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딱 아픈 건 아닌데 이상하게 입맛이 없어서 음식 먹을 생각이 잘 안 나면서도 가슴이 좀 답답한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아픈 것 같기도 하며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때론 트림이 잘 나거나 명치 밑이 더부룩하고 그득한 느낌이 있어서 마치 체한 것 같거나, 심해지면 메스꺼우면서 속이 울렁거리고 점차 아파지기도 합니다. 병원에 가면 크게 이상이 없고 체한 것 같다고 하거나 위염이 있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게 이상이 없으니 신경성으로 그런 것 같다고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런 병을 동의보감에서는 조잡증(嘈雜證)이라고 하였습니
개원 초기 연로하신 노부부께서 한약을 지으러 오셨습니다. 연세도 많으시고 기력도 딸려 녹용을 넣어 처방받기를 희망하셨습니다. 개원 초기 의욕에 불탈 때라 성심성의껏 진료하고 두 분도 흡족해하시며 한의원을 나서셨습니다.그런데 며칠 후 두 분이 직접 약을 들고 한의원을 찾아오셨습니다. 약 색깔이 검지 않고 너무 맑아 이건 한약이 아닌 것 같다며 환불을 요구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효과의 문제도 아니고 단 색깔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설명도 통하지 않고 환불을 요구하시는 바람에 결국은 그렇게 했습니다.이런 씁쓸한 경험은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분들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질병을 지닌 분들이 무려 90% 이상이라 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분들 중에서 세 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신 분들이 또한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노인분들의 절반 이상은 적어도 세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보여집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인분들은 한 두 가지 질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예사로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으며 나이들면서 아픈 것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취급하는 실정입니다. 과연 그럴까요?결론을 내기 전에 우선
소화가 안되면 참 괴롭습니다. 가스가 차서 더부룩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신물이 올라오고 쓰리기도 합니다. 메스껍고 머리가 아픕니다. 트림도 해보고 산책도 하고 명치끝을 주물러도 보고 엄지와 검지사이의 합곡혈도 주물러 봅니다. 그래서 풀리면 다행인데 계속 답답하면 소화제를 찾습니다. 그런데 소화제를 먹어도 소화가 안된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찾는 소화제는 OO 활명수입니다. 지금까지 85억병이 팔렸다는데요. 이 제품은 창출, 후박, 진피, 육계, 건강, 박하, 정향, 현호색, 고추 등이 들어가 있
평소엔 별다른 불편함이 없다가도 가끔 배가 아프고 더부룩한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하면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거나 구역질이 나기도 합니다. 명치 밑이 뭔가 꽉 막힌 것 같고 뭔가 알게 모르게 불편합니다. 체했을 때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급하게 체했다고 해서 급체라고 합니다. 에서는 음식에 몸이 상했다고 해서 식상증(食傷證)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음식이 소화돼서 내려가지 않고 남아있다고 해서 식적(食積)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이렇게 체했을 때는 가볍게 몸을 움직여 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가볍게 산책을 하거
한약 처방에 대해 “중국산 한약재를 많이 쓴다는데”라고 넌지시 물어보는 환자분들도 계십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돼 있을 수 있겠으나 제가 보기에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중국산에 대한 무조건적 불신과 ‘신토불이는 좋은 것’이라는 생각입니다.우선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워낙 유명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고사성어로 알고 계신 분도 있으나 그렇지는 않고 사실 일본에서 쓰던 말을 1980년대에 차용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의미는 몸과 자신이 태어난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나온 먹거리가 자신의
우리나라 당뇨환자는 이미 5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당뇨 환자를 제외하고 언제든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당뇨병 직전 단계에 속한 사람만도 현재 약 800만~900만명으로 곧 1,000만명에 육박하게 되리란 것입니다.당뇨병의 기준은 정상이 100(mg/dl, 이하 단위 생략) 미만인데 비해 공복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정상은 140 이하) 또는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정상은 5.6% 이하)일 때입니다. 그러나 공복혈당이 100~126 사이에 있거나 혹은 식후 2시간 혈당
속이 불편하면 참 괴롭습니다.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에는 참 다양한 질환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역류성 식도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은 이름 그대로 위산이나 음식물 등이 소화가 돼서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거꾸로 역류해서 식도를 자극해 식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증상으로는 신트림을 자주 하거나 목, 입안으로 신물이 넘어오는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식도에 염증이 심해지면 가슴 부위에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기침이 나기도 합니다. 가끔은 통증이 팔이나 목 등으로 퍼지듯이 나타나기도
지난 시간에는 두통의 2가지 원인, 감기와 스트레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두통이 만성화됐을 때 어떻게 두통을 치료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먼저 몸에 담음(痰飮)이나 어혈(瘀血)이 있는지 관찰합니다. 담음은 혈액이 아닌 체액이 몸에서 순환이 잘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어혈은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바깥으로 새어 나오는 것입니다. 병이 오래되면 순환이 잘 안 돼서 몸에 담음이나 어혈이 생기기 쉽습니다.담음이 있다면 눈 밑에 다크서클이 있다, 차를 타면 멀미하거나 졸려서 잘 잔다, 이유 없이 가슴이 두
이 질문도 진료 중 간혹 받습니다. 질문도 질문이지만 이렇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왕왕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한약은 이유없이 때 되면 먹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먹는 것입니다.여기서 이 ‘때’라는 것에 대해 정리할 필요가 있겠군요. 이때 ‘때’란 봄 되면, 가을 되면, 출산하면, 고3 되면 등 뚜렷한 질환은 없으나 왠지 먹어줘야 할 것 같은 때를 말합니다. 자기 스스로 약을 먹으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이맘때쯤 다들 먹는다 하던데 먹어야 하는가 싶은 때를 말합니다. 예방의학 차원과는 다른, 안 먹는다고
노화없이 세월을 지낼 수 있을까요? 모두가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엔 분명 세월을 거슬러 산 듯한 사람을 가끔은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근심걱정으로 마음을 끓이며 나날이 늙어가던 사람이 모든 걸 내려놓고, 꾸준한 운동과 적절한 식이요법에 충실한 결과, 마치 세월의 흐름에 역행이라도 하듯 점점 더 젊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일은 일어납니다.또한 병원에서도 포기한 말기암 환자가 자연친화적인 생활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경우가 있다는 소식을 듣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습니다.분명 일시적으로는
두통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겪습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머리가 무겁고 멍하다, 머릿속이 맑지 않다, 머리에 띠를 두른 듯 조이는 느낌이 난다, 눈알이 빠지는 것 같다, 머리에서 뜨겁고 열이 나는 것 같다, 머리가 차고 시리다 등 다양한 두통의 증상들이 있습니다. 특히 몸 쓰는 일은 줄어들고 가만히 앉아서 머리를 많이 쓰는 현대인들에게는 더욱 흔한 증상입니다.머리에는 아무래도 뇌가 있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면 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합니다. 만약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두통이거나, 머리를 다쳤다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