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우리 곡식 값 모두 얼마지요? 보리쌀 두 되하고 찹쌀 한 되, 그리고 메주콩 닷 되….”“잠깐만, 수판을 가져다 계산을 해봐야지. 보리쌀 한 됫박이 65원이니까 65를 두 번 놓고, 거기다가 찹쌀 값이 280원이라…에, 또 메주콩 닷 되 값을 더하면…다섯 개짜리 알맹이 하나를 내렸으니까 아래 쪽 알맹이 두 개를 떨고…그럼 이게 얼만가? 단, 십, 백, 천….”육칠십 년대, 흔히 구경할 수 있던 동네 쌀집 풍경이다. 콧잔등에 돋보기를 무겁게 걸친 주인 할아버지가 큼지막한 주판알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쌀값 계산을 하는데 더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Q.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서 살고 싶은데 아내가 자식교육 때문에 말립니다. 현재 농촌학교는 어떤 현실인지 알고 싶습니다.A.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OECD 평균인 21.1명보다 두 명 정도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평균을 낸 수치로, 도농 간 학급당 학생 수 격차는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도시에서는 과밀한 학급이, 농촌에서는 과소 학급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농촌 지역 대부분의 기초지자체에선 읍·동소재지의 일부 학교를 제외하면 전교생 수가 50명에도
시작은 세상이 환하게시작하면 좋은 걸검은 것은 글자 흰 것은 종이그렇게 모르고 살았지요하면 되는 걸 왜 자꾸 숨기고누가 알면 부끄러워모르는 것 부끄러워나도 눈을 떴습니다그렇게 환할 수가 없어누가 알아줄까 아무도 몰라시작했으니 좋아요무엇이든 다하고 싶어요꿀맛같은 이맛 아무도 몰라요내가 글을 쓴다는 것시작하면 되는 걸내가 보여요시작은 약해도내 마음엔 꿈이 있지요시작하기 잘했어
가끔 도시에 나와 지인들을 만나면 자연스레 귀농·귀촌에 대해 묻기도 하고 답하기도 하면서 농촌살이 얘기를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얘기에 대체로 공감해 주며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농촌은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문화공간이나 의료여건이 열악하고 교통수단이 제한돼 있어 불편한 점이 많은 것 같다는 얘기도 해 준다. 오랫동안 그 지역에서 살아오신 주민들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이해함은 물론 겸손하고 소탈해야 하며 먼저 다가가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는 얘기도 해 준다.그러나 농촌 지역은 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쾌적함과 자연친화적인 삶을
며칠 전 초복날이라서 삼계탕을 한 그릇 먹었습니다(이 글이 지면에 실릴 때쯤에는 아마 말복도 지난 시점일 것 같습니다). 부드럽고 고소한 닭고기와 달콤 쌉싸름한 인삼으로 맛있게 만들어낸 삼계탕은 지치기 쉬운 여름철에 원기를 회복하여 무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는 좋은 음식입니다. 저 역시 삼계탕을 먹고 나니 힘이 불끈하고 솟아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맛있는 삼계탕 한 그릇을 먹으면서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무더운 복날에 시원한 냉면이 아니라 뜨거운 삼계탕을 먹어 이열치열로 더위를 이겨내는 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곤충은 식량난을 해소할 좋은 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식용곤충의 사육기간은 2~4개월로 일반 가축에 비해 짧은 반면 풍부한 단백질과 포화지방산,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뛰어난 영양 가치를 자랑하기 때문이죠.곤충의 경우 식품위생법과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등록해야 식품원료로 사용 가능한데요, 현재 메뚜기, 갈색거저리애벌레(고소애),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애벌레(굼벵이) 등 7종이 지정돼 있습니다. 단백질함량이 높은 메뚜기는 에너지바로, 고소한 맛이 나 식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고소애는 쿠키나 소
결혼 후 6년을 시댁에서 살았다. 하우스를 다른 마을에 지으며 관리사 명목으로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자연스럽게 분가 아닌 분가를 하게 되었다.고부갈등이 딱히 심한 편이 아니었지만 분가를 하던 날 어깨를 누르던 무언가가 없어진 기분이 들었다. 존재만으로 심리적 압박이 있었을까?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하우스를 짓던 때 나는 둘째아이 출산을 위해 친정에 머무르고 있었다. 출산 후 이십일도 되지 않아 시아버지의 임종을 계기로 친정엄마는 갓난아이를 안고 장례식을 함께 치렀고 그 이후 지금껏 나랑 함께 살고 계신다.“
요즘이야 소설작품이나 텔레비전 연속극에서 주인공들이 걸리는 병명이 매우 다양하고 또 구체적이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 요절하는 ‘비련의 주인공들’ 대부분은 결핵으로 죽는 것으로 설정이 됐다. 예술작품이 시대상을 담는 그릇이라 할 때, 그만큼 결핵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반증일 것이다.그것은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독일 출신의 노벨상 수상작가 토마스 만은, 결핵에 걸린 부인을 돌보기 위해 스위스의 요양소에 들어갔다가, 그 요양소에서의 체험을 ‘마의 산’이라는 걸작으로 빚어내어 세상에 남겼다.결
오늘은 허리디스크 칼럼의 마지막으로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역시 환자의 상태 파악이 급선무입니다. 초기 급성 통증은 대부분 염증반응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따라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합니다. 염증 치료는 봉약침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봉약침이란 벌의 독을 정제하여 주사로 추출해 인체의 혈자리에 주입하는 한의학적 치료방법으로, 벌독이 몸에 들어가 면역반응을 일으켜 염증을 제거해줍니다. 초기엔 아이스팩과 더불어 봉약침 치료만 해줘도 통증이 잘 소실됩니다.봉약침 시술의 주의할 점은 사람마다 알레르기
아무 것도 모르고 이만큼 살았다모른다는 것이 배움의 시작이다무엇하러 세상에 왔는지왜 사람으로 세상에 왔는지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죽어라 일만 하고 살다가지나온 인생길이 너무 서러워더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나도 할 수 있다는 의지로시작한 공부 배우면서 갖게된 꿈은선생님이 되는 것 일일교사하고꿈을 꼭 이루라던 스승의 날 희미한 불빛이무지개를 피워올려내 소원의 길로 첫 발을 옮깁니다
오른손을 등 뒤에 올려 고무줄이 늘어진 몸빼바지 끝을 지그시 누른 채 왼팔을 휘휘 내저으며 땀봉댁은 건어물전으로 향한다. 가다가 엉거주춤 서서 바지를 한번 추스른 뒤 실눈으로 건어물전 전체를 두어 바퀴 휘둘러본다. 영천은 큰 장이라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잘 가는 말도 영천장이고 못 가는 말도 영천장’이라는 말이 전해져오고 있지 않는가. 어디 그것뿐인가. 영천장에 콩 팔러간다는 풍자는 또 얼마나 유명했던 이야기인가.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전만해도 경북에서 영천장이라면 그 이름이 뜨르르했다.건어물전에 들어서면 첫 번째 가게는 쓰윽
‘임 총무님, 우리 너무 오랫동안 못 보았는데 한 번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날들 속에서 아뿔싸! 합니다. 5년 전, 만나면 이렇게 좋은 우리들이 기약 없이 흩어지면 안 된다, 계모임이라도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오고가다 결국 총무를 맡았는데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일 년 반 넘게 모임을 못 했더니 계원들의 그리움이 넘쳤나봅니다.40도를 웃돌던 날인데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만큼 만나는 장소가 시원하였습니다. 힘겹게 잡은 시간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서로의 마음으로 준비한 놀이와 프로그램으로 나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