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016년 이모작 밀 재배 수익으로 벼 생산비라도 갈음해보자는 의지를 모아 시작한 농업회사법인 ㈜상월농산(대표 강정애, 상월농산)의 밀 작목반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올해의 경우 18일 현재 70여 농가가 밀 재배에 참여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해 참여 농가의 두 배가 넘는 성과로 꼽힌다.지난 18일 상월농산이 운영하고 있는 상월정미소 앞마당은 수확한 벼가 가득 담긴 톤백을 옮기느라 지게차가 정신없이 오고 가 매우 분주했다. 아내인 강정애 대표와 함께 상월농산을 꾸리고 있는 윤종섭 이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올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소병훈)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국정감사는 같은 날 동반 수감기관이었던 한국마사회에 많은 질의가 집중된 탓에 예년 대비 비중이 상당히 줄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aT 주요 업무에 대한 최소한의 점검이 이뤄졌다.최근 농업계 가장 큰 화두인 ‘쌀값 폭락’에 대해 야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aT의 수입쌀 공매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장 무겁게 언급됐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T의 설립목적이 농가 소득증진과 가계안정인데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명맥만 유지하던 지역 내 국산 밀의 생산 확대와 함께 밀 품질 상승 노력도 기울이는 전북 군산시 회현농업협동조합(조합장 김기동, 회현농협)의 사례가 눈에 띈다.회현농협이 위치한 군산시 회현면 일대 농민들은 2020년까진 이모작 작물로서 흰찰쌀보리를 많이 심었다. 과거 회현면에서도 국산 밀을 재배했으나 수입밀의 파고 속에서 점차 밀 재배농가가 줄었다. 그러나 흰찰쌀보리 재배를 선택하는 농가가 늘면서 흰찰쌀보리 수취가격은 갈수록 하락했고, 농민들의 수익은 불안정해졌다.농가 수익을 위해 골몰하던 회현농협의 선택
‘밥 한 공기 쌀값 300원’은 농민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원래는 농민들이 최소한 여타 국민들과 대등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부르짖은 구호였는데, 농업생산비가 폭등해버린 근래의 상황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구호가 됐다. 1960년대 정부의 저곡가 정책이 전개된 이래 쌀값은 단 한 번도 농민들에게 충분한 적이 없었고 최근엔 더욱 부족하다.그런 쌀값을 농협중앙회장이 “너무 비싸다”고 말한다. 지난 7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농협이 (쌀값 폭락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된 이유가 뭐냐”는 의원의 질문에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지
얼마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분질미(가루쌀)를 ‘신의 선물’이라 칭하며 가루쌀 정책에 대한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농식품부가 전략작물로 육성하고자 하는 가루쌀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수입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다면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가루쌀이 기대한 효과를 내기 위해선 정부의 다각도 지원과 꾸준한 전략적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농식품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가루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측면, 생산·소비·가공기술 분야에 복합적인 정책지원이 동반돼야 한다.먼저 생산적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국회 활동의 꽃이라고 하는 국정감사가 지난 4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7일엔 농협중앙회 국정감사가 진행됐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농업계의 최대 이슈인 쌀값 폭락 이유에 대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에게 질의했다. 이성희 회장은 지역농협들이 수확기에 수매가를 너무 비싸게 정해 큰 폭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답변했다.2021년 쌀 수확기에 농민들의 쌀을 수매한 RPC와 DSC 조합들은 2,7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쌀농가에서도 2021년 말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농민들의 1년 결실인 벼 수매가가 확정되고 있다. 올 한해를 관통한 ‘쌀값 폭락’ 파장에 2022년산 수매가 역시 하향 추세지만, 지난해보다 낮아질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농민들은 몇 가지 이유로 쌀값이 향후 상승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우선 신곡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22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 감소한 380만4,000톤이다.농촌진흥청이 지난달 15일에 전망한 생산량 예측치보다도 5만6,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전라북도(도지사 김관영)는 가루쌀 생산단지조성 공모사업에 도내 18개 경영체가 선정돼 총사업비 22억6,000만원(국비 11억3,000만원)을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가루쌀 생산단지조성 공모사업은 가루쌀 생산단지를 지원해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뒷받침하고 식량작물 생산·유통 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전북도에 따르면 이번 공모사업에 선정된 전국 39개소 신규 가루쌀 생산단지 경영체 가운데 도내 경영체는 18개소로 전국 최다 규모다.공모사업에 선정된 경영체는 가루쌀 재배단지의 규모화와 공동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전국 농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경기 여주지역 햇벼 수매가가 ‘동결’로 결정됐다. 농민들의 1년 농사에 작은 숨통이 트인 셈이다. 앞서 ‘삭감’ 결정된 이천지역 수매가 역시 이번 여주의 결정으로 재조정 가능성이 생겼다.지난달 14일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통합RPC) 운영협의회(농협 및 농민 대표로 구성)에선 농협과 농민 측이 올해산 벼 수매가를 전년과 동결(진상미 40kg 기준 9만원)키로 합의했다. 예년 같으면 벌써 7월경에 합의했어야 할 사안이지만 쌀값 폭락에 따른 통합RPC 적자 부담에 논의가 미뤄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지난 5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두 기관 간 농정 협력사업을 제안했다.가장 먼저 화두에 오른 건 농협중앙회의 전남 이전이다. 최근 국회에서 농협중앙회 본사를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게 하는 법 개정안(김승남 의원)이 발의되는 등 농업 관련 조직으로서 농협이 농촌 지역에 가까이 옮겨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김 지사는 전남이 전국 최대의 농산물 생산지이자 농생명 분야 공공기관 집적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농협중앙회 본사가 전남으로 이전하
1. 강 건너 동네 형에게 채소박스를 얻으러 갔다. 봄에 동네 초상집에서 본 게 마지막이었던 양반이다.“야 요왕아. 너 올해 농사가 어땠냐?”“아~ 형. 말도 마요. 작년 대비 반타작 밖에 안돼요. 양파가 정확하게 작년 반타작이고 멜론도 그렇고….”“양파는 왜?”“봄에 가물었잖아요. 그 전에 작년 가을에 덥고 비가 많이 와서 양파모종 농사부터 반타작이었지 뭐. 오이도 맨날 비가 오니까 일조가 나빠서 영 시원찮고…. 남은 게 가을 무농산데 어찌 될지 모르겠어요. 형은 어때요?”“야야 말도 마라. 내 농사 수십년 동안 쌈모듬 끊겨본 적
쌀값이 지난해 수확기 대비 24.9%나 폭락해 대책 마련이 분주하다. 국회가 자동시장격리와 타작물 재배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일부개정안을 내놓았다. 정부와 여당은 자동시장격리제는 ‘포퓰리즘’이라고 하고, 2011년 태국의 사례를 들면서 쌀 공급의 과잉 우려와 재정이 파탄 나 나라 경제가 거덜 날 수 있다고 겁을 주고 있다.태국은 지난 2011~2012년에 약 1,800만톤의 쌀을 시가보다 40~50% 비싸게 매입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만~60만톤을 수확기(10월~12월) 평균가격으로 사는 것이다. 하물며 정부는 올해 20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및 금융계열사 포함) 국정감사가 7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렸다. 모처럼 국회가 아닌 안방에서 의원들을 맞이하게 된 농협 임직원들의 거동엔 아침부터 한층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농협은 조직과 자본 규모가 방대한 만큼 국감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기관이다. 의원들은 이번 국감에서도 저마다 단단한 준비를 갖춰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최근 농업계 최대의 화두는 쌀이다. 쌀 수매를 직접 수행하는 주체가 농협인 만큼 쌀 재고 및 가격 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벼 수확이 진행 중인 전북의 상황이 심상찮다. 태풍으로 인한 흑·백수 피해와 일부 병해충 피해로 수확량이 평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서다. 관련해 농민들은 지자체와 관계기관 등에 지난달 중순경 병해충 피해 조사를 요구했으나, 피해 규모 및 원인에 대한 확인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지난 4일 전라북도 김제시 일원에서 만난 조경희 김제시농민회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그 규모가 더 크진 않지만 분명히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며 “수확이 진행된 일부 지역에선 태풍으로 인한 흑·백수 피해와 세균성 벼알마름병,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지난달 28일 이른 아침부터 철원군농업인단체협의회(회장 김동익, 철원농단협) 소속 농민들이 철원새마을금고(이사장 신제영) 미곡처리장 앞에 모였다. 바람에 펄럭이는 현수막에 농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벼 1kg당)1,750원이 웬 말이냐! 대흉년에 영농비 폭등, 새마을금고는 쌀값 폭락 조장 말라!’사태의 발단은 철원새마을금고가 올해 벼 1kg당 수매가를 1,750원으로 결정한 데 있다. 유례없는 쌀값 폭락 상황을 불러온 정부에 대한 분노,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대폭 줄어 상심한 농민들의 가슴에 철원새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정부가 조장한 쌀값 폭락이 햅쌀 수확기 산지 분위기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당장은 농협이 ‘수매가’라는 칼자루를 쥐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데, 고민의 결과에 따라 폭탄이 농민에게 돌아올 우려가 있다.정부의 수확기 쌀값 대책에도 불구하고 농협은 여전히 비상상황에 처해 있다. 민간RPC보다 양곡사업의 탄력성·자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폭락 국면에서 큰 피해를 보는 건 필연이다. 지난달 20일 기준 전국 농협의 구곡(2021년산) 보유량은 25만톤. 조금씩 방출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수매량의 절반도 채 소진하
[한국농정신문 윤병구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이갑성)은 지난달 26일 전남도청 앞에서 정부의 쌀값 대책을 규탄하며 추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의 대책 발표가 농민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가운데, 대책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이갑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은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시장격리가 핵심이다. 쌀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이유는 결국 쌀값을 해결하기 위한 건데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전혀 없는 무조건적인 격리 발표”라고 평하며 “매년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이라고 해서 40만8,700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쌀을 사들여 떨어지는 쌀값을 잡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쌀값 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추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고창군, 익산시, 정읍시 등 전북지역 농민들이 연이어 논을 갈아엎었다.지난달 27일에는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포고문을 선포한 집결지이자 출발점인 전북 고창 무장기포지에 고창지역 농민들이 모였다.이날 고창군농민회(회장 이인구)는 양치영 공음면장과 최경심 고창군 귀농귀촌협의회장, 이대종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의장 등 내외빈을 비롯해 농민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국내 밀 생산 기반은 수입밀에 떠밀리기 시작해 1984년 정부가 수매까지 중단하자 고사 위기에 처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양정자료에 따르면 수매중단이 예고된 1984년 밀 생산면적은 전년 2만6,446ha에서 6,411ha로 76%나 급감하고, 생산량은 전년 11만1,637톤에서 1만7,237톤으로 85% 줄어들었다. 1990년 국내 밀 재배면적은 294ha, 생산량 889톤, 자급률로 따져보면 0.05%. 겨우 숨만 붙어 있었다.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제2의 주식 밀은 수입산에 ‘완패’한 것이다.수소문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 수탈의 상징이던 만석보를 혁파하고 혁명의 시작을 알렸던 농민들이 다시 만석보터에 모여 죽창을 들었다. 트랙터는 만석보 인근 배들평야의 추수를 앞둔 논을 갈아엎었고 콤바인은 일부 수확한 벼를 갈아엎은 논에 쏟아냈다. 당시 농민군처럼 하얀 의복을 차려입고 햇불을 든 농민 대표자들은 미처 갈아엎지 못한 나락에 불을 댕겼다.흰 연기를 피우며 불타는 논 곳곳엔 ‘쌀값 결정 농민 손으로’,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쌀부터 공공수급제’,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등이 적힌 손팻말과 ‘쌀