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겨울인데 농활을 뭘 하러 가죠?” 몇 달 전부터 고민했다.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였다.작물을 심고 거두는 농번기와 농번기 사이, 농사일이 바쁘지 않은 한가로운 때여야 할 12월에도 농촌은 바쁘다. 형편없는 농산물 가격 때문에 노지농사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경종농가들은 시설하우스농사로 눈을 돌려야만 했다. 노지농사보다 몇 배 더 많은 힘과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렇게 ‘농사만’ 지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대부분 재배한 농산물이나 그 농산물로 만든 즙, 잼 등의 가공품을 직접 판매하느라 농사일이 마무리 되고나서도 시간이 부족하다. 농업소득으로는 살기 어려우니 농업 외 소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농촌의 현실이다.“농사꾼이 장사꾼 되려니
“농정과 12시면 도착하고 남원농협도 바로 온다고 했어요.”“시장님도 오신데?” “같이 오신다는데요.”지난 15일에 남원시농민회 농민헌법 쟁취를 위한 기금마련 일일주막을 진행했었다.“다들 농협서 서명했다고 혀서 아직 많이 못 받았어.”“일단은 오늘 최선을 다하시게요.”남원시농민회가 근 10년 만에 일일주막을 하는 날이다 보니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이 인사를 나눈다.추어탕으로 유명한 보절 추어마을에서 추어탕을 끓여서 오고 돼지를 2마리 잡고 통영에 가서 석화를 실어 나르고 준비에 여념이 없다.30년 만에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면 또 언제 대한민국 헌법에 농업의 가치와 농민의 생존권이 달린 최저가격보장을 넣는 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에,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최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언제 한 번 놀러온다더니 왜 이렇게 안 와? 많이 바빠?”정확히 1년 전 취재 차 방문 뒤 1년 만에 다시 한재형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부회장 댁을 방문했다. 한 부회장 댁은 기자와 같은 남양주시에 있다. 한 부회장은 작년 커버스토리 취재 뒤 기자에게 “집도 가깝고 하니 종종 우리 농장 놀러오시라”고 했었다.그럼에도 지난 1년간 한 번도 못 갔다. 한 부회장은 친환경농업 관련 일정 때 인사드릴 때마다 맨 위와 같이 말했다. 그럴 때마다 “찾아뵙고 싶은데 어째 항상 바쁘네요”라며 죄송스러움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기자농활 명목으로 1년 만에 한 회장 댁을 방문했다.모처럼 방문했지만, 사실 일은 많이 못 도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미원낭성농협은 지난해 윤창한 조합장 당선 이후 판매농협 구현을 목표로 농산물 판매기반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위해 올해는 경제사업 활성화와 영농자재 지원 확대 등에 힘썼다. 무엇보다 농민조합원이 안심하고 영농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미원낭성농협은 1992년 2월 미원농협과 낭성농협이 합병한 농협으로 올해 9월 기준 조합원은 1,723명이다. 준조합원은 지난해 말 기준 4,686명이다. 사무소는 미원면 본점과 낭성면 지점, 하나로마트 2곳, 양곡창고 5곳, 자재창고 2곳, 비료창고 1곳, 기타창고 1곳, 농기계수리센터 1곳을 두고 있다. 임직원은 총 47명이다.지난해엔 3억5,8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각종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제주 농민들과 부천 청소년들의 거리와 세월을 넘어선 각별한 우정이 눈길을 끈다. 도시의 청소년에게 농민들은 정서적인 멘토가, 농민들에게 청소년은 새로운 활력이 되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경기 부천에 위치한 ‘송내동청소년문화의집 나래(관장 조윤령)’는 청소년의 행복과 민주시민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문화공간으로, 지난 2015년 제주 역사기행 중 서귀포 남원읍 신흥1리(이장 오관필) 농민들과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됐다.나래 청소년들은 이후 매년 신흥리를 방문해 감귤농활 등 교류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땐 ‘반드시 왔을 것’이라는 믿음만으로 사전약속 없이 광화문에서 상봉하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지
지금껏 몇 차례나 기자농활을 다녀왔지만, 정작 고향 마을에서 이모와 이모부가 꾸리시는 과수원엔 한 번도 제대로 발을 들인 적이 없었다. 계절은 마침 한창 분주한 사과 수확철. 아주 잠깐 농활거리를 고민하던 나는 이내 무릎을 탁 치고는 이모가 계신 경북 영주로 발걸음을 향했다.큰이모인 김정분(57)씨와 이모부 장재덕(62)씨의 과수원은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다. 남의 손 타지 않고 부부 둘이서 살뜰히 꾸려가며 직거래 위주 출하를 하고 있다. 섭섭해하실까봐 성함을 적어 드리자면, 이날 농활은 외할머니인 한동희(80)씨도 함께했다.과수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수확작업이 한창이었다. 작황이 썩 좋다는 이모의 말대로 어른 주먹 두세 개는 겹쳐놓은 듯한 사과가 바구니마다 가득 들어차 있었다. 보통은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통일 염원을 담은 ‘2017 통일쌀 수확 행사(사진)’가 지난달 29일 충남 논산에서 진행됐다. 행사엔 논산시농민회와 대전 민중의 힘, 민주노총 대전본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민족문제연구소, 논산시여성농민회, 한양대 가을농활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김홍제 논산시농민회 회장은 “촛불로 탄생한 정부에서도 실질적인 농정이 없다. 농산물 가격이 서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준다고 가격이 조금만 상승해도 호들갑을 떨며 수입에 앞장서는 정부에 한숨만 나온다”며 “북한과 우리는 같은 동포로써 대북 쌀 교류는 우리 농민도 살고 동포도 사는 상생의 길”이라고 말했다.장명진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도 “문재인정부는 농업적폐 1호인 밥쌀 수입 문제 해결 의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충청북도 단양의 소백산자락 죽령고개. 이 산골에 1960년대부터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과수원이 있다. 부모님 윤창길(74)·김춘자(75)씨의 대를 이어 함께 사과 농사를 짓는 젊은 이장, 윤영화 대표의 ‘갑자사과농원’이 내 두 번째 농활 장소가 됐다.나무에서 사과를 딴 뒤 박스에 모아서 열심히 나르는 일을 상상했던 나는 해야 할 일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했다. 한창 수확철인 이 시기 내가 해야 할 일은 사과 따기가 아닌, 사과 봉지 제거다. 과수원에 들어서자 회색빛 열매를 달고 있는 사과나무들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재생용지 재질의 종이봉지가 열매를 감싸고 있었다.“이 봉지 아래쪽을 살짝 찢어서 당기면 반으로 갈라지면서 떨어져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전라북도 삼락농정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제2차 운영협의회를 열어 2017년 상반기 활동사항, 핵심사업과 농정 주요사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향후계획을 논의했다.삼락농정위원회 운영협의회는 농업인단체(17명), 전북도의회(1명), 전문가(5명), 소비자단체(2명), 행정(4명), 유관기관(6명), 분과대표(10명) 등 총 45명으로 구성돼있다.전북도는 “바쁜 영농활동 중에도 40차례나 분과회의, 운영소위원회 등을 개최해 분야별 현안을 논의하고 농업·농촌 현장에서 필요한 사업들을 발굴했다”고 밝혔다.전북도 삼락농정위원회는 분과회의 중심으로 농업‧농촌 현장 방문, 타 지역 선도사례 벤치마킹 등을 통해 현장 농민의 목소리를 반영, △농업인력지원 센터 구축 △깨끗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활. 농촌활동 또는 농민학생연대활동의 줄임말이다. 주로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이해 농촌지역의 부족한 일손을 거들며 농촌의 실정을 이해하고 노동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활동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즈음 대학생 중 농활을 경험해 본 이가 몇이나 될까? 취업난에 방학마다 부족한 학점과 스펙을 채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니 말이다.역시 첫 농활을 준비하며 막막함과 불안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일바지를 챙기고 잠자리에 들면서도 마음 한 구석 ‘남의 농사를 망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에 쉽게 잠들지 못했다.이 같은 초보 농활꾼을 덥석 받아준 곳은 강원도였다. 김덕수 전농 강원도연맹 사무처장이 일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다. 감사한 마음에 새벽 일찍
새 정부의 농정과제에 고령농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농업인력 고령화율이 40%를 넘었지만, 고령농은 우리 농업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농업주체이다. 고령농에 대한 대책이 복지정책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고령농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경제주체로서 농업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전통문화와 역사를 전수해 농촌사회를 보전 발전시킬 수 있는 주체이다.농산물가격과 소득 등 농업여건의 악화와 농업기술 습득에 요구되는 기간 등으로 보아 젊은 귀농인이 우리 농업의 핵심주체가 되는 데에는 많은 세월이 걸린다. 그래서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고령농이 우리 농업의 핵심주체로서 농산물을 생산·공급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작년에 충남 어느 지역의 고령농과 청년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이번 농활은 사과로 유명한 경북 봉화다. 정영기(56) 봉화군농민회 감사가 올해 초부터 몸이 안 좋아져 회원들이 모여 정 감사의 사과밭 4,000평 풀베기 작업을 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한 손이라도 더 보태고 싶었다.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일 새벽, 집결시간인 6시를 맞추려면 세수는 사치다. 손에 잡히는 대로 주섬주섬 챙겨 입고 집을 나서는데 잠결에 깬 아내가 안전운전을 신신당부한다. 먼동이 터올 무렵 도착한 정 감사의 사과밭에서 기자를 맞이한 건 장대비. 우비를 입은 농민회원들이 하나둘 예초기를 들고 사과나무 아래 어른 허리 만큼 자란 풀들을 쓰러뜨리고 있었다.서둘러 정 감사에 인사를 건네고 농활을 왔다고 하니 “예초기는 써봤냐”는
[한국농정신문 신수미 기자]농사를 지으며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모이는 젊은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청년농민에 대해 잘 모른다. 농촌의 고령화를 지적만 할 뿐 주변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의 고민을 들어보지 못했다. 매월 첫 주 청년농민이 만들어가고 있는 소통공간을 찾아 농업·농촌·농민의 미래를 함께 그려 보고자 한다. 지방소멸의 시대, 지방소외의 시대라는 쉽지 않은 사회의제를 고민하면서 모인 청년들이 있다. 개인의 귀농·귀촌을 넘어 청년들이 돌아갈 수 있는 ‘청년 친화적 농촌’을 만들어 가겠다는 기특한 포부를 가지고 이제 막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농촌재생네트워크(준)’다.지난 1일 휴가 인파가 쏟아지는 광주송정역 앞에서 농촌재생네트워크 대표인 이행섭(39)
[한국농정신문 홍기원·한우준 기자] 이번 토론회의 주제발표를 통해 새 정부에 농정개혁 방안을 던지는 4인을 소개한다. 농산물값 보장과 직불금 확대, 개방농정 철폐와 같이 농민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들뿐만 아니라 농민수당, 농지법, 재해·상해보험과 같은 농민 복지 문제도 같은 비중으로 심도 있게 다뤄진 것은 문재인정부에 거는 농민들의 큰 기대를 보여준다. 국가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농업을 보호하게 할 개헌에 대한 논의 역시 새롭게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홍기원·한우준 기자 '농민기본권 보장' - 오용석 전농 강원도연맹 정책위원장 농민기본권을 위한 첫 개혁방안으로 국가수매제를 제안한다. 계약재배를 통한 국가수매제는 최소한의 생산비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막막, 불안, 절박, 황폐…. 오늘날 농업이란 단어에는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들이 붙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국 농업의 현실이다. 그런데 전북 부안군 하서면에는 당당하게 미래를 희망으로 색칠해 가는 농민들이 있다.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그 당당한 희망이 결코 허풍이 아님을 알 수 있다.일단의 농민들이 의기투합해 ‘하서미래영농조합법인’을 발족한 것은 2004년의 일이다. 정부의 무관심과 쇠락해 가는 농업현실 속에서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고 힘을 모아 제대로 농사를 지어 보자는 취지였다. 이후 2010년 무렵부터 귀농인을 중심으로 젊은 회원들이 대폭 늘어났고, 지금은 이들 2세대 회원들이 중심이 돼 활동을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주한 반려묘 ‘찡찡이’의 화장실을 직접 치우는 사진이 화제였다. 소탈한 대통령의 모습은 문 대통령에 ‘집사’란 친근한 별명도 안겼다. 또한, 반려동물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인식도 함께 엿볼 수 있었다.그에 비해 우리 축산을 바라보는 인식은 어떤가. 축산은 식량주권을 지키는 하나의 축인데도 축산인과 축산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는 그 중요성에 미치지 못했다. 비단 돈의 문제가 아니다.축사를 직접 관리하는 ‘노동’과 반려묘의 화장실을 치우는 ‘생활’ 사이의 사회적 처우는 너무 크게 벌어져 있다. 이 간격은 사회적으로 정당한 것일까. 이날 분만사의 모돈 스톨 사이에서 분을 치우며 그 답을 몸으로 찾아보려 했다.지난달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충남대 경상대 농활대(농활대)’가 모내기철인 당진 들녘으로 지난 19일 2박3일 동안의 봄농활에 나섰다.김군훈 경상대 학생회장은 “바쁜 일손도 돕고 농촌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면서 농민-학생 연대를 통해 개방농정 등 농업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농활에 나선 취지를 밝혔다.농활대는 당진시 석문면을 비롯 7개지역의 50여 농가에서 모내기를 지원했다. 이번 농활을 추진한 이종섭 당진시농민회 사무국장은 “너무 바빠 농활대 지원을 못해서 미안했다”며 “농민들 요청이 많아 농활인원이 다소 부족할 정도라 앞으로는 더 많은 농활대를 초청하겠다”고 밝혔다.당진시 합덕읍 상흑리 농민 오흥규씨의 논에서 만난 충남대 1학년 이하름 학생은 “농작업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오랜만의 농활이자 첫 기자농활을 가며 ‘최소한 민폐는 끼치지 말자’고 맹세했다. 대학생 시절, 농활 가서 농사일 돕다 의도치 않게 망친 작물의 양이 얼마일까. 최대한 예의 바르게 행동하자는 규율을 일부러 어긴 적은 없지만, 본인도 모르게 농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건 몇 번일까. 이 같은 과거에 대한 부질없는 반성과, ‘오늘은 잘 하자’는 맹세를 다지며 경기도 연천군의 이석희 연천군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농가로 갔다.이 회장은 무농약 농법으로 쌀과 양파, 감자 등을 재배한다. 재배 작물들은 경기도 곳곳에 학교급식용으로 공급한다. 이래저래 손이 많이 들어갈 텐데, 사실상 혼자 농사짓는다고 한다. 오전엔 비닐하우스 내 벼농사용 모판 100여개를 팰릿에 싣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삼보승차야. 우린 세 걸음만 걸어도 차를 타.” 토종씨앗을 가지러 가는 길이다. 충남 부여군 홍산면의 생태농장에서 토종씨앗을 파종할 기회를 얻어 내려왔다. 마침 부여에 손이 필요했고, 마침 기자가 농활을 갈 차례였다.지역기자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신지연 부여여농 조직교육부장이 보여준 저장고는 보물창고 같았다. 70여종이 넘는 토종씨앗들이 무심한 듯 잘 정돈돼 있었다. 부여로 내려가는 버스에서 급하게 공부한 토종씨앗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것은 무엇이고 저것은 무엇인지 단박에 맞췄다면 좋았으련만. “이게 흰 팥이에요?” 보기 좋게 틀렸다. 하우스로 돌아와 부여 ‘언니들’과 둘러앉아 모판에 상토를 담기 시작했다. 어깨너머 따라하는 건 자신
새벽 일찍 일어나 발길을 재촉해 봤지만 도착했을 땐 이미 작업장에 모락모락 고소한 김이 가득했다. 옥천군 로컬푸드의 살아있는 역사 ‘옥천살림협동조합’엔 조그마한 두부공장이 있다. 이곳의 아침은 보통 사람들의 아침보다 조금 먼저 찾아온다.작업복과 고무장화, 팔토시와 속장갑·겉장갑, 앞치마에 헤어캡까지, 장비는 프로급으로 갖췄으되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아마추어다. 콩 고르기 찔끔, 짐 나르기 찔끔,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들을 기웃거리며 눈치를 살폈다.이윽고 주어진 첫 공식업무는 콩 소분. 40kg짜리 콩 포대를 가져와 3.5kg씩 계량해서 망에 담는 작업이다. 콩 3.5kg은 두부 한 판(15모)에 소요되는 양인데, 10g 단위까지 맞춰 계량할 정도로 품질 균일에 신경을 쓴다.요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