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4차여성농업인육성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했던 여성농민 담당부서는 외면한 채 그나마 여성농민들의 공동경영주 등록이 가능해 진다는 사실로 만족해야 했다. 지난달 20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16기 2차년도 대의원총회를 열었다. 강다복 회장님이 3년의 회장 직무를 정리하고 내려오시면서 신임회장으로 김순애 부회장님이 전여농 16기 2차년도부터 회장직을 수행한다. 전여농은 인선을 할 때면 내려가는 사람도 새로운 사람도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대의원총회가 되지 않는다는 속설이 언제부턴가 생겼다. 오늘도 어김없이 김순애 회장님을 추대하면서 여성농민들은 울고 웃으며 대의원총회를 마쳤다. 지역에서 가지고 온 갖가지의 음식으로 총회가 끝난 후 풍성하게 저녁까지 먹었다.
올해도 농업전망은 어둡다. 새해를 맞으면서 올해 농사 계획을 세우는 농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뭘 심어야 할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쌀값이 20년 전 수준으로 폭락한 상황에서 어느 농사 하나 희망을 걸 만한 것이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기후로 인해 월동채소는 작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격마저 형편없다.이러한 농민들의 고심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개최한 2016년 농업전망대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2016 농업전망대회에서 예측한 올해 농업전망은 한마디로 “어둡다” 이다.올해 농업생산액은 43조7,950억원으로 2015년보다 3.3% 감소하고, 호당 농업소득은 1,041만원으로 2015년보다 3.1% 감소하는 것으로 발표됐다.결국 농가경제는
농산물 제철 꾸러미 사업의 출발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즉 전여농이 2009년 시작한 ‘언니네텃밭’이 원류다.제철 꾸러미 사업은 이름 그대로 텃밭에서 가꾼 제철 먹거리를 소비자들과 나누는 사업이다. 얼굴 있는 생산자와 생산자를 알아주는 소비자가 연대와 협력으로 농촌을 살리고 아울러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는 도농 상생의 모범 사례다.더불어 전여농의 꾸러미 사업은 여성농민이 주체로 서는 사업이다. 여성농민은 농촌사회를 지탱하는 중추다. 농업노동의 대부분을 감당하고 있으며 또한 가사 육아를 전담하며 실로 슈퍼우먼의 삶을 감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사회의 가부장적 문화가 완고해 여성농민이 가계의 주체, 농업경영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여농은 여성농민이 텃밭 농사만이라도 독립
중국경제가 휘청거린다. 단기 조정국면이란 사람도 있고 장기침체, 적어도 10년 이상 간다는 말도 있다. 중국 제조업 가동률이 60%까지 떨어졌다. 공장 10개중 4개는 논다는 거다. 설비투자가 급감하면서 한국산 철강제품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저유가로 석유화학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조선업으로 먹고사는 거제와 울산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조선업계 중 한계기업은 2015년 말 기준 18%, 거대 메이저 조선업체 노동자는 올해부터 회사마다 3,000명에서 1만명까지 구조조정 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작년 두산인프라코어라는 회사에서는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을 강요해 물의를 일으킨바 있다. 다가올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자본의 방식은 노동자를 쉽게 해고하는 것과 임금을 낮추는 것이다. 이것을 보장하기위해 만든 것이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연 대국민 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사전에 준비한 각본에 따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연출돼서다. 기자회견의 방식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내용이다.지난해 11월 수많은 농민들이 서울 한복판을 메우면서까지 벼랑 끝에 내몰린 농업·농촌·농민의 현실을 전했음에도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농민을 상대로 80kg 기준 17만원 수준이던 쌀값을 21만원까지 회복시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농민들은 지난해 11월 전국농민대회에 이어 연말까지도 밥쌀용 쌀 수입중단과 쌀값에 대한 대책을 촉구해왔다. 게다가 이상기후로 인한 병충해와 습해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지난 12일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이 선출됐다.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농협중앙회장은 농민대통령이라며 관심을 보여 왔다. 허나 농민들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철저히 소외됐고 관심조차 가질 기회가 없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의 문제로 인한 불행한 단면이다.어찌됐든 앞으로 농협중앙회를 4년간 이끌어 갈 회장은 이렇게 선출됐다. 김병원 당선인은 강력한 농협개혁을 주창했고,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의 공약권고안 전부에 서명한 두 명의 후보 중 한 명이다. 더불어 김병원 당선인은 농업경제지주를 폐지하겠다는 파격적 공약도 내놓았다.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그런데 선거 당시 내 놓은 공약이 실현되는가의 문제는 지금부터 당선인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다수 농민들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여성농민은 우리 농촌을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지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농촌사회의 여성지위는 더욱 낮다.지금 우리 농업 농촌은 여성농민들에 의해 지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성농민이 차지하는 인구비율, 농촌사회에서 여성농민의 역할을 봐도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농민은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여성농민운동의 오랜 투쟁의 성과로 「여성농어업인육성법」이 제정돼 2001년부터 시행됐다.이 법의 목적은 ‘여성농업인의 권익 보호, 지위 향상, 모성 보호, 보육여건 개선, 삶의 질 제고 및 전문 인력화 적극 지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기본계획을 5년 마다 세울 것을 법에 명시해 올해 제4차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김태환 전 농협중앙회 상무가 지난 12일 농협축산경제 새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그러나 선출 당일 아침 농협중앙회 앞 풍경은 마냥 경사스럽지만은 않았다. 이날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는 축협조합장 20인의 밀실선거로 이뤄지는 농협축산경제 대표 선출방식과, 이로 인한 비리 실태와 농민 소외 풍조를 규탄했다. 중앙회장 및 축산경제 대표 선출에 앞서 농협에 노골적으로 직격탄을 날린 것은 축산단체 중 유일한 행보다. 이날 규탄 기자회견 직후 농협중앙회 인근 카페에서 김홍길 한우협회장을 만나 좀더 자세한 의중을 들어봤다.농협축산경제 대표 선출에 즈음해 강력한 대응을 하게 된 계기가 뭔가.농협중앙회는 항상 비리에 둘러싸여 왔고 이번에도 역시나 연달아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바다와 바로 맞닿은 무안군 청계면은 양파와 시금치를 생산하는 주산지다. 그런데 한창 파릇파릇 돋아나 수확을 해야 할 시금치들이 상태가 좋지 않다. 여기저기 잎이 노랗게 말라 수확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양파도 위로 솟아야 할 푸른 잎이 노랗게 고꾸라져 있다.월동작물이 습해를 입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해 11월 갑자기 내린 잦은 비로 인해 농작물들이 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뿌리가 썩었다. 잦은 비에 농민들은 올해 농사는 망쳤다며 농작물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농사에 들어간 생산비만 날린 셈이다.잦은 비의 원인은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지난해 들어 점점 가시화됐다. 장마가 와야 할 여름엔 가뭄이 심각해 농업용수 부족에 시달렸고, 가을엔 이상고
내 주거래 은행은 농협이다. 짧게 끝났지만 오래전 잠깐 하던 월급쟁이 시절에 급여통장이 농협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관공서의 주거래 은행이 농협인데다 학교마다 지정하는 스쿨뱅킹이 농협이어서도 그렇다. 게다가 농촌지역 곳곳을 훑고 다니는 일이다보니 아무래도 지역에서 돈 뽑기가 제일 편해서 이기도 하다. 얼마 전 딸아이 통장을 재발급 받으려고 동네 농협에 들렀더니 여기는 중앙회이고 ‘회원조합’으로 가야 한단다. 도시내기로 그저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농협에다 통장을 만들었는데, 기억도 안 나지만 무려 5천원이나(!) 출자를 했던 모양이다. 물어물어 이제 흔적도 없는 ‘구’ 축협에 가서 통장을 갱신하고 돌아오면서 짜증을 섞어 한 마디를 내뱉고 말았다. “뭐가 이리 복잡해. 이걸(중앙회인지 단위조합인지) 누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난해 11월 14일 농민 백남기씨가 쓰러진 후 가톨릭농민회(가농)를 이끌어 온 정현찬 회장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백씨가 가농 회원이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세례명 임마누엘)로 알려져서다. 1남2녀 중 막내딸인 백민주화 씨는 “산책하실 때나 주무시기 전 평생 수시로 기도를 했다”고 기억했다. 경찰의 살인적 물대포에 농민 백씨가 쓰러진지 50일이 지나며 해를 넘겼다. 책임 있는 위치의 그 누구도 그가 누워있는 서울대병원을 찾아오거나 상태를 살피지 않은 시간도 딱 그만큼이다. 오직 농민들과 사태 해결을 염원하는 양심적인 시민들만이 꿋꿋이 서울대병원 앞 농성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 가장 애를 끓였을 정 회장.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
제주도는 겨울 날씨가 푸근해서 월동채소의 생산시기가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는 가을장마로 적지 않은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충북 괴산과 제주에서는 콩이 성장기에는 가뭄으로 제대로 크질 못하고 수확기에는 장마로 수확량 감소는 물론 심각한 품질 저하로 농가 고충이 심화되고 있다.지금 농민들이 당면하고 있는 농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다.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에 농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농사라는 것이 자연과 더불어 짓는 것이라 벌어지는 자연현상을 따르기도 하고 대비하기도 하며 농민들은 지금까지 그렇게 농사를 지어왔다. 그러나 작금에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후는 전 지구적 기후 변화가 그 원인으로 지금까지와 양상이 다를 뿐 아니라 예측할 수도 없는
언론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농민대통령 선거’라 이야기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의 위상과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농협중앙회장이 농민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을까? 대부분의 농민들은 위상에는 동의하지만 역할에 대해선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보면 제도 자체의 문제로 진정한 ‘농민대통령’을 선출할 수 없다. 출마자들 대부분 뚜렷한 목적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거대조직을 이끌 역량도 목표도 의지도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제도는 후보자들의 면면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다.그러니 출마자들 공약의 핵심이 지역농협 조합장의 권익향상이다. 조합장 보수 책정을 이사회 의결로 바꿔 조합장의 월급인상을 보다 수월하게 한다던가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겠지만, 전년도의 국정을 총괄적으로 평가하고, 올해의 핵심적인 국정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북녘에서도 최고 지도자의 신년사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북측이 올해 발표한 신년사를 살펴보면 단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었다. 농업과 관련된 부분을 포함하여 특별하다거나 새롭다고 평가할만한 내용이 별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그러나 단 한 가지의 특별한 내용이 포함됨으로 인해 북측의 신년사는 크게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1980년 이후 36년 만에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그동안) 이룩한 성과들을 긍지높이 총화하고, 우리 혁명의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기 위한 휘황한 설계도를 제시할 것”이
쌀 관세화를 통한 농산물 완전개방의 원년,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한-중 FTA 발효, 쌀값 폭락 등 2015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슈들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다수의 이슈가 우리 농업과 농민들에게는 반가울리 없는 소식이다. 굳이 수치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농가의 빈곤과 농촌인구 감소가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2015년의 이슈들은 우리 농민·농업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정부는 작년 쌀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밥쌀용 쌀을 수입했다. 한국은 쌀 관세화로 인해 의무수입물량 중 일부를 밥쌀용 쌀로 의무적으로 수입할 필요가 없고 더군다나 국내 쌀값이 폭락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굳이 밥쌀용 쌀을 수입했는데 이는 도저히 납득
[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농식품부가 지난해부터 생산안정제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기존 노지채소 수급안정사업과 비교했을 때 농가 소득을 어느 정도 보장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5년 농민 평균 소득의 80% 수준은 보장해 준다니, 생산비에 한참 못 미치는 최저보장가격을 받던 농민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제도다. 농민 분들에게 생산안정제에 대해 설명하면 대부분 “원래 하던 것보다 낫다” 혹은 “로터리 치는 것보다야 낫지”라는 반응이다.이런 생산안정제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 위해선 우선 사업에 편성된 예산을 늘려야 한다.농식품부는 지난 2014년 겨울무 3만7,747톤, 겨울배추 3만1,569톤, 봄배추 2만2,255톤, 양파 2만4,000톤을 산지 폐기했다.
밤 사이 눈이 내렸습니다. 털어 보지도 못하고 썩어버린 쭉정이 콩 무더기도 잠시 눈으로 가려졌습니다. 썩어가는 콩 무더기를 볼 때 마다 마음이 무거웠는데 못 본 척 하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한결 마음이 편안합니다. 콩은 알도 차지 않고 말라 죽거나 시들어 버렸습니다. 참 징한 가뭄이었습니다. 동네 한 복판 밭에 심은 콩이라 그냥 세워놓기가 민망해서 지푸라기처럼 가벼운 놈들을 무더기 무더기 베어 놓았었습니다. 지나가는 어르신들마다 “왜 콩 안 털어?”하면 “가물어서 알도 없어요. 거름이나 해야지요” 콩만 썩는 게 아니라 내 가슴도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모처럼 내린 눈에 잠시 죄스러움을 감추는 자신의 간사함에 신기해 하다가 새로 사서 한 번도 쓰지 않은 콩 탈곡기를 마주하고는 웃음까지 나왔습니다.
배추농사를 끝내고 마지막 남은 콩 수확은 밀쳐 둔 채 농림어업총조사 조사원으로 나섰다. 내가 조사해야할 가구 수는 몇 달 전 있었던 인구총조사에서 농가로 분류된 2개 리의 70여 가구였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대상 가구 중 적지 않은 농가는 조사가 불가능했다. 그 몇 달 사이 돌아가신 분이 세 분이나 계셨고 한 해 농사를 억지로 끝내놓고 몸져누워 대화를 나눌 수 없거나 병이 위중해져 병원에 계신 경우도 여러 집이었다.조사를 시작하고 한 집 한 집 농사살림을 들여다보니 더 놀라웠다. 같이 농사짓고 살아가면서 막연히 느끼고 있던 그 이상으로 우리 농촌의 살림이 철저히 무너지고 있었다. 50대 이하의 농민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60대 이상 농민 대부분은 일 년 벌이라고 해봐야 500만원을 채우지
새해를 맞이할 때면 언제나 우리는 지난해를 되돌아보고 새해엔 뭔가 희망이 있는 한해가 되기를 소원한다. 희망을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성찰이 우선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지난해 을미년(乙未年)은 청양(靑羊)의 해라 하여 기대가 컸었으나 나라 전체로 보나 농업계로 보나 분열과 좌절의 한해였다. 급기야 공권력은 백남기 농민을 쓰러뜨리고 사경에 빠지게 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가 농업 농민을 대하는 태도와 문제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아직까지도 이 정권은 사과 한 마디 없다.본지는 끊임없이 박근혜 정부의 농정에 대해 공정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농정은 농업문제 인식과 철학의 부재로 나무의 뿌리나 줄기에는 관심이 없고 하늘거리는 나뭇가지 몇 개만
드디어 쌀이 전면 개방됐다.쌀은 1995년 최소시장접근(MMA)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수입됐다. 이때부터 우리 농업은 개방의 파고 속에서 한쪽에서는 이농의 보따리를 꾸리고, 한쪽에서는 규모화 기계화 시설화 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경쟁력 강화를 외쳐댔다.20년이 지나 마침내 쌀은 전면 개방됐다. 당장 쌀값이 폭락했다. 최근 2년간의 풍작과 더불어 쌀 개방이라는 심리적 영향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정부는 밥쌀 수입 공고를 냈다. 연말을 맞은 농민들은 더욱 허탈하다.작금에 쌀이 보여주고 있는 문제가 바로 우리농업의 문제다. 수입개방 공급과잉 가격폭락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바로 우리 농업 문제의 본질인 것이다. 이제 모든 농산물이 수입농산물로 인해 공급 과잉 상태에 와 있다. 어느 품목 하나 예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