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형편이 어렵게 된 줄이야 늬가 시골로 내려오는 걸 보고 알았다만, 그 정도인 줄을 몰랐다. 나도 사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당장 도와줄 형편은 안 되고, 땅 얘긴 그만 하자. 사실 형하고는 땅에 대해서 근저당 설정이라도 해놓자고 얘기를 했었는데, 형, 좀 더 두고 봅시다. 아무려면 농사짓다가 땅을 다 날리기야 허겄수?”핏대를 높이던 경철이 숙지자 오히려 경수가 볼멘소리를 했다.“그야 모를 일이지. 요새 농사가 어디 옛날 농사냐? 솔직히 경태가 하는 하우스 농사는 투기 비스름한 거 아니냐? 값이 좋으면 대박이 났다가도 잘못되면 걷잡을 수 없이 말아먹는 수가 있다더라. 형제끼리 의 상해가며 근저당은 그렇지만, 어쨌든 경태 늬가 앞으로는 우리하고 매사를 상의해서 하도록 해라.” 두 형이 미리 그런 논의를
며칠 전 춘천에 살면서 생활협동조합에서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지인의 페이스북 게시판에 도루묵에 관한 홍보물이 올라왔다. 도루묵의 계절이다. 지금은 자주 갈 수 없는 곳이지만 춘천은 내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아주 특별한 곳이다. 하지만 내가 그 시절을 기억하면서 떠올릴 수 있는 음식들 중에 생선은 양미리와 고등어자반, 그리고 도루묵 정도가 전부다. 아주 가끔 장날에 할아버지께서 사들고 오시던 고등어자반은 지나치게 비리기도 하고 쌀뜨물에 하루저녁을 불린 후 조리해 먹어야 할 만큼 너무 짜서 그랬고, 양미리는 꾸덕꾸덕하게 말려진 상태로 사와서 주로 조림을 해먹었는데 어쩐지 나는 그 양미리조림은 별로였었다. 하지만 도루묵은 아니다. 수수알 같은 큰 알들이 한 보따리나 들어 있어 오로지
비타민 C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과일이나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영양소이고 피로감을 없애며 우리 몸에 활력을 주는 영양성분이라는 정도는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비타민을 음식물로 섭취해야 하는데 일부 동물(기니아 피그, 송어, 사람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은 체내에서 생성이 된답니다. 사람도 4000만년 전에는 그랬었는데 유전자 변이로 비타민 C를 만드는 능력이 소실되었다고 하지요. 18세기 영국 해군들이 배를 오래 타고 다니면 괴혈병이 걸리곤 하여 제임스 린드라는 장교가 비타민 C를 공급하였더니 좋아졌다는 옛이야기가 있지요. 신체의 필수 구성 성분인 비타민 C는 혈관, 힘줄, 인대, 뼈의 구성성분인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성분이며, 뇌기능에 필수적이며 지방 대사에 관여, 특히 우리 몸에 거
“내가 못할 말을 했냐? 왜 성질부터 내고 그래? 엄마도 있는 자리에서 따질 건 따져보자. 아니 할 말로 지금 엄마 앞으로 되어 있는 땅 오천 평은 결국 우리 삼형제한테 오는 거 아니냐? 요즘은 상속법이 큰 아들이고 막내고 없이 똑같이 돌아간다고 하더먼. 그런데 그 땅에 누가 먼저 손을 대면 그건 아니지 않냐? 넌 농사지어서 갚는다고 하지만 그게 맘처럼 안될 수도 있고. 글고 땅을 담보로 잡히는 거 같이 큰일은 우리하고 상의를 했어야지. 내 말이 틀렸냐?” 흥분한 경태를 보고 움찔한 경철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지만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따지는 듯한 말투가 되었다. 옆에서 담배만 피우고 있던 경수도 어딘지 떨떠름한 표정이더니 한 마디를 보탰다. “넌 언제 상속법까지 알아봤냐? 나도 맏이나 지차나
농촌에서 살다보면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는 다른 삶의 지혜들이 있으니 과학적인 잣대를 가지고 대처하는 귀농한 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 삶의 지혜 중 하나는 절기를 따라 사는 것인데, 태양력을 사용하며 사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문화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음력과 절기를 통해 삶을 꾸려온 어르신들의 먹을거리의 갈무리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도시에서 귀농한 젊은 사람들은 농사일이 끝나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거나 아니면 그동안 미뤄두고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시작하지만, 그 터에서 삶을 유지해온 어른들은 봄부터 키워 수확한 콩을 삶아 메주를 쑤고 긴 겨울동안 먹을 청국장을 띄운다. 때를 놓치지 않고 메주를 만들어 매달아 두어야 좋은 곰팡이가 번식해 잘 뜨기 때문이다. 며칠 전 경남지역에
누당에 벗이 찾아 들었다. 한동안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벗이 한권의 책을 꺼내들었다. ‘백석의 맛’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백석시에 등장하는 음식들을 분류하여 각 음식과 시의 조화에 관한 연구를 발전시켜 펴낸 책이다. 백석은 재북작가로 요즘 같으면 해금은 어림없는 일이겠으나 80년대 후반 창작과 비평에 소개된 이후 해금되어 20년이 지난 지금은 그의 연구서와 시전집 등 그의 시를 즐겨 찾는 이가 많아졌다. 백석이 시 중에 음식이름을 유난히 많이 쓴 것은 음식이 지방의 문화를 대변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백석이 태어난 정주지방은 평안북도로 지방특유의 음식문화가 있었다. 그 음식들은 고스란히 시어로 들어와 감칠맛나는 시들을 만들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이 많고 우리가 들어 보지
골다공증이란 뼈가 만들어지는 것은 감소하고, 뼈가 녹는 양은 많아져서 뼈의 양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질환입니다. 뼈의 껍질은 얇아지고 뼈 속의 스펀지 모양으로 된 골소주의 수량과 크기는 감소되어, 뼈의 밀도가 약해집니다. 초기에는 외모에서나 방사선 검사에서나 어떤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환자는 허리 쪽의 둔한 통증, 피로감 등의 일반적 증상만을 호소합니다. 그 후 골다공증이 조기 진단이나 치료 없이 진행되면, 점차 허리나 등이 구부러지며, 비로소 방사선 검사에서 척추 뼈의 모양이 변화하거나 찌그러드는 압박골절이 나타나게 됩니다. 흉추, 요추 이외의 뼈에도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가볍게 넘어지기만 하여도 쉽게 손목이 부러지거나, 엉덩이뼈 골절이 일어납니다. 특히 엉덩이뼈 골절환자의 95%는 입원을 필요로
경태가 농사를 짓겠다며 내려올 때 가지고 온 돈은 겨우 천만 원 남짓이었다. 거기에 귀농자금이니, 영농자금이니 해서 농협에서 얻은 게 삼천만 원이었고 다시 논을 담보로 이천을 빌린 것이었다. 그 중에는 서울에 두고 온 처자식에게 생활비 삼아 부친 돈도 있었지만 결국 이년 사이에 고스란히 하우스로 들어간 셈이었다. 날린 돈이 아니고 하우스라는 자본으로 남아서 계속 농사를 짓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쫀쫀히 따지고 보면 해마다 농사에서 돈이 나와야 자본이 되는 것이지, 적자가 지속된다면 허울 좋은 하우스 농사가 자칫 집안 말아먹을 애물단지가 되지 말란 법도 없었다. 가갸거겨를 깨우치지 못해 평생 제 이름자도 남의 손을 빌어서 쓴 찬샘댁이지만 손가락셈만으로도 빤한 일이었다. 요즘은 그래도 일년 중에 제
지리산의 북쪽 산내엔 넓은 논이 없다. 농촌이라기보다는 산촌에 더 가까운 마을이므로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집에서 먹고 외지에 나가 사는 자식들에게 보낼 만큼은 쌀농사가 된다. 최근엔 가까운 실상사에 귀농학교를 통해 귀농공부를 마친 많은 젊은이들이 들어와 살게 되면서 그들이 농사지은 쌀은 이런저런 인맥을 통해 도시로 팔려나가기도 한다. 넓은 들이 없으니 쌀의 산지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그렇다고 쌀맛까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처음엔 서툴게 농사짓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나름대로 농사 노하우가 쌓여 밥맛의 풍미가 제법이다. 추수가 끝나면 쌀농사 없는 내게도 먹어보라 조금씩 나눠주는 것 얻어먹는 재미 또한 꽤 재미지다. 쌀은 봄부터 가을까지의 긴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평화로운 성질(平性
양귀비는 중국을 두 번 흔들었던 이름이다. 하나는 양귀비(본명 양옥환)로 당현종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여자다. 지금도 미인하면 양귀비를 떠올릴 정도지만 왕이 정사(政使)를 살피지 못하고 정사(情事)만 했으니 나라가 망하고 만다. 또 한 번은 아편 전쟁이다. 아편은 양귀비의 꽃봉오리에서 추출한 즙액이다. 이는 민간에서 삶아서 먹으면 배앓이를 그치게 하는 등 진통효과가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환각과 중독이 강해 사람을 폐인으로 만들고 만다. 그런 이유로 국내에선 양귀비의 재배를 금하고 있다. 1840년 중국은 영국의 아편 밀매에 대한 폐해가 심해지자 아편 밀매를 엄격히 금했다. 아편 수출국이던 영국은 이에 항의했고 결국 두 나라는 전쟁을 치르게 됐다. 홍콩은 바로 승리한 영국이 손해배상으로 얻어낸 땅이다. 양귀비
최근 들어 대상포진 백신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대상포진의 후유증과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이를 예방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과 물집 형태의 증상이 나타나고 해당부위에 신경통증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수두 항체 보유율이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말은 대부분의 성인이 소아기에 수두에 걸린 적이 있고, 잠재적인 대상포진 위험군이라는 것입니다. 대상포진의 국내 유병률과 관련된 연구에서는 45세부터 급격히 발병이 증가하며, 70대에 최대치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조스터박스라는 백신이 외국에서 만들어졌고, 2006년 이후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올해 식약처에서 허가되어 현재 시판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백신을 투여 받은 모든
시장이나 대형마트에 갈 때마다 우엉이 눈에 들어온다. 우엉의 계절이 온 모양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리산 주변에 귀농한 친구들은 밭에 돌이 많아서 그런지 마대자루에 흙을 담아 거기에 우엉을 심는다. 여느 농산물과는 달리 뿌리를 땅속 깊이 뻗기 때문에 캐기가 어려우니 마대자루에 키워 수확할 무렵이 되면 자루 속의 흙을 털어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식구가 서넛뿐인 사람들이 식구들 한두 번 먹을 정도만 심는 방법이다. 친구들과는 달리 나는 우엉을 워낙 좋아해서 자주 먹기 때문에 그런 농사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고 자주 우엉을 구입해 교육도 하고 밥상에도 올린다. 우엉은 경상북도나 경상남도의 곳곳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지만 나는 주로 진주시 지수면 압사리의 우엉을 구입해 사용한다. 압사리는 남강을 끼고 자리한 마을
비싼 기름 때가며 지은 오이 농사도 생각과는 달랐다. 그것도 운수소관이라고 해야 할 지, 몇 년 동안 좋았던 값이 경태가 첫 수확을 시작한 때부터 가격이 곤두박질 쳐서 첫 해에만 이천 만 원이 넘게 적자가 나고 말았다. 그 적자를 조금이나마 메워준 게 찬샘댁이 혼자 짓다시피 한 논농사였고 더불어 찬샘댁의 한숨소리도 깊어만 갔다. 속상한 걸로 치면 경태가 내려온 뒤로 형제간에 서로 의가 틀어진 것이 더했다. 위로 두 형은 경태만큼 공부를 잘 하지는 못했어도 서울에서 시작한 직장 생활을 그럭저럭 이어가며 살고 있는 형편이었다. 집을 살 때 논 몇 마지기를 팔아 보태준 것 말고는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살림을 해나갔다. 명절이면 자가용에 손주들 태우고 삼형제가 줄줄이 들어서는 걸 보는 게 찬샘댁의 자랑이고 남
밀레의 이삭줍기라는 그림이 있다. 넓은 들에 아낙들이 허리를 굽힌 채 이삭을 줍고 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볼 때마다 가슴 밑이 서늘하게 하는 힘이 있다. 사람들은 평화로운 농촌풍경을 그린 것이라 말들 하지만 자세히 보지 못한 것들이 있다. 멀리 높다랗게 쌓인 노적가리와 앞의 한줌의 이삭을 줍는 사람을 대비했다. 부와 가난의 대비다. 게다가 멀리 작게 말을 타고 감시하는 지주가 손에 채찍을 들고 있다. 자본과 노동의 대비다. 이삭을 줍는 사람들의 남루함과 지친 듯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평화로운 농촌의 모습이라고 가르친건 엄청난 저의가 숨어있다. 이 그림을 보면 머리에 흰수건을 쓰고 벼이삭을 줍는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 가슴이 스산해진다. 가을이면 밀레의 이삭줍기처럼 이삭을 주웠다. 이삭(穗)이라는 말은 벼,
준석도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농자재에 붙는 부가세 중에는 일단 값을 치렀다가 나중에 환급받는 부분이 있는데, 농민이 일일이 할 수가 없으니까 농협에서 일괄적으로 환급을 대행해주고 있었다. 경태는 하우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남들보다 이런저런 자재가 많이 들어갔고 당연히 환급된 금액도 많을 터였다. 그런데 찬샘댁은 그렇게 통장에 들어온 돈을 농협에서 거저 준 걸로 여긴 모양이었다. “하여튼 경태 자네가 한 얘기는 대의원회의 때, 좀 알아봄세. 듣고 보니 나두 찜찜허네.” “아, 형님도 대의원이시죠? 그래서 드린 말씀은 아니고요, 그냥 이거 보다가 말이 안 된다 싶어서 그런 거예요. 저도 사실 그런 데 신경 쓸 계제가 아니죠. 제 코가 석 잔데.” 경태도 팍팍한 처지였다. 대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 막 지났다. 된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니 땅위의 만물이 그 힘을 잃고 아래로 기운을 내리고 있는 계절이지만 오직 하나 국화만은 푸른 잎에 노란 꽃을 달고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꼭 이맘때였다. 여러 해 전 안동에 작은 토굴(그곳이 봉정사였지만)을 꾸리는 동수스님을 만나러 다녀온 적이 있었다. 차를 타고 멀리서 바라본 그곳은 마치 산기슭에 샛노란 유화물감이라도 풀어놓은 것 같은 진기한 풍경을 하고 있었는데 가까이 가보니 국화꽃 무더기들이 벌이는 향연이었다. 그것이 금국(金菊)이라는 국화꽃임을 확인하기 전에는 단풍든 차나무인가 하는 생각도 잠깐 했는데 그 모습이 보성의 한 차밭을 보았을 때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 반해 넋을 잃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가
신혼일 때 자주 듣게되는 말이 “깨가 쏟아지는구나”하는 부러움과 빈정거림이 섞인 인사말이다. 둘 사이가 너무 좋아 까르르대는 모습과 소리가 깨를 털 때 깨 떨어지는 소리 같아서 일거다. 게다가 깨가 얼마나 고소한가. 신혼도 먹을 것이 없어도 고소한 것이다. 들깨 두어 마지기를 두들긴다. 좁은 공간에서 도리깨질을 하니 깨가 사방으로 튄다. 아내는 연신 눈을 흘기며 깨가 달아난다고 성화지만 도리깨질이 서툴러서인지 자꾸만 깨는 밭으로 돌아가려 한다. 도리깨도 내가 만들어 쓰지 못하는 세상이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힘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어깨가 부러질 듯 한 고통으로 잠시 담배 한 대를 빼어 문다. 문득 김준태의 참깨를 털며가 생각난다. 할머니는 토닥토닥 두들기는데 젊은 청춘인 손자는 집에 빨리 가려는 욕심으로
월경은 건강한 여성이면 누구나 겪는 생리현상인데, 생리 때 나타나는 통증 때문에 생활에 많은 지장을 받는 여성이 많습니다. 생리통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생리에 관계된 장기의 문제인데, 즉, 자궁이나 난소 또는 하복부, 골반강 등의 실질적인 염증이나 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와 하나는 별다른 문제없이 기능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앞의 문제라면 해당 병을 치료하면 되지만 대개 생리통의 원인은 별다른 문제없이 기능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능적으로 발생하는 생리통의 가장 큰 원인은 아랫배 쪽의 혈액순환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아랫배가 차다”라고 호소를 많이 합니다. 아랫배가 찬 것은 혈액순환이 많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평상시 생활관리가 안되어서 아랫배에 혈
아버지의 밥상엔 늘 양념한 새우젓이 올라 있었다. 다진 파 마늘, 매콤한 고춧가루, 볶은 참깨, 그리고 참기름이 적당하게 조화를 이룬 새우젓, 어쩌다가 어머니의 마음이 바뀌면 밥솥에 얹어 쪄내기도 하였던 거친 식감의 그 새우젓들은 참 지루하고 재미없는 밑반찬이었다. 결혼을 하고 내 스스로 밥상을 차리게 되면서 마땅한 반찬이 없는 날에는 가끔 어머니 흉내를 내어 새우젓을 조물조물 양념하여 상에 올리니 갯가 출신인 남편이 좋아하였다. 덩달아 나도 먹어보니 새우 알알이 입 안에서 터지며 제법 쓸 만한 반찬이 된다. 두부찌개의 간을 할 때나 호박을 나물로 볶을 땐 편한 재료 중의 하나가 새우젓이므로 몹시 짜지만 요긴하기 이를 데 없다. 새우젓은 담그는 시기에 따라 그 이름이 사뭇 다르다. 이른 봄인 2~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