엎은 것만 여섯 번이여. 올해도 6,000평 농사짓는데 다 갈아엎을 판이여. 이러니 (서울에) 안 올라올 수 있는가. 죽거나 사나 싸우는 수밖에 없어. 우리일인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어휴, 밭 가는 것보다 돌 골라내는 게 일이여. 사람 머리만한 돌이 겁나. 트랙터로 하면 날 다 망가질까봐 이걸로 하는 겨. 그러니 진도가 빨리 안 나가. 힘도 더 들고. 이렇게 한 고랑 갈면 집사람이 쫓아오면서 돌 골라내고 그러제. 그래도 날 풀릴 때마다 조금씩 해 놔서 괜찮아. 여기다 깨도 심고 감자도 심고 하려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열무(씨앗)는 이렇게 흩뿌려서 심는 겨. 그래 갖고 흙 덮고 물 주면 알아서 잘 크제. 열흘 전에 심은 건 벌써 싹이 났어. 인자 심으면 3월 말이나 4월 초엔 수확해. 바깥양반이랑 둘 다 나이 들어서 이제 큰 농사는 못 짓고 이렇게 조금씩 하제. 그래도 잘 키워 놓으면 상인들이 와서 가져가니깐 할만 해. 근데 한 번에 다 심으면 일도 많고 힘드니깐 조금씩 나눠서 심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어휴, 미세먼지가 그렇게 심한 건 처음이여. 아예 바깥에 나올 생각도 못했어. 온 동네랑 사과밭이 뿌해 갖고 보기만 해도 답답하더만. 아침부터 날이 맑아서 오랜만에 나왔어. 집도 바로 옆이라 가깝고. 좀 추워도 (가지치기) 할 만 해. 사과 3,000평 정도 짓는데 3월말까지는 해야 (가지치기가) 끝나. 추울 땐 쉬고 가끔 바깥일도 보면서 하면 그렇게 돼. 그리고 둘이서 쉬엄쉬엄 하니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어휴, 미세먼지에 콩깍지 먼지까지 아주 숨 막혀 죽겄어. 하우스 문을 다 열어놔도 그래. 원체 먼지가 많이 나니깐. 그동안 아파서 좀 쉬다가 가족들 먹으려고 천천히 터는데 콩(서리태)이 많이 깨지네. 너무 말려서 그렇지 뭐. 이 겨울에 누가 여기까지 와서 일해. 가족 아니면 못하지. 다 남매지간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해는 이상하게 경기가 안 좋소. 이거(시금치) 해도 품삯도 안 나와. 10kg 한 상자에 만원도 안 해. 서울로 가는데 박스값 1,500원, 운임 2,500원에 수수료 떼고 하면 남는 게 없어. 사먹는 사람들은 비싸게 먹어도 우리는 그래. 애들은 이제 하지 말라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 편히 살면 안 좋아. 자꾸 활동을 해야제. 여기 (백련)시금치가 달고 좋아. 겨울에 많이 먹으면 좋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가 안동호 상류지역이라. 오염원도 없고 일교차도 커서 시래기 하기에 괜찮아. 그래서 2012년부터 시작했지. 그때 열 농가가 모여서 영농조합도 만들고 애썼어. 보통 두 달 가량 말려서 1월 말께면 수확해. 학교급식이랑 식당 식자재로 많이 들어가지. 작년엔 10kg 한 상자에 7만원 정도 했는데 올핸 모르겠네. 주변에 시래기 하는 농가가 많아졌거든. 아무래도 생산이 늘면 가격이 없잖아.”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점심 먹고 나왔제. 다른 데보다 풀매는 게 늦었어. 날도 춥고 하니 일할 시간도 많지 않애. 그러니 일이 바쁘제. 이 고랑만 매고 가려고. 가을에 심었는데 아직까진 잘 크는 것 같애. 이 나이에 (새해) 바람이야 특별한 게 있나. 우리 자식들 다 건강하고 하는 일 잘 되길 바라는 게지. 이거(마늘) 수확할 때 가격이나 나쁘지 않았음 좋겄네. 고생한 보람은 있어야제. 안 그런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귀농한지 8년 됐어요. 대학 때 농촌활동이 인연이 됐죠. 올 겨울엔 (12월) 2일에 첫 출하했는데 작황은 괜찮은 것 같아요. 초기라 가격도 괜찮고요. 따로 선별하진 않고 공선회로 출하하면 거기서 포장해서 농협으로 나가요. 친환경재배라 학교급식에도 들어가고 수출도 좀 하고 있어요. 학교급식을 하다 보니 학생들 방학하는 시기가 고비죠. 추위가 늦게 올 거라고 해서 좀 늦게 심었더니 이제 1화방 따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얼음이 얼어서 땅을 팔 수가 있어야지. 그동안 꼼짝도 못했어. 날 좀 풀려서 나왔지. 남들 다 (비닐) 씌웠는데 우리 집만 늦었어. 늦었다고 쉽게 사람 얻어서 일할 수 있간디. 사람도 없고 품삯 비싸서 함부로 부르지도 못해. 겨울엔 일할 시간도 짧잖아. 밥 줘야지, 담배 사줘야지 이것저것 다하면 10만원은 우스워. 이게(양파) 나중에 가격 좋으란 법도 없잖어. 그러니깐 둘이 슬슬 하자고 나온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누가 있어야 (같이) 하지. 비닐 까는 데 일손을 얻을 수도 없고. 일곱 마지기 밖에 안 돼서 쉬엄쉬엄 하는 겨. 마늘 심을 때야 사람 사서 했지. 다섯이서 하루 종일 심었어. 진즉 심었어야 했는데 심을만하면 비가 와서 (파종이) 많이 늦었지. 마늘 한다고 콩을 일찍 정리했는데 아직도 못 털었어. 저쪽에 쌓여 있잖아. 사람들이 기계 갖고 와서 해주는데 비 때문에 자꾸 늦어지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시래기 만들려면) 50일 정도 말려야 돼. 지금 너는 건 12월 말이나 1월 초에 수확하지. 5,000평 농사짓는데 유기농이야. 한 17년 됐네. 그래서 (무청에) 벌레 먹은 게 많아. 아무래도 관행농보다는 양이 덜 나와. 그래도 우리는 계약재배라 괜찮아. 한살림에 내니깐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좋지. 올해는 1kg에 만원씩 받기로 했어. 진즉에 말려놓은 게 있어서 첫 출하는 12월 중순이면 될 듯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양파농사만 한 30년이라. 산청은 다 심었제? 여기도 이제 마무리라. 오늘이면 얼추 다 심겄네. (새벽) 5시에 나왔지. 손발 녹이라고 불도 펴놓고 해야지. 일하는 사람들이 추우면 안 되거든. 모종도 직접 키운 기라. 그래야 튼튼해. 60일 넘게 키웠지. 다 심으면 논에 물 댈 기라. 죽지마라고 해놓는 기지. 어디가나 심는 건 다 똑같애. 논이 흙탕이 돼서 들어가는 게 불편할 기라. 신발 버리니깐 조심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무를 수확해서 그냥 팔면 개당 1,000원 밖에 못 받아. 근데 ‘짠무’를 담으면 개당 2,500원은 받으니깐. 서울에서 직접 소매도 하는데 맛이 괜찮아서 찾는 사람이 많아. 이건 날 추워지기 시작할 때 담아서 겨울 내내 숙성시켜야 돼. 소금에 절여 놓으면 무 자체에서 물이 생기거든. 그렇게 한 4~5개월 정도 뒀다가 봄 되면 시장에서 팔아. 이 무가 다 ‘짠무’용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깨)농사는 그럭저럭 됐어. 좀 가물었는데 잘 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고 그래. 엿새 정도 말렸는데 자꾸 비가 와서 터는 게 많이 늦었어. 오늘도 아침에 안개가 짙어서 해 나는 거 기다리다 시간 다 보냈네. 이제야 나와서 터는 겨. 그래도 오늘 안에 다 끝나겠어. 다 털면 기름 짜서 애들도 주고 해야지. 그런 재미로 하는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해 마지막 수확이여. 비가 자꾸 와서 나흘 만에 나왔어. 1,200평인데 내 먹을 거라 수매 안하고 바로 건조하려고. 올 여름이 무척 가물었잖아. 평년작하고 비슷한데 좀 준 것 같기도 해. 쌀값? 지금 농협에 낸 거 18만9,000원 받았는데 솔직히 말해서 20만원대로 올려줘야 돼. 그래야 농민도 먹고살 거 아녀. 기계 부품값 비싸지, 기름값 비싸지. 다 올랐는데 쌀값도 제대로 받아야 되지 않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해 워낙 가물어서 잘 안 됐어. (고구마가) 평균적으로 한 뿌리에 서너 개씩은 달려야 하는데 안 달린 데도 많고…. 많이 나올 땐 2평에서 한 상자는 나와. 근데 올해는 양이 많이 줄어서 힘드네. 시장에 내는 것보다 좌판에서 직접 파는 게 많지. 10kg에 3만원씩 받고. 우리한텐 아무래도 직거래가 좀 나아. 맛이 괜찮아서 찾는 사람도 꾸준하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오늘 집 어른들이 마늘이랑 양파 숭군다 해서 (관리기로) 두둑 만드는 겨. 두 양반 일하기 편케는 해놔야 제. 식구들끼리 먹고 나눌 거 조금씩 하는 거라 양은 얼마 안 돼. 두둑 만들고 비닐 깔고 흙 덮고 하면 되니깐 좀만 기다리세. 흙 많이 튀니깐 멀찌감치 있고. 수십 명이 큰 밭에서 숭구는 거 보다가 이거 보니 암것도 아니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콤바인으로) 세 바퀴 돌면 한 백(800kg)은 충분히 나와야 하는데 한 바퀴 더 가잖어. 저 위에 저수지 큰 게 있어서 가물 때도 물 걱정은 안했는데…. 지난 태풍 때문인가 나락이 많이 떨어졌나봐. 농사야 하늘이 짓는다고도 하지만…. (수확)양이 얼마 안 될 듯 해. 어휴 어쩌겠어. 나중에 가격이나 잘 받으면 좋겠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브로콜리) 열매 잘 맺으라고 비료 주는 거여. 8월 중순 쯤 심었는데 아직까진 (생육상태가) 괜찮아. 이게 월동작물이라 11월이나 돼야 수확 시작하지. 계약재배는 아니고 개인적으로 키워서 가락(시장)에도 내고 직거래도 하고 그래. 우리들 마음이야 수확할 때 가격 좋게 받는 거지 뭐. 농사야 평생 지었고. 나이도 많아. 그런 걸 왜 물어. 7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